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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컴호러 카드게임 "진홍색 열쇠" 프리릴리즈 파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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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1 19: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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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3 Dnej2233
"그럴듯한 계획은 있었다. 아딱을 코어 셋트만 구매할 때에는..."
필자가 아컴호러 카드게임(이하 아딱)을 처음으로 접한때는 꿈을먹는자 확장이 발매되고, 단시간만에 품절이 났던때 쯤이었다.. 그 후 꿈먹 사이클의 가격은 수직으로 상승했던것으로 기억한다.
테라포밍마스에 푹빠져 있었던 당시에는, 테마게임은 그저 비싸고 유치한 소꿉놀이처럼 비추어졌였다.
너무 비싼 가격, 하기 힘든 희귀성, 토큰뽑기에 따른 운의 작용 등, LCG라는 이름으로 발매한 이 게임은, TCG와 너무 닮아 있었고, 나는 숱한 양산형 모바일게임이 지향하는 'pay to win' 가능한 게임을 혐오 했다. 아딱도 그저 확장들을 구매해야 강해지는 게임의 특성이 상술로만 보였다.
그러다, 2021년쯤 코보게에서 열린 행사로 몇몇 유로게임을 구매하는 중 상당히 염가에 판매되었던, 아딱코어셋트를 구하게 되었고, 체험판을 즐긴다는 마음으로 설명서에 제공된 덱으로 광신도의 밤을 도전하게 되었다.
그러나 제공된 기본덱은 약하기 그지 없었고, 부족한 실력으로는 시나리오를 진행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모자란 카드풀은 자연스럽게, 다음 확장카드 구매를 강요했다.
"그래, 이정도면 조금 비싼 유로게임 수준인데, 무리하지말고 딱 던위치 사이클까지만 사보도록 하자. 나는 비싼게임보다 좋은게임을 좋아하는 굿유저야."
그렇게 추가 코어덱과 던위치를 구매하고, 8번째 던위치사이클 시나리오가 끝나갈 무렵, 새로 나올 확장들의 구매일에 맞춰 조금이라도 싼값에 허겁지겁 사고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던위치 사이클까지는 찍먹이라는 말은 사실 아컴 영업부에서 흘린 영업바이럴일 것이다. 던위치 사이클 엔딩을 보고나면 일반적으로 나와같이 모자란 확장들을 허겁지겁 모으기 시작한다.
절판되었던 돌아온시리즈에 한정판인 멍컴호러까지 구매하고 나니, 이제 한국어판을 결국 다 모은데 되고 말았다. 국내 발매되는 한국어판은 영문판의 판매사이클에 거의 도달하기 시작했고, 오늘에 와서는 최신확장인 진홍색열쇠까지 한글화가 되어 발매되었다.
결국 나는 코어와 던위만 즐겨보겠다는 계획에 실패하고, 진홍색열쇠 한국어판을 누구보다 빨리 만나보기 위해, 코리아 보드게임과 아컴파일즈에서 협업한 프리릴리즈 행사에 참여하고 말았다.
2024년 7월 20일 코보게 서울사무소.
아딱덕후들을 위한 진홍색열쇠 프리릴리즈.
전국의 광신도들이 조우에 굶주리며 침을 흘리고 모여들었다.
아딱의 취미 깊이를 여기까지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덕력은 다른 유저들에 비해 한없이 소박하고 겸손하기 그지 없었다.
온갖 고가의 아딱 비공식 컴포와 자작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이미 영문판으로 클리어까지 해본 후에 사전답사를 하러 온것이 아니라 '사전답사 하러 온 조사자'를 구경하러 온 흥건히 고인물들 마저 있었다.
걔중엔 이미 카드를 풀까지 외우고 있어, 한글카드를 영문명으로 읽어내는 유저도 있었다.
사무실에는 마치 삼성이나 애플의 여느 신제품발표의 그것처럼, 대형모니터와 이를 설명해줄 멋진 연사가 준비되어있었다. 진홍색열쇠 세계관을 이해하기위한 아주 친절한 관광안내를 받고, 나는 전국 각지에서 온 다른 조사자 두명과 함께 진홍색열쇠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었다.
진홍색 열쇠의 특징은 새로운 기믹인 '은닉'과 '오픈월드'일 것이다.
선형, 또는 사다리타기 형태의 지난 시나리오들과는 달리, 처음과 끝만 정해져있고, 어떤 시나리오를 즐길것인지는 전적으로 조사자에게 자유를 준다.
이 탐험속에는 우연한 운으로 좋은 일을 조우하기도 하고, 갑작스럽게 나쁜일이 생기기도 한다. 탐험을 하지 않고 바로 엔딩으로 향할 수도 있고, 엔딩따윈 집어던져 놓고, 안개속 지역을 전부 열어보고자 돌아다녀도 된다. 다만, 시간패널티를 계속 쌓아서 받게 된다.
