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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콘텐츠 [단종 게임 회고록] 제 1화. 패닉 온 월 스트리트!
  • 2022-03-26 09:15:20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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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신나요

 

누군가는 소장한 사람이 있을지 몰라도 지금은 단종되어 달리 구할 길이 없어진 게임들을 하나하나 추억하며 곱씹어 봅니다.
경험과 기억에 의존하여 쓰는 글입니다. 부정확한 정보가 있을 수 있으므로, 댓글로 알려주시면 가능한 한 수정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본 게시글의 사진은 직접 촬영하였거나 보드게임긱에 올라온 이미지를 활용한 것입니다.

 

 

전체 구성물. 회사 타일은 보드마커로 금액을 쓰고 지우고가 가능합니다. 모든 주식은 30원(30,000달러)로 시작합니다. 빨간 주사위의 -7이 인상적이군요...

 

 

다인 게임의 숨은 준작(차마 걸작이라는 단어는 손가락이 안 가고...)이던, '패닉 온 월스트리트'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볼까요. 2011년 '상업의 달인들(Masters of commerce)'로 출시되었다가 2012년에 완전히 새단장을 해서 나온 게임입니다. 플레이 인원수가 3~11명이라지만, 3과 4는 좀 말도 안 되는 숫자고(물론 소수 인원 버전 규칙이 적혀 있긴 했습니다만...) 보드게임긱에서 추천 인원이 7~11명이라고 되어 있는 만큼 다인플 게임입니다. 거래, 협상(잡?), 동시진행, 예쁜 콤포 등이 포인트인 게임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풀어가 볼까요.
플레이어는 반반으로 나누어집니다. 그래서 절반은 주식 매니저(manager)가, 나머지 절반은 투자자(investor)가 되며, 게임이 끝날 때는 매니저 중 한 명, 투자자 중 한 명으로 2명의 승자가 나옵니다. 게임판에는 주식 시장 상황판이 깔립니다. 윗줄(빨간색)부터 아랫줄(파란색)으로 내려갈수록, 안정성은 올라가고 수익성은 떨어집니다. 즉, 빨간줄은 대박 혹은 쪽박인 주식이죠.

 

 

투자자는 매니저와 각종 거래를 통해(저 회사 안 팔리는 거 내가 같이 사 줄테니까 이 회사는 내 껄로 고정하자 등등...) Closed 토큰을 올릴 수 있습니다. Closed된 주식은 남들이 건드릴 수 없습니다. 그렇지 않은 주식을 사고 싶나요? 더 높은 값을 불러 매니저와 흥정해 보세요.

 

 

매니저들은 자신이 가진 색깔별 회사 주식을 발행합니다. 투자자는 각 매니저를 찾아다니며 주식의 가격을 놓고 흥정하죠. 주식 위에 자신의 토큰을 closed 면으로 올려놓지 않는 한, 흥정을 통해 주인이 바뀌기도 합니다. “이 주식 지금 30원인데, 이번에 떨어지진 않고 무조건 올라갑니다. 20원에 사면 개이득!”, “이거 리스크 너무 큰데요? 까딱 잘못하면 10원 게워내겠네. 그래도 올라갈지도 모르니까 30원 콜합시다!” 주어진 시간은 2분. 차례도 없으니, 투자자나 매니저나 서로를 열심히 찾아다니고 정신 빠지게 흥정해야 합니다.
흥정이 끝나면 주사위를 굴립니다. 굴려서 나온 +만큼 보드판에서 해당 주식 가격이 올라가고, -만큼 해당 주식 가격이 내려갑니다. 그렇게 결정된 주식 가격만큼을 투자자가 은행에서 법니다. 주식 위에는 자신의 구매시 금액을 적어 놓았으니, 이득인지 손해인지는 아주 분명히 보이겠죠. 네.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웁니다. 비싸게 사서 수익이 낮으면 망하는 거죠. 고만고만하게 사서 10원 버는 사람도 있고요. 빨간색은 불나방의 빨간색인 법입니다...

 

 

빨간색 주식 30원에 산 사람은 얼마나 좋겠어요? X2짜리 주식을 산 사람은 온 세상에 기쁨이 가득하겠죠.

