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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 분석] 나만의 키포지 덱 연구하기 - 1. 게임 속도에 따른 아키타입 구분 by 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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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3 14:3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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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GM]언테임드
(구) 키포지 카페 시절, 키림고수 물고기 선수가 작성한 공지를 가져 왔습니다.
초보자 분들이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오래 게임을 즐기신 분들에게도 흥미로운 내용입니다.)
키포지를 하시면서 뉴비 분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질문들은 이렇습니다.
"이 덱 좋은건가요?"
"덱 점수가 ~~라는데 안 좋은건가요?"
"이 덱 운영은 어떻게 해야하나요?"
하지만 키포지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인 '모든 덱은 다르고 유니크하다'라는 것 때문에, 특정 덱을 완벽히 평가하고 분석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덱으로 게임해보고 스스로 연구하는 과정이 중요한데, 뉴비 분들은 이러한 과정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스로의 덱을 연구하고자 하는 분들께, '나만의 키포지 덱 연구하기' 시리즈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글에서는 키포지의 덱 아키타입에 대해서 다룹니다.
0. 들어가며
덱 아키타입에 대한 것은 카드게임을 잘하고 싶다면 논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는 요소입니다.
TCG의 근간인 매직 더 개더링부터 시작하여, 유희왕, 하스스톤 등 여러 카드게임에서는 덱의 승리 플랜이나 주요 매커니즘 등에 따라 덱을 구분하고, 덱 운영과 전략을 이해하려는 시도들이 많았습니다.
(아래 그림은 참고용으로 넣었으니 이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타 TCG를 해보지 않은 분들을 위해 간략히 설명드리자면, 카드게임에서의 덱 타입은 크게 4가지로 나뉩니다.
상대를 빠르게 공격하여 파괴시키는 어그로.
초반의 손해를 감수하고, 장기전과 이득을 취하려는 컨트롤.
공격적인 성향과 방어적인 성향을 조화롭게 챙기는 미드레인지.
두 장 이상의 카드 조합으로 승리 플랜에 도달하려는 콤보.
2018년에 유니크 덱 게임(UDG)인 키포지가 나오면서, 기존 카드게임 유저들은 키포지 역시 이러한 틀에 맞추어 자신들의 덱들을 연구하고 이해해보려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예전의 게임들과 달랐던 점은 키포지는 모든 덱들이 서로 다른 덱리스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가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덱의 아키타입을 연구하는 과정이 필요했다는 것이죠. 다행히도 요즘엔 DOK라는 좋은 덱 분석 툴이 있어서, 덱의 아키타입과 승리 플랜을 분석하는 과정이 상대적으로 쉬워졌습니다.
그렇다면 키포지엔 어떤 덱 아키타입이 있을까요? 해외 키포지 커뮤니티 등지의 정보들을 조사한 토대로, 여러분들께 설명드리겠습니다.
1. 러쉬(Rush)
러쉬의 승리 플랜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속전속결로 빠르게 3키를 만들어서 이기겠다!"
다시 말해, 빠르게 앰버를 버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빠르게 열쇠를 만들어 게임을 이기는 것이 승리 플랜인 덱 아키타입입니다. 타 카드게임의 어그로 덱에 대응되는 덱 타입이죠. 3개의 열쇠를 먼저 만드는 사람이 이긴다는 키포지 게임 목표에 제일 충실한 덱 타입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러쉬 덱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얼마나 앰버를 벌 수 있는가', 그리고 '얼마나 덱을 빨리 돌릴 수 있는가' 입니다. 상대 앰버 견제는 오히려 큰 의미가 없는 것이, 짜잘히 앰버 견제할 바에야 앰버 벌어주는 카드 한 두장 더 들어가는게 괜찮은 경우가 많거든요.
DOK 지표에서는 E 수치와 F 수치가 중요합니다. 각각 앰버가 쌓여있는 아이콘, 두 장의 카드가 겹쳐있는 아이콘인데요.
E는 한 덱이 36장의 사이클을 돌렸을 때 얼마나 앰버를 벌 수 있는지 알려주는 수치입니다. 예를 들자면 보너스 앰버, 앰버 획득 능력, 탈취 등의 능력이 해당 수치를 증가시켜줍니다.
F는 덱의 순환을 얼마나 빨리 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수치입니다. 카드 뽑기, 보관, 타 하우스 카드 플레이 능력 등이 해당 수치를 증가시켜줍니다.
즉, E가 높을수록 앰버를 많이 벌 수 있고 F가 높을 수록 그 덱이 빠르게 굴러가기 때문에 한 턴에 기대할 수 있는 앰버 수급량이 높아집니다.
덱 예시
2회 온라인 토너먼트 때 꿀풍 선수가 사용했던 '섬의 생산자, 페이드'가 러쉬 형태의 덱 타입을 가장 잘 보여주는 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해당 덱 내의 카드들은 많은 수가 '앰버 벌기'와 '카드 뽑기 및 보관'에 집중되어있고, 실제로 DOK 지표를 보면 E 수치는 28, F 수치는 17로 굉장히 빠르게 덱을 돌리면서 앰버를 버는 형태의 덱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에 상대 앰버 견제 정도를 나타내는 A 수치는 4로 낮은 수치입니다. 사실 러쉬 덱의 경우 상대가 앰버를 버는 것은 크게 견제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타 카드게임에서 어그로 덱이 체력 회복 카드는 거의 채용하지 않는 맥락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주요 카드들의 역사
러쉬 덱의 역사와 함께 흥성망쇠를 함께 한 세력이 있는데 다름 아닌 언테임드입니다.
언테임드는 앰버를 많이 얻는 것에 초점을 두고 디자인이 된 세력이기에 러쉬 덱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세력입니다.
COTA(1판)에서의 강력한 언테임드 러쉬 카드들
러쉬라는 덱 타입은 '3개의 키를 먼저 만드는 사람이 승리한다!' 라는 게임 목표에 굉장히 충실하기에, 키포지 초반부터 많은 수를 차지하면서도 강력한 덱 타입이었습니다. 상기되어 있는 4개의 카드가 COTA의 강력한 러쉬형 언테임드 카드들입니다.
