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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콘텐츠 찰리의 테마 기행 - 액시스 & 얼라이즈:1942 제2차 세계대전 3
  • 2024-08-29 09: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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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프 [GM]찰리
글: [GM]찰리

 3. 역사상 최대의 전투

 제2차 세계대전은 당대 최강의 열강들이 총력전을 벌인 전쟁이기 때문에 현대에는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대전투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대전투는 미국의 전시생산체제가 본격적으로 결과물을 내놓은 1943년 이후에 벌어졌으며, 추축국은 이 전투들에서 총력을 동원했으나 패배하며 전쟁에서 이길 방법을 상실하게 됩니다.


 1) 쿠르스크 전투


 쿠르스크 전투 이전의 상황. 흰색 영역이 독일이 지배하던 영토이다. 동쪽의 소련과의 경계에서 양측의 돌출부가 눈에 띈다.
(출처: 나무위키 “쿠르스크 전투”)

 쿠르스크 전투는 1943년 7월 5일부터 8월 23일까지 진행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전투입니다. 이 기간에 양군이 투입한 전력은 양측 합쳐서 보병만 270만 명에 육박하는데, 6.25 전쟁 3년 동안 양측이 투입한 총병력이 210만 명 정도이니 가공할 수준의 인력이 투입된 것입니다. 양측의 주요 전력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투입된 총병력은 스탈린그라드 전투와 비슷하지만, 시가전이 중심이어서 보병 위주로 전투가 진행된 스탈린그라드 전투와 달리 쿠르스크 전투는 개활지에서 벌어진 전투라 엄청난 숫자의 전차와 항공기도 투입된 것이 다릅니다.
병종 독일 소련
총 병력 780,900명 1,910,361명
전차 2,928대 5,128대
항공기 2,110기 2,792기
9,966문 25,013문

 쿠르스크 전투는 스탈린그라드 전투로부터 5개월 뒤에 벌어진 전투입니다. 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서 큰 손실을 보며 후퇴한 독일은 하리코프에서 반격에 성공하며 전선을 형성합니다. 이렇게 전선이 형성되며 쿠르스크 지역에는 거대한 돌출부가 형성되었고, 지금까지 돌출부를 공략하며 소련에게 큰 손실을 입혔던 독일군은 이 지역에 대한 공세를 준비합니다. 한편 소련 역시도 독일군이 이 지역을 노리고 있음을 첩보를 통해 확인하고 탄탄한 방어선을 구축하고 역습을 위한 예비대를 준비했습니다.
 7월 5일이 되자, 독일의 공세가 시작됩니다. 독일은 중부집단군과 남부집단군으로 나뉘어 북쪽과 남쪽에서 진격합니다. 독일군은 돌격포와 전차를 앞세워 진격하지만, 1차 방어선만 돌파하는데 그칩니다. 독일군은 여전히 압도적인 교환비로 소련군을 밀어붙였지만, 소련군은 계속해서 예비대를 투입하며 전선을 유지합니다.
 결국 7월 10일이 되어 시칠리아에 연합국이 상륙하자, 히틀러는 공세 중지를 명하고 일부 전력을 이탈리아 전선으로 차출합니다. 공세 중지 명령은 13일에 내려졌고, 7월 15일이 되자 독일군의 모든 공세가 종료됩니다.
 이제 소련이 반격할 차례가 되었습니다. 소련군은 북쪽의 중부집단군과 남쪽의 남부집단군 각각에 모두 반격을 기합니다. 중부집단군은 소련이 북쪽의 오룔시를 노리고 올 것이라 예측했고, 이를 미리 대비했기 때문에 소련군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히고 전력도 비교적 온전히 보전하고 퇴각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전선에서 소련군은 독일군 49만 2천 명을 섬멸하고자 128만 2천 명을 투입했는데, 독일군은 6만여 명의 사상자를 기록한 반면에 소련은 42만 명이 넘는 사상자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남부집단군은 소련군의 공격방향을 잘못 판단해 허를 찔렸습니다. 그래도 어찌어찌 방어선을 구축해 소련군의 진격을 중지시켰지만, 히틀러의 전선사수명령으로 인해 벌어진 틈으로 인해 전선이 무너지고 돌파당하고 맙니다. 히틀러는 어떻게든 하리코프를 사수하고자 했으나, 하리코프마저 함락되었고, 독일은 우크라이나 서쪽으로 후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쿠르스크에서 독일은 전술적으로는 더 뛰어난 역량을 보이며 소련군에게 큰 손실을 야기했지만, 소련군은 독일군의 공격을 방어하고 역습으로 전선을 밀어내는 전략적 목표를 모두 달성했습니다. 반면 쿠르스크 이후 독일은 전략적인 공세를 벌일 여력을 상실합니다. 이제 동부전선은 소련이 공세를 벌이면, 독일군이 공세적 반격에 나서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30초로 보는 쿠르스크 전투의 전개. 돌출부를 포위하려는 독일군의 진격은 돈좌되었고, 소련군은 반격하여 전선을 전진시킨다.


