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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복기 및 우승 후기- 호노카/아키나/시스이 (8/10 수원 기후요니 예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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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5 02: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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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8 Written_by
안녕하세요. 미코토 Written_by입니다.
제목 그대로, 8/10 수원 기후요니 예선전에서 제가 플레이했던 내용을 복기해보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매 결투의 재구성 직전에 사진을 찍었기 때문에 재구성과 재구성 사이에(즉 1순 사이에)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가에 초점을 맞춰 복기해 보았습니다. 추가로 이전 복기와 비슷하게 삼습을 고른 이유와 그 삼습에 대한 해석도 적어보았습니다.
조합은 호노카-아키나-시스이 로 가져갔습니다.
삼습을 고른 이유
아직 하가네가 행복한 꿈을 꾸고 있을 무렵(그러니까 아직 대산맥 리스펙트가 롤백되기 전), 일본 디스코드 서버에서 예전에 대교류제에서 만났던 한 미코토와 결투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한창 유리나 기반의 덱을 이것저것 시험해 보고 있었고, 이 날은 유리나-미즈키-메구미를 들고 갔습니다. 상대의 조합은 하가네-아키나-시스이. 하가네-시스이가 궁금하긴 했지만, 굳이 변수를 만들 필요가 없다는 생각 + 지금의 아키나-시스이 는 상대할 만한 파워가 아닐까? 라는 생각에 하가네를 밴했습니다. 경기 결과는 리설 턴의 절반의 찍기 싸움에서 져서 패배.
결투 자체는 그리 특별할 것이 없었지만, 게임이 끝나고 나눈 피드백 중에서 ‘아키나-시스이 강한데 왜 푸셨나요?’ 라는 상대분의 말이 강하게 기억에 남았습니다. 현재 티어도 높고 메타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하가네를 밴하는 것을 답으로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제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아직도 아키나-시스이 조합을 강하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말이었습니다. 이후 X(구 트위터)에 올라온 대회 우승 기록에 하가네-아키나-시스이 가 있음을 확인, 현재 일본에서는 아키나-시스이의 티어를 꽤 높게 보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하가네-아키나-시스이 를 연습하려고 했으나, 막 연습을 시작하려는 찰나 대산맥 리스펙트의 롤백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하가네를 굳이 픽할 이유가 사라질 정도의 너프라고 생각했기에 아키나-시스이 옆에 붙을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상황. 이것저것 고민하다가 찾아낸 답은 호노카였습니다. 아키나-시스이가 여전히 강하다면 비슷한 이유로 아키나-호노카도 여전히 강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호노카-시스이 의 경우 아직 숙련도가 높지는 않지만 2개의 플랜이 존재하고, 적당한 파워와 승률이 나온다는 다른 미코토의 의견도 있어서 나쁘지 않은 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호노카가 너프를 당했어도 사계는 다시 돌아온다, 벚꽃 부적 등의 유틸성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픽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간단한 조합 설명
호노카-아키나의 경우 1순 정령식-2순 수호령식-2순 바닥을 볼 때 이탈-판세 뒤집기-돌격령식, 이후 회수-신령 오우카 라는 호노카 메인 빌드를 아키나가 도와주는 형식입니다. 수호령식 타이밍의 오라 넘침은 미나카미 아키나의 정확한 계산의 품기로, 돌격령식 타이밍의 강한 공격과 오라 부족을 회수와 투기로 커버해 주며, 판세 뒤집기의 파기시 효과 때문에 돌격령식 다음턴의 신령 오우카 연계도 수월합니다. 이렇게 무리하지 않으며 신령 오우카를 완성시키고, 모자란 딜은 비장패의 이 깃발의 이름 아래나 개방명식절취법으로 커버합니다.
아키나-시스이의 경우 삼국배가 있던 8시즌에 비해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1턴 투기 품기-2턴 직접금융 무브는 여전히 강하지만 필수는 아니며, 공갈의 너프로 3턴에 공갈을 치는 것이 많이 어려워졌습니다. 이에 착안해 최근에는 아예 공갈을 빼고, 대신 철저항전과 주판알까지 채용하는 시스이에 가까운 플레이스타일이 많이 보입니다.
시스이-호노카의 경우 수호령식에서 멈추고 2거리에서 밸류 좋은 공격카드를 계속해서 날리며 압박하는 플랜과, 신령 오우카를 완성시킨 뒤 상대가 오라에 2열상을 받으면 다음턴 신령 오우카가 확정 라이프라는 점을 이용해 압박을 가하는 플랜이 존재합니다. 비장패의 경우 이 깃발의 이름 아래-파드마 베기-우팔라 찢기로 추가 공격을 가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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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코어를 가져가려다가 대회 전날에 마음이 바뀌어서 사용할 삼습의 카드만 이회권 박스에 넣고 오프에 가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그만 항상 가지고 다니던 도트 토코요 집중력을 깜빡하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1라운드 벚꽃결투가 시작되기 직전에 눈치채서 급하게 집중력을 현장에서 구했고, 현장의 미코토 중 한 분인 이오닉님께서 흔쾌히 유리나 집중력을 빌려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는 복선이 되는데..
스위스 1라운드: 아키나-시스이(호노카) vs 에메랄드마운틴 히미카-유키히(오보로A2) 선공 승
삼습일사
상대에게 히미카가 있으므로 호노카 밴을 예상했고, 공갈이 약해진 아키나-시스이는 3거리 내에 들어가야 상대의 라이프에 데미지를 가할 수 있기 때문에 미카즈라와 재기 비장패(버밀리온 필드/흩날리는 눈꽃)의 연계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오보로 밴.
히미카-유키히의 3/2-4/2 공격은 아부다 먹기가 있기 때문에 상대할 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안전구축
공갈 | 톱날 베기/파고드는 톱날/반란격/철저항전/가시밭길/검은 인연
미나카미 아키나의 정확한 계산 | 우팔라 찢기/아부다 먹기
상대가 히미카-유키히이기 때문에, 오라를 채우는 것보다 전진하는 것이 급합니다. 그래서 거리 조절 없이 오라를 채워주는 투기와 직접금융을 모두 빼고, 대신 가시밭길을 넣었습니다. 검은 인연은 상대가 3/1, 3/2 공격을 연속으로 날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라이프 1 보존+상대 위축으로 사용하여 원거리에서 일방적으로 맞기만 하다 끝나는 것을 막고자 했습니다.
공갈 자리에 산법을 넣어 1순에 상대가 끝거리에서 공격을 날렸을 때 회피하는 것도 생각했지만, 상대가 1순에만 케어하면 그 후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 넣지 않았습니다. 일렁이는 등불이나 크림슨 제로에 대해서는 상대가 4턴까지 흩날리는 눈꽃을 쓰지 않는 것이 확인되는 즉시 플레어 회수를 통해 견제할 생각이었습니다.
비장패의 경우 미나카미 아키나의 정확한 계산과 우팔라 찢기는 연계 시 밸류가 좋으니 넣고, 남은 한 자리는 삼습일사에서 생각했던 대로 아부다 먹기를 넣었습니다.
이번에도 카드명을 다 말하기엔 너무 길어서, 아래와 같이 축약해서 부릅니다.
공갈 | 톱참/파톱/반란격/철저/밭길/인연
어명산 | 우팔라/아부다
벚꽃결투
선공을 받았고, 멀리건은 공갈과 반란격을 바닥에, 2턴 안에 밭길과 인연을 손에 잡을 수 있게 준비했습니다.
히미카-유키히가 먼저 때릴 것이 분명하고 이 과정에서 플레어가 쌓이면 우팔라의 재기가 불편해지므로, 1턴부터 품기가 아니라 전진을 선택합니다. 상대는 품기를 선택했고, 저는 2턴에 2전진+밭길(오라열상)으로 5거리에 도달해 상대가 래피드 파이어를 날리기 어렵게 만듦과 동시에 이번 턴에 공격하지 않으면 비워진 오라로 더 전진할 것이라는 의도를 보였습니다.
상대도 이를 눈치챘는지 2턴에 슛-매그넘 캐논-백드래프트-래피드 파이어-흩날리는 눈꽃으로 2/1 3/2 3/2 4/2를 날립니다. 제 오라는 5였기 때문에 슛과 매그넘 캐논은 오라로, 이후 래피드 파이어에 준비한 인연으로 대응해서 라이프도 1 지키고 상대에게 위축도 주었습니다(열상은 상대가 플레어를 비워서 의미없음).