바다거북의 원형으로, 은신이 없는 대신 물결 조건을 타지 않는 Hunting Witch.
글로리아나의 수행원의 원형으로, 본인이 앰버 보너스가 2개가 달린 Dust Pixie.
앰버 보너스가 달린 아군 생명체들을 회수할 수도 있고, 상대 필드 견제도 할 수 있는 유연한 Nature's Call.
열쇠 개구리와 다르게, 파괴됨 효과가 아닌 플레이 효과로 열쇠를 만들 수 있는 Chota Hazri.
카드들의 성능에서 보시다시피, 1판에서 언테임드는 굉장히 강력한 세력 중 하나였으며(로고스보다도 승률이 높습니다) 특히 러쉬 형태의 덱이라면 빠질 수 없는 하우스였죠. 실제로 Dust Pixie 같은 카드 때문에 보너스 앰버를 견제하는 효과의 용광이가 출시된 것이라는 추측 또한 있었습니다.
그랬던 언테임드가, MM에 와서는 좀 이상한 카드들을 많이 받게 됩니다. 기존에 강력했던 카드들은 빠지고, 받게 된 카드들은 플룸프, 니플 유인원... 괜찮은 카드들도 어느 정도 받긴 했습니다만, 예전만큼의 강력한 앰버 수급은 보여주지 못하게 되었죠. 사실 위에서 언급된 카드들을 포함한 초창기 언테임드 카드풀이 너무 강력해서, 상대적으로 컨트롤 성향의 카드들을 밀어주다보니 옛날만큼의 위상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느낌이 있었죠. 그렇게 언테임드는 약한 세력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나 싶더니...
DT의 강력한 언테임드 러쉬 카드들.
이번 어둠의 물결에서, 구판의 강력했던 카드들이 참고된 것 같은 강력한 언테임드 러쉬 카드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언태식이 돌아왔구나?
구판과 비교하면 약화된 성능의 카드들이 있습니다만, 구판 카드들이 밸런스 파괴 수준으로 강력했던 것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DT의 언테임드 러쉬 카드들도 강력한 성능을 보여주며 여러 플레이어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2. 컨트롤(Control)
컨트롤의 승리 플랜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네가 하는 것 다 막고 난 천천히 이득 볼거야. 멈춰!"
다시 말해, 상대 덱의 승리 플랜을 방해하여 이기는 것이 승리 플랜인 덱입니다. 예를 들어보자면...
상대가 6앰버 체크를 했다? 컨트롤 덱은 덱 내의 풍부한 앰버 견제 카드를 활용해 즉시 체크 상태를 막아냅니다.
상대가 필드에 생명체들을 많이 플레이하였다? 컨트롤 덱은 다수의 생명체로 전투 혹은 광역기 플레이 등의 방법으로 필드를 정리합니다.
상대가 갑자기 앰버를 엄청 많이 벌어서 앰버가 10개가 넘어갔다? 컨트롤 덱은 비등 작용 이론이나 천국으로 가는 대문 등의 카드로 상대 앰버 4-5개는 우습게 없애버립니다.
이런 식으로 상대의 플랜을 제압하고, 장기전으로 유도하면서 이득 창출 위주의 플레이를 하는 것이 컨트롤 덱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상대를 승리 플랜을 컨트롤 하는 것은 두 가지 정도로 나뉠 수 있는데, 상대의 앰버를 직접적으로 억제하는 앰버 컨트롤과 상대의 생명체 필드를 억제하는 보드 컨트롤입니다. 전자는 탈취 메커니즘을 활용하는 섀도우 세력, 포획 매커니즘을 활용하는 생텀과 사우리안 세력이 있습니다. 후자는 광역기와 파괴기, 혹은 전투에 사용할 수 있는 든든한 생명체들을 의미하며 여러 세력에 나뉘어 분포되어 있습니다.
둘 중 어느 쪽 성향이 강하느냐에 따라 보통 '앰버 컨트롤 덱'과 '보드 컨트롤 덱'으로 나뉩니다. 일반적으로 전자는 앰버를 빠르게 버는 러쉬 덱 상대로 강하며, 후자는 필드 생명체들 위주로 게임을 운영하는 보드 덱 상대로 강합니다.
컨트롤 덱에게 중요한 DOK 지표는 A와 C입니다. (물론 다른 지표들도 높으면 좋습니다)
A는 내 덱의 카드들이 얼마나 상대 앰버를 견제할 수 있는가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예를 들어 상대 앰버 잃게 하기, 포획, 탈취 등의 카드들이 많으면 해당 수치가 상승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른 아키타입의 덱들도 게임을 수월하게 이끌어가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A 수치는 필요합니다면, 앰버 컨트롤 덱 같은 경우엔 상대 앰버 견제 자체가 덱의 정체성이기 때문에 이 수치가 보통 높습니다.
C는 내 덱의 카드들이 상대의 많은 생명체들을 얼마나 견제할 수 있는가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상대 생명체들을 파괴하거나 플레이 영역에서 없애버릴 수 있는 '디스로 가는 관문', '혼란의 소용돌이' 같은 카드들로 이 수치가 상승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A 수치와 마찬가지로 다른 아키타입의 덱들 역시 수월한 게임을 위해 어느 정도의 C 수치는 필요합니다. 다만 보드 컨트롤 덱의 경우 상대 필드 견제가 핵심이기 때문에 이 수치가 높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덱 예시
앰버 컨트롤 덱의 예시인 '만년설의 고양이 집사, 폴프'입니다.
이 덱 같은 경우에는 상당 수의 포획 카드와 3장의 위대한 파우스트, 그리고 사우리안 원로원이 있는데요.
원로원의 효과로 인하여 내 생명체에게 올라간 앰버들은 1개까지는 상대 생명체에게 넘길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위대한 파우스트의 플레이 효과를 적극적으로 쓸 수 있지요.
그래서 이 덱이 어떻게 돌아가냐면은...
이 덱이 잘 운영된 경우 중 하나입니다.
