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브다이스 콘에서 발표된 신작 가운데 여러분이 아직 체험 못 해보셨을 게임에 대한 평가를 모아서 들려 드립니다. 특히 <동인도회사>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실 거라 느낌을 아실 수 있게 조금 정리해 보았습니다. 그 어떤 게임도 모두에게 그저 좋은 평가만 받지는 않습니다. 테스트플레이에 임한 직원들에게도 저마다의 남다른 취향과 기준이 있습니다. 아래의 평은 그중 긍정적인 평을 모은 것입니다. 각 평가는 각자의 주관적인 판단이므로 서로 상충하는 내용도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하여 봐 주시길 바랍니다. 

 

사딕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의 핵심을 잘 추려낸 게임. 초반에는 너무 올드한 매커니즘이 아닌가 싶었는데, 승자 독식으로 끝나는 예전의 가혹한 게임들과는 달리 창고에 물품을 보관하거나 배를 정선시킬 수 있는 등, 다음 차례에 구매나 판매를 우선적으로 할 수 있게 만드는 구제 장치가 갖추어져 있고 주식 시장과 배당처럼 1등을 견제하면서 윤활 작용을 해주는 요소들이 있어 후반으로 갈수록 그런 느낌은 완화되었다. 개념적으로는 단순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규칙과, 게임의 목표를 이해할 수 있는 테마를 채택하고 있고, 코에이의 ‘대항해시대’에서 즐길 수 있었던 상업적인 요소를 상당한 재미로 구현하고 있어 타겟 역시 넓게 가져갈 수 있다고 본다.


임요 
테플 시점 기준, 테플한 게임 가운데 가장 유로다운 게임이다. 규칙의 난이도는 높지 않으나(설명 15분) 승리를 위해 좋은 점수를 내기가 어려운 게임이다. <푸드 체인 거물>처럼 매 차례의 선택에 따른 스노우 볼링이 있어서 전략 게이머의 취향을 만족하면서도, 주식 시장 변동으로 돈 방석에 앉는 요행도 기대할 수 있어서 초심자라도 크게 뒤처지지만은 않는다. 상대의 심리를 예측하는 눈치 싸움과 이로 인한 인터렉션도 존재해서 게임이 끝날 때까지 지루하지 않고 경쾌한 텐션을 유지한다. 테마에 대한 부담감을 극복할 수 있다면 준수한 전략 게임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

 

게이밍어니언
지금까지 테스트한 게임 중에 모든 면에서 가장 훌륭했다. 싸게 사고 비싸게 팔아 돈 번다는 과정이 주는 원초적인 재미가 잘 살아 있고 그 싸게 사서 비싸게 팔기 위한 중간 과정에 생산지 공급, 소비지 수요, 배 크기, 배 속도 등 다양한 요소가 개입해 즐거운 고민을 하게 만든다. 규칙 자체나 잔룰의 경우 "속도 빠른 배가 먼저 실어와서 먼저 팔아요" 정도로 전혀 어렵지 않고 직관적이라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것도 장점. 그리고 이런 류 게임치고는 <푸체거>나 <18>처럼 인정사정없이 말라죽지는 않게끔 1등의 독주를 막고, 한 번 삐끗한 플레이어를 구제하는 장치가 다양하게 꽤 잘 준비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본인 회사의 주식을 보유해도 이득이 없지만 남의 잘나가는 회사 주식을 사두면 배당금을 뽑아먹을 수 있는 주식 시스템, 너무 늦게 와서 생산지에서 상품을 살 만한 상황이 아니면 알박기해서 다음 라운드에 가장 먼저 실을 수 있는 정박, 또 판매 순서가 늦어서 팔 만한 상황이 아니면 보관해서 다음 라운드에 가장 먼저 팔 수 있는 창고 등이 그렇다. <푸체거>나 <18>을 못하겠다는 사람들도 이거라면 충분히 꼬실 수 있지 않을까.