맞아서 자본이 생긴 상태이므로, 일단 어명산 켜고 전진 후 공갈, 이후 추가 전진 후 3거리에서 우팔라 찢기까지 사용해 줍니다. 상대를 우팔라를 오라로 맞았지만 남은 손패는 반란격이라 사용하기 애매했기에 더 공격하지는 않았습니다. 상대는 우팔라를 오라로 맞은 후 2후퇴를 선택.
상대가 오라를 대놓고 비웠기에 철저항전이 생각나긴 했지만, 괜히 다음턴에 매그넘 캐논+래피드 파이어를 다 라이프에 맞으면 게임이 힘들어질 수 있으므로 철저항전을 뽑아도 쓰지는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재구성 후 드로우는 인연이 나왔고, 지금 사용하면 집중력이 0인 상대에게 위축+열상으로 강한 압박을 가할 수 있다 생각해 바로 사용해 주었습니다. 아껴놓았던 반란격도 당연히 2/2+휘감기로 사용. 이후는 상대방이 위축을 풀고 손패를 모을 동안 4오라만 모은 후 톱참과 철저까지 날려 주었고, 상대의 2번째 러시인 빙글도는 몸짓(우산개폐용)-레드 불릿-매그넘 캐논-백드래프트-흩날리는 눈꽃 에 아부다 먹기로 대응해 3/2 4/2를 단 4오라로 흘려내는 데 성공합니다.
3순을 시작하자 상대방의 라이프는 3이었고, 재구성을 생각하면 2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적당히 시스이의 공격 카드들을 날려서 리설을 잡았습니다.
상대에 맞춰 가시밭길, 검은 인연, 아부다 먹기를 넣은 8시스이 덱을 준비했고, 세 카드 모두 생각한 대로 잘 작동해 주어서 어렵지 않게 게임을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2라운드 대진표가 공개가 되었는데, 제 상대로 호명된 닉네임은 삼국배 이후로 만날 때마다 패배했던, 가장 만나고 싶지 않았던 분의 닉네임이었습니다.
스위스 2라운드: 호노카-시스이(아키나) vs 호노카꿈나무 유리나-라이라(시스이) 선공 승
삼습일사
인천에서 기후요니 시드권을 놓고 결승에서 만났던 분이지만, 그때와는 양쪽의 삼습이 모두 달라졌습니다. 인천에서 제가 유리나-시스이로 공격을, 상대가 호노카-미즈키로 수비를 했던 것과는 반대로 제가 수비를, 상대가 공격을 하는 구도가 되었습니다.
이쪽에는 아키나와 시스이가 있으니 상대방의 고플레어 플랜을 막는 것에 강하다고 생각했고, 유리나-라이라면 결국 할 수 있는 것이 달그림자를 날리거나 기습적으로 천뢰를 준비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해서 시스이를 밴했습니다.
상대방은 보다 적극적으로 플레어를 견제할 수 있고 산법으로 라이라를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는 아키나를 밴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예상대로 호노카-시스이가 돌아옵니다.
안전구축
정령식/벚꽃보라/지휘 | 톱날 베기/파고드는 톱날/반란격/철저항전
이 깃발의 이름 아래 | 우팔라 찢기 / 쿠와하타 시스이가 죽는 곳
쿠와하타 시스이가 죽는 곳은 전력 카드이기 때문에, 신령 오우카를 메인으로 하는 플랜은 전력 카드의 의존도가 높아 약점(2-3턴 연속 전력이 강요되는 턴)을 보여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쿠와하타 시스이가 죽는 곳을 제외한 나머지 전부를 공격 카드로 채워넣어 적당히 라이프 리드를 가져가서 상대가 빠르게 달그림자를 날리더라도 리설을 잡지 못하게 하고, 만약 달그림자를 망설였다면 그 틈을 쿠와하타 시스이가 죽는 곳으로 파고들어 승리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축약한 카드명입니다.
정령식(수호, 돌격)/보라/지휘 | 톱참/파톱/반란격/철저
깃발 | 우팔라/죽는곳
벚꽃결투
선공을 받았고, 3턴에 철저를 사용하고 4턴에 우팔라(+가능하면 깃발까지)와 함께 한번 몰아친 후, 상대의 쌓인 플레어를 죽는곳으로 뺏겠다는 플랜을 짰습니다. 따라서 멀리건은 2턴 안에만 정령식을 뽑아올 수 있게 준비했고, 이외의 카드는 내려서 적당히 덮을 시스이 공격 카드들을 뽑아왔습니다.
1턴 품기-상대 1턴 품기-2턴에 3전진(+겸사겸사 정령식)으로 다음턴 철저를 준비했습니다. 여기에서 상대의 대응은 무려 1품기 4전진이었습니다. 무난하게 철저를 치고 넘어가도 되긴 했지만 마침 손에 톱참과 보라가 예쁘게 있어서, 철저를 한 턴 미루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다만 여기에서 보라의 공격후 효과를 최대한 사용하고 싶어 4거리에서 먼저 보라를 사용했는데, 여기에 상대가 후퇴로 응수하면서 톱참을 치지 못하는 상황이 됩니다. 철저를 치지 않는 선택을 한 만큼 먼저 전진 후 톱참-보라로 여기에서 손패를 다 털었어야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쉬운 판단입니다. 상대는 무난히 참만 사용하고 턴종.
재구성 후 3거리 5오라 3플레어인 상황. 품기 후 우팔라-깃발을 연계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품기를 해서 플레어를 만든다는 것이 아깝기도 했고 손패에 지휘가 없어 깃발이 플레어를 뺏지 못한다는 것도 아쉬워서 깃발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아직은 라이라의 게이지가 거의 없으니 다음 턴에 열상 처리 후 우팔라를 재기시키고, 그 다음 턴에 우팔라-깃발을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짭니다. 상대는 4턴에 준비해 두었던 거합을 사용, 다행히 2거리에 들어갔었기 때문에 3오라로 막아냅니다.
이후 저는 손패의 공격을 적당히 날려 주었고, 상대도 2/1-3/1 공격을 적당히 날려 주었습니다. 여기에서 문제를 깨닫게 되는데, 상대가 7플레어가 모인 순간부터는 달그림자의 압박 때문에 상대의 모든 공격을 라이프로 맞을 수밖에 없었고, 그 때문에 제 쪽의 플레어도 빠르게 차오르게 되어 죽는곳을 쓰기 어렵게 됩니다.
재구성 후 6플레어가 모인 상황, 깃발을 날리면 상대가 오라로 받을테고, 그러면 한 턴만 더 버티면 남은 2플레어로 죽는곳을 쓰면 이길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이탈 깃발을 날리는데.. 상대가 라이프로 받아버립니다?! 어차피 상대에게 해안의 파랑 일며가 있을 것이 분명하니 당장 리설은 내지 못하지만, 정말 다행히도 손패에 반란격+수호가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다음 턴을 버틸 가능성이 가장 높은 손패로 턴을 넘깁니다.
제발 비장패만 쓰지 말아달라고 기도해 보았지만, 상대는 고민 끝에 달그림자로 공격을 시작합니다. 라이프로 맞으면 바로 죽으니 어쩔 수 없이 오라로 맞고, 다음 공격들에 수호-반란격으로 대응하며 최대한 오라를 채웁니다. 상대는 10플레어로 턴을 시작했기에 뇌라풍신조까지 채용했다면 버틸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나오지는 않았고, 겨우 목숨만 붙어 있는 상태로 턴을 받게 됩니다.
상대도 다음턴에는 재구성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서로 라이프는 단 1씩 남은 상황. 서로 오른쪽에서 제발 좋은 공격이 나와달라고 빌고, 상대에게 좋은거 뽑았으면 망설이지 말고 빨리 죽이라고 하는 웃을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집니다. 둘 다 적절한 공격을 뽑지 못해 한 턴씩이 넘어갔고, 다음 턴에 제가 먼저 톱참-파톱을 날리며 상대의 원환륜회선을 뚫어내고 승리하게 됩니다.
3턴에 욕심을 내다가 톱참을 쓰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정도이지만, 4턴에 깃발을 망설였다가 죽는곳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것은 게임을 내줄 만한 실수였기 때문에 많이 아쉬웠습니다. 마지막 리설도 상대가 전턴에 휘감기 1번을 하지 않은 것 + 해안의 파랑 일며로 대응했으면 버틸 수 있었는데 대신 대응 원환륜회선을 선택한 것이 겹쳐서 가능했던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판정패입니다. 하지만 꽤 오랜 기간 동안 이겨내지 못했던 분을 (운에 많이 기대긴 했지만) 오늘에서야 이겼다는 사실에 당일의 기분은 꽤 좋았습니다.