초반을 적당히 넘겨가면서 원로원 플레이, 무덤 파헤치기로 파우스트 보관 등의 셋업을 해준 이후, 상대가 키를 만들 것 같은 시점에 파우스트를 쫘악 플레이하면서 키 비용을 왕창 늘려버립니다.
스크린샷에서는 현재 앰버를 포획한 생명체가 7장이고 파우스트가 3장 있어, 상대 키 비용을 +21로 늘렸습니다.
상대 입장에서 전체 파괴 광역기를 쓰면 생명체들은 정리되겠지만, 사우리안 원로원의 효과로 총 7앰버를 상대 생명체 위로 올릴 수 있습니다. 함부로 광역기를 쓰기 힘든 상황을 만들었죠.
이 덱 같은 경우엔 앰버만 열심히 버는 러쉬 덱을 상대로 잘 잡아낼 수 있습니다. 공략법은 파괴하지 않고 필드를 정리하는 '혼란의 소용돌이', '현실에 덧씌우는 정신' 같은 카드들이고요.
이런 식으로 엄청나게 키 비용을 늘려버리는 극단적인 플랜이 아니더라도, MM 섀도우 덱 유저 분들이 많이 쓰시는 양아치 보 + 은신처 콤보 역시 앰버 컨트롤 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플랜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보드 컨트롤 덱의 예시인 '쭈글쭈글한 유목민 "반인반수" 킴벌리' 덱입니다.
디스로 가는 관문, 퀸트리노 유입과 같은 광역기들과 든든한 디스와 생텀 생명체들로 필드를 꽉 잡을 수 있는 덱입니다. 실제로 덱을 운영하면서도 체감할 수 있지만, 그 이전에도 DOK를 통해 C 수치가 19인 것을 보고 '아 이 덱은 상대 필드 견제를 잘 해낼 수 있겠구나' 하고 예측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주요 카드들의 역사
여러분... 사실 키포지 초창기엔 앰버 컨트롤을 엄청나게 지원하는 각종 사기 카드들이 넘쳐났다는 것 아시나요?
상대에게 많은 앰버들이 있을 때 큰 효율을 보여주는 카드들
과거 키포지엔 현재 재판된 '천국으로 향하는 대문'보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 더 좋은, 상위호환 카드들이 있었습니다.
상대가 열쇠를 만들고 나면 남은 앰버를 모두 가져오는 Interdimensinal Graft.
상대의 앰버를 6개만 남기고 모두 탈취해오는 Too Much to Protect.
카드의 운영법은 간단합니다. 적당히 열쇠 비용을 늘리는 카드들을 사용하면 상대가 앰버를 10개 이상 모으게 되고, 그럴 때 한 번 던져주면 상대의 4앰버를 꿀꺽할 수 있습니다.
이 카드들이 얼마나 강력한지 상상하는건 어렵지 않습니다. 만약 천국으로 가는 대문의 효과가 앰버 잃기가 아니라 상대 앰버 탈취였다면... 끔찍하지 않나요?
이 카드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상대의 덱리스트에서 이 카드를 보고 나면, 자신의 앰버가 6-7개 정도가 되도록 의식해서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렇게 되면 상대방 입장에선 평범한 1포획이나 1탈취 등으로도 키 제작을 막기가 쉬워집니다. 그러자고 한 8-9앰버 쌓아두자니 다량의 앰버가 뺏길 수 있고...
결국 MM 이후로는 2장의 카드는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이 두 장의 카드는 절대 안 나왔으면 좋겠네요.
3. 미드레인지(Midrange)
미드레인지 덱의 특징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다재다능함'일 것입니다.
좋은 카드들로 범벅되어있는 Good Stuff류 덱이 이 분류입니다. 좋은 카드들을 지속적으로 내면서 밸류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것이 이 덱의 매력입니다. 다른 덱들에 비해 DOK 지표 중 깐깐히 따져볼 요소들이 많은데, 앰버 견제, 크리쳐 컨트롤, 앰버 벌이 수단, 덱 효율성 등 모든 수치가 어느 정도의 기본은 갖추어져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비슷한 미드레인지류 덱 승부에서 밸류가 밀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다른 덱들과 대비되는 미드레인지 덱의 장점은 (상대적으로) 둥글둥글한 상성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는 상대의 앰버나 생명체를 견제할 요소를 일정 정도 갖추면서, 빠르게 앰버를 벌어낼 플랜도 있기 때문이죠.
러쉬 덱과의 차이점은, 상대의 플레이 견제를 어느 정도 포기하는 러쉬덱과 달리 미드레인지 덱은 상대의 플레이 견제도 챙겨간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서 상기한 러쉬 덱이었던 '섬의 생산자, 페이드'의 경우, 일단 상대가 어떻게든 2키 6앰버를 만들고 나면 상대의 승리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특정 카드 몇 장 뿐입니다. 좋은 미드레인지 덱은 좀 더 이러한 상황을 이겨낼 여유가 있습니다.
컨트롤 덱과의 차이점은, 상대가 느린 덱이다 싶으면 생명체들로 필드를 장악한다던지, 앰버를 벌어낸다던지 하는 방법으로 게임을 이끌어갈 수단이 있다는 점입니다. 반면에 컨트롤 덱은 상대의 플랜에 좀 더 수동적으로 맞추어가는데, 예를 들면 탈취 위주의 컨트롤 덱이 상대 앰버가 별로 없는 경우에는 큰 카드 플레이 없이 넘어가는 경우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또한 키포지의 많은 덱들이 이러한 미드레인지 분류에 포함이 됩니다. 이는 러쉬, 컨트롤, 콤보 덱 등의 아키타입에 포함되기 위해선 특정 컨셉에 맞는 카드 세트들이 대거 필요하기에, 컨셉이 애매하다 싶은 덱들은 보통 미드레인지로 많이 분류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약한 미드레인지 덱과 강한 미드레인지 덱은 덱 파워가 천차만별로 차이가 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강한 미드덱에선 '다재다능함'으로 드러나는 특징이, 약한 미드덱에선 '애매함'이라는 특징으로 나타나는 것이지요.