 2) 노르망디 상륙작전


 노르망디 해전의 작전도.
 (출처: 나무위키)

 소련은 개전 이래로 독일에게 양면전쟁을 강요할 수 있는 전선을 서유럽에 형성해 줄 것을 영국과 미국에 요구해 왔습니다. 이에 영국과 미국은 북아프리카 전선에서 승리한 기세를 몰아 1943년 7월에 시칠리아에 상륙합니다. 연합국이 시칠리아를 완전히 장악하자 이탈리아 왕국은 무솔리니를 축출하고 항복했으나, 히틀러는 무솔리니를 구출한 다음 이탈리아 북부에 이탈리아 사회 공화국이라는 괴뢰국을 세워 항전합니다. 연합국은 독일과 이탈리아 사회 공화국의 격렬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로마까지 점령하는 데 성공했지만, 그 이상 북진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연합국은 계속 북진하기보다는 이 지역에 독일군을 적절히 묶어두는 것에 만족했기에 이탈리아 전선은 독일이 항복하는 시점에야 완전히 정리가 됩니다. 한편 미국과 영국은 프랑스를 해방시키고 독일로 진격하기 위해 새로운 작전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인류 역사상 최대의 상륙작전인 노르망디 상륙작전입니다.
 연합국은 상륙작전을 최대한 수월하게 진행하기 위해 독일에 역정보를 주는 정보공작까지 활발히 벌였고, 독일은 상륙하는 당일까지도 상륙지점을 갈팡질팡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당시 날씨가 너무 좋지 않아서 노르망디 방면 사령관이던 롬멜은 상륙이 불가하다 판단하여 아내의 생일을 같이 보내기 위해 독일에 귀국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날씨 때문에 원래 계획한 1944년 6월 4일에 작전을 개시하지 못했지만, 다행히도 6월 6일에 잠깐 날씨가 개었고 연합국은 이날을 놓치지 않고 작전을 진행합니다.
 연합국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6,900대가 넘는 수송선과 총 15만 6천 명의 병력을 투입합니다. 이 상륙병력들의 목표는 노르망디 해안을 장악하여 후속 병력들이 투입될 수 있도록 교두보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출격한 것은 공군으로 영국과 미국은 2,200대가 넘는 항공기를 동원해 해변을 폭격합니다. 하지만 먹구름으로 인해 폭격 목표를 찾기가 어려워 폭격은 큰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해군의 사전포격도 상륙부대의 상륙을 방해하지 않도록 40분 정도로 짧게 진행되었습니다. 연합국 지휘부의 오마 브래들리 장군은 이 사전 공격으로 독일의 방어선이 무력화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기대와는 달리 그렇지 않았습니다.

 

