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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 데이터 주의) 스타워즈: 덱 빌딩 게임에 미친 사람의 굿즈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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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5 13:3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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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35 215
최근 '스타워즈: 덱 빌딩 게임'에 빠지게 되어 평생 관심도 없었던 스타워즈 시리즈를 정주행하고, 2명만 모이면 스타워즈: 덱 빌딩 게임을 꺼내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게임의 플레이를 도와줄 굿즈들을 직접 제작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1. 기지 체력 다이얼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불편했던 기지의 체력 표시를 해결하는 것이었습니다. 기지가 피해를 입을 때 마다 보라색 큐브를 카드 위에 올리는 방식이었는데, 데미지를 얼마나 입었는지 확인하려면 큐브 갯수를 세야해서 불편했고, 행성의 이미지 까지 가려서 보기 좋지 않았습니다. 가장 쉬운 해결 방법은 역시 다이얼로 체력을 표시하는 것이었기에 3D 모델링으로 다이얼을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가장 처음 고안했던 것들은 다른 게임에서도 흔히들 볼 수 있는 형태의 다이얼들이었습니다. 기존의 X-윙 미니어처 게임에서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작은 원형 다이얼부터, 대부분의 게임에서 사용되는 양쪽에 휠을 달아 99까지의 수를 표시할 수 있는 다이얼까지 여러 형태가 고려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친구가 보내준 외국 제작자의 다이얼이 제 눈길을 끌었습니다.
단순히 체력 등 수치를 표시하는 기능뿐 아니라 카드를 플랫폼 위에 올려둘 수 있고, 기어를 사용하여 일의 자리가 9를 넘으면 십의 자리도 자동으로 넘어가는 기능까지 가지고 있었습니다. 양쪽에 휠이 달린 형태의 다이얼보다는 높은 수의 십의 자리 표시가 쉽지 않을듯했지만, 플랫폼의 형태로 카드를 올려 둘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이 플랫폼 형태의 다이얼도 한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제가 3D 모델링으로 보드게임 용품들을 만들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게임 박스안에 수납이 가능할 것' 입니다. 이 모델은 박스 안에 들어가지 않을 크기일뿐더러, 카드가 가로로 놓이는 스타워즈: 덱 빌딩 게임에는 맞지 않는 형태였습니다. 그래서 추가적인 가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본격적으로 만들기 전의 스케치입니다. 길이를 연장할 수 있는 장치(뭐라고 불리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를 사용하여 평소에는 접어서 보관하다가, 사용할 때는 펼쳐서 카드를 올려두는 방식을 떠올렸습니다. 아무튼 부피를 작게 만들면 빈 공간 어딘가에는 들어가겠지 하는 생각으로 디자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간에 몇번의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선택된 디자인입니다. 처음 스케치와는 조금 다른 모습인데, 이런 형태가 카드를 조금 더 안정적으로 지탱 해 줄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뭔가 우주선같은 모양이라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거기다가 반란군 마크까지 달아주니 정말 전투기 같은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케이스는 이렇게 끝났고 내부에 들어갈 기어들과 휠은 다른 모델들을 보면서 조금 공부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결국 기어와 휠까지 구현했고 수많은 프린팅과 수정 끝에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이걸 위해 계속해서 프린트하고 테스트 해준 친구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최종 테스트 결과 이렇게 원하는 대로 완벽하게 작동했습니다. ABS로 출력했다고 하는데 표면은 부들부들한데 생각보다 단단한 것이 사포질 하기도 좋고 튼튼해서 오래 사용하기도 좋을것 같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도색까지 마쳤습니다. 컬러링에 많은 고민을 했는데 반란군은 X윙에 사용된 색들을, 제국군은 타이 파이터에 사용된 색상들을 이용했습니다. 다만 제국군을 좀 잘못 칠했다고 생각이 든 게, 검은 바탕에 회색 포인트를 줬어야 했는데 반대로 한 것 같아 조금 아쉬웠습니다. 반란군 다이얼은 맥도날드가 생각난다는 평도 있었네요.
사실 만드는 김에 추가적인 기능을 고려했는데, 펼쳐서 카드를 가로로 놓는 게 기본이지만 접어서 사용해도 카드를 세로로 올려둘 수 있도록 제작했습니다. 덕분에 사이즈가 살짝 오버된 감이 있는데 다행히 박스 내부의 남는 부분에 완벽하게 쏙 들어맞았네요. 카드가 완벽히 올라가는 게 아니라 살짝 얹어두는 느낌이라 불안하지만 딱히 어딘가에 쓸 수 있는 기능은 아니라 그냥 자기만족 중입니다.
2. 플레이 매트
제게 스타워즈: 덱 빌딩 게임을 소개 해주고 저를 스타워즈 덕후의 세계로 끌어들인 친구의 생일이 다가왔습니다. 친구의 스타워즈 팬심이 생각보다 더 두터워 보여서 관련된 상품을 선물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리벨리온은 이미 보유하고 있었고, 클론 전쟁은 이미 너무 익숙한 팬데믹 시스템에 우선도가 떨어지는 클론 전쟁 시리즈 기반이었습니다. X-윙 미니어처 게임의 코어 세트를 정말 선물해 주고 싶었는데 현재는 구할 수도 없고, 중고를 선물하는 건 정말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중 보드게임긱에서 외국인들이 만든 플레이매트를 보게되었습니다.