덱 예시
2회 온라인 토너먼트 때 꿀풍 선수가 사용했던 '오아시스의 패권, 발루'입니다.
사실 이 덱은 미드레인지 덱의 성격과 콤보 덱의 성격을 함께 띕니다만, 이번에는 미드레인지 측면에만 집중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좋은 미드레인지 덱의 첫 번째 특징은 적당한 앰버 견제, 적당한 필드 견제입니다.
이 덱 같은 경우에는 노련한 브루노, 양아치 보, 래드 페니, 어? 저게 뭐지?, 덫쟁이 등으로 상대의 앰버를 어느 정도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을 갖추었습니다.
또한 파멸의 춤, 송곳니 동굴, 숲에서 길을 잃다 등의 필드 견제기 또한 갖추었습니다.
DOK 수치를 확인해보면 A 수치와 C 수치 모두 상위권에 해당함을 확인할 수 있죠.
좋은 미드레인지 덱의 두 번째 특징은 게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플랜입니다.
이 덱의 경우 6장의 죄악 카드들, 어둠의 요정, 판당글 등 상대 입장에서 살려두면 골치 아파지는 생명체들이 꽤 있습니다.
상대가 러쉬 덱 혹은 빠르게 앰버를 버는 경우가 아니라면, 툭툭 고밸류 생명체를 던지면서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죠.
4. 콤보(Combo)
콤보 덱은 특정 카드들의 연계로 승리 또는 그에 준하는 앰버를 벌어들일 수 있는 덱 타입입니다.
콤보덱은 백문이 불여일견입니다. 바로 덱 예시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덱 예시
온라인 2회 토너먼트 때 Fuu 선수가 들고 왔던 콤보 덱인 '비행장의 세계정복, 폴'입니다.
필요한 콤보 셋업은 일단 통불이 버림 더미에 있어야 하고, 옥상 실험실이 플레이 영역에 있어야 하며, 손에는 베록터와 무모한 실험이 있어야 합니다. 콤보 방법은...
1. 옥상 실험실의 효과로 박사 베록터를 준비 상태로 플레이
2. 무모한 실험을 플레이하여 박사 베록터에게 부착 (+1)
3. 준비된 베록터 수확 (+1)
4. 베록터의 수확 효과로 통합이냐 불화냐를 덱 맨 위로 이동
5. 무모한 실험의 효과로 덱 맨 위에 있는 통합이냐 불화냐를 플레이
6. 베록터와 무모한 실험을 손으로 되돌리기
그리고 이 과정을 반복하면 됩니다. 같은 카드의 플레이/사용은 총 6회까지 할 수 있다는 룰에 의해, 박사 베록터를 3번 플레이하고 3번 수확할 수 있으니 총 6앰버를 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저 '비행장의 세계정복, 폴' 덱의 무서운 점은 2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앰버 보너스 기호가 있는 '정전하' 업그레이드 카드 때문에, 베록터 콤보 중 정전하를 붙이면 3앰버를 추가로 벌 수 있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는 행동 카드를 플레이하면 1앰버를 얻는 '싸이언쓰!' 카드 때문에, 이 카드를 미리 플레이하면 베록터 콤보 중 통불을 플레이할 때마다 3앰버를 또 추가로 얻을 수 있다는 점이죠.
콤보 덱은 덱의 특징 상 SAS 점수로 제일 평가하기 어려운 덱 타입입니다. SAS의 경우 시너지 점수는 2개 카드 간의 연계에 대해서만 계산하고 산출하게 되는데요. 위의 예시에서 보신 통불 베록터 덱은 '싸이언쓰!'와 '정전하' 때문에 통불 베록터 콤보를 돌리는 중에 추가 앰버를 얻는 것이 가능하며, '용서냐 망각이냐'의 존재로 이러한 콤보 턴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SAS 계산 체계는 이러한 부분들을 짚어내지 못하지요. SAS 점수를 너무 믿으면 안 된다는 것의 예시를 잘 보여주는 좋은 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요 카드들의 역사
UDG 게임인 키포지의 특성 상, 게임이 시작되고 덱들이 발굴되면서 별의 별 여러 가지 콤보들이 많이 나왔었는데요. 구판 중 유명했던 콤보는 LANS와 GenKa가 있습니다. 특히 전자는 키포지 게임의 근간을 뒤흔드는 정도라 결국 추후 에러타로 콤보 자체를 못 쓰게 되버리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구판 콤보들에 관해서는 워낙 할 얘기가 많아, 추후 다른 글을 통해 설명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5. 마무리
이상, 게임 속도에 따른 키포지 덱 아키타입 분류였습니다.
이번 글에서 아키타입에 대한 분류를 설명하면서 DOK 지표에 대한 설명들도 간단히 있었는데, 덱을 분석함에 있어서 DOK 지표를 참조하면 어떠한 스타일로 덱을 운영해야겠구나 하는 경향성을 대강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추가로 유의하실 점은, 덱 아키타입의 분류에 있어서 정해진 공식은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모든 덱의 덱리스트가 다른 키포지이기에, 누군가는 미드레인지로 분류하는 덱이 누군가에겐 컨트롤로 분류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러쉬로 분류될 수도 있습니다.
각각의 덱들은 러쉬-미드레인지-컨트롤로 이어지는 하나의 스펙트럼에서 특정 지점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분류의 기준점 또한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어떤 덱과 붙냐의 매치업에 따라 운영 전략이 달라질 수 있기에 '이 덱은 컨트롤 스타일로 굴려야한다!' 라는 식으로 획일화해서 덱을 분류하고 판단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오아시스의 패권, 발루' 덱이 미드레인지 스타일로도 굴렸다가 콤보 스타일로도 굴리고 하는 대표적인 덱 중 하나인데, 나중에 이렇게 플레이 스타일이 바뀌는 덱들에 대한 이야기도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게임 속도에 따른 덱 아키타입의 분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만, 사실 그 외에도 키포지의 덱 타입을 표현하는 용어는 이외에도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Zoomie와 Doomie, Board와 Purge/Self Purge 등입니다. 이러한 것들에 대해선 다음 공략글에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P.S. 공략글을 읽으시는 대상을 '초심자~경쟁 수준 입문' 정도로 폭넓게 잡고 작성하였는데, 글 내용 중 설명이 좀 부족하다거나 혹은 너무 기본적인 내용이다 싶은 것들이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참고하겠습니다. 궁금한 점 또한 있으시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
초보자 분들이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오래 게임을 즐기신 분들에게도 흥미로운 내용입니다.)
