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마음에 들긴 합니다만, 룰이 너무 복잡하고, 그러면서도 논쟁의 여지가 많아서 이상난해망측한 게임입니다. 만든 데가 Avalanche Press, 여긴 보드게임 제작사가 아니라 TRPG 출판사랍니다.

미국에서 사갖고 온 물건이지요. 나참, 그때 하필 고대전쟁사에 미쳐 있어서.. 여하튼 한니발과 스키피오, 크산티푸스 등의 장수들을 이끌어 포에니 전쟁의 유명했던 국면들을 재현해볼 수 있습니다.

비록 룰이 좀 바부같지만, 로마 군단의 위용과 중보병 위주의 전투, 기마병의 효율적인 이용의 중요성 등을 아주 잘 나타낸 멋진 게임입니다. 특히 고대 전투에서 너무나 당연했지만 보통 게임에서는 간과했던 부분, 즉 거리에 따른 통신/연락 문제를 룰에서 지원해준다는 점이 멋집니다. 지휘관마다 일종의 사정범위가 있어서, 그 범위 내에 있는 부하만 직접 지휘할 수 있습니다. (벗어나면 공격 불가능) 따라서, 총사령관으로부터 부대 지휘관이 N칸 이내에 있어야 하고, 다시 부대 지휘관으로부터 유닛이 N칸 이내에 있어야 한다는 점이죠.

이래서 룰 제대로 익히고 룰대로만 게임하면 고대 전투에서 나왔던 전술이 그대로 통용되고, 자연스럽게 당시에 전투하던 모습, 대열이 나오게 된다는 점이 정말 대단합니다.

그냥 썩히기 아까워서 룰 개정중이었는데, 취직하면서 손 놨죠.

(이러다 리뷰 되겠네요..-_-;; 자세한 건 나중에)

* 아, 그런데 6면체 주사위가 매우 많이 (리스크만큼은 아니고, 한 20개 정도 있으면 편합니다) 필요한데, 게임 내에는 단 한 개도 없습니다. 역시 RPG 회사.. 주사위 수십개 쯤은 당연히 누구나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