 


매니저들에게 돈을 지불하는 것은 투자자 수익이 발생한 이후입니다. 투자자는 벌어들인 돈에서 자신들이 매긴 주식값을 매니저들에게 지불해야 하죠. 이 과정에서 파산나는 사람도 발생하고요(참고로, 파산을 하면 해당 투자자가 게임에서 즉시 제거될 수도 있고, “나중에 돈 좀 얹어서 갚을께”라고 구두 협약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자는 수익이 먼저고 지출이 나중이니 가능한 거지만, 그 금액이나 협의 수위에 한계를 정하지 않은 건 너무 현실적인 듯도 하고요...?)
수익이 발생하고 나면 매니저는 관리비를 지불합니다. 자신이 보유한 회사(주식) 하나당 10원씩을 은행에다 내야 해요. 그래도 매니저는 돈이 좀 넉넉하게 남겠죠? 그 돈으로 매니저는 추가적인 수익을 부를 회사 경매에 들어갑니다. 새로운 회사 타일을 깔고, 매니저들은 그 회사가 자신에게 어느 정도로 꾸준한 수익을 줄 것인지를 계산해서 회사를 사들이죠.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빨간색은 불나방의 빨간색...
이 전체 과정이 총 다섯 바퀴를 돌아갑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장 돈을 많이 번 매니저와 투자자가 각각 승리하는 겁니다.

 

 

모든 회사 이미지 모음. 저 2X는 투자자가 해당 주식의 이번 달 수익금을 2배로 받아가는 것을 뜻합니다. 매니저에게 있어서는, 이 회사가 투자자들을 좍좍 불러모을 테니 비싼 값을 주더라도 확보하고 싶어지겠죠?

 

 

굉장히 재미있게 즐긴 게임입니다. 설명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흥미진진하고, 서로 친할수록 ‘사바사바’를 열심히 하게 됩니다. 구성물 퀄리티가 상당히 좋고요. 현실이라면 누군가가 실제로 잠 못 이룰 이야기가 게임에서 파티의 요소가 된다는 것에 마음이 쓰일 수는 있겠으나, 진지함에 매몰되지 않는 기능을 하는 것이 유희의 한 특징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단점은, 역시나 인원수겠죠. 8명에서 10명 정도에서 기가 막힌 재미를 선사하는 게임이라 쉽게 돌릴 수 있는 게임은 아닙니다. 그리고, 파티게임에 가까운데 플레이 타임이 생각보다 깁니다. 특히 인원수가 많으면 매니저들의 회사 경매 시간이 길어져요. 한 차례에 7개의 회사 타일을 하나하나 경매하거든요. 이걸 5라운드나 하다 보니 4라운드부터는 체력적으로 부담이 오는 수준입니다.
다인플을 생각하지 않게 된 시점이 오면서 이 게임을 갖고 싶어 하던 옛 보드게임 모임 사람에게 게임을 줬는데, 가끔 이 게임이 생각나네요. 혹시 어디선가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간혹 뒤져보다가 보드게임긱 포럼 게시판을 보니, 누군가가 아스모디에 메일을 보냈는데 이 게임은 다시 손댈 예정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하니 확실한 단종 처분이 내려진 듯하네요.
손에 잡힐 듯 말 듯한 흥정의 묘와 주사위를 굴리면서 터져나오는 반응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고, 제대로 흥정하면서 만들어지는 시장 좌판 거래 분위기하며, 남들이 소홀한 쪽에 몰래 틈새 공략하는 눈치 보기까지. 꽤 재미있는 요소가 많았던 게임입니다. 소장한 분 있으시다면, 부러움 5표 보내드리겠습니다. :)

 

 

2012년에 스페인어, 프랑스어, 영어 버전이 나왔나 봅니다. 요즘도 프랑스어 버전 중고는 있기는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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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41 아따기야
    • 2022-03-26 09:23:38

    스탁파일하고는 다른 주식관련한 게임이군요. 기본틀은 비슷한거같긴한데 주사위가 들어가면서 정말 주식처럼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그런 게임이된것같습니다. 후기잘봤어요!
    • Lv.54 상후니
    • 2022-03-26 12:22:46

    되게 독특한 게임이네요ㅎㅎ다인플만 가능하다면 잼있게 할 수 잇었을 것 같아요 마치 핏!이 생각나는..
    런닝맨같은 예능프로그램에서 써먹어도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이네요!
    • 관리자 신나요
    • 2022-03-26 12:48:45

    듣고 보니 그런 예능스러운 곳에서도 꽤 먹힐 만한 느낌이 있군요! ㅎㅎ
    • Lv.24 카린
    • 2022-03-26 15:57:13

    구매만 해놓고 플레이는 해보지 못한 게임인데 리뷰를 보니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샘 솟네요.
    잘 봤습니다~앞으로 더 기대됩니다~ 많은 글 부탁드립니다.
    • 관리자 신나요
    • 2022-03-26 19:36:26

    감사합니다 ㅎㅎ 해 본 단종 게임이 몇 개 없습니다만 ㅠㅠ 꾸준히 올려 보려고 해요!
    • Lv.23 김파커
    • 2022-03-27 00:46:47

    설명만들어도 재밌어보이네요~ 여러명모으는게 관건이겠지만..
    • 관리자 신나요
    • 2022-03-27 06:03:35

    네. 그래서 원한다고 척척 꺼낼 수 있는 게임이 아니기도 했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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