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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시판 > 2024년 시즌 9-2, 탈리야는 어떻게 강캐가 되었나
  • 2024-10-04 22:07:30

  • 1

  • 273

Lv.12 이오닉
이 짤은 본 게시글과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오닉입니다. 제목이 매우 자극적이라 들어오신거면, 제 의도에 당하신겁니다. 다르게 보면 원조처럼  되기를 바라는 제 마음이 들어간 제목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시즌 9-2 벚꽃결투 대회 환경에서 현재 가장 핫한 "탈리야"에 대해서 몇가지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여신 연구글보다는, 외전 처럼 조금 더 편한 형태로 글을 풀도록 하겠습니다.

* 일러두기 시즌9->시즌9-2의 패치는 모두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서술하였습니다.


1. 시즌 9 -> 시즌9-2
올해 6월-7월간 시즌 9-2로 변경되면서 몇가지 패치가 이뤄졌습니다. 우선 무난한 1티어였던 호노카가 너프되고, 토너먼트간 많은 장고의 원인이었던 렌리1이 크게 너프된 이슈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까지 약한 파워때문에 웃음벨이었던 하가네와 탈리야의 버프가 오면서 많은 미코토분들이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10월까지 약 3개월이 지나면서 여러 일들이 있었습니다. 하가네는 "대산맥 리스펙트" 버프를 받고 압도적인 힘으로 메타를 지배하다가, 바카파이어가 1달만에 "대산맥 리스펙트"를 롤백을 결정하면서, 하가네의 한달천하는 진압되었습니다. 이후 사람들이 눈을 돌린 여신은 탈리야였습니다. 카드를 1장 버프에 1장 변경이라는 가장 많은 변화가 있는 여신이었고, 이전에는 웃음벨이었던 여신이 얼마나 강해졌을지도 궁금했던 겁니다. 그리고 현재 10월쯤 되어서, 탈리야는 현 환경의 파워 여신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아직 압도적인 1티어로 자리잡지는 않았지만, 이것이 탈리야의 한계 때문인지 아니면 미코토들의 탈리야 숙련도 때문인지는 조금 더 봐야하는 상황입니다.


2. 시즌 9 이전의 탈리야는 왜 약캐였나
"어떻게 강캐가 되었나?"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변경전에는 왜 약캐였나를 알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시즌 9 탈리야에 대한 분석이 먼저 필요합니다. 그리고 탈리야 분석 전에 조금더 근본적으로 들여다 봐야할 게 필요합니다. 게임에서 강캐, 약캐는 도데체 어떻게 구분되는 것일까요?

게임이라는 것은 특정한 규칙하에 플레이어들의 선택으로 승패를 결정하는 놀이입니다. 대부분의 보드게임은 플레이어에게 끊임없는 선택지를 주고 각 선택지는 리스크와 리턴으로 이뤄집니다. 보통 리스크와 리턴이 비례관계를 이룰수록 훌륭한 게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는 텍스트가 있는 비대칭 게임들 뿐만 아니라, 텍스트가 없는 추상전략 게임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개념입니다. 바둑에서도 3선은 실리선, 4선은 세력선이라 부릅니다. 안전하지만 실리를 추구하느냐, 위험하지만 세력을 추구하느냐에서 바둑 역시 끊임없는 리스크와 리턴을 계산하는 게임입니다. 그리고 보통 리스크와 리턴의 균형이 무너지면 게임의 밸런스는 망가지기 마련입니다. 보드게임이나 카드게임에서 단순히 리턴이 큰 카드들을 사기밸런스라고 하지 않습니다. 들어가는 비용이나 리스크 대비 리턴이 너무 큰 카드들을 사기밸런스라고 부르죠. 그리고 리스크 대비 리턴이 너무 작을 경우에는, 안좋다고 일컫고는 합니다.