3라운드에 올라온 4명 중에는 또 다른 기후요니 시드권자가 남아있었고, 만약 3라운드에서 시드권자를 피하고 3라운드를 승리하게 되면 아주 높은 확률로 시드권을 확보하게 되기 때문에 가능하면 피하고 싶었습니다. 다행히 시드권자는 피할 수 있었지만,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고 하던가요.
스위스 3라운드: 아키나-호노카(시스이) vs 곽두팔 미즈키-메구미(카나에) 후공 승
삼습일사
2라운드가 좋지 않은 기억이 있는 미코토와의 만남이었다면, 3라운드는 좋지 않은 기억이 있는 삼습과의 만남압니다. 지난 미플 코보게주관 대회에서 토너먼트 1라운드에 카나에가 들어간 삼습을 만났고, 호노카-아키나를 받고 무력하게 패배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즈키-메구미의 파워는 익히 알고 있었기에 도망치고 싶었지만, 그 옆에는 호노카-아키나로서는 절대 풀어줄 수 없는 카나에가 버티고 있었습니다. 배수의 진을 친다는 마음으로, 각오를 다지고 카나에 밴.
혹시나 시스이가 돌아오나 싶었지만, 역시나 반환은 호노카-아키나. 삼습일사가 종료된 순간 상대가 ‘이미 밴픽에서 지고 들어갔다’라고 말했고, 저도 늦게나마 그 이유를 깨닫게 됩니다.
안전구축
정령식/벚꽃보라/벚꽃 부적 | 공갈/투기/판세 뒤집기/직접금융
사계는 다시 돌아온다 | 대연산과수타표/미나카미 아키나의 정확한 계산
상대인 미즈키-메구미는 전장과 타키가와 메구미의 손바닥을 이용한 강력한 한 방을 콤보의 시작으로 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그 강력한 첫 타만 막아내고, 추가로 대응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다른 비트덱보다 견제력이 크게 떨어집니다. 모든 버프가 첫 공격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첫 공격에 버프가 없다면 그 턴의 모든 공격을 무리 없이 오라로 받아 낼 수 있을 정도이죠.
따라서 구축에서 필요한 것은 1) 상대의 콤보의 시작인 강력한 한 방을 막을 카드 2) 견제기를 오라로 맞고 복구할 수 있게 도와주는 카드 3) 타키가와 메구미의 손바닥-가능성의 가지 6플레어 콤보 시동을 막기 위해 플레어를 견제할 카드 가 됩니다.
1)을 위해서는 벚꽃 부적, 사계는 다시 돌아온다, 대연산과수타표를, 2)를 위해서는 투기와 직접금융, 미나카미 아키나의 정확한 계산을, 3)을 위해서는 판세 뒤집기와 공갈(투자권)을 채용해 줍니다.
비장패의 파워나 코스트가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키나는 원한다면 지속적으로 미나카미 아키나의 정확한 계산 사용과 이를 통한 플레어 회수로 내 플레어를 대가로 상대방의 플레어를 없앨 수 있기 때문에 비장패의 코스트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비장패의 파워에 대해서는, 상대방의 공격을 막아내기만 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이 있기도 했고, 보통은 채용되지 않는 대연산과수타표를 채용해 상대방의 실수를 유도해 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기에 대연산과수타표를 채용했습니다.
산법은 상대가 1순에만 케어하면 2순 이후로는 크게 효력이 없기도 하고, 공격카드가 부족해서 게임이 너무 끌리면 게임이 이상한 방향으로 갈 수도 있기고 생각해서 채용하지 않았습니다.
축약한 카드명입니다.
정령식(수호, 돌격, 오우카)/보라/부적 | 공갈/투기/판세/직금
사계 | 수타표/어명산
벚꽃결투
후공을 받았고, 멀리건은 투기+직접금융+벚꽃부적을 최대한 손패로 가져오게 했습니다.
상대가 1턴에 제압전진으로 3징병을 수행하고, 이를 보고 고민하다가 1턴 직금을 사용해 줍니다. 이론적으로는 1턴 투기 품기-2턴 직금이 손해를 보지 않는 사용법이지만, 이렇게 될 경우 상대방의 3턴 전장 공섬 3/2 타척 3/2에 라이프를 내줘야 하기 때문에 직금을 빠르게 사용해 투자권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상대도 10거리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므로 2턴에 전진만 하고 턴종, 저도 휘감기 전진으로 4오라를 만들어 줍니다. 상대는 3턴에 인과율의 뿌리로 더스트와 씨앗을 확보하고 전장 공섬 3/2 타척 3/2 를 날리지만, 저는 4오라와 부적으로 라이프 피해 없이 공격을 막아내는데 성공합니다.
상대는 이쪽의 방어가 단단한 대신 공격 수단은 얼마 없다고 판단, 봉선화를 씨앗 2개와 함께 3납으로 전개합니다. 하지만 정말 운이 좋게도 재구성 직후 수호가 나왔고, 봉선화 공격에 수호로 대응하며 패산도 기분 좋게 짝수로 맞춥니다. 이후 혹시나 상대가 라이프로 맞을까 싶어 보라를 던져 봤지만 역시나 상대는 오라로 맞아내고, 결국 봉선화의 공격 2번+위축까지는 허용하게 됩니다.
하지만 상대도 봉선화 이상의 견제기를 던지기는 어려웠고, 저는 계속해서 부적 포함 손패 2장을 유지하다가 패산의 바닥을 보는 타이밍에 오라회수-판세-돌격을 날려줍니다. 상대는 깃발을 의식해서인지 라이프로 맞았고, 개화 시 라이프 회복까지 받아 라이프를 8대 5로 리드하게 됩니다. 상대는 기병을 깔아 혹시나 제가 1초초 이후 오우카를 날리더라도 대응함을 켤 수 있게 준비합니다.
상대가 기병을 전개한 것을 보고 미련 없이 재구성 선택, 뽑아온 직금을 바로 사용해 줍니다. 이후는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공갈 정도만 날려 주고, 3거리를 유지해서 상대가 전장을 활용하기 어렵게 했습니다. 상대는 어쩔 수 없이 3거리에서 전장-장대 찌르기로 콤보를 시작하려고 했지만 여기에 부적으로 대응, 이 시점에서 상대의 항복을 받아냅니다.
라이프에 치명적인 일격을 맞지만 않는다면 밸류는 호노카-아키나 쪽이 무조건 우세하다는 확신이 있었고, 이를 활용하기 위해 정말 지독할 정도로 안전하게 플레이하며 상대를 말려 죽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안전구축부터 삼습일사까지 가장 완벽했던 한 판이라고 생각합니다.
3라운드가 종료되었을 때 현재까지 전승인 나머지 한 분은 이미 기후요니 시드권이 있는 분이였으며, 정말 우연히도 저에게 유리나 집중력을 빌려주셨던 분이기도 했습니다. 토너먼트였다면 이 시점에서 제가 기후요니 시드권을 받는 것이 확정이였겠지만, 스위스 라운드의 특성상 제가 여기에서 진다면 최종 성적으로는 2위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생기게 됩니다.
마지막까지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에서, 대망의 마지막 라운드가 막을 올립니다.
스위스 4라운드: 아키나-시스이(호노카) vs 이오닉 사이네-우츠로(하가네) 후공 승
삼습일사
지금까지 보아왔던 삼습과는 다르게 ‘어떻게 이 조합으로 올라오셨지?’라는 생각이 드는 삼습이였습니다. 그래도 이전 시드권 대회에서도 사이네-오보로-미즈키 라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조합으로 우승을 차지하셨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그렇게까지 놀라지는 않았습니다.
사이네-우츠로가 대처하지 못할 파워라고 생각되지는 않았고, 그렇다면 비록 하가네가 너프를 먹기는 했어도 변수를 지우는 것이 좋겠다 생각해서 하가네 밴.
안전구축
투기/직접금융 | 톱날 베기/파고드는 톱날/반란격/철저항전/검은 인연
미나카미 아키나의 정확한 계산 | 우팔라 찢기/쿠와하타 시스이가 죽는 곳
2라운드에 이어 다시 한 번 쿠와하타 시스이가 죽는 곳을 채용합니다. 시스이 대 사이네의 경우 기본적으로는 시스이가 유리하지만, 후반에 가게 되면 시스이의 우팔라-파드마 리설에 대해 히사메 사이네의 최후의 종극이라는 대항처가 생기게 됩니다. 상대가 여기까지 생각한다면 상대는 플레어를 모음으로 종극을 의식시킴과 동시에 율동호극으로 리설을 볼 수 있기도 하기에, 상대는 플레어를 모으는 쪽으로 행동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사이네-우츠로는 저코스트의 강한 공격 비장패(2-3코스트 2/2-3/2)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쿠와하타 시스이가 죽는 곳으로 상대의 플레어를 통한 리설만 막아내면 밸류 싸움에서 질 일은 없다고 생각해서 쿠와하타 시스이가 죽는 곳을 채용했습니다.