전쟁 영화 붐을 다시 일으킨 걸작 <라이언 일병 구하기>. 영화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으로 시작한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오프닝 씬으로 유명한 오마하 해변은 노르망디 상륙작전 중에서도 가장 치열한 전장이었습니다. 오마하 해변은 노르망디 지역에서도 가장 방어선이 튼튼했던 전선이었고, 짧은 폭격과 포격으로는 전력이 전혀 약화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보병들의 엄폐물이 되어주어야 했을 수륙양용전차들도 제대로 상륙하지 못했습니다. 상황이 이러니 미군 보병들은 독일군의 사격에 그대로 노출되어 큰 희생을 치러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군은 독일군의 방어선을 돌파했고 당초 목표보다는 모자라지만 교두보를 확보합니다. 이날 오마하 해변에서 발생한 미군 사상자는 3,000여 명이었던 반면 다른 모든 해변의 사상자를 합치면 2,000여 명 정도였을 정도로 미국은 오마하 해변에서 크게 고생합니다.
 오마하 해변에서 고생하기는 했어도 연합국은 노르망디 해안을 성공적으로 장악하고 간이 항구를 세웁니다. 이 항구를 통해 연합국의 병력과 물자가 본격적으로 프랑스에 쏟아졌고, 이후 두 달에 걸친 격전 끝에 연합국은 노르망디 전역을 성공적으로 장악합니다. 여기에 이어 마르세유 방면으로도 상륙작전이 이어지면서 독일군은 프랑스에서 후퇴하였고, 연합국은 프랑스를 해방시킵니다.
 한편 소련도 이 작전에 호응하여 동부전선에서 대공세를 펼칩니다. 이 시기에 독일군은 안 그래도 쿠르스크 전투 이후 동부전선에서 열세에 놓였는데 서부전선이 개전되며 병력을 차출할 수밖에 없어서 더 약해진 상황이었습니다. 반면 소련군은 동원력과 미국의 보급지원은 여전했고, 이제는 병사들과 장교들도 독일에 뒤지지 않을 수준으로 숙련되었습니다. 그 결과 독일군의 남은 주력이었던 중부집단군은 그야말로 박살이 나버렸고, 독일군은 독일 국경까지 밀려납니다. 소련은 공세종말점에 도달함에 따라 독일을 그대로 밀어붙이기보다는 동유럽의 다른 국가들을 점령합니다.
 이렇게 소련이 한숨을 돌리는 동안, 히틀러는 소련의 기세가 꺾였다고 상황을 오판하고 남은 병력을 박박 긁어모아 서부전선에서 반격에 나섭니다. 독일의 반격에 영국과 미국은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기는 했지만, 제공권을 잃은 독일군으로서는 전황을 뒤집기는 무리였습니다. 결국 독일은 1945년 재개된 연합국의 공세를 버티지 못했고, 1945년 5월 소련이 베를린을 점령하면서 유럽 전선은 종결됩니다. 히틀러는 베를린이 점령되기 직전에 자살했고, 이후 독일 정부가 연합국에게 항복하면서 유럽 전선은 종결됩니다.

 3) 레이테만 해전

 1942년까지 태평양 전역에서 주도권을 가진 쪽은 일본이었습니다. 진주만 공습으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새 함선들이 취역하는 것은 1943년부터였기 때문에 미국은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미드웨이 해전과 과달카날 전역에서의 승리로 인해 일본의 항공함대 전력을 꺾어놓을 수 있었고, 전력이 본격적으로 충원된 1944년부터는 제대로 된 반격에 나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편 일본은 개전 이래 꾸준히 항공함대 전력을 잃어왔습니다. 레이테만 해전 직전 시점에 되면, 항공모함에서 함재기를 운용해 본 경험이 있는 인력이 씨가 마를 수준이었습니다. 비록 침몰당하지 않은 항공모함이 몇 척 남아있기는 했지만, 운용할 능력은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도 개전 초기부터 아껴왔던 야마토를 비롯한 전함들은 여전히 건재했습니다.
 레이테만은 필리핀 동쪽 사마르섬에 위치한 만입니다. 미국은 개전 초기에 빼앗긴 필리핀을 탈환하고자 했고, 이를 위해 병력을 상륙시키고자 했던 지역이 레이테만이었습니다. 한편 일본은 필리핀을 빼앗기면 일본 본토와 동남아시아 사이의 연결이 끊어지기 때문에 미국의 상륙 시도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했습니다. 이를 아는 미국도 일본 함대로부터 상륙부대를 지키기 위해 다수의 함대를 전개시켰습니다. 역사상 가장 많은 함선이 투입된 해전인 레이테만 해전은 이런 배경에서 개전되었습니다. 이때 투입된 양측 함선의 배수량 합계는 250만 톤으로 두 번 다시 나오기 힘든 수준이었습니다. 비교를 위해 예시를 들자면, 오늘날 대한민국 해군의 총 배수량 합계가 건조 중인 함선까지 모두 취항하는 것을 기준으로 27만 톤이고, 한 국가의 군사력에 비할 수 있다는 미국 항공모함 전단 하나의 전체 배수량이 대략 60만 톤입니다.
 레이테만 해전에서 일본의 작전 목표는 레이테만에 진입해 미국의 수송선단에 피해를 입히는 것이었고, 미국은 이를 막고자 함대를 방어적으로 펼쳐놓습니다. 일본의 전략은 브루나이에서 출발한 본대가 사마르섬 북쪽의 산 베르나르디도 해협을 거쳐서 레이테만에 진입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보조하기 위해 일본과 브루나이에서 출발한 별동대가 남쪽 방면에서, 일본에서 출발한 항공모함 함대가 북쪽 방면에서 미국 해군을 유인하기로 했습니다.
 한편 미국은 수송선단 보호를 목표로 태평량의 주전력을 모두 필리핀에 집결시킵니다. 미 해군의 주전력인 3함대와 그동안 맥아더를 지원해 온 7함대가 모두 이 전투에 투입되었습니다. 맥아더와 보조를 맞춰온 7함대는 레이테만에서 상륙군을 보조하고 3함대는 먼바다에서 일본 함대를 견제하는 것이 미국의 계획이었습니다. 일본의 주공이 진입할 예정이었던 산 베르나르디도 해협을 막는 것도 3함대의 임무였습니다. 다만 3함대의 주력군인 38.1전대는 재보급을 위해 빠졌기 때문에 전력에 공백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당시 3함대에는 38.1전대부터 38.4전대까지 네 전대가 편재되어 있었습니다).