탈리야는 5개의 "조화"결정을 소비하는 리스크와 비용, 그리고 이를 통해 받는 여러 보상과 리턴으로 구성된 여신입니다. 그리고 탈리야가 받는 리턴들은 매우 파격적으로 좋습니다. "기동"은 다재다능한 이동기로 기본동작으로는 못하는 1거리 이하 클린치나, 오라 소비 없이도 후퇴하는 것을 가능케 해줍니다. 쉴드 차지는 강력한 3/2 공격에, 라이프에 맞을 경우 상대가 플레어를 채우지 못하는 역할을 합니다. 스팀캐논은 매우 넓은 적정 거리의 3/3으로 활용할 수 있고, 로어링은 집중력 차이를 벌릴 수 있는 파워 카드입니다. 터보스위치는 정말 귀하다는 양방향 스텝 대응이고, 대부분의 상대 공격을 무기력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팔방미인에 엄청난 밸류를 갖고 있는 파워 여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턴만 보면 말이죠...

앞 문단에서 언급한 모든 리턴들은, 조화결정을 소비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그리고 시즌 8-2까지의 탈리야는 조화결정이 5개 밖에 없고, 이를 회복하는 수단들은 대부분 나사가 빠져있거나 높은 비용을 필요로 했습니다. 스팀캐논의 결정회복은 시즌 9나 되어서야 겨우 버프받은거고, 로어링은 조화결정이 필요한 후반부에 목숨같은 집중력 2를 사용해야합니다. "줄리아의 블랙박스"는 후반부에 비장패 전력을 쓴다는건 게임을 던지는 것이나 다름 없을 뿐더러, 주 목적과도 맞지 않습니다. 그나마 리스크 대비 리턴이 있는게 "오메가 버스트" 정도이긴 했지만, 이것도 1회용이었을 뿐입니다. 즉 탈리야는 한정된 조화결정을 관리해야한다는 어려운 난이도의 여신이었고, 그것 때문에 사람들의 외면을 받았습니다. 탈리야가 약했던 이유는 카드의 밸류나 다재다능이 약해서가 아니라, 그 다재다능을 발휘하기 위한 조건과 비용이 너무 비싸고 어렵기 때문이었습니다. 

3. 웨이빙 엣지 버프

시즌 9-2에 버프받은 "웨이빙 엣지"를 먼저 봅시다. 사실 시즌 9에서도 "웨이빙 엣지"는 강력한 카드였습니다. 축복받은 적정거리 1-3에다 3/1의 공격에 기동을 수행하는 카드인데, 이것이 약하다면 이상하겠죠. 그나마 단점은 풀파워를 위해 조화결정이 2개나 필요하다 정도가 있긴 했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한 게임이 3순 정도만 진행되기 때문에, 조화결정 사용카드는 "웨이빙 엣지" 한장만 넣고 조화회복은 플랜에 안넣는 전략도 고려할 만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카드 1장의 리턴만 받아내고, 비용과 리스크는 무시를 해도 되었죠.
원래도 약하지 않았던 리턴의 카드였는데, 지금은 기본동작 1회추가로 리턴이 더 커졌습니다. 그리고 기본동작을 먼저 실행하기 때문에 다재다능함도 더욱 커졌습니다. 예전에는 거리1로 클린치를 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거리 2에서 카드를 사용해야 했지만, 지금은 3거리에서 사용해도 바로 거리 1까지 클린치를 들어갈 수 있습니다. 상대방 입장에서는 더욱 압박으로 올 수 밖에 없는 거죠.
거리 4도 꽤나 절묘한 버프입니다. 이거는 "줄리아의 블랙박스"랑 연계된 버프이기도 합니다. "줄리아의 블랙박스"는 빠르게 사용하는게 좋은 전력 비장패이지만, 사용조건 때문에 초반에 사용하기가 까다롭습니다. 일반적으로 빠르게 변신하기 가장 좋은 빌드가 2연소 2번, 1연소 1번인데 2연소 2번을 1순 3턴안에 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터보스위치"는 상대 주요 공격을 한번 흘린다 치더라도, 거리1-3인 "웨이빙 엣지"를 1순에 사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니 "로어링" 사용을 고려하게 되는데, 후반부에는 결정소모와 집중력 소모때문에 사용이 어려운 "로어링"을 초반을 위해 덱에 넣는 것은 탐탁치 않는 선택지였죠(물론 지금 시즌 9-2에서 로어링은 파워카드지만요...). 하지만 웨이빙엣지 적정거리4까지 확대가 되면서 1순에 사용하는 것도 진지하게 고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순 소모계획을 "터보스위치"와 "웨이빙 엣지"만 사용하면 되니, 블랙박스를 넣는 덱 전체의 파워가 올라가게 되었죠.
사실 여기까지만이었다면, 카드 하나가 너무 파워카드가 되었다 정도로 끝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또다른 변경 카드 "마스터피스"의 변경점은 파급력이 너무 컸습니다.


