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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콘텐츠 잘그락 왕국 에디터 노트 #8 - 제작과 출시
  • 2015-04-14 10:4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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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922

관리자 Divedice
잘그락 왕국 에디터 노트 #8
- 제작과 출시

이제 긴 여정을 달려 온 잘그락 왕국 에디터 노트의 마지막 편입니다. 그 동안 꾸준히 읽어주신 독자분들 감사드립니다. 띄엄띄엄 읽어 주신 독자분들께도 물론 감사드립니다.

게임의 제작을 위해서는 구성물들의 구성과 수량, 규격 등을 정하고 제작사에 전달하여 견적을 받아야 합니다. 구성물의 품질을 좀더 높여야 할 지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하여 좀더 쉽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할 지 고민해야 할 필요도 있죠. 견적이 확정되면 제작 수량 등을 결정하여 발주를 넣고 박스 및 게임 구성물들의 그래픽 데이터를 전달합니다. 그전에 데이터들에 오류는 없는지 규칙서에 오타나 잘못된 표현은 없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만약 제작이 되고 나서 그러한 오류들이 발견되면 게임의 완성도에 오점이 남을 수 있고 치명적인 오류의 경우에는 스티커 작업을 해야 한다거나 최악의 경우 생산을 다시 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죠. 그래서 국내 생산의 경우에는 디자이너나 담당자가 직접 프린트할 때 참관하여 현장에서 오류를 발견하고 수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잘그락 왕국의 경우에는 해외 생산이었기 때문에 그럴 수 없었고 더더욱 데이터의 완성도을 점검하는 데에 신중을 기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작사에 송부했던 데이터에 한가지 큰 오류가 있었습니다. 물론 다행히 생산 전에 발견하여 수정된 파일을 다시 송부하여 최악의 사태는 막을 수 있었습니다. 아래의 이미지는 잘그락 카드의 일부인데요. 여러분들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발견하실 수 있으신가요?
pouch_08_01.jpg
카드의 앞면과 뒷면은 거울상이어야 하기 때문에 아래의 그림이 올바른 데이터입니다. 만약 위의 그림대로 생산이 되었다면 카드의 앞면과 뒷면이 엉뚱하게 짝지어져 다시 생산해야 했을 것이고 그러면 에센 페어에 출시하려고 했던 저희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다시 떠올려도 등줄기에 땀이 송송 솟는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pouch_08_02.jpg
생산과정에서 이런 아찔한 해프닝을 잘 넘길 수 있었고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제작 일정이 빠듯하여 에센 판매와 국내 예약 판매용으로 200여개의 제품만을 우선 제작하였습니다. 제작 의뢰가 가능한 수량은 그보다 훨씬 많지만, 에센에 맞춰 모두 만들기에는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직접 제작사에서 독일 에센으로 그것도 비행기로 게임을 송부했습니다. 에센 페어 전날 저희 코리아보드게임즈 담당자들은 현지에 도착해서 게임을 확인했고 부스를 준비하면서 우려와 설렘이 뒤섞인 기분을 느꼈습니다. 과연 이 게임들이 다 팔릴 수 있을까? 그대로 비행기로 실어 한국으로 가져가게 되지는 않을까?

우려와 달리 첫날부터 한국관 부스에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 들었고 코코너츠와 아브라카 왓의 반응도 좋았지만 잘그락 왕국도 눈에 띄게 팔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시연 테이블에서 직접 게임을 즐긴 유럽 게이머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습니다. 특히 첫째 날에는 작가님이 직접 부스에서 작가와 함께 게임을 하는 이벤트를 개최하였고 함께 플레이 했던 한 젊은 커플은 너무 재미있었다며 게임이 끝난 뒤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작가님과 한 동안 게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런 좋은 반응들에 힘입어 4일 동안의 에센 페어 기간 중 둘째 날에 잘그락 왕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게임이 품절되었고 사전 예약했던 몇 개의 수량들을 주인에게 전달해 주기 위해 진열대 아래 따로 숨겨놓아야 할 지경이었습니다. 품절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게임을 살 수 없느냐고 물어 보는 사람들에게 예약 물품들 중에 혹시 찾아가지 않고 는 수량이 생긴다면 마지막 날 다시 판매할 수 있다고 양해를 구했고 몇몇 사람들은 자신은 오늘 고국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너무 아쉽다며 어디에서 게임을 살 수 있느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pouch_08_03.jpg

pouch_08_04.jpg

이렇게 비교적 성공적으로 에센 데뷔 무대를 마치고 가지고 갔던 물량을 모두 판매하고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귀국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에센 이후 2개월이 지나서 잔여 수량의 제작이 완료되어 12월 26일 드디어 한국에서 정식 출시되게 된 것입니다. 물론 국내에서도 에센 즈음해서 사전 예약 판매가 진행되었고 일부 한국으로 받은 물량도 있었기 때문에 예약 구매나 애프터 에센 파티 등을 통해 그 이전에 게임을 구할 수 있었던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올해에도 저희 코리아보드게임즈에서는 에센 출시를 목표로 여러 가지 신작들을 준비 중입니다. 지나간 게임들은 잠시 잊고 새롭게 출시되는 게임들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다시 혼신의 힘을 쏟아야 하는 시간입니다만 개인적으로 이런 글을 통해 잠시 예전의 기억들을 돌이켜 볼 수 있었고 다시금 마음가짐을 점검하는 계기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이러한 이야기들이 잘그락 왕국에 다시 한 번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고요. 앞으로 저희가 출시하는 게임들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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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1 Tylor
    • 2015-04-14 18:01:54

    안녕하세요. 글을 작성한 에디터입니다.룰북을 정독중이시고 기대까지 하신다고 하니 실망시켜 드릴까 부담감에 오늘은 잠을 못 이룰 것 같네요. ^^농담이구요. ^^ 구입해 주셨다니 감사합니다. 부디 재밌게 즐겨주시고요. 테마 관련 좋은 아이디어에도 감사드립니다.
    • Lv.9 하늘소
    • 2015-04-23 11:42:16

    보드게임 제작을 꿈꾸고 있는데 글이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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