요즘 보드게임이 되려 디지털게임에서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오픈월드식 기믹은 젤다의 전설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정된 자유속에서 샌드박스처럼 게임을 즐기지만, 이 세계에는 벗어날 수 없는 맵의 끝자락이 짙게 경계되어 있다.
필자는 아직 두시나리오만 진행해본 관계로, 전체적인 감상리뷰는 전달하지 못하겠지만, 탐험을 소재로 어드벤처한 경험을 제공해 주는것은 '잊힌 시대' 사이클과 비교할 수 있을것라 본다.
잊힌시대가 기믹에 의존한 탐험이라 한다면, 진홍색열쇠는 자유도에 의존한 탐험으로 두 확장게임은 방향을 달리하여 탐험의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
게임에서 주어진 자유도가 무책임한 방임인지, 세계안에 잘짜여진 경험인지는 더 게임을 진행해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첫번째 서막을 알리는 시나리오부터 게임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고 게이머에게 해야할 목표를 명확하게 제공한다는 것에 있어서는 아주 흥미로웠다.
체험회를 진행하던 중, 코보게 직원이 직접 룰마로 참여해, 에러플을 잡아주고 친절히 설명해주었다.
걔중엔 열혈 광신도들도 있어, 모든기믹을 섭렵하고 설명해주는 분들도 있었다.
취미게이머로 국내최대 게임회사 직원들에게 룰을 도움받는 호사를 누림에 고무되었다.
기쁜마음으로 토큰을 굴렸지만, 여전히 촉수토큰은 자비가 없었고, 내턴에 3번이나 뽑아져 나왔다.
2개의 시나리오를 진행하며 약 5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
체험 행사가 종료됨에서 더 즐기고픈 아쉬움과 여운이 깊게 번져갔다.
아딱은 국내에 발매된지로 햇수로는 5년가까이 되가며, 많은 확장팩을 발매해왔고 계중에 몇몇은 단종되어 구하기 조차 어렵게 되었다. 이는 반사적으로 입문의 벽을 높이게 되었고, 지금은 대전격투게임의 그것처럼 뉴비가 진입하기 어려운 게임이 되고 말았다.
중고시세는 100만원을 훌쩍 넘겨버린데다, 이번에 새로운 사이클까지 더하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올라갈 예정이다. 그리고 그만큼 입문자의 벽도 더없이 높아질 것이다. 아딱이 앞으로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게임의 깊이감 못지 않게 대중성에 대해서는 깊이있는 고민이 있어야 할 시기로 보인다.
행사가 끝나고 행사에 진행된 제품은 애프터로 다소 저렴하게 판매되었다.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너나 할것 없이 진홍색열쇠의 국내 첫 구매자가 되어 보고자 손을 들었고, 필자도 앞다퉈 해당 게임을 구매할 수 있어다.
필자는 비록 던위치는 아직도 재고가 쌓여있는 3쇄였지만, 진홍색열쇠는 1쇄에 국내최초 구매자가 되었다.
집으로 돌아와 하나씩 슬리브를 새로 씌우며, 3일 뒤 정식 발매될때까진 국내에 7명 밖에 안되는 게임 구매자로 특권을 즐겨보기로 했다.
필자는 앞으로도 판타지플라이트게임즈에서 발매되는 아딱의 신규확장이 계속해서 한글화되고, 또 새로운 유저들이 유입되길 바란다. 아마도 모든 고인물 특성을 취하는 모든 게임들이 비슷한 환경일 것이다.
이번 프리릴리즈 행사 신청도, 아주 여유롭게 신청이 진행되었고, 원하는 유저들은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딱이 발매 후 5년이 되어가니, 점차 열기도 시들고, 유저의 활동성이 떨어져가는것이 눈에 뛸 정도로 심해져가는것 같다.
그래서 사람이 아딱을 즐길수 있도록, 광신도 선교를 위한 설명회와 행사들이 더 많아지길 바라고 있다.
단종된 제품들을 재출시하고, 구매자의 입문장벽도 낮추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앞으로 아딱이 더 많은 행사, 더 많은 유저들을 확보해서, 주머니 사정이 여유롭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크툴루의 길로 함께하길 걸어가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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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습니다! 재밌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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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리뷰 잘 봤습니다. 오해를 막기 위해 한 마디만 첨언하자면, 현장에서 설명을 해드린 스태프들은 저희 직원들이 아니라 아컴파일즈 카페의 회원 분들이셨습니다 ㅎㅎ 직원으로는 저와 신나요님이 참석하긴 했지만 설명은 전적으로 아컴파일즈 회원분들이 담당해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아컴파일즈의 최전기 님과 스태프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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