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잘그락 왕국의 개발과 출시에 직접 관여했던 개발팀 에디터들 중의 한 명으로 몇 회에 걸쳐 잘그락 왕국의 개발과 출시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보드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잘그락 왕국은 국내 보드게임 제작사인 피스크래프트를 통해 Print 2 Play 버전으로 선보였던 작품입니다. 그 잘그락 왕국이 코리아보드게임즈 개발팀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규칙과 새로운 디자인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 잘그락 왕국은 2014년 10월 에센 박람회라는 무대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내었고 2014년 12월 26일부터 국내에서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되었습니다. 아직 출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세계적으로도 충분히 알려지지 않아 많은 주목은 받지 못하고 있지만 리뷰어들 중에서는 지난 에센에서 가장 뛰어난 전략 게임 중 하나라고도 평가를 하는 등 플레이를 해 본 사람들에게서는 그 게임성을 조금씩 인정 받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잘그락 왕국이 좀더 널리 알려지고 사랑 받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 연재를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연재를 통해 잘그락 왕국의 어떤 부분들이 어떤 연유로 변경되었고 새롭게 도입되었는지, 그리고 개발과 제작 과정에서 어떤 재미있고 아찔한 상황들이 발생했는지 등에 조금씩 알려 드리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서 잘그락 왕국에 대한 이해뿐만이 아니라 보드게임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출시되는지, 혹은 보드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은 어떤 일들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들도 조금이나마 해소하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실 제가 가장 처음 접했던 잘그락 왕국은 처음 발매되었던 원작 그대로의 버전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했을 때만 해도 게임성을 개선하기 위해서 김기웅 작가님과 함께 다양한 부분에서 변형작업이 진행되어 있던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주머니와 시민 큐브들 그리고 건물 카드의 조합이라는 게임의 핵심적인 부분은 여전히 남아있었고 이 게임을 처음 접해보는 저에게도 이러한 시스템은 매우 신선하고 매력적이었습니다. 도미니언과 같은 덱 빌딩(deck-building) 시스템의 게임이 연상되기도 했지만 잘그락 왕국에는 게임판이 있다는 점이 좋았고 무엇보다 주머니 속에서 시민 토큰들을 만지작거리면서 뽑는 재미와 무슨 시민이 뽑힐 지 두근두근하는 긴장감은 카드를 섞는 것과는 또 다른 즐거움이었습니다.

하지만 좀더 특별한 무엇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