검은 인연의 경우는 사이네 특성상 연타 공격이 많으니 맛있게 쓰일 것 같아서 채용했습니다. 또한 비장패의 한 자리가 쿠와하타 시스이가 죽는 곳인 만큼 플레어가 쌓이면 위험하기에 좀 더 방어적인 카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축약한 카드명입니다.
투기/직금 | 톱참/파톱/반란격/철저/인연
어명산 | 우팔라/죽는곳
벚꽃결투 (이 결투는 영상이 남아 있습니다)
후공을 받았고, 멀리건은 투기, 직금, 인연을 최대한 찾아올 수 있게 했습니다.
1턴에 상대는 유회주를 사용했고, 이를 보고 투기+휘감기로 거리를 주지 않고 턴을 넘깁니다. 상대는 2전진 후 8거리 턴종, 저는 2턴 직금으로 최대한 오라와 밸류를 챙깁니다. 직금만 손에 들고 마쳐서 검은 파동으로 직금을 버리는 것도 가능했지만, 손패의 대응 2장(반란격+인연)을 다 덮는 것이 아까워 직금을 사용한 것도 있습니다.
상대는 3턴에 검은 파동-원월을 사용하는데, 이때 검은 파동으로 제 손패의 반란격과 인연을 보신 상태에서 반란격을 버리셨습니다. 팔방 휘두르기나 후려베기를 사용할 생각이었다면 인연을 버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기에, 여기에서 조금 의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나 추가 공격은 없었고, 저는 3턴에 3거리까지 전진해서 혹시 상대가 다음 턴에 공격 카드를 뽑더라도 사용하기 껄끄럽게 했습니다.
상대는 재구성 후 뽑아온 유회주를 사용했습니다. 3거리에서 턴을 받았으니 어명산-우팔라를 연계하고 싶긴 했지만, 1순에 품지도 않았고 라이프에 공격을 받지도 않아 플레어는 1이였고, 상대가 유회주를 썼으니 다음 턴의 상대의 풀리소스 공격을 버티는 것이 더 중요하다 판단, 어명산만 켠 후 2거리로 들어가서 오라를 채워 줍니다. 상대는 그림자 날개로 거리를 벌리고 수확과 원월을 사용했습니다. 4오라에서 수확과 원월을 둘 다 오라로 받아내면 이후 검은 파동이 라이프에 들어가게 되지만, 손에 인연이 있었기 때문에 상대가 검은 파동을 쓰면 라이프에 1의 피해만 받고 위축도 걸 수 있으므로 오라를 비워버리는 판단을 합니다. 상대는 검은 파동이 없었는지, 혹은 인연을 의식했는지 더 공격을 날리지는 않고 턴을 마칩니다.
이후 집중력과 투기로 오라를 채우고, 손패에는 반란격과 인연을 계속 남겨 라이프를 리드하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상대방은 2번째 그림자 날개-검은 파동-수확-원월 이후 종말까지 사용해 줍니다. 재구성 후 톱참이 나오지 않아 종말을 깰 수 없었고, 고민하다가 1오라임에도 철저항전을 날려 줍니다. 상대방은 아직 패산이 2장 남아 있었고, 1순의 행동으로 사이네의 공격이 많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상대가 어그로 재구성을 하지 않는다면 다음 턴에도 공격이 아프게 날아오지 않을 것이고, 어그로 재구성을 한다고 해도 손패도 2장이고 비장패의 추가 공격도 없기 때문에 라이프 2딜 정도로 버텨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쪽도 종말 때문에 다음 턴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지는 못하기에, 상대는 무리하지 않고 바닥의 유회주를 사용하고 턴을 넘깁니다. 종말을 깨지 못했기 때문에 드로우는 없었지만, 전 턴에 다행히도 투기를 뽑았었기 때문에 투기와 집중력을 사용해 다시 5오라를 채우면서 유회주 파기시 회진을 피합니다.
이후 저는 적당히 시스이 카드를 날려주며 라이프에 딜을 누적시켰고, 상대방은 3번째 그림자 날개-수확-원월을 날립니다. 이때부터는 회진이 켜진 원월이기 때문에 원월은 라이프로 받아내야 했지만, 그동안 최대한 라이프를 지켰기 때문에 아직 라이프는 6대 4로 리드하는 상황.
벚꽃결투에서 좀처럼 하기 힘든 3번째 재구성을 한 후, 이탈로 3거리로 가서 우팔라를 날렸습니다. 상대는 파드마를 의식하면 우팔라를 오라로 받기는 어렵기에 우팔라를 라이프로 받거나 대응으로 허위를 써야 했고, 양쪽 다 저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상대는 허위로 대응했고, 저는 3거리에 온 김에 톱참과 반란격을 사용하고 다시 2거리에 들어갑니다. 상대는 재구성을 하며 라이프가 2로 줄어들었고, 비장패 공격을 하기 위한 플레어는 부족하니 라이프에 1데미지만 더 입히고 상대의 그림자 날개로 시작하는 공격을 한번만 더 받아내면 승리할 수 있는 상황. 상대는 종말까지 사용해서 다시 한 번 드로우를 막지만 이미 오라는 충분한 상태였고, 상대의 마지막 비장패로 예상되는 회멸 케어를 위해 남은 손패로는 아낌없이 품기-휘감기까지 수행해 주었습니다. 결국 상대의 마지막 이탈 후퇴-검은 파동-수확-원월에도 단 2라이프만 내주며 상대에게 항복을 받아냅니다.
3라운드와 마찬가지로 라이프를 지키는 것에 집중하며 끝까지 라이프를 리드하는 것에 성공했고, 이것이 승리로 이어졌습니다. 죽는곳의 채용에 대해서는 충분히 해볼 만한 시도였다고는 생각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냥 파드마 베기를 넣었으면 좀 더 안전하게 이길 수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총평
삼국배 본선 때 결투를 거듭할수록 유키히-시스이의 이해도를 높여서 안전구축과 플레이를 깎았고 '라이프 손해 없는 우팔라-눈꽃 연계'를 만들어 낸 것처럼, 이번 대회에서도 결투를 거듭함에 따라 하나의 이론을 정립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라이프를 리드하는 컨트롤 아키나'입니다. 아키나는 너프를 받기는 했어도 여전히 높은 밸류의 카드들(투기, 직접금융, 미나카미 아키나의 정확한 계산)을 갖고 있으며, 투자-회수 메커니즘으로 상대방의 오라나 플레어를 건드려 강한 오라 압박/플레어 견제 가 된다는 장점 또한 여전합니다. 그러므로 지금의 아키나가 해야 하는 역할은 오라 회수로 상대방에게 오라 압박을 넣는 '척'만 해서 상대방의 라이프에 공격을 조금씩 누적시키고, 게임을 길게 끌어가 라이프 리드를 유지하고, 상대 플레어를 견제해서 변수를 없앤 후 밸류 싸움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를 3, 4라운드에서 활용해 아키나가 계속해서 오라를 복구해주며 게임을 길게 끌었고, 절대 라이프 리드를 내주지 않으며 게임을 승리로 가져왔죠.
예전에는 유리나와 함께 상대의 리설을 흘려내고 역으로 강한 비장패와 함께 공격하여 승리를 가져오는 전술을 가장 좋아하고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역으로 상대적으로 비트인 호노카-시스이에는 약한 모습을, 그리고 아키나와 함께 한 컨트롤에는 강한 모습을 보여주며 승리했다는 점이 재밌는 부분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제 감각이 무뎌진 걸까요, 아니면 노련함이 쌓인 걸까요.
삼국배 국가대표로 선발이 된 지도 어느덧 1년이 지나고 이제는 슬슬 경쟁의 최전선에서는 물러날 때가 되었나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다시 한 번 아키나와 시스이의 손을 잡고 기후요니 초대장을 획득하게 되었습니다. 당일에 오프 장소로 이동할 때만 해도 우승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기에 우승 직후에는 실감이 안났는데, 시간이 지나며 천천히 우승의 기쁨이 찾아왔습니다. 오랜만에 느껴 보는, 진하게 여운이 남는 기쁨이었습니다.
한국에 남은 기후요니 초대장 2장의 주인이 누가 될 지,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여담
ps 1. 대회 우승 기념으로 그린 하츠미. 비록 제 숙련도 때문에 대회에 들고 오지는 못했지만, 위축 토큰으로 옆에서 응원해.. 주었겠죠? 그렇지 하츠미야??
ps 2. 우승하고 먹는 저녁은 언제나 맛있습니다.