이미 만들어둔 탬플릿들이 너무 좋아서 그대로 인쇄를 해주면 좋았겠지만 가로 900mm라는 괴상한 사이즈는 국내에서 커스텀을 맡길 수 없었습니다. 웬만한 업체들은 최대 780 * 300으로 작업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게다가 사이즈가 바뀌면 그대로 인쇄할 수 없기에 디자인도 바꿔야 했습니다.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것은 매트 제작 전 스케치입니다. 뭘 그린 건지 알 수 없으시겠지만 스타워즈 팬의 눈으로 보신다면 죽음의 별과 타이파이터, X-윙들이 보이실 겁니다. 배경 이미지는 이런 느낌을 원했는데 도저히 찾을 수 없었고, AI에게도 의뢰해 보았지만 AI는 타이 파이터가 무엇인지 이해를 못하는 모양이었습니다. 결국 비슷한 이미지를 구글에서 찾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매트에는 은하 덱과 버림 더미를 놓을 공간과 카드 6장 분량의 은하 구역 공간, 아우터 림 파일럿 더미를 위한 공간도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치수를 재본 결과 은하 구역에 카드 6장에 해당하는 공간을 할당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결국 은하 구역을 하나의 칸으로 묶어버리는 선택을 했고, 그만큼 아낀 공간에는 포스 트래커를 넣기로 했습니다.
요즘 포토샵은 기본 소양이라지만 저는 하지 못하는 관계로 위와 같은 스케치를 만들어서 디자인을 할 줄 아는 친구에게 부탁했습니다. 정말 개떡같이 그려도 찰떡같이 알아들어서 깔끔하게 만들어 주더군요. 디자인에 필요한 폰트와 이미지들을 가져다 주니, 깔끔한 고화질 이미지로 만들어서 시안을 전달해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맞는 사이즈의 매트 제작 업체를 찾아서 800 * 400 사이즈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매트는 제 것까지 총 2개를 주문했습니다. 선물하기 전에 제 것을 뜯어 확인해보니 전체적으로 색감이 어두워진것을 빼면 매우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나왔습니다. 더욱 어두워져서 사악한 느낌이 물씬 나는 죽음의 별2와 타이 파이터들에게 쫓기는 밀레니엄 팔콘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테스트를 해보니 은하 구역에 카드들이 가로로만 6장이 놓이는 경우가 아니라면 플레이에 큰 지장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포스 트래커가 매트에 프린트되어 있으니 굉장히 편했습니다. 기존의 포스 트래커는 슬리브를 씌우기도 불편하고 접힘 때문에 자꾸 뜨는 것이 불만이었는데 인쇄하니 크기도 커지고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지금은 친구에게 깜짝 선물을 마치고 엠바고가 풀려서 저도 맘껏 사용중입니다. 매트에 플랫폼 다이얼까지 사용하니 테마에 몰입도 잘 되고 매우 쾌적한 게임을 할 수 있네요. 제 개인적인 취미에 도움을 준 친구들과 스타워즈에 입문 시켜주고 같이 게임을 해준 친구에게 무한한 감사를 표합니다. 이상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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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덱빌딩 게임
Star Wars: The Deckbuilding Game (2023)- Jake Murray, David Ardila, Borja Pindado Arribas, Cristi Balanescu, Tiziano Baracchi, Colin Boyer, Matt Bradbury, Mark Bulahao, Rovina Cai, J. B. Casacop, Alexandre Dainche, Anthony Devine, Alexandr Elichev, Mariusz Gandzel, Sergey Glushakov, Steven Hamilton, Joel Hustak, Imaginary Studios, Nick Ingeneri, Michal Ivan, Tomasz Jedruszek, Jason Juta, Alex Kim, Leonid Kozienko, Raven Mimura, Mark Molnar, Ameen Naksewee, Vlad Ricean, Adam Schumpert, Stephen Somers, Darren Tan, Ryan Valle, Magali Villeneuve, Andreas Zafiratos, Ben Zweif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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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랑을 많이 받은 게임이라니... 정말 멋집니다. 다른 굿즈 제작기도 있으면 알려주세요!
엄청 참고가 되네요 ㅎㅎ -
감사합니다ㅎㅎ 보통은 오거나이저를 만드는데 틈틈히 다른 게임들도 올려보려고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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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건 추천을 안 누를 수가 없네요. 이런 애정과 정성 너무 좋아요! 게임에 훨씬 몰입되어 더 즐거울 것 같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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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ㅎㅎ 게임이 너무 재밌어서 애정이 갈 수 밖에 없더라구요ㅠㅠ 풀세트로 게임하니 몰입도 잘 되고 너무 편해서 좋았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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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말 멋집니다!!!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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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ㅎㅎ 뿌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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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평범한 스타워즈 덱빌딩 후기겠거니 생각했는데 엄청난 금손님 작품이였군요!
10의자리가 자동으로 움직이는 기믹이 있다니 정말 신기하네요!
가로세로 어느 방향에나 대응하고 있어서 범용성도 좋아보입니다~! -
감사합니다ㅎㅎ 아직 세로방향은 쓸 일이 없어서 못써봤지만 조만간 마블 챔피언스에 적용해볼까 합니다ㅎㅎ 이게 너무 편해서 이제 없이 게임하기가 힘드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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