 레이테만 해전의 지도. 1번이 구리다의 본대가 3함대에 쫓긴 시부얀 해전, 2번이 일본의 분대가 7함대와 교전한 수리가오 해협 해전, 3번이 3함대가 일본 항공모함 함대를 쫓은 엔가노 곶 해전, 4번이 7함대와 구리다의 본대가 교전한 사마르 해전이다. (출처: 위키피디아 "레이타만 전투")

 1944년 10월 22일, 일본 해군은 레이테만을 향해 출항합니다. 이후 레이테만을 향해 항해하던 일본 해군의 본대를 미국의 잠수함 두 척이 발견하여 공격합니다. 이 공격으로 인해 함대의 지휘선을 비롯한 중순양함 2척이 침몰했고, 지휘관인 구리다 제독은 살아남아 구조되었지만 통신 담당을 비롯한 지휘부 인원은 다수가 사망합니다. 구리다는 기함을 야마토로 옮기고 지휘를 계속 이어나가지만, 이 피해로 인해 구리다 함대의 통신망은 약화됩니다. 잠수함의 기습으로 인한 피해에도 불구하고 구리다는 계속 전진합니다.
 한편 미국 3함대는 잠수함들의 보고를 받고 구리다의 함대를 발견하기 위해 정찰기를 내보냈고 24일 오전에 구리다의 함대를 발견합니다. 3함대 지휘관인 홀시 제독은 휘하 함대에게 전력을 다해 구리다의 함대를 공격할 것을 명했는데, 일본에서도 구리다의 함대를 엄호하기 위해 3함대에 공습을 가합니다. 이에 38.3전대가 공습을 방어에 나섰으나 경항공모함 1척과 경순양함 1척을 잃고 맙니다. 공습은 두 차례에 걸쳐서 진행되었는데, 루손섬에서 출발한 1차 공습은 성과를 거두었으나, 항공모함 함대에서 출발한 함재기들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루손섬으로 도망갔습니다. 미끼역할을 하기로 했던 항공모함 함대는 함재기마저 제대로 회수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38.3전대가 공습을 방어하는 사이에 38.2전대는 구리다의 함대를 향해 맹습을 가합니다. 함재기들의 공격은 거대한 전함인 야마토, 무사시, 나가토에 집중되었습니다. 38.2전대에 이어 38.3전대의 함재기들도 방공을 마치고 공습에 나섰고, 멀리 떨어진 38.4전대와 재보급을 마치고 다시 돌아온 38.2전대의 2파 공격까지 이어지자 구리다의 함대는 버티지 못하고 퇴각합니다. 이 공습의 피해로 인해 전함 무사시는 퇴각 과정에서 침몰했고 중순양함 1척도 대파됩니다. 구리다의 함대가 퇴각하는 것을 확인한 3함대는 구리다의 함대가 격퇴되었다고 판단했으나, 구리다는 미국의 정찰기가 보이지 않자 다시 함수를 돌려 산 베르나르디도 해협으로 향합니다. 이 전투가 1번 시부얀 해전입니다.
 시부얀 해전의 결과로 구리다가 퇴각했다고 판단한 홀시 제독은 원래의 임무였던 산 베르나르디도 해협을 방어하지 않고, 그 대신에 북쪽에서 발견한 일본의 항공모함 함대를 추격하기로 합니다. 이 시기에 일본의 항공모함 함대는 개전 초기의 위상을 잃은 신세였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여전히 항공모함을 더 큰 위협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특히 이 항공모함 함대에는 미해군의 주요 목표였던 진주만 공습의 원흉인 즈이카쿠가 남아있었기도 했습니다. 홀시 제독은 휘하 전대 셋을 모두 동원해 북상했고, 보급을 받고 귀환하던 38.1전대에게 방어를 명합니다. 하지만 38.1전대는 이 해전에 합류하기에는 너무 멀리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틈을 타서 구리다의 함대는 산 베르나르디도 해협을 통과합니다.
 한편 지상군 지원 임무를 맡은 7함대는 레이테만에서 포격지원을 하던 전함위주의 77.2부대와 필리핀해 방면에서 항공지원을 맡은 77.4부대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이들 중에서 77.2부대는 남쪽 방면에서 진입한 별동대를 상대로 교전했고, 77.4부대는 산 베르나르디도 해협을 통과한 구리다의 함대를 상대하게 됩니다.