제목 그대로, 8/10 수원 기후요니 예선전에서 제가 플레이했던 내용을 복기해보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매 결투의 재구성 직전에 사진을 찍었기 때문에 재구성과 재구성 사이에(즉 1순 사이에)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가에 초점을 맞춰 복기해 보았습니다. 추가로 이전 복기와 비슷하게 삼습을 고른 이유와 그 삼습에 대한 해석도 적어보았습니다.
조합은 호노카-아키나-시스이 로 가져갔습니다.
삼습을 고른 이유
아직 하가네가 행복한 꿈을 꾸고 있을 무렵(그러니까 아직 대산맥 리스펙트가 롤백되기 전), 일본 디스코드 서버에서 예전에 대교류제에서 만났던 한 미코토와 결투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한창 유리나 기반의 덱을 이것저것 시험해 보고 있었고, 이 날은 유리나-미즈키-메구미를 들고 갔습니다. 상대의 조합은 하가네-아키나-시스이. 하가네-시스이가 궁금하긴 했지만, 굳이 변수를 만들 필요가 없다는 생각 + 지금의 아키나-시스이 는 상대할 만한 파워가 아닐까? 라는 생각에 하가네를 밴했습니다. 경기 결과는 리설 턴의 절반의 찍기 싸움에서 져서 패배.
결투 자체는 그리 특별할 것이 없었지만, 게임이 끝나고 나눈 피드백 중에서 ‘아키나-시스이 강한데 왜 푸셨나요?’ 라는 상대분의 말이 강하게 기억에 남았습니다. 현재 티어도 높고 메타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하가네를 밴하는 것을 답으로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제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아직도 아키나-시스이 조합을 강하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말이었습니다. 이후 X(구 트위터)에 올라온 대회 우승 기록에 하가네-아키나-시스이 가 있음을 확인, 현재 일본에서는 아키나-시스이의 티어를 꽤 높게 보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하가네-아키나-시스이 를 연습하려고 했으나, 막 연습을 시작하려는 찰나 대산맥 리스펙트의 롤백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하가네를 굳이 픽할 이유가 사라질 정도의 너프라고 생각했기에 아키나-시스이 옆에 붙을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상황. 이것저것 고민하다가 찾아낸 답은 호노카였습니다. 아키나-시스이가 여전히 강하다면 비슷한 이유로 아키나-호노카도 여전히 강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호노카-시스이 의 경우 아직 숙련도가 높지는 않지만 2개의 플랜이 존재하고, 적당한 파워와 승률이 나온다는 다른 미코토의 의견도 있어서 나쁘지 않은 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호노카가 너프를 당했어도 사계는 다시 돌아온다, 벚꽃 부적 등의 유틸성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픽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간단한 조합 설명
호노카-아키나의 경우 1순 정령식-2순 수호령식-2순 바닥을 볼 때 이탈-판세 뒤집기-돌격령식, 이후 회수-신령 오우카 라는 호노카 메인 빌드를 아키나가 도와주는 형식입니다. 수호령식 타이밍의 오라 넘침은 미나카미 아키나의 정확한 계산의 품기로, 돌격령식 타이밍의 강한 공격과 오라 부족을 회수와 투기로 커버해 주며, 판세 뒤집기의 파기시 효과 때문에 돌격령식 다음턴의 신령 오우카 연계도 수월합니다. 이렇게 무리하지 않으며 신령 오우카를 완성시키고, 모자란 딜은 비장패의 이 깃발의 이름 아래나 개방명식절취법으로 커버합니다.
아키나-시스이의 경우 삼국배가 있던 8시즌에 비해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1턴 투기 품기-2턴 직접금융 무브는 여전히 강하지만 필수는 아니며, 공갈의 너프로 3턴에 공갈을 치는 것이 많이 어려워졌습니다. 이에 착안해 최근에는 아예 공갈을 빼고, 대신 철저항전과 주판알까지 채용하는 시스이에 가까운 플레이스타일이 많이 보입니다.
시스이-호노카의 경우 수호령식에서 멈추고 2거리에서 밸류 좋은 공격카드를 계속해서 날리며 압박하는 플랜과, 신령 오우카를 완성시킨 뒤 상대가 오라에 2열상을 받으면 다음턴 신령 오우카가 확정 라이프라는 점을 이용해 압박을 가하는 플랜이 존재합니다. 비장패의 경우 이 깃발의 이름 아래-파드마 베기-우팔라 찢기로 추가 공격을 가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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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코어를 가져가려다가 대회 전날에 마음이 바뀌어서 사용할 삼습의 카드만 이회권 박스에 넣고 오프에 가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그만 항상 가지고 다니던 도트 토코요 집중력을 깜빡하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1라운드 벚꽃결투가 시작되기 직전에 눈치채서 급하게 집중력을 현장에서 구했고, 현장의 미코토 중 한 분인 이오닉님께서 흔쾌히 유리나 집중력을 빌려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는 복선이 되는데..
스위스 1라운드: 아키나-시스이(호노카) vs 에메랄드마운틴 히미카-유키히(오보로A2) 선공 승
삼습일사
상대에게 히미카가 있으므로 호노카 밴을 예상했고, 공갈이 약해진 아키나-시스이는 3거리 내에 들어가야 상대의 라이프에 데미지를 가할 수 있기 때문에 미카즈라와 재기 비장패(버밀리온 필드/흩날리는 눈꽃)의 연계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오보로 밴.
히미카-유키히의 3/2-4/2 공격은 아부다 먹기가 있기 때문에 상대할 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안전구축
공갈 | 톱날 베기/파고드는 톱날/반란격/철저항전/가시밭길/검은 인연
미나카미 아키나의 정확한 계산 | 우팔라 찢기/아부다 먹기
상대가 히미카-유키히이기 때문에, 오라를 채우는 것보다 전진하는 것이 급합니다. 그래서 거리 조절 없이 오라를 채워주는 투기와 직접금융을 모두 빼고, 대신 가시밭길을 넣었습니다. 검은 인연은 상대가 3/1, 3/2 공격을 연속으로 날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라이프 1 보존+상대 위축으로 사용하여 원거리에서 일방적으로 맞기만 하다 끝나는 것을 막고자 했습니다.
공갈 자리에 산법을 넣어 1순에 상대가 끝거리에서 공격을 날렸을 때 회피하는 것도 생각했지만, 상대가 1순에만 케어하면 그 후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 넣지 않았습니다. 일렁이는 등불이나 크림슨 제로에 대해서는 상대가 4턴까지 흩날리는 눈꽃을 쓰지 않는 것이 확인되는 즉시 플레어 회수를 통해 견제할 생각이었습니다.
비장패의 경우 미나카미 아키나의 정확한 계산과 우팔라 찢기는 연계 시 밸류가 좋으니 넣고, 남은 한 자리는 삼습일사에서 생각했던 대로 아부다 먹기를 넣었습니다.
이번에도 카드명을 다 말하기엔 너무 길어서, 아래와 같이 축약해서 부릅니다.
공갈 | 톱참/파톱/반란격/철저/밭길/인연
어명산 | 우팔라/아부다
벚꽃결투
선공을 받았고, 멀리건은 공갈과 반란격을 바닥에, 2턴 안에 밭길과 인연을 손에 잡을 수 있게 준비했습니다.
히미카-유키히가 먼저 때릴 것이 분명하고 이 과정에서 플레어가 쌓이면 우팔라의 재기가 불편해지므로, 1턴부터 품기가 아니라 전진을 선택합니다. 상대는 품기를 선택했고, 저는 2턴에 2전진+밭길(오라열상)으로 5거리에 도달해 상대가 래피드 파이어를 날리기 어렵게 만듦과 동시에 이번 턴에 공격하지 않으면 비워진 오라로 더 전진할 것이라는 의도를 보였습니다.
상대도 이를 눈치챘는지 2턴에 슛-매그넘 캐논-백드래프트-래피드 파이어-흩날리는 눈꽃으로 2/1 3/2 3/2 4/2를 날립니다. 제 오라는 5였기 때문에 슛과 매그넘 캐논은 오라로, 이후 래피드 파이어에 준비한 인연으로 대응해서 라이프도 1 지키고 상대에게 위축도 주었습니다(열상은 상대가 플레어를 비워서 의미없음).
맞아서 자본이 생긴 상태이므로, 일단 어명산 켜고 전진 후 공갈, 이후 추가 전진 후 3거리에서 우팔라 찢기까지 사용해 줍니다. 상대를 우팔라를 오라로 맞았지만 남은 손패는 반란격이라 사용하기 애매했기에 더 공격하지는 않았습니다. 상대는 우팔라를 오라로 맞은 후 2후퇴를 선택.