키포지를 하시면서 뉴비 분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질문들은 이렇습니다.
"이 덱 좋은건가요?"
"덱 점수가 ~~라는데 안 좋은건가요?"
"이 덱 운영은 어떻게 해야하나요?"
하지만 키포지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인 '모든 덱은 다르고 유니크하다'라는 것 때문에, 특정 덱을 완벽히 평가하고 분석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덱으로 게임해보고 스스로 연구하는 과정이 중요한데, 뉴비 분들은 이러한 과정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스로의 덱을 연구하고자 하는 분들께, '나만의 키포지 덱 연구하기' 시리즈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글에서는 키포지의 덱 아키타입에 대해서 다룹니다.
0. 들어가며
덱 아키타입에 대한 것은 카드게임을 잘하고 싶다면 논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는 요소입니다.
TCG의 근간인 매직 더 개더링부터 시작하여, 유희왕, 하스스톤 등 여러 카드게임에서는 덱의 승리 플랜이나 주요 매커니즘 등에 따라 덱을 구분하고, 덱 운영과 전략을 이해하려는 시도들이 많았습니다.
(아래 그림은 참고용으로 넣었으니 이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타 TCG를 해보지 않은 분들을 위해 간략히 설명드리자면, 카드게임에서의 덱 타입은 크게 4가지로 나뉩니다.
상대를 빠르게 공격하여 파괴시키는 어그로.
초반의 손해를 감수하고, 장기전과 이득을 취하려는 컨트롤.
공격적인 성향과 방어적인 성향을 조화롭게 챙기는 미드레인지.
두 장 이상의 카드 조합으로 승리 플랜에 도달하려는 콤보.
2018년에 유니크 덱 게임(UDG)인 키포지가 나오면서, 기존 카드게임 유저들은 키포지 역시 이러한 틀에 맞추어 자신들의 덱들을 연구하고 이해해보려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예전의 게임들과 달랐던 점은 키포지는 모든 덱들이 서로 다른 덱리스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가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덱의 아키타입을 연구하는 과정이 필요했다는 것이죠. 다행히도 요즘엔 DOK라는 좋은 덱 분석 툴이 있어서, 덱의 아키타입과 승리 플랜을 분석하는 과정이 상대적으로 쉬워졌습니다.
그렇다면 키포지엔 어떤 덱 아키타입이 있을까요? 해외 키포지 커뮤니티 등지의 정보들을 조사한 토대로, 여러분들께 설명드리겠습니다.
1. 러쉬(Rush)
러쉬의 승리 플랜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속전속결로 빠르게 3키를 만들어서 이기겠다!"
다시 말해, 빠르게 앰버를 버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빠르게 열쇠를 만들어 게임을 이기는 것이 승리 플랜인 덱 아키타입입니다. 타 카드게임의 어그로 덱에 대응되는 덱 타입이죠. 3개의 열쇠를 먼저 만드는 사람이 이긴다는 키포지 게임 목표에 제일 충실한 덱 타입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러쉬 덱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얼마나 앰버를 벌 수 있는가', 그리고 '얼마나 덱을 빨리 돌릴 수 있는가' 입니다. 상대 앰버 견제는 오히려 큰 의미가 없는 것이, 짜잘히 앰버 견제할 바에야 앰버 벌어주는 카드 한 두장 더 들어가는게 괜찮은 경우가 많거든요.
DOK 지표에서는 E 수치와 F 수치가 중요합니다. 각각 앰버가 쌓여있는 아이콘, 두 장의 카드가 겹쳐있는 아이콘인데요.
E는 한 덱이 36장의 사이클을 돌렸을 때 얼마나 앰버를 벌 수 있는지 알려주는 수치입니다. 예를 들자면 보너스 앰버, 앰버 획득 능력, 탈취 등의 능력이 해당 수치를 증가시켜줍니다.
F는 덱의 순환을 얼마나 빨리 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수치입니다. 카드 뽑기, 보관, 타 하우스 카드 플레이 능력 등이 해당 수치를 증가시켜줍니다.
즉, E가 높을수록 앰버를 많이 벌 수 있고 F가 높을 수록 그 덱이 빠르게 굴러가기 때문에 한 턴에 기대할 수 있는 앰버 수급량이 높아집니다.
덱 예시
2회 온라인 토너먼트 때 꿀풍 선수가 사용했던 '섬의 생산자, 페이드'가 러쉬 형태의 덱 타입을 가장 잘 보여주는 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해당 덱 내의 카드들은 많은 수가 '앰버 벌기'와 '카드 뽑기 및 보관'에 집중되어있고, 실제로 DOK 지표를 보면 E 수치는 28, F 수치는 17로 굉장히 빠르게 덱을 돌리면서 앰버를 버는 형태의 덱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에 상대 앰버 견제 정도를 나타내는 A 수치는 4로 낮은 수치입니다. 사실 러쉬 덱의 경우 상대가 앰버를 버는 것은 크게 견제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타 카드게임에서 어그로 덱이 체력 회복 카드는 거의 채용하지 않는 맥락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주요 카드들의 역사
러쉬 덱의 역사와 함께 흥성망쇠를 함께 한 세력이 있는데 다름 아닌 언테임드입니다.
언테임드는 앰버를 많이 얻는 것에 초점을 두고 디자인이 된 세력이기에 러쉬 덱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세력입니다.
COTA(1판)에서의 강력한 언테임드 러쉬 카드들
바다거북의 원형으로, 은신이 없는 대신 물결 조건을 타지 않는 Hunting Witch.
글로리아나의 수행원의 원형으로, 본인이 앰버 보너스가 2개가 달린 Dust Pixie.
