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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분위기를 전합니다. 그리고 조금 특별한 것을 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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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19 11:3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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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Divedice
Esssen Report 2012
2. 첫날 풍경 그리고
자 2012년 에센 박람회 그 첫날이 밝으려 하고 있습니다. 전날 리포트에서도 언급했듯이 올해는 본 박람회가 30년을 맞게 되어 더욱 뜻깊습니다.
현재 묵고 있는 호텔입니다. 인터넷 문제가 해결되어 이렇게 당일 리포트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대신 제가 좀 죽어날 뿐. 저 거리 사진은 눈으로 볼땐 빨갛게 물든 하늘이 너무나 그럴듯 했던 풍경인데 찍어놓고 보니 감흥 전혀 없습니다.
독일 우체국 간판의 뿔나팔은 예전부터 이 동네 우체국의 상징같은 것이었습니다. 트룬 운트 탁시스같은 이 지역 우체국을 묘사하는 게임에서 이 심볼마크를 쉽게 볼 수 있죠.
지하철역 이름이, 역을 빠져나온 뒤 보이는 어떤 건물이, 그 건물 입구의 모습이 무언가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입구 주변에 사람들이 없는 이유는 현재 시각이 본 행사 시작 한시간 전으로 전시자들만 입장 가능한 시각이기 때문입니다.
들어와 보니 역시 다들 분주합니다. 전시 상태 막판 점검과 일하는 분들의 리허설, 코스프레 하신 분들의 점검 등 사방에서 손님 맞을 준비를 합니다. 10시 땡치면 그 동안의 에센 리포트에서 간혹 보여드렸듯이 관람객이 파도처럼 밀려드는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김 새는 일이지만 저희는 이미 들어와 있습니다.
일단은 저희도 부스를 냈거든요. 제품은 저 위의 두 종류입니다.
어느 새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고 사방이 온통 사람으로 가득합니다.
조흐의 올해 신작 중 배 위에 보물을 올리는 균형잡기 게임 하나가 눈길을 끕니다. 조흐는 10년쯤 전에 빌라 팔레티라는 비슷한 스타일 게임으로 이 바닥 최고 권위의 상인 SDJ를 수상한 바 있으며, 보우삭, 밤볼레오, 햄스터롤 등 잊을만 하면 그럴싸한 균형잡기 게임 하나씩 터뜨려 주시는 회사이기도 합니다. 저 작품 이야기로 돌아오면 저 배 위에는 1~10의 구역 번호가 있습니다. 각자 카드 1장씩을 골라서 동시에 공개한 뒤 높은 번호의 카드를 낸 사람부터 자신의 할당 보물을 배에 올릴 수 있습니다. 배가 기울어서 보물이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2개를 올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비교적 안전해 보이는 곳과 위험한 곳이 섞여 있어서 상대의 수를 예측해서 어려운 부분을 실수 없이 쉽게 놓는다거나 할 수도 있기에 여러 모로 흥미롭습니다. 밤볼레오 게임판 못지않게 흔들리는 배도 감상 포인트.
그닥 게임 마니악들에게 회자될 것 같지는 않지만 저 키메라 합성동물 카드 중에서 문제 카드의 조건(예: 악어가 합성 재료로 쓰였으면서 아래쪽에 주황색 게가 그려진 카드를 고르시오.)에 맞는 카드를 골라가는 게임이 좀 재밌어서 자꾸 인상에 남아요.
여기는 영국의 작은 제작사 몇 개의 연합 부스입니다. 트리프로그 때문에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기도 하죠. 일단 트리프로그의 신작 PI는 작가 마틴 월레스의 이름값 정도는 하는 작품이라는 의견을 지나가다 우연히 만난 다이브다이스 회원님께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PI가 추리 게임이라는 게 낯설기도 하고, 제가 이 업계에 처음 발을 담근 회사 페이퍼이야기의 이니셜이 PI인지라 여러 가지 생각이 듭니다. 비타민마녀라는 닉네임으로 잘 알려졌으며 하이텔 보드게임 동호회 시샵이었던 윤지현님이 페이퍼카페라는 보드게임 카페를 차리고 이후 페이퍼이야기라는 회사로 일이 커지면서 이 업계의 전설이 시작되었어요. 제가 손오공이라면 그 분이 부르마 쯤 됩니다. 그 분이 클루와 인코그니토 같은 게임을 좋아하셨는데 (페이퍼이야기 초기 한글판 중 인코그니토가 있는 이유에요.) 그 분의 사업이 계속 이어졌다면 우리는 PI의 한글판을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게임 마니아와 게임 날초보 사이의 중간점을 염두에 둔 게임을 주로 발표하는 회사 컬러로 인해 페어플레이 차트 등에서 퀸 게임즈 게임이 크게 회자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시연 공간 넓고 보기 좋게 잘 꾸민 부스 중 하나라 와서 게임하는 분들은 많아요. 디스커버 인디아에 이어 인도를 소재로 한 게임이 하나 있군요.