 일본의 별동대는 레이테만에 도착하기 전부터 3함대에 들켜서 공습을 받았고, 그 이후에도 어뢰정의 기습을 받는 등 우여곡절을 겪습니다. 하지만 일본 별동대는 야간에 작전을 끝내기 위해서 진군을 멈추지 않습니다. 이들이 레이테만에 진입하려면 좁은 수리가오 해협을 통과해야 했습니다. 한편, 미국 7함대는 이들이 진입한다는 보고를 받고 수리가오 해협을 향해 포격진을 미리 갖추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본 별동대가 사거리에 들어온 것을 확인한 전함 웨스트버지니아가 포문을 먼저 열었고, 이윽고 전함과 순양함들의 대규포 포격이 이어졌습니다. 일본 별동대는 나름대로 응전에 나섰지만, 비 오듯 쏟아지는 포격을 감당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결국 일본 별동대는 괴멸적인 피해를 입고 퇴각하고 맙니다. 이 해전이 수리가오 해협 해전입니다. 이 해전이 벌어졌을 때, 맥아더 장군과 관련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맥아더 장군은 함대포격전이 벌어진다는 소식에 7함대에 참관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합니다. 하지만 해군은 안전상의 문제로 이를 거절했고, 오히려 상륙함에 남아있던 육군 지휘부는 상륙하여 아예 필리핀 내륙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안전하게 상륙작전에 전념해야 했을 7함대가 적에게 공격당한 것은 그 자체로 큰 위협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77.2부대는 일본의 별동대보다 더 전력이 강했기에 안전하게 적을 격퇴할 수 있었지만, 적의 주력을 맞이한 77.4부대의 사정은 많이 달랐습니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구리다의 본대는 산 베르나르디도 해협을 통과해 필리핀해에 진입합니다. 이들은 원래 작전 목표대로 레이테만에 진입하기 위해 남하합니다. 한편 77.4부대 소속분대인 태피 3는 지상공격을 준비하면서 북쪽 방면에 대잠 정찰기를 보냈는데, 이 정찰기가 구리다의 본대를 발견합니다. 당연히 3함대가 있어야 할 자리에 일본 함대가 나타나자 태피 3는 당황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태피 3는 호위항공모함과 구축함만으로 이뤄진 함대라 함대전을 벌이기에는 무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양측의 전력 차이는 태피 3의 모든 함선의 배수량을 합해야 야마토 1척과 겨우 비빌 수준이었습니다.
 당황한 것은 일본 함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구리다는 눈앞의 함선들이 3함대라 착각했고, 항공모함의 함재기에 대응하기 위해 대공진형을 갖추고 남진합니다. 태피 3의 지휘관 스프레이그 제독은 모든 함재기를 일단 이함시키며 후퇴합니다. 마침 동쪽에 스콜이 생겨서 함대를 스콜 속에 숨기고 연막탄까지 친 덕분에, 레이더가 없는 일본의 함대는 태피 3에 명중탄을 쉽게 내지 못합니다. 그나마 낸 명중탄도 호위항공모함이 함재기용 무장까지 과감히 버린 덕분에 관통만 했을 뿐도 큰 피해를 주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이런 선전에도 불구하고 간신히 버티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10월 25일 08시 기준 사마르 해전도. 호위항공모함들은 남쪽으로 후퇴하지만 구축함들은 적함을 향해 돌진한다.
(이미지 출처: 나무위키 "레이테 만 해전/경과")