4. 마스터피스 변경

기존에는 거리이동 유틸성 뿐이었던 "탈리야의 마스터피스"는 조화결정 소모를 회복으로 바꿔주는 효과로 바뀌었습니다. 사실 저도 처음에는 하가네에 눈길이 갔기 때문에, 마스터피스의 변경의 임팩트를 간과했습니다. 그리고 글을 쓰는 지금은 이 변경이 게임 디자인상 좋은 영향은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기존의 조화결정을 사용하는 탈리야 카드들은 매우 강한 리턴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는 조화결정 자원의 소모를 전제로 디자인 된 카드들입니다. 그리고 마스터피스는 그 전제들을 오히려 망가뜨립니다. 차라리 "조화결정을 소비하지 않는다"는 텍스트였으면 흐린 눈으로 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카드는 "리스크"를 "리턴"으로 돌려주는 카드기이기 때문에, 단순 "리턴"보다도 훨씬 파급력이 셉니다. 조화결정을 회복하는 오메가 버스트는 단 1번 폭팔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지만, "마스터피스"는 소모를 회복으로 돌리면서 1번, 회복된 결정을 소모하면서 1번으로 총 2번 폭팔을 더 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리고 3순정도로 진행되는 게임에서 폭팔력 3번이면 게임을 끝내기에 충분합니다. 
이는 "로어링"에 더 강하게 영향을 미칩니다. 로어링의 첫번째 효과는 소모량이 크면서 조건부 3ap 리턴을 받는 카드라 애매했지만, 마스터피스 때문에 큰 소모량이 큰 리턴으로 변경되어 버렸습니다. 소모값을 리턴으로 돌려주는 효과는 게임의 근간을 흔들 수 있기 때문에 신중히 디자인해야하는데, 코스트도 2플레어로 매우 쌉니다. 즉 적은 소모값으로, 조화결정 관리에 한정하여 거의 오메가버스트의 2배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종합하자면, 1) 탈리야는 시즌 9 전에도 자원관리가 어려워서 약했지, 다재다능함과 카드밸류는 여전히 강했다. 2) 시즌 9-2가 되면서 카드의 밸류와 다재다능을 챙겼고, 마스터피스가 자원관리의 소모값을 리턴으로 만들어버렸다. 3) 이렇게 되면서 탈리야는 조화결정을 소모하면서 낼 수 있는 폭팔력을 지속할 수 있게 되었다.  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여신의 리스크가 약해져버리니, 강대한 리턴으로 다른 여신들을 찍어누를 수 있게 된거죠.


