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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시판 > 입문 1주차 후기
  • 2022-08-22 21:17:25

  • 0

  • 513

Lv.23 WALLnut
응애 나 애기 뉴비
라고 한들 여기 유저들이 다 그렇듯 경력직 뉴비입니다


대회 경력은 그 스뚫(스위스 라운드 돌파)도 못해봤으니 없는 수준이지만 유희왕 OCG 한 10년 넘게 했고
매직 더 개더링에 카드파이트 뱅가드 찍먹해봤고
코보게가반드시교바정발을해줄거라고믿어의심치않는
키포지도 어둠의 물결 입문이니까 한 1년은 했습니다
더 많이 찍먹해보고 싶었지만 이 TCG의 무덤 대한민국에 안한글 TCG 작품이 한둘이어야지요


아무튼 이 벚꽃 결투를 처음 본 건 대충 몇 년 전에 친구가 '테이블탑 시뮬레이터에 이런 게 있다'며 보여줬을 때였습니다
하지만 모든 게 영어라 걔도 저도 안 하고 넘겼죠
제가 그 10덕이라고 카는 거랑 은근 거리가 멀어서 거부감이 들기도 했었네요
10덕도 양키힙스터도 아닌 난 뭘까

아무튼 몇 년 전부터 보드게임이라는 취미에 입문할 무렵,
정확히는 작년에 흘깃흘깃 벚꽃결투를 살펴보다가 '에이 못하겠다'를 반복하던 와중 
유튜브에 게임 하던 사람이 뉴비들 보라고 올려 놓은 룰 설명 영상이 있길래 봤죠

근데 자원 시스템이 너무 매력적인 거에요
여태 TCG 하면 자원 불려서 사기치는 게 미덕이라고 배웠건만
여기서는 피=오라=거리=필살기 이 전부가 자원 하나만으로 슉슉 유기적으로 돌아가는데 어떻게 안 꼴리겠어
그래서 펀딩 마지막날까지 죽어라 고민하다가 8만원 정도면 싸다길래 겨우 결심해서 샀습니다


그러고 제가 건설 현장에서 숙식 아르바이트를 하던 지난 달에서야
누나한테 부탁해서 겨우 모든 구성품 배송 상황을 확인받은 건 좋은데
뭐야 왜 이리 많아요
아무리 다른 TCG 기준 덱 네다섯개 분량이라고는 해도 뭐 눈에 보여야 AS 체크를 하던가 하지
카드만 쫙 늘어놓고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래서 꿍쳐놓고 있다가 8월 6일에 1대1 강습을 받았네요
처음 용어가 TCG 중에서도 어지간히 이질적이라 입문을 주저하고 있었는데
해 보면서 배우니까 어찌저찌 좀 알아듣겠더라고요


그때부터 제 뇌는 뽕에 젖었습니다
처음에 TTS로 벚결(다다라후루요니라고죽어도말못함ㅎ)을 보여줬다던 친구네 가서 영업하니까 아주 극찬을 하는 게 아닙니까
"동방비상천칙같아서 좋았다" "근 플레이했던 보드게임 10여개 중에 제일 재밌다" "조만간 친구놈한테도 영업하겠다"
마침 그때 플레이 영상도 하나 찍었으니 언젠간 유튜브에 올리겠지요
키포지가 빨리 올라올까 벚꽃결투가 빨리 올라올까

그 길로 바로 다음 날에 그 영업한다는 친구까지 셋이 TTS에 모여서 또 몇 판을 땡겼습니다
저 빼고는 격투게임이랑 동방 프로젝트를 좋아하니까 다들 좋아했고 다들 OCG 10여년차라 금방 익히더군요
저는 탈리야 처음 하느라 머리가 깨지는 줄 알았지만 그거 빼면 다들 재밌게 놀았습니다.

그렇게 저는 '조만간 1박 2일 여행을 가니 거기서도 영업을 해야겠구만'이라며 즐거워하고 있었습니다
맞으면서 배워보겠다고 즉흥적으로 어제 대회에 나가기 전까지는.



어차피 0승 2패같은 거야 익숙하다고 생각했지
어차피 입문 1주차가 몇 년 동안 벚결 했을 사람들 사이에서
'카드화된 격겜'을 한다는데 죽어라 얻어맞을 것도 각오는 했지

하지만 저는 여기서 아주 큰 실수를 3가지나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첫 번째 실수는 '뇌빼고 유리나 하세요'라는 올비들의 충고를 듣고는
"에라이 어차피 0승2패할 거 즉흥적으로 가자"는 심정으로 유리나 말고 하가네를 픽했다는 것

두 번째는 대회에 나가기 며칠 전 그 친구들이랑 같이 했다는 TTS 게임에서
'하가네는 공격 안 하고 2칸 '앞으로든 뒤로든' 이동하면 원심 조건을 충족한다'라고 룰 미스를 저질렀다는 것
당연히 뉴비들끼리 하는데 그걸 알아차렸을 리가 있겠습니까... '벌어졌다'가 아니라 '멀어졌다(遠)'고 적혀 있는 걸 왜 못 읽었던 거지

이 앙증맞은 찐빠를 저는 대회 픽을 적고 삼습일사를 할 때에야 올비들에게 듣고 알아차렸으니 
안전구축부터 게임에서 이미 진 셈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니지. 삼습에서부터 졌구나.
괜히 다들 안전구축 안전구축 그러는 게 아니었구나 하고 느꼈네요