앰버 보너스가 달린 아군 생명체들을 회수할 수도 있고, 상대 필드 견제도 할 수 있는 유연한 Nature's Call.
열쇠 개구리와 다르게, 파괴됨 효과가 아닌 플레이 효과로 열쇠를 만들 수 있는 Chota Hazri.
카드들의 성능에서 보시다시피, 1판에서 언테임드는 굉장히 강력한 세력 중 하나였으며(로고스보다도 승률이 높습니다) 특히 러쉬 형태의 덱이라면 빠질 수 없는 하우스였죠. 실제로 Dust Pixie 같은 카드 때문에 보너스 앰버를 견제하는 효과의 용광이가 출시된 것이라는 추측 또한 있었습니다.
그랬던 언테임드가, MM에 와서는 좀 이상한 카드들을 많이 받게 됩니다. 기존에 강력했던 카드들은 빠지고, 받게 된 카드들은 플룸프, 니플 유인원... 괜찮은 카드들도 어느 정도 받긴 했습니다만, 예전만큼의 강력한 앰버 수급은 보여주지 못하게 되었죠. 사실 위에서 언급된 카드들을 포함한 초창기 언테임드 카드풀이 너무 강력해서, 상대적으로 컨트롤 성향의 카드들을 밀어주다보니 옛날만큼의 위상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느낌이 있었죠. 그렇게 언테임드는 약한 세력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나 싶더니...
DT의 강력한 언테임드 러쉬 카드들.
구판과 비교하면 약화된 성능의 카드들이 있습니다만, 구판 카드들이 밸런스 파괴 수준으로 강력했던 것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DT의 언테임드 러쉬 카드들도 강력한 성능을 보여주며 여러 플레이어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2. 컨트롤(Control)
컨트롤의 승리 플랜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네가 하는 것 다 막고 난 천천히 이득 볼거야. 멈춰!"
다시 말해, 상대 덱의 승리 플랜을 방해하여 이기는 것이 승리 플랜인 덱입니다. 예를 들어보자면...
상대가 6앰버 체크를 했다? 컨트롤 덱은 덱 내의 풍부한 앰버 견제 카드를 활용해 즉시 체크 상태를 막아냅니다.
상대가 필드에 생명체들을 많이 플레이하였다? 컨트롤 덱은 다수의 생명체로 전투 혹은 광역기 플레이 등의 방법으로 필드를 정리합니다.
상대가 갑자기 앰버를 엄청 많이 벌어서 앰버가 10개가 넘어갔다? 컨트롤 덱은 비등 작용 이론이나 천국으로 가는 대문 등의 카드로 상대 앰버 4-5개는 우습게 없애버립니다.
이런 식으로 상대의 플랜을 제압하고, 장기전으로 유도하면서 이득 창출 위주의 플레이를 하는 것이 컨트롤 덱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상대를 승리 플랜을 컨트롤 하는 것은 두 가지 정도로 나뉠 수 있는데, 상대의 앰버를 직접적으로 억제하는 앰버 컨트롤과 상대의 생명체 필드를 억제하는 보드 컨트롤입니다. 전자는 탈취 메커니즘을 활용하는 섀도우 세력, 포획 매커니즘을 활용하는 생텀과 사우리안 세력이 있습니다. 후자는 광역기와 파괴기, 혹은 전투에 사용할 수 있는 든든한 생명체들을 의미하며 여러 세력에 나뉘어 분포되어 있습니다.
둘 중 어느 쪽 성향이 강하느냐에 따라 보통 '앰버 컨트롤 덱'과 '보드 컨트롤 덱'으로 나뉩니다. 일반적으로 전자는 앰버를 빠르게 버는 러쉬 덱 상대로 강하며, 후자는 필드 생명체들 위주로 게임을 운영하는 보드 덱 상대로 강합니다.
컨트롤 덱에게 중요한 DOK 지표는 A와 C입니다. (물론 다른 지표들도 높으면 좋습니다)
A는 내 덱의 카드들이 얼마나 상대 앰버를 견제할 수 있는가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예를 들어 상대 앰버 잃게 하기, 포획, 탈취 등의 카드들이 많으면 해당 수치가 상승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른 아키타입의 덱들도 게임을 수월하게 이끌어가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A 수치는 필요합니다면, 앰버 컨트롤 덱 같은 경우엔 상대 앰버 견제 자체가 덱의 정체성이기 때문에 이 수치가 보통 높습니다.
C는 내 덱의 카드들이 상대의 많은 생명체들을 얼마나 견제할 수 있는가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상대 생명체들을 파괴하거나 플레이 영역에서 없애버릴 수 있는 '디스로 가는 관문', '혼란의 소용돌이' 같은 카드들로 이 수치가 상승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A 수치와 마찬가지로 다른 아키타입의 덱들 역시 수월한 게임을 위해 어느 정도의 C 수치는 필요합니다. 다만 보드 컨트롤 덱의 경우 상대 필드 견제가 핵심이기 때문에 이 수치가 높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덱 예시
앰버 컨트롤 덱의 예시인 '만년설의 고양이 집사, 폴프'입니다.
이 덱 같은 경우에는 상당 수의 포획 카드와 3장의 위대한 파우스트, 그리고 사우리안 원로원이 있는데요.
원로원의 효과로 인하여 내 생명체에게 올라간 앰버들은 1개까지는 상대 생명체에게 넘길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위대한 파우스트의 플레이 효과를 적극적으로 쓸 수 있지요.
그래서 이 덱이 어떻게 돌아가냐면은...
이 덱이 잘 운영된 경우 중 하나입니다.
초반을 적당히 넘겨가면서 원로원 플레이, 무덤 파헤치기로 파우스트 보관 등의 셋업을 해준 이후, 상대가 키를 만들 것 같은 시점에 파우스트를 쫘악 플레이하면서 키 비용을 왕창 늘려버립니다.
스크린샷에서는 현재 앰버를 포획한 생명체가 7장이고 파우스트가 3장 있어, 상대 키 비용을 +21로 늘렸습니다.
