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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시판 > 『벚꽃 내리는 시대의 신화』 서장 : 작은 땅의 작은 야망 제 3 화 히사메 사이네
  • 2022-06-20 19: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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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35 로보

제 2 화 : 히사메 사이네

 

 어린 전신을 받드는 아마네 가는 그대로 나는 새도 떨어트릴 기세로 세력을 넓혀 갔어.

 물론, 주변 귀인들이 약했던 건 아니야. 그들은 상대적으로 유리나보다도 약했다. 단지 그것뿐이지.

 하지만, 일절의 고전도 없이 연승가도를 달리는 유리나에게도 부딪히게 되는 벽이라는 게 있었어.

 첫 결투 이후 거의 3개월 정도 지났을 즈음, 장소는 백은에 둘러싸인 북쪽 나라.

 그녀의 전환기……먼저 그 기점을 이야기해줘야만 하겠지

 

틀림없는 눈 속 행군에서, 거기다 말까지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일부러 신발을 눈으로 적시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길가는 미끄러지기 쉬워요, 자, 자!」

 

 필요 최소한의 하인을 동반한 유리나는 흥미롭다는 듯이 길이 단단하지 않은 가장자리를 따라 걷고 있었다. 구름 그림자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쾌청한 것 치고는 한 발 내딛는 것 만으로 버선이 물을 빨아들이고 마는데도. 집안 사람은 나이에 어울리게 즐거워 보이는 어린 귀인을 어이없어하며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 중에, 실제로는 유리나가 놀고 있는 게 아니라 많이 쌓인 눈 위에서의 발놀림을 확인하고 있다는 걸 눈치 챈 사람은 없었다

 

 부근의 귀인을 전부 쓰러트린 아마네 가가 다음 벚나무를 얻기 위해 북쪽으로 향한 지 며칠. 어제부터 발을 붙잡는 듯한 눈에 둘러 쌓인 나라로 들어선 일행은, 목표로 하고 있던 카미자쿠라에 겨우 도착하게 되었다

 

 약간 높은 절벽 위, 눈 속에서 벚나무는 확연하게 우뚝 솟아있었고, 결정 꽃잎에 눈이 하얗게 쌓여도 가지를 늘어뜨리지 않는다. 눈이 녹아 떨어지는 물방울 속에서 벚꽃 결정의 아련한 빛이 흐트러지며 모든 것을 칠해버리려는 듯한 눈부신 하얀색 속에서도 힘을 과시하듯이 그곳에 서있었다.

 

 「아름다워……」

 

 결투 밖에 머리에 없는 유리나에게도 여신,그리고 벚꽃과 가까운 귀인으로서의 본능을 불러일으킨 것인지, 잠시 동안 반한 것처럼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벚나무의 뿌리에 아마네 사람이 보이기 시작하자 이번엔 잘 연마 된 감성이 벚나무 밑에 있던 『그녀』를 포착할 차례였다.

 

「히사메, 사이네……라고 합니다」

 

 유리네가 가까이 다가가 전체 모습을 눈에 담자, 눈과 같은 차가움을 품은 목소리로 벚나무 밑의 소녀가 그렇게 이름을 밝혔다.

 신장은 유리나보다 한 치에서 두 치 정도 크고, 하카마 위로도 알 수 있는 여린 몸과 그에 어울리는 어른스러움이 느껴지지만, 여전히 그 얼굴에는 어린아이 같은 모습이 엿보인다. 하지만 늠름한 앉음새는 마치 방금 칼집에서 뽑은 얼음으로 만든 세검과 같았다.

 하지만 아마네 가의 모두를 놀라게 만든 건 양손에 빛나는 벚꽃 결정과 빛을 비추지 않는 양 눈동자.

 그렇다, 사이네는 눈이 보이지 않는 귀인이었다.