상대가 오라를 대놓고 비웠기에 철저항전이 생각나긴 했지만, 괜히 다음턴에 매그넘 캐논+래피드 파이어를 다 라이프에 맞으면 게임이 힘들어질 수 있으므로 철저항전을 뽑아도 쓰지는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재구성 후 드로우는 인연이 나왔고, 지금 사용하면 집중력이 0인 상대에게 위축+열상으로 강한 압박을 가할 수 있다 생각해 바로 사용해 주었습니다. 아껴놓았던 반란격도 당연히 2/2+휘감기로 사용. 이후는 상대방이 위축을 풀고 손패를 모을 동안 4오라만 모은 후 톱참과 철저까지 날려 주었고, 상대의 2번째 러시인 빙글도는 몸짓(우산개폐용)-레드 불릿-매그넘 캐논-백드래프트-흩날리는 눈꽃 에 아부다 먹기로 대응해 3/2 4/2를 단 4오라로 흘려내는 데 성공합니다.
3순을 시작하자 상대방의 라이프는 3이었고, 재구성을 생각하면 2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적당히 시스이의 공격 카드들을 날려서 리설을 잡았습니다.
상대에 맞춰 가시밭길, 검은 인연, 아부다 먹기를 넣은 8시스이 덱을 준비했고, 세 카드 모두 생각한 대로 잘 작동해 주어서 어렵지 않게 게임을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2라운드 대진표가 공개가 되었는데, 제 상대로 호명된 닉네임은 삼국배 이후로 만날 때마다 패배했던, 가장 만나고 싶지 않았던 분의 닉네임이었습니다.
스위스 2라운드: 호노카-시스이(아키나) vs 호노카꿈나무 유리나-라이라(시스이) 선공 승
삼습일사
인천에서 기후요니 시드권을 놓고 결승에서 만났던 분이지만, 그때와는 양쪽의 삼습이 모두 달라졌습니다. 인천에서 제가 유리나-시스이로 공격을, 상대가 호노카-미즈키로 수비를 했던 것과는 반대로 제가 수비를, 상대가 공격을 하는 구도가 되었습니다.
이쪽에는 아키나와 시스이가 있으니 상대방의 고플레어 플랜을 막는 것에 강하다고 생각했고, 유리나-라이라면 결국 할 수 있는 것이 달그림자를 날리거나 기습적으로 천뢰를 준비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해서 시스이를 밴했습니다.
상대방은 보다 적극적으로 플레어를 견제할 수 있고 산법으로 라이라를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는 아키나를 밴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예상대로 호노카-시스이가 돌아옵니다.
안전구축
정령식/벚꽃보라/지휘 | 톱날 베기/파고드는 톱날/반란격/철저항전
이 깃발의 이름 아래 | 우팔라 찢기 / 쿠와하타 시스이가 죽는 곳
쿠와하타 시스이가 죽는 곳은 전력 카드이기 때문에, 신령 오우카를 메인으로 하는 플랜은 전력 카드의 의존도가 높아 약점(2-3턴 연속 전력이 강요되는 턴)을 보여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쿠와하타 시스이가 죽는 곳을 제외한 나머지 전부를 공격 카드로 채워넣어 적당히 라이프 리드를 가져가서 상대가 빠르게 달그림자를 날리더라도 리설을 잡지 못하게 하고, 만약 달그림자를 망설였다면 그 틈을 쿠와하타 시스이가 죽는 곳으로 파고들어 승리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축약한 카드명입니다.
정령식(수호, 돌격)/보라/지휘 | 톱참/파톱/반란격/철저
깃발 | 우팔라/죽는곳
벚꽃결투
선공을 받았고, 3턴에 철저를 사용하고 4턴에 우팔라(+가능하면 깃발까지)와 함께 한번 몰아친 후, 상대의 쌓인 플레어를 죽는곳으로 뺏겠다는 플랜을 짰습니다. 따라서 멀리건은 2턴 안에만 정령식을 뽑아올 수 있게 준비했고, 이외의 카드는 내려서 적당히 덮을 시스이 공격 카드들을 뽑아왔습니다.
1턴 품기-상대 1턴 품기-2턴에 3전진(+겸사겸사 정령식)으로 다음턴 철저를 준비했습니다. 여기에서 상대의 대응은 무려 1품기 4전진이었습니다. 무난하게 철저를 치고 넘어가도 되긴 했지만 마침 손에 톱참과 보라가 예쁘게 있어서, 철저를 한 턴 미루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다만 여기에서 보라의 공격후 효과를 최대한 사용하고 싶어 4거리에서 먼저 보라를 사용했는데, 여기에 상대가 후퇴로 응수하면서 톱참을 치지 못하는 상황이 됩니다. 철저를 치지 않는 선택을 한 만큼 먼저 전진 후 톱참-보라로 여기에서 손패를 다 털었어야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쉬운 판단입니다. 상대는 무난히 참만 사용하고 턴종.
재구성 후 3거리 5오라 3플레어인 상황. 품기 후 우팔라-깃발을 연계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품기를 해서 플레어를 만든다는 것이 아깝기도 했고 손패에 지휘가 없어 깃발이 플레어를 뺏지 못한다는 것도 아쉬워서 깃발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아직은 라이라의 게이지가 거의 없으니 다음 턴에 열상 처리 후 우팔라를 재기시키고, 그 다음 턴에 우팔라-깃발을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짭니다. 상대는 4턴에 준비해 두었던 거합을 사용, 다행히 2거리에 들어갔었기 때문에 3오라로 막아냅니다.
이후 저는 손패의 공격을 적당히 날려 주었고, 상대도 2/1-3/1 공격을 적당히 날려 주었습니다. 여기에서 문제를 깨닫게 되는데, 상대가 7플레어가 모인 순간부터는 달그림자의 압박 때문에 상대의 모든 공격을 라이프로 맞을 수밖에 없었고, 그 때문에 제 쪽의 플레어도 빠르게 차오르게 되어 죽는곳을 쓰기 어렵게 됩니다.
재구성 후 6플레어가 모인 상황, 깃발을 날리면 상대가 오라로 받을테고, 그러면 한 턴만 더 버티면 남은 2플레어로 죽는곳을 쓰면 이길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이탈 깃발을 날리는데.. 상대가 라이프로 받아버립니다?! 어차피 상대에게 해안의 파랑 일며가 있을 것이 분명하니 당장 리설은 내지 못하지만, 정말 다행히도 손패에 반란격+수호가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다음 턴을 버틸 가능성이 가장 높은 손패로 턴을 넘깁니다.
제발 비장패만 쓰지 말아달라고 기도해 보았지만, 상대는 고민 끝에 달그림자로 공격을 시작합니다. 라이프로 맞으면 바로 죽으니 어쩔 수 없이 오라로 맞고, 다음 공격들에 수호-반란격으로 대응하며 최대한 오라를 채웁니다. 상대는 10플레어로 턴을 시작했기에 뇌라풍신조까지 채용했다면 버틸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나오지는 않았고, 겨우 목숨만 붙어 있는 상태로 턴을 받게 됩니다.
상대도 다음턴에는 재구성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서로 라이프는 단 1씩 남은 상황. 서로 오른쪽에서 제발 좋은 공격이 나와달라고 빌고, 상대에게 좋은거 뽑았으면 망설이지 말고 빨리 죽이라고 하는 웃을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집니다. 둘 다 적절한 공격을 뽑지 못해 한 턴씩이 넘어갔고, 다음 턴에 제가 먼저 톱참-파톱을 날리며 상대의 원환륜회선을 뚫어내고 승리하게 됩니다.
3턴에 욕심을 내다가 톱참을 쓰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정도이지만, 4턴에 깃발을 망설였다가 죽는곳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것은 게임을 내줄 만한 실수였기 때문에 많이 아쉬웠습니다. 마지막 리설도 상대가 전턴에 휘감기 1번을 하지 않은 것 + 해안의 파랑 일며로 대응했으면 버틸 수 있었는데 대신 대응 원환륜회선을 선택한 것이 겹쳐서 가능했던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판정패입니다. 하지만 꽤 오랜 기간 동안 이겨내지 못했던 분을 (운에 많이 기대긴 했지만) 오늘에서야 이겼다는 사실에 당일의 기분은 꽤 좋았습니다.
3라운드에 올라온 4명 중에는 또 다른 기후요니 시드권자가 남아있었고, 만약 3라운드에서 시드권자를 피하고 3라운드를 승리하게 되면 아주 높은 확률로 시드권을 확보하게 되기 때문에 가능하면 피하고 싶었습니다. 다행히 시드권자는 피할 수 있었지만,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고 하던가요.