상대 입장에서 전체 파괴 광역기를 쓰면 생명체들은 정리되겠지만, 사우리안 원로원의 효과로 총 7앰버를 상대 생명체 위로 올릴 수 있습니다. 함부로 광역기를 쓰기 힘든 상황을 만들었죠.
이 덱 같은 경우엔 앰버만 열심히 버는 러쉬 덱을 상대로 잘 잡아낼 수 있습니다. 공략법은 파괴하지 않고 필드를 정리하는 '혼란의 소용돌이', '현실에 덧씌우는 정신' 같은 카드들이고요.
이런 식으로 엄청나게 키 비용을 늘려버리는 극단적인 플랜이 아니더라도, MM 섀도우 덱 유저 분들이 많이 쓰시는 양아치 보 + 은신처 콤보 역시 앰버 컨트롤 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플랜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보드 컨트롤 덱의 예시인 '쭈글쭈글한 유목민 "반인반수" 킴벌리' 덱입니다.
디스로 가는 관문, 퀸트리노 유입과 같은 광역기들과 든든한 디스와 생텀 생명체들로 필드를 꽉 잡을 수 있는 덱입니다. 실제로 덱을 운영하면서도 체감할 수 있지만, 그 이전에도 DOK를 통해 C 수치가 19인 것을 보고 '아 이 덱은 상대 필드 견제를 잘 해낼 수 있겠구나' 하고 예측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주요 카드들의 역사
여러분... 사실 키포지 초창기엔 앰버 컨트롤을 엄청나게 지원하는 각종 사기 카드들이 넘쳐났다는 것 아시나요?
상대에게 많은 앰버들이 있을 때 큰 효율을 보여주는 카드들
상대가 열쇠를 만들고 나면 남은 앰버를 모두 가져오는 Interdimensinal Graft.
상대의 앰버를 6개만 남기고 모두 탈취해오는 Too Much to Protect.
카드의 운영법은 간단합니다. 적당히 열쇠 비용을 늘리는 카드들을 사용하면 상대가 앰버를 10개 이상 모으게 되고, 그럴 때 한 번 던져주면 상대의 4앰버를 꿀꺽할 수 있습니다.
이 카드들이 얼마나 강력한지 상상하는건 어렵지 않습니다. 만약 천국으로 가는 대문의 효과가 앰버 잃기가 아니라 상대 앰버 탈취였다면... 끔찍하지 않나요?
이 카드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상대의 덱리스트에서 이 카드를 보고 나면, 자신의 앰버가 6-7개 정도가 되도록 의식해서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렇게 되면 상대방 입장에선 평범한 1포획이나 1탈취 등으로도 키 제작을 막기가 쉬워집니다. 그러자고 한 8-9앰버 쌓아두자니 다량의 앰버가 뺏길 수 있고...
결국 MM 이후로는 2장의 카드는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이 두 장의 카드는 절대 안 나왔으면 좋겠네요.
3. 미드레인지(Midrange)
미드레인지 덱의 특징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다재다능함'일 것입니다.
좋은 카드들로 범벅되어있는 Good Stuff류 덱이 이 분류입니다. 좋은 카드들을 지속적으로 내면서 밸류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것이 이 덱의 매력입니다. 다른 덱들에 비해 DOK 지표 중 깐깐히 따져볼 요소들이 많은데, 앰버 견제, 크리쳐 컨트롤, 앰버 벌이 수단, 덱 효율성 등 모든 수치가 어느 정도의 기본은 갖추어져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비슷한 미드레인지류 덱 승부에서 밸류가 밀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다른 덱들과 대비되는 미드레인지 덱의 장점은 (상대적으로) 둥글둥글한 상성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는 상대의 앰버나 생명체를 견제할 요소를 일정 정도 갖추면서, 빠르게 앰버를 벌어낼 플랜도 있기 때문이죠.
러쉬 덱과의 차이점은, 상대의 플레이 견제를 어느 정도 포기하는 러쉬덱과 달리 미드레인지 덱은 상대의 플레이 견제도 챙겨간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서 상기한 러쉬 덱이었던 '섬의 생산자, 페이드'의 경우, 일단 상대가 어떻게든 2키 6앰버를 만들고 나면 상대의 승리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특정 카드 몇 장 뿐입니다. 좋은 미드레인지 덱은 좀 더 이러한 상황을 이겨낼 여유가 있습니다.
컨트롤 덱과의 차이점은, 상대가 느린 덱이다 싶으면 생명체들로 필드를 장악한다던지, 앰버를 벌어낸다던지 하는 방법으로 게임을 이끌어갈 수단이 있다는 점입니다. 반면에 컨트롤 덱은 상대의 플랜에 좀 더 수동적으로 맞추어가는데, 예를 들면 탈취 위주의 컨트롤 덱이 상대 앰버가 별로 없는 경우에는 큰 카드 플레이 없이 넘어가는 경우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또한 키포지의 많은 덱들이 이러한 미드레인지 분류에 포함이 됩니다. 이는 러쉬, 컨트롤, 콤보 덱 등의 아키타입에 포함되기 위해선 특정 컨셉에 맞는 카드 세트들이 대거 필요하기에, 컨셉이 애매하다 싶은 덱들은 보통 미드레인지로 많이 분류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약한 미드레인지 덱과 강한 미드레인지 덱은 덱 파워가 천차만별로 차이가 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강한 미드덱에선 '다재다능함'으로 드러나는 특징이, 약한 미드덱에선 '애매함'이라는 특징으로 나타나는 것이지요.
덱 예시
2회 온라인 토너먼트 때 꿀풍 선수가 사용했던 '오아시스의 패권, 발루'입니다.
사실 이 덱은 미드레인지 덱의 성격과 콤보 덱의 성격을 함께 띕니다만, 이번에는 미드레인지 측면에만 집중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좋은 미드레인지 덱의 첫 번째 특징은 적당한 앰버 견제, 적당한 필드 견제입니다.
이 덱 같은 경우에는 노련한 브루노, 양아치 보, 래드 페니, 어? 저게 뭐지?, 덫쟁이 등으로 상대의 앰버를 어느 정도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을 갖추었습니다.