 이때 태피 3의 구축함들이 적함을 향해 돌진합니다. 군함은 더 클수록 더 강하고 사거리가 긴 함포를 탑재하기 때문에, 작은 함선으로는 큰 함선을 상대할 수 없다는 것이 해전의 상식입니다. 그런데 구축함이 전함과 중순양함으로 구성된 함대를 향해 돌진한다는 것은 다윗이 골리앗가 맞서는 것만큼이나 무모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구축함 함장들은 제독의 명령이 없었음에도 함대를 구하기 위해 이런 무모한 싸움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이순신 장군의 죽고자 하면 살 것이라는 말처럼 이 선택이 태피 3와 함대를 살립니다.
 미국 구축함들은 일본의 함선들을 향해 어뢰를 날렸고, 일본의 함선들은 어뢰를 회피하기 위한 기동에 들어가며 대열이 흐트러집니다. 이 과정에서 주력인 전함들이 제대로 전투에 참여하지 못합니다. 게다가 태피 3의 함재기들과 인근 7함대 다른 부대에서 보낸 함재기들도 격렬히 공격하면서 일본의 함선들은 적지 않은 피해를 보고 있었습니다. 분명 규모만 놓고 보면 일본 함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지휘관인 구리다 제독은 자기가 맞서는 함대가 미국의 주력인 3함대라 착각하고 있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구리다 제독에게 후방에서 적 함대를 발견했다는 보고가 들어옵니다. 이대로 적에게 발목을 묶인 채로 시간을 끌면 전멸할 수 있다고 생각한 구리다 제독은 퇴각을 명령합니다. 이렇게 레이테만 해전에서 미국의 가장 큰 위기였던 사마르 해전은 미국의 승리로 돌아갑니다.
 한편 원래 방어해야 했던 위치를 버리고 북진한 3함대의 홀시 제독은 일본의 항공모함 함대를 일방적으로 두들기고 있었습니다. 이 시기의 일본 해군은 미국 해군과 공중전을 벌일 능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일본 항공모함 함대의 지휘관 오자와 제독은 3함대를 성공적으로 유인했다는 무전을 구리다 제독에게 전했지만, 구리다 제독은 이 무전을 받지 못합니다. 이는 구리다 제독이 사마르 해전에서 오판하는데 큰 영향을 주기도 했습니다. 숙련된 통신요원들이 개전 초기에 지휘함이 침몰하며 사망하며 구리다 함대의 통신 능력은 크게 약화된 것이 큰 후폭풍을 불러온 것입니다.
 3함대는 이렇게 엔가와 곶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진주만의 원수인 즈이카쿠를 비롯한 여러 함선을 침몰시키거나 대파시키며 승리를 거두었지만, 그동안 3함대가 엄호했어야 할 7함대는 일본 해군의 별동대와 본대에게 공격당하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7함대는 3함대에 꾸준히 지원 요청을 했지만, 3함대는 이미 북쪽으로 멀리 나와버린 상황이었습니다. 7함대가 자력으로 일본 함대를 격퇴해서 망정이었지, 만약 구리다 제독의 본대가 공격을 지속했다면 일본의 계획대로 레이테만의 상륙부대는 큰 피해를 입울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7함대의 선전 덕분에 미국은 작전 목표를 모두 달성하여 필리핀을 탈환할 수 있었고, 일본은 필리핀을 잃으며 그나마 남은 함대조차 반쪽짜리가 되고 맙니다. 동남아에 남은 함대에겐 탄약을 보급하거나 수리를 할 수 없었고, 일본에 남은 함대에게는 연료를 보급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이 해전을 끝으로 일본은 제대로 된 해상작전을 수행하지 못했고, 연합국은 차례차례 일본이 점령한 섬들을 점령해 나갑니다. 사실상 전황을 반전시킬 방법은 없었지만, 일본은 전 국민을 희생시킬 기세로 저항합니다. 독일이 항복한 이후에도 일본은 항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이오지마와 오키나와에서 생각보다 큰 피해를 본 미국은 그동안 개발해 온 신무기를 투입해 일본의 의지를 꺾고자 합니다. 결국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연달아 원자폭탄에 떨어졌고, 일본이 8월 15일에 무조건 항복하며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제2차 세계대전은 종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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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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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 코보게가 자꾸 악수만 두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 Lv.7

      분식순대

    • 15

    • 1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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