스위스 3라운드: 아키나-호노카(시스이) vs 곽두팔 미즈키-메구미(카나에) 후공 승
삼습일사
2라운드가 좋지 않은 기억이 있는 미코토와의 만남이었다면, 3라운드는 좋지 않은 기억이 있는 삼습과의 만남압니다. 지난 미플 코보게주관 대회에서 토너먼트 1라운드에 카나에가 들어간 삼습을 만났고, 호노카-아키나를 받고 무력하게 패배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즈키-메구미의 파워는 익히 알고 있었기에 도망치고 싶었지만, 그 옆에는 호노카-아키나로서는 절대 풀어줄 수 없는 카나에가 버티고 있었습니다. 배수의 진을 친다는 마음으로, 각오를 다지고 카나에 밴.
혹시나 시스이가 돌아오나 싶었지만, 역시나 반환은 호노카-아키나. 삼습일사가 종료된 순간 상대가 ‘이미 밴픽에서 지고 들어갔다’라고 말했고, 저도 늦게나마 그 이유를 깨닫게 됩니다.
안전구축
정령식/벚꽃보라/벚꽃 부적 | 공갈/투기/판세 뒤집기/직접금융
사계는 다시 돌아온다 | 대연산과수타표/미나카미 아키나의 정확한 계산
상대인 미즈키-메구미는 전장과 타키가와 메구미의 손바닥을 이용한 강력한 한 방을 콤보의 시작으로 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그 강력한 첫 타만 막아내고, 추가로 대응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다른 비트덱보다 견제력이 크게 떨어집니다. 모든 버프가 첫 공격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첫 공격에 버프가 없다면 그 턴의 모든 공격을 무리 없이 오라로 받아 낼 수 있을 정도이죠.
따라서 구축에서 필요한 것은 1) 상대의 콤보의 시작인 강력한 한 방을 막을 카드 2) 견제기를 오라로 맞고 복구할 수 있게 도와주는 카드 3) 타키가와 메구미의 손바닥-가능성의 가지 6플레어 콤보 시동을 막기 위해 플레어를 견제할 카드 가 됩니다.
1)을 위해서는 벚꽃 부적, 사계는 다시 돌아온다, 대연산과수타표를, 2)를 위해서는 투기와 직접금융, 미나카미 아키나의 정확한 계산을, 3)을 위해서는 판세 뒤집기와 공갈(투자권)을 채용해 줍니다.
비장패의 파워나 코스트가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키나는 원한다면 지속적으로 미나카미 아키나의 정확한 계산 사용과 이를 통한 플레어 회수로 내 플레어를 대가로 상대방의 플레어를 없앨 수 있기 때문에 비장패의 코스트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비장패의 파워에 대해서는, 상대방의 공격을 막아내기만 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이 있기도 했고, 보통은 채용되지 않는 대연산과수타표를 채용해 상대방의 실수를 유도해 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기에 대연산과수타표를 채용했습니다.
산법은 상대가 1순에만 케어하면 2순 이후로는 크게 효력이 없기도 하고, 공격카드가 부족해서 게임이 너무 끌리면 게임이 이상한 방향으로 갈 수도 있기고 생각해서 채용하지 않았습니다.
축약한 카드명입니다.
정령식(수호, 돌격, 오우카)/보라/부적 | 공갈/투기/판세/직금
사계 | 수타표/어명산
벚꽃결투
후공을 받았고, 멀리건은 투기+직접금융+벚꽃부적을 최대한 손패로 가져오게 했습니다.
상대가 1턴에 제압전진으로 3징병을 수행하고, 이를 보고 고민하다가 1턴 직금을 사용해 줍니다. 이론적으로는 1턴 투기 품기-2턴 직금이 손해를 보지 않는 사용법이지만, 이렇게 될 경우 상대방의 3턴 전장 공섬 3/2 타척 3/2에 라이프를 내줘야 하기 때문에 직금을 빠르게 사용해 투자권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상대도 10거리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므로 2턴에 전진만 하고 턴종, 저도 휘감기 전진으로 4오라를 만들어 줍니다. 상대는 3턴에 인과율의 뿌리로 더스트와 씨앗을 확보하고 전장 공섬 3/2 타척 3/2 를 날리지만, 저는 4오라와 부적으로 라이프 피해 없이 공격을 막아내는데 성공합니다.
상대는 이쪽의 방어가 단단한 대신 공격 수단은 얼마 없다고 판단, 봉선화를 씨앗 2개와 함께 3납으로 전개합니다. 하지만 정말 운이 좋게도 재구성 직후 수호가 나왔고, 봉선화 공격에 수호로 대응하며 패산도 기분 좋게 짝수로 맞춥니다. 이후 혹시나 상대가 라이프로 맞을까 싶어 보라를 던져 봤지만 역시나 상대는 오라로 맞아내고, 결국 봉선화의 공격 2번+위축까지는 허용하게 됩니다.
하지만 상대도 봉선화 이상의 견제기를 던지기는 어려웠고, 저는 계속해서 부적 포함 손패 2장을 유지하다가 패산의 바닥을 보는 타이밍에 오라회수-판세-돌격을 날려줍니다. 상대는 깃발을 의식해서인지 라이프로 맞았고, 개화 시 라이프 회복까지 받아 라이프를 8대 5로 리드하게 됩니다. 상대는 기병을 깔아 혹시나 제가 1초초 이후 오우카를 날리더라도 대응함을 켤 수 있게 준비합니다.
상대가 기병을 전개한 것을 보고 미련 없이 재구성 선택, 뽑아온 직금을 바로 사용해 줍니다. 이후는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공갈 정도만 날려 주고, 3거리를 유지해서 상대가 전장을 활용하기 어렵게 했습니다. 상대는 어쩔 수 없이 3거리에서 전장-장대 찌르기로 콤보를 시작하려고 했지만 여기에 부적으로 대응, 이 시점에서 상대의 항복을 받아냅니다.
라이프에 치명적인 일격을 맞지만 않는다면 밸류는 호노카-아키나 쪽이 무조건 우세하다는 확신이 있었고, 이를 활용하기 위해 정말 지독할 정도로 안전하게 플레이하며 상대를 말려 죽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안전구축부터 삼습일사까지 가장 완벽했던 한 판이라고 생각합니다.
3라운드가 종료되었을 때 현재까지 전승인 나머지 한 분은 이미 기후요니 시드권이 있는 분이였으며, 정말 우연히도 저에게 유리나 집중력을 빌려주셨던 분이기도 했습니다. 토너먼트였다면 이 시점에서 제가 기후요니 시드권을 받는 것이 확정이였겠지만, 스위스 라운드의 특성상 제가 여기에서 진다면 최종 성적으로는 2위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생기게 됩니다.
마지막까지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에서, 대망의 마지막 라운드가 막을 올립니다.
스위스 4라운드: 아키나-시스이(호노카) vs 이오닉 사이네-우츠로(하가네) 후공 승
삼습일사
지금까지 보아왔던 삼습과는 다르게 ‘어떻게 이 조합으로 올라오셨지?’라는 생각이 드는 삼습이였습니다. 그래도 이전 시드권 대회에서도 사이네-오보로-미즈키 라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조합으로 우승을 차지하셨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그렇게까지 놀라지는 않았습니다.
사이네-우츠로가 대처하지 못할 파워라고 생각되지는 않았고, 그렇다면 비록 하가네가 너프를 먹기는 했어도 변수를 지우는 것이 좋겠다 생각해서 하가네 밴.
안전구축
투기/직접금융 | 톱날 베기/파고드는 톱날/반란격/철저항전/검은 인연
미나카미 아키나의 정확한 계산 | 우팔라 찢기/쿠와하타 시스이가 죽는 곳
2라운드에 이어 다시 한 번 쿠와하타 시스이가 죽는 곳을 채용합니다. 시스이 대 사이네의 경우 기본적으로는 시스이가 유리하지만, 후반에 가게 되면 시스이의 우팔라-파드마 리설에 대해 히사메 사이네의 최후의 종극이라는 대항처가 생기게 됩니다. 상대가 여기까지 생각한다면 상대는 플레어를 모음으로 종극을 의식시킴과 동시에 율동호극으로 리설을 볼 수 있기도 하기에, 상대는 플레어를 모으는 쪽으로 행동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사이네-우츠로는 저코스트의 강한 공격 비장패(2-3코스트 2/2-3/2)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쿠와하타 시스이가 죽는 곳으로 상대의 플레어를 통한 리설만 막아내면 밸류 싸움에서 질 일은 없다고 생각해서 쿠와하타 시스이가 죽는 곳을 채용했습니다.