 

 「당신이, 오늘 제 상대입니까……?」

 「……! 혹시, 당신이 귀인인가요……?」

 

 물어보는 유리네에게 되물으며 약간이지만 긴장을 푸는 사이네.

 아마네 가 사람들에겐 동요가 일었지만, 유리나에겐 사이네의 그 질문만으로 충분했다. 그녀도 사전에 상대로 지목된 귀인의 정보를 들었지만, 사이네는 그동안 들은 어떤 귀인과도 다른 몸집이었다. 애초에 비슷한 연령의 귀인이 나타난다는 건 당주도 예상하지 못했다.

 

 「오늘은 이 나무의 소유자 대리로 제가 상대를 맡게 되었습니다」

 

 사이네가 대리 증명으로 내민 벚꽃 방울은 확실히 이 벚나무의 것이었다.

 

 「준비도 하셔야 할텐데, 언제쯤부터 시작할까요」

 

 마치 보이는 것처럼, 아마네의 보호자들을 향해 묻는 사이네. 하지만 그것에 즉답하는 건 유리나였다.

 

 「아니요, 필요 없습니다」

 「에……」

 「바로 시작하죠. 저라면 괜찮으니까요」

 

 유리나의 음성에 사이네는 수긍하는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사이네의 제안은 거절 당하고, 바로 결투로 들어가는 흐름이 되었다. 여행의 피로가 짙은 유리네 사람들은 걱정인 듯 했지만, 벚나무 밑에서 귀인의 기력과 체력은 벚꽃 결정이 유지해준다. 따라서 유리나의 말에 거짓은 없다.

 카미자쿠라 앞, 양자는 대치한다.

 

 「남쪽에서 날뛰기 시작한 자가 공격해온다──의뢰인은 그렇게 말하며 벚나무의 운명을 저에게 맡겼습니다」

 「……?」

 「별난 사람이 다 있구나 라고, 그 때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만……여신과 벚나무에게 감사해야만 하겠네요. 결투 대행을 시작하고 나름의 시간이 흘렀지만, 매일의 식량보다도 귀중한 만남이 지금, 이곳에 있으니까요」

 「저도 당신이 상대라 다행이에요. 모처럼 이런 곳까지 오게 되었으니까요」

 

 서로, 가슴에 열정을 담고 있지만 음색은 서서히 식어간다.

 

 「히사메 사이네, 우리의 오우카에게 결투를」

 「아마네 유리나, 우리의 오우카에게 결투를」

 

 벚꽃 결정을 몸에 깃들이고, 휘감고, 그리고 여신의 힘을 청한다.

 익숙한 도를 들어 올리는 유리나에 맞서 그 가녀린 몸에 늘어서듯이 세워져 있는 사이네의 무기는 나기나타. 눈이 안 보이더라도 전해져 오는 유리나의 여신의 힘에도 일절의 두려움도 망설임도 없이 그녀는 칼날을 하늘로 향한다. 팔상의 태세──수비를 희생하여 상대를 베는 가장 공격적인 태세이다.

 

 두 사람이 그곳에서 미동도 하지 않고 얼음처럼 멈춰선 그 공간.

 무언가를 신호로 삼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미리 신호를 받은 것처럼 동시에 발을 내딛어, 앞으로 나선다.

 

 벚나무를 건 설국의 사투가, 시작되었다.

 

 이것이 기점……그래, 기점이야.

 이미 사건에 불은 붙기 시작했어. 결말로 이르는 여러 도화선 중 가장 굵은 것 하나. 도화선의 끝 부분이 타들어가기 시작한 것이라도 확실히 이 시점에 이미 불은 붙었어.

 모든 건 전신이 어리고 강했었기 때문.

 하지만, 유리나에 이르기 까지는 꼭 붙여야만 하는 도화선이었어. 그걸 부정하는 건 모든 걸 들은 너라 해도, 카나에라도 불가능해.

 물론, 유리나 본인이라도, 말이지.

 

화자 : 카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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