왜티츄를거기서 
수요, 공급, 주식, 배당 등 소비자가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재미 요소가 잘 어우러져 있으면서, 아시아에서 상품을 구매해 본국으로 수송하는 무역 과정이 단순하면서도 재치 있게 구현되어 있다. 함선을 구매하고, 교역소를 세우는 등의 게임 흐름이 익숙한 PC 게임을 연상하게 하고, 적당히 쉬운 규칙으로 게임에 참가한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 매번 다른 게임을 기대하게 만든다.

 

수비드 
잘 만들었고 재미있는 유로 게임. 규칙이 크게 어렵지는 않은데 처음 설명 들었을 때 어떻게 해야 잘하는 건지 감이 바로 잡히지는 않고 한 라운드를 돌려보면 조금 보이는 느낌. 특정 플레이어에게 유리하게 작용될 수 있는 운의 요소가 적은 편. 상품의 공급, 소비량이 라운드마다 주사위 + 카드로 결정되는데 이는 모두에게 적용되는 부분이고 이를 모두가 알고 행동하기 때문에 운의 개입이 적다고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운 요소가 적절히 섞여 있어서 내가 밀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게임이 좋은데, 이 게임은 밀리고 있으면 뭔가 타개할 방법이 잘 보이지 않고 그대로 점점 더 멀어지는 듯한 부익부 빈익빈의 느낌을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더 해보고 싶고 재밌었다. 이전의 경험으로 ‘와, 이건 운의 요소가 정말 적구나’ 라는 생각을 안겨 준 <푸드 체인 거물>이 한 번 뒤쳐지면 따라잡기 쉽지 않은 느낌을 주는 게 좋지 않았는데 이 게임은 그보다는 좀 더 가벼우면서도 더 재미있다.


신나요 
A에서 물건을 사서 B에서 물건을 팔 때 수요와 공급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게임을 머릿속으로 구상한 적이 있었는데, 내 간단한 아이디어 스케치보다 훨씬 잘 만들어진 게임. 기본 규칙은 어렵지 않고(비슷한 수준으로는 <비티컬처>나 <마닐라> 정도가 떠오르는 정도) 이기기 위해서는 많이 생각하고 눈치도 봐야 하는 좋은 게임. 4인 첫 게임은 예상보다 길었지만 게임 규칙상 5라운드 플레이가 늘어진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JADE
왜… 재밌지…? 적당히 어렵고 적당히 머리쓰게 만들면서도 적당히 인터렉션도 있고 여러모로 참 묘하게 괜찮은 게임. 재미있고 여러 차례 할 만한 게임. 싸게 사고 비싸게 팔아서 이득을 최대로 취하는 것이 주가 되는 자원 수급형 게임 중에서는 꽤 절묘하게 잘 만든 수준의 게임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주사위 운으로 자원 수급이 이루어지는 것이 화나면서 웃음이 나오는 부분이라고 생각. 정해진 액션을 하기 때문에 한 액션만 더 있었으면…! 하는 그 느낌이 참 절묘하다.


찰리
대항해시대의 느낌을 잘 살린 좋은 게임이다. 상품의 시세를 조정하는 시스템이 간결하면서도 맥락이 있었으며, 리플성도 높았다. 전반적인 아트웍도 테마를 잘 반영하여 “대항해시대”의 느낌을 보드게임에서 맛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기 좋은 상품이다. 

 

안타레스지킴이
Easy to learn, hard to master. 복잡화/다양화되고 있는 요즘 게임들 사이에서 찾은 소금 같은 존재… 수요 & 공급 & 배당이라는 시스템을 여태껏 보지 못했던 방식으로 세련되게 풀어 내었는데, 거기에 대항해시대라는 테마가 완전히 녹아 들어 있다. 높은 완성도의 ‘좋은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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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언뜻 보이는 맥락들에 대해 대략적인 감은 오셨으리라 생각합니다. ㅎㅎ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떤 게임일까 궁금하시다면, 이 다음에 올라올 리뷰를 기다려 주세요.
(위 평가자 중 한 명이 몇 주 내로 써 준다고 했으니 아주 빨리는 아니더라도 기다리다 보면 게임 출시 소식보다 먼저 접하게 되실 겁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