또한 파멸의 춤, 송곳니 동굴, 숲에서 길을 잃다 등의 필드 견제기 또한 갖추었습니다.
DOK 수치를 확인해보면 A 수치와 C 수치 모두 상위권에 해당함을 확인할 수 있죠.
좋은 미드레인지 덱의 두 번째 특징은 게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플랜입니다.
이 덱의 경우 6장의 죄악 카드들, 어둠의 요정, 판당글 등 상대 입장에서 살려두면 골치 아파지는 생명체들이 꽤 있습니다.
상대가 러쉬 덱 혹은 빠르게 앰버를 버는 경우가 아니라면, 툭툭 고밸류 생명체를 던지면서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죠.
4. 콤보(Combo)
콤보 덱은 특정 카드들의 연계로 승리 또는 그에 준하는 앰버를 벌어들일 수 있는 덱 타입입니다.
콤보덱은 백문이 불여일견입니다. 바로 덱 예시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덱 예시
온라인 2회 토너먼트 때 Fuu 선수가 들고 왔던 콤보 덱인 '비행장의 세계정복, 폴'입니다.
이 덱의 콤보 피스는 베록터 시리즈 카드들과 '통합이냐 불화냐'로, 한 턴에 6앰버를 버는 콤보가 가능합니다.
필요한 콤보 셋업은 일단 통불이 버림 더미에 있어야 하고, 옥상 실험실이 플레이 영역에 있어야 하며, 손에는 베록터와 무모한 실험이 있어야 합니다. 콤보 방법은...
1. 옥상 실험실의 효과로 박사 베록터를 준비 상태로 플레이
2. 무모한 실험을 플레이하여 박사 베록터에게 부착 (+1)
3. 준비된 베록터 수확 (+1)
4. 베록터의 수확 효과로 통합이냐 불화냐를 덱 맨 위로 이동
5. 무모한 실험의 효과로 덱 맨 위에 있는 통합이냐 불화냐를 플레이
6. 베록터와 무모한 실험을 손으로 되돌리기
그리고 이 과정을 반복하면 됩니다. 같은 카드의 플레이/사용은 총 6회까지 할 수 있다는 룰에 의해, 박사 베록터를 3번 플레이하고 3번 수확할 수 있으니 총 6앰버를 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저 '비행장의 세계정복, 폴' 덱의 무서운 점은 2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앰버 보너스 기호가 있는 '정전하' 업그레이드 카드 때문에, 베록터 콤보 중 정전하를 붙이면 3앰버를 추가로 벌 수 있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는 행동 카드를 플레이하면 1앰버를 얻는 '싸이언쓰!' 카드 때문에, 이 카드를 미리 플레이하면 베록터 콤보 중 통불을 플레이할 때마다 3앰버를 또 추가로 얻을 수 있다는 점이죠.
콤보 덱은 덱의 특징 상 SAS 점수로 제일 평가하기 어려운 덱 타입입니다. SAS의 경우 시너지 점수는 2개 카드 간의 연계에 대해서만 계산하고 산출하게 되는데요. 위의 예시에서 보신 통불 베록터 덱은 '싸이언쓰!'와 '정전하' 때문에 통불 베록터 콤보를 돌리는 중에 추가 앰버를 얻는 것이 가능하며, '용서냐 망각이냐'의 존재로 이러한 콤보 턴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SAS 계산 체계는 이러한 부분들을 짚어내지 못하지요. SAS 점수를 너무 믿으면 안 된다는 것의 예시를 잘 보여주는 좋은 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요 카드들의 역사
UDG 게임인 키포지의 특성 상, 게임이 시작되고 덱들이 발굴되면서 별의 별 여러 가지 콤보들이 많이 나왔었는데요. 구판 중 유명했던 콤보는 LANS와 GenKa가 있습니다. 특히 전자는 키포지 게임의 근간을 뒤흔드는 정도라 결국 추후 에러타로 콤보 자체를 못 쓰게 되버리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구판 콤보들에 관해서는 워낙 할 얘기가 많아, 추후 다른 글을 통해 설명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5. 마무리
이상, 게임 속도에 따른 키포지 덱 아키타입 분류였습니다.
이번 글에서 아키타입에 대한 분류를 설명하면서 DOK 지표에 대한 설명들도 간단히 있었는데, 덱을 분석함에 있어서 DOK 지표를 참조하면 어떠한 스타일로 덱을 운영해야겠구나 하는 경향성을 대강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추가로 유의하실 점은, 덱 아키타입의 분류에 있어서 정해진 공식은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모든 덱의 덱리스트가 다른 키포지이기에, 누군가는 미드레인지로 분류하는 덱이 누군가에겐 컨트롤로 분류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러쉬로 분류될 수도 있습니다.
각각의 덱들은 러쉬-미드레인지-컨트롤로 이어지는 하나의 스펙트럼에서 특정 지점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분류의 기준점 또한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어떤 덱과 붙냐의 매치업에 따라 운영 전략이 달라질 수 있기에 '이 덱은 컨트롤 스타일로 굴려야한다!' 라는 식으로 획일화해서 덱을 분류하고 판단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오아시스의 패권, 발루' 덱이 미드레인지 스타일로도 굴렸다가 콤보 스타일로도 굴리고 하는 대표적인 덱 중 하나인데, 나중에 이렇게 플레이 스타일이 바뀌는 덱들에 대한 이야기도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게임 속도에 따른 덱 아키타입의 분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만, 사실 그 외에도 키포지의 덱 타입을 표현하는 용어는 이외에도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Zoomie와 Doomie, Board와 Purge/Self Purge 등입니다. 이러한 것들에 대해선 다음 공략글에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P.S. 공략글을 읽으시는 대상을 '초심자~경쟁 수준 입문' 정도로 폭넓게 잡고 작성하였는데, 글 내용 중 설명이 좀 부족하다거나 혹은 너무 기본적인 내용이다 싶은 것들이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참고하겠습니다. 궁금한 점 또한 있으시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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