검은 인연의 경우는 사이네 특성상 연타 공격이 많으니 맛있게 쓰일 것 같아서 채용했습니다. 또한 비장패의 한 자리가 쿠와하타 시스이가 죽는 곳인 만큼 플레어가 쌓이면 위험하기에 좀 더 방어적인 카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축약한 카드명입니다.
투기/직금 | 톱참/파톱/반란격/철저/인연
어명산 | 우팔라/죽는곳
벚꽃결투 (이 결투는 영상이 남아 있습니다)
후공을 받았고, 멀리건은 투기, 직금, 인연을 최대한 찾아올 수 있게 했습니다.
1턴에 상대는 유회주를 사용했고, 이를 보고 투기+휘감기로 거리를 주지 않고 턴을 넘깁니다. 상대는 2전진 후 8거리 턴종, 저는 2턴 직금으로 최대한 오라와 밸류를 챙깁니다. 직금만 손에 들고 마쳐서 검은 파동으로 직금을 버리는 것도 가능했지만, 손패의 대응 2장(반란격+인연)을 다 덮는 것이 아까워 직금을 사용한 것도 있습니다.
상대는 3턴에 검은 파동-원월을 사용하는데, 이때 검은 파동으로 제 손패의 반란격과 인연을 보신 상태에서 반란격을 버리셨습니다. 팔방 휘두르기나 후려베기를 사용할 생각이었다면 인연을 버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기에, 여기에서 조금 의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나 추가 공격은 없었고, 저는 3턴에 3거리까지 전진해서 혹시 상대가 다음 턴에 공격 카드를 뽑더라도 사용하기 껄끄럽게 했습니다.
상대는 재구성 후 뽑아온 유회주를 사용했습니다. 3거리에서 턴을 받았으니 어명산-우팔라를 연계하고 싶긴 했지만, 1순에 품지도 않았고 라이프에 공격을 받지도 않아 플레어는 1이였고, 상대가 유회주를 썼으니 다음 턴의 상대의 풀리소스 공격을 버티는 것이 더 중요하다 판단, 어명산만 켠 후 2거리로 들어가서 오라를 채워 줍니다. 상대는 그림자 날개로 거리를 벌리고 수확과 원월을 사용했습니다. 4오라에서 수확과 원월을 둘 다 오라로 받아내면 이후 검은 파동이 라이프에 들어가게 되지만, 손에 인연이 있었기 때문에 상대가 검은 파동을 쓰면 라이프에 1의 피해만 받고 위축도 걸 수 있으므로 오라를 비워버리는 판단을 합니다. 상대는 검은 파동이 없었는지, 혹은 인연을 의식했는지 더 공격을 날리지는 않고 턴을 마칩니다.
이후 집중력과 투기로 오라를 채우고, 손패에는 반란격과 인연을 계속 남겨 라이프를 리드하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상대방은 2번째 그림자 날개-검은 파동-수확-원월 이후 종말까지 사용해 줍니다. 재구성 후 톱참이 나오지 않아 종말을 깰 수 없었고, 고민하다가 1오라임에도 철저항전을 날려 줍니다. 상대방은 아직 패산이 2장 남아 있었고, 1순의 행동으로 사이네의 공격이 많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상대가 어그로 재구성을 하지 않는다면 다음 턴에도 공격이 아프게 날아오지 않을 것이고, 어그로 재구성을 한다고 해도 손패도 2장이고 비장패의 추가 공격도 없기 때문에 라이프 2딜 정도로 버텨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쪽도 종말 때문에 다음 턴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지는 못하기에, 상대는 무리하지 않고 바닥의 유회주를 사용하고 턴을 넘깁니다. 종말을 깨지 못했기 때문에 드로우는 없었지만, 전 턴에 다행히도 투기를 뽑았었기 때문에 투기와 집중력을 사용해 다시 5오라를 채우면서 유회주 파기시 회진을 피합니다.
이후 저는 적당히 시스이 카드를 날려주며 라이프에 딜을 누적시켰고, 상대방은 3번째 그림자 날개-수확-원월을 날립니다. 이때부터는 회진이 켜진 원월이기 때문에 원월은 라이프로 받아내야 했지만, 그동안 최대한 라이프를 지켰기 때문에 아직 라이프는 6대 4로 리드하는 상황.
벚꽃결투에서 좀처럼 하기 힘든 3번째 재구성을 한 후, 이탈로 3거리로 가서 우팔라를 날렸습니다. 상대는 파드마를 의식하면 우팔라를 오라로 받기는 어렵기에 우팔라를 라이프로 받거나 대응으로 허위를 써야 했고, 양쪽 다 저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상대는 허위로 대응했고, 저는 3거리에 온 김에 톱참과 반란격을 사용하고 다시 2거리에 들어갑니다. 상대는 재구성을 하며 라이프가 2로 줄어들었고, 비장패 공격을 하기 위한 플레어는 부족하니 라이프에 1데미지만 더 입히고 상대의 그림자 날개로 시작하는 공격을 한번만 더 받아내면 승리할 수 있는 상황. 상대는 종말까지 사용해서 다시 한 번 드로우를 막지만 이미 오라는 충분한 상태였고, 상대의 마지막 비장패로 예상되는 회멸 케어를 위해 남은 손패로는 아낌없이 품기-휘감기까지 수행해 주었습니다. 결국 상대의 마지막 이탈 후퇴-검은 파동-수확-원월에도 단 2라이프만 내주며 상대에게 항복을 받아냅니다.
3라운드와 마찬가지로 라이프를 지키는 것에 집중하며 끝까지 라이프를 리드하는 것에 성공했고, 이것이 승리로 이어졌습니다. 죽는곳의 채용에 대해서는 충분히 해볼 만한 시도였다고는 생각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냥 파드마 베기를 넣었으면 좀 더 안전하게 이길 수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총평
삼국배 본선 때 결투를 거듭할수록 유키히-시스이의 이해도를 높여서 안전구축과 플레이를 깎았고 '라이프 손해 없는 우팔라-눈꽃 연계'를 만들어 낸 것처럼, 이번 대회에서도 결투를 거듭함에 따라 하나의 이론을 정립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라이프를 리드하는 컨트롤 아키나'입니다. 아키나는 너프를 받기는 했어도 여전히 높은 밸류의 카드들(투기, 직접금융, 미나카미 아키나의 정확한 계산)을 갖고 있으며, 투자-회수 메커니즘으로 상대방의 오라나 플레어를 건드려 강한 오라 압박/플레어 견제 가 된다는 장점 또한 여전합니다. 그러므로 지금의 아키나가 해야 하는 역할은 오라 회수로 상대방에게 오라 압박을 넣는 '척'만 해서 상대방의 라이프에 공격을 조금씩 누적시키고, 게임을 길게 끌어가 라이프 리드를 유지하고, 상대 플레어를 견제해서 변수를 없앤 후 밸류 싸움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를 3, 4라운드에서 활용해 아키나가 계속해서 오라를 복구해주며 게임을 길게 끌었고, 절대 라이프 리드를 내주지 않으며 게임을 승리로 가져왔죠.
예전에는 유리나와 함께 상대의 리설을 흘려내고 역으로 강한 비장패와 함께 공격하여 승리를 가져오는 전술을 가장 좋아하고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역으로 상대적으로 비트인 호노카-시스이에는 약한 모습을, 그리고 아키나와 함께 한 컨트롤에는 강한 모습을 보여주며 승리했다는 점이 재밌는 부분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제 감각이 무뎌진 걸까요, 아니면 노련함이 쌓인 걸까요.
삼국배 국가대표로 선발이 된 지도 어느덧 1년이 지나고 이제는 슬슬 경쟁의 최전선에서는 물러날 때가 되었나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다시 한 번 아키나와 시스이의 손을 잡고 기후요니 초대장을 획득하게 되었습니다. 당일에 오프 장소로 이동할 때만 해도 우승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기에 우승 직후에는 실감이 안났는데, 시간이 지나며 천천히 우승의 기쁨이 찾아왔습니다. 오랜만에 느껴 보는, 진하게 여운이 남는 기쁨이었습니다.
한국에 남은 기후요니 초대장 2장의 주인이 누가 될 지,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여담
ps 1. 대회 우승 기념으로 그린 하츠미. 비록 제 숙련도 때문에 대회에 들고 오지는 못했지만, 위축 토큰으로 옆에서 응원해.. 주었겠죠? 그렇지 하츠미야??
ps 2. 우승하고 먹는 저녁은 언제나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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