마텔 부스에서는 아이패드를 활용하여 장난감 자동차를 색다르게 갖고 노는 시연을 보여주는데 혹시 어렸을 적 긴 종이 두루마리에 미로를 그려놓고 둘둘 말아서 조금씩 풀며 보여주던 게임 기억하시는 분들 있으시죠? 딱 그 정도의 게임성을 보여준다 하겠습니다. 신기술을 활용한 뭔가를 선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조금 안어울리는 결과물이 나왔다는 느낌을 살짝 받습니다. 그래도 시연하시는 분 외모는 훌륭하시죠?
이거트 슈필의 올해 봄 신작 빌리지가 DSP를 수상했다는 것쯤 어제 리포트를 보신 분이라면 잘 아시죠? 이거트 슈필 대빵인 피터 이거트님을 잠시 만나 "어제 큰 상 하나 받으셨는데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라고 말씀드리자 "큰 상? 뭘 말하는 거죠? 요즘 너무 상을 많이 받아서 이거 원" 하는 식으로 농담을 치셨습니다. 입이 귀에 걸린 모습을 사진으로 담지는 않았어요.
기대작 중 카멜롯의 그림자 카드 게임을 잠깐 해 보았습니다. 게임은 약간 기대와 달랐으나 원작의 축약판 스타일로 만들지 않고 테마만 유사한 다른 게임을 만든 점은 높게 평가합니다. 하지만 내용물 대비 조금 고가라는 인상을 받아요. 보드게임 원작에 맘마미아 카드 게임이 섞였다고나 할까 카드 더미에 쌓인 각 퀘스트 카드들의 숫자 합계를 머리속으로 체크하는 것이 포인트인 게임인데 플레이어간 커뮤니케이션이 제한되어 있고, 쌓여 있는 카드 계산이 바뀌도록 하는 카드들이 다수 나와서 머리를 복잡하게 합니다. 데이즈 오브 원더 부스에서 일하는 바스티엔이라는 아가씨가 뛰어난 연기력으로 설명 듣는 사람들을 즐겁게 하여 게임에 대한 인상이 비교적 좋았습니다. 거의 제 전성기 보드게임 카페 시절 설명이 생각나는 구수한 입담과 실감나는 상황 전달. 제가 에센 박람회 현장에서 일하는 아가씨 사진을 대놓고 찍거나 이름을 물어보는 일은 거의 없었다는 것 잘 아시죠? 암튼 몇 년 전 미스 캐나다 하던 아가씨에 이어 저의 두 번째 예외 상황.
첫날 일정이 끝나고 루도팍트 부스에 독일 주요 회사 관계자들이 모여 맥주 파티를 합니다. 루도팍트는 대부분의 독일 보드게임을 찍는 인쇄 공장 같은 회사에요. 사실 제작사는 달라도 웬만하면 다 여기서 물건이 나오는지라 여러 회사와 두루 관계를 맺는 곳입니다. 코스튬을 입고 서빙하는 분들은 루도팍트 여직원들로 추정됩니다.
하루 종일 업무 미팅에 이것 저것 하다보니 해는 지고 어둡지만 오늘은 갈 곳이 하나 더 있습니다. 아스모디에서 주최하는 초청 만찬인데 이 곳에서 프랑스 제작사들의 미공개 신작이 일부 발표됩니다. 심지어 에센 박람회 현장에서도 아직 볼 수 없는 프로토 타입 개발 게임을 볼 수 있는 곳이에요. 저희가 어느 해에 이런 파티에서 7 원더스를 보고 감동했던 경험이 있고 아무리 피곤해도 놓칠 수는 없는 곳이라 하겠습니다.
아직 미공개작이 많은 행사 특성상 이곳의 작품들을 모두 소개할 수는 없고 내년 봄 정도에 나올 제품 하나 정도만 슬쩍 귀띔을 드립니다. 저는 이게 정말 맘에 들었어요. 레이디스 앤 젠틀맨 이라는 게임인데 아직 보드게임긱에 제목과 박스사진만 등록되어서 제가 천기누설을 할 수는 없지만 정말 충격적인 스토리 텔링과 묘하게 현실이 반영된 게임 플레이 그리고 두 사람의 호흡을 점수화하는 기가 막힌 시스템 등이 있는 정말 멋지고 특별한 파티 게임이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비밀이에요.
그리고 딕싯 일러스트 작가님 오셔서 이런 거 얻었습니다. 1장 뿐이니 이벤트에 쓸 수도 없고 그냥 제가 갖는 수 밖에 없을 듯 해요. 이렇게 첫날 리포트를 마칩니다. 지금까지 가이오트였습니다.
관련 보드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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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았습니다.ㅎㅎ 두 사람과 호흡하는 기막힌 시스템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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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싸인카드.. 초레어겠나요??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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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오트님 사진과 글 올리시느라 수고하셨구요.
아주 잘 보았습니다.
현장에 있는 것 처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가이오트님의 취재는 정말 훌륭합니다. -
재밌게 봤습니다. 메세역과 입구가 그립네요. 벌써 4년전이라니..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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