그래도 저는 대회 픽을 적을 때부터 그 짱돌만한 머리를 나름대로 굴리긴 했습니다
'저 이야기를 하는 걸 보니 "덱 짜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여신 테스트에 적혀 있던 하가네는 밴을 안 당할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여신 중에 간격 조절에 특화된 여신들을 골라서 하가네를 서포트하자'
그래서 하가네+토코요 오보로를 픽한 건 왕초보 치고 나름 선방한 판단이라곤 생각합니다
하지만 고인물들이 하가네를 보면서 원심격을 몰랐을 리가 없었죠


1라운드 오보로 하가네 vs. 카무이 유리나
'어디 카무이가 얼마나 세나 맞아나 보자' 싶어서 카무이를 밴하지 않고 놔뒀는데
7-2에서 하향먹은 거 치고 무식하게 세더라고요

이렇게 얻어맞았으니 원심격을 포기하고
사풍진 대지부수기를 채용해서 다른 여신에게 메인딜을 맡기는 게 그나마 현명한 판단이었을 터
하지만 '오라뎀에 다른 행동카드도 조건이 원심이라 원심격 포기하나마나 버림패네' 라면서 
능지 원상복구는커녕 '원심격 1번이라도 맞히기'로 목표를 바꾼 게 제 3번째 실수였습니다


2라운드 하가네 토코요 vs. 유리나 사이네
이 사람도 카무이를 들고 왔길래 카무이를 밴했더니만
왜 그렇게 여기서 칼럼까지 쓰면서 '참에 담긴 철학'이 뭐느니 하며 찬양했던 건지 알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심지어 원심격은 물론 날뛰는 토끼까지 칼같이 거리각을 안 주더군요
오라가 빠지면 후퇴마저 막히니까 라이프로만 데미지를 받은 것도 실수였고


그렇게 저는 기원전 0승2패에 원심격 1번도 못 맞추고 첫 대회를 화려한 패배로 마무리했습니다
어차피 처음부터 완전전은 할 생각이 없었지만 오줌 좀 싸고 나니까 온몸에 기운이 쫙 빠지더라고요
기원전 2라운드인가 3라운드 때 양쪽에서 하가네를 픽했었으니까
그 사람들 플레이를 좀 보고 배웠더라면 좋았을 텐데 뭐 볼 기운도 없었으니 어쩌겠습니까

다른 참가자들에게 얼마나 꼴불견으로 보였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렇게 기가 빠져서 늘어져 있다가 완전전 1라운드가 끝날 때
대회 측에 빌려줬던 매트랑 결정 돌려받고 퇴장해서 맘터로 저녁을 조졌습니다
뭐... 남은 게 공구하고 남은 물건이라길래 샀던 피자헛 집중력 토큰 하나밖에 없네요
유희왕 OCG 할 때 엘드리치 덱 쓰면 무조건 이걸 센터카드로 써야겠습니다



원래는 대회가 끝나고 바로 후기를 쓸 심산이었지만
어제 저녁에 가족들에게 한창 자기계발 쪽으로 꾸중을 들어서 이제서야 후기를 옮겨적습니다
원래 이거 디읍읍 후읍읍에 적혀 있던 글이에요

이번 대회로 느낀 게 3가지.
하나는 기본판 여신 4개가 그나마 운용하기 쉽다는 거
둘은 이 게임 진짜로 삼습일사 안전구축부터 승패가 판가름나는 게 맞다는 거

셋은.. 좀 제가 유난 떠는 거 같지만 유사격겜 아니랄까봐 유저별 실력차가 진짜 많이 난다는 거
대회 막 끝났을 때에는 제가 룰미스로 삼습부터 게임을 말아먹었다는 게 속상해서 승패에는 생각이 없었지만
복기해보니까 2라운드동안 유효타는 하나도 못 맞추고 맞기만 했으니
생각할 수록 화가 나서 그냥 접고 어디다 팔아넘길까 고민까지 했습니다

뭐.. 원래도 실력 격차가 큰 게임이란 걸 듣고 산 물건이니 어쩌겠습니까.
하기야 원래 응애들은 막 배울 때에나 뽕차서 갓겜같아보이고 재밌고 그런 거고
스트레스 안 받고 게임하려면 스팀에서 싱글플레이 게임이나 사야지 왜 딱지를 치겠냐만은.

OCG 때도 이랬고 키포지 때에는 아예 대회를 쳐다도 안 봤으니
대회는 먼 훗날에 제가 짬이 차야 갈 거 같고 대회 때 이렇게 압도적으로 질 각오는 매번 해야겠네요
빡겜하는 사람과 저 사이는 그렇다 쳐도 친구 사이에서도 실력차가 크게 부락될 것 같으니 이 문제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고.
원래는 모레 친구끼리 여행가니까 그때 영업을 1번 더 할까 했는데,
1박2일이라 시간이 날지 모르겠으니 뭐 가끔씩 시간 나면 TTS로나 해야겠다 싶습니다
일단 기본판 여신 4개 잡고 한동안 폐관수련부터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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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관리자 [GM]언테임드
    • 2022-08-22 21:35:58

    편하게 하세요 편하게~
    저는 매번 지면서 즐기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상대 체력 7, 제 체력 3까지 몰려서 대패하기도 하고 그랬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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