5. 대응할 수 없다는 불쾌함

사실 카드를 사용하는 게임은 당연히 서로가 비대칭일 수 밖에 없고, 세세하게 들어가면 밸런스 차이는 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한쪽의 파워가 약하더라도, 오묘한 상성관계로 상대의 약점을 찔러서 극복할 수 있다는게 비대칭게임의 장점이고 재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게임은 대응할 수 없는 무력함을 느낄때 플레이어에게 불쾌함을 주기 마련입니다.
대부분의 게임들이 리스크 대비 리턴을 주는 형태로 디자인 하는 것은, 그것이 플레이어에게 선택지를 주고 리턴에 대한 납득을 주기 때문입니다. 상대의 훌륭한 판단과 나의 오판으로 큰 피해를 받는다면, 피해를 받는 쪽도 납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스스로 최선을 다해 최적의 판단만 했는데도 큰 피해를 받는다면, 이는 불쾌감으로 치환될 수 밖에 없습니다.
벚꽃 결투가 재미있는 이유는 운보다는 나의 선택에 의해 좌우되는게 많기 때문일 겁니다. 상대에게 "결사" 키워드를 주지 않기 위해 딜을 조정하거나, 상대의 강력한 비장패를 의식해서 오라를 유지하는 것은, 리스크에 대응을 하는 행위입니다. 상대가 "참"을 공격해도 여기에 섣불리 대응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이후에 올 다른 카드들을 의식해서 선택하는 것일 겁니다. 가끔 라이프 리드 상황에서 극단적인 후퇴를 선택하는 것은, 상대의 ap를 계산해서 상대가 좋아하는 거리를 주지 않기 위한 대응입니다. 하지만 탈리야의 조화결정은 게임룰상 상대가 관여할 수 없는 요소인데, 탈리야 자체적으로 이에 대한 회복이 너무 빠릅니다. 시즌 9 이전에는 상대의 소모한 조화결정 자원을 보면서 상대의 수를 카운팅 할 수 있었지만, 시즌 9-2부터는 끊임없는 카드밸류 사용을 보면서도 아무 대응을 할 수 없습니다. 조화결정의 소모된 정도를 봐도, 이것이 "마스터피스"에 의해 바로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게임이 단순 동전뒤집기가 되어버립니다. 하가네의 대산맥 리스펙트 버프에 우리가 불합리를 느꼈던 것도 이점입니다. 아무리 조건이 "원심"이라지만 상대가 가져가는 리턴값이 너무 크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너무 무력했기 때문이죠.
바카파이어가 시스이를 릴리즈하면서 "열상은 나중에 데미지를 주는 기믹이라서 손해다"라는 언급을 보고 실소했던 분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리스크 및 코스트라 생각했던 "나중에 데미지를 주는기믹"은 오히려 상대에게 대응하기 어렵게 만드는 큰 리턴이었고, 결국 여신의 체급자체를 줄이는 형태로 밸런스 조정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탈리야에 대해서도 같은 실수를 저지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6. 결론
시즌 9-2가 중반을 지나는 지금, 일본에서는 탈리야/아키나/시스이를 1티어로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꽤나 그럴듯한 삼습이라고 생각합니다. 탈리야는 카드들과 조화결정자원 소모가 벌어주는 밸류는 어마어마하지만, 결정타가 없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키나의 "개명방식절취법"은 벌어온 자원을 결정타 딜로 치환하는 카드고, 시스이는 자원이 없는 상대를 찢어버릴 수 있는 여신이 있기 때문에 서로가 호궁합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시즌 9-2에서 탈리야의 변화는 단순한 버프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이전에는 자원 관리에 어려움을 겪던 여신이, 마스터피스와 같은 핵심 카드 덕분에 더 이상 자원 부족에 시달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강력함은 상대에게 무력감을 줄 수 있으며, 게임의 재미를 떨어뜨릴 수 있는 리스크도 동반합니다. 벚꽃 결투가 추구하는 것은 리스크와 리턴의 균형 속에서 전략적인 선택을 통한 승리이지만, 지금의 탈리야 패치는 이러한 밸런스를 깨뜨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향후 패치에서 탈리야의 조정이 이루어질지는 미지수지만, 현 시점에서 우리는 이 강력한 여신을 어떻게 상대할지 고민하며, 메타에 맞는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게이머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계속해서 적응하고, 최선의 플레이를 찾아가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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