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G 규칙 이해 #1. 게임의 목적과 준비

이제 게임 시작 전 준비부터 게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실 이 준비에 앞서 카드가 준비되어야 하고 60장 덱을 준비하는 컨스트럭트 게임과 40장 덱을 급조하는 리미티드 등 경기 방식에 대한 이야기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일단 게임에 대해 이해해야 그것도 이해되는 것이라 바로 게임 설명으로 넘어갑니다. 게임 설명도 여러 글로 나눠서 최대한 자세히 써보려 합니다.



게임의 목적
이 게임은 다양한 마법 주문을 담고 있는 카드를 가지고 상대 마법사와 결투를 벌이는 게임입니다. 게임에서 이기기 위한 방법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중요한 방법은 다음 2가지입니다.

1. 상대 플레이어의 생명점을 0 이하로 만들면 승리합니다.

2. 상대 플레이어가 카드를 뽑아야 할 상황에 더 이상 뽑을 카드가 없게 만들면 승리합니다.



미로딘의 상처, 미로딘 포위전 등 미로딘의 상처 블록에서 등장하는 감염(infect) 능력을 지닌 생물로 상대 플레이어에게 10개의 독 카운터를 누적시켜도 승리할 수 있습니다. (꼭 저런 10면체 주사위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종이에 적어도 괜찮습니다.) 이 외에도 카드에 명시된 승리 조건을 만족하여 게임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선공 정하기
먼저 상대 플레이어와 가볍게 악수를 하고 누가 먼저 할지 정합니다. 가위바위보를 할 수도 있고 함께 주사위를 굴려서 누가 먼저 할지 정할 수도 있습니다. 가볍게 아그리콜라 2인플을 하고 이긴 사람이 먼저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 외에 액시즈 앤 얼라이즈를 한 판 해서 이긴 쪽이 먼저 하는 방법도 괜찮겠죠? 여러 게임을 연달아 하는 경우에는 앞 게임에서 진 사람이 누가 먼저할 지 정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보통 먼저 하는 사람이 유리하다고들 합니다.



그리고 나서 자기 덱의 카드를 잘 섞어주세요. 균등하게 섞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방법으로 섞는 것을 추천합니다. 프로텍터를 덜 상하게 하면서 여타 셔플법들보다 잘 섞어주는 방법이니까요. 그리고 난 뒤에는 자기 덱을 상대에서 넘겨서 한번씩 컷(화투놀이에서 떼기 아시죠? 반으로 가른 다음에 위 아래 바꾸는 거)을 해주거나 가볍게 섞어서 덱을 다시 돌려 주세요.

자 이제 7장의 카드를 뽑아서 손에 들고 전략을 고민하세요.



멀리건
카드 게임이 늘 그렇듯이 확률과의 싸움이며, 처음 나온 패가 승패를 상당 부분 좌우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원치 않는 구성의 패가 손을 가득 채우면 싸워 보기도 전에 전의를 상실하겠죠. 이런 상황을 최대한 막기 위해서는 덱을 만드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하지만 덱 구성 노하우가 뛰어난 플레이어가 만든 최강 레시피의 덱이라 하더라도 시작할 때 나온 패가 아래와 같다면 이기기는 어렵습니다.



만약 뽑은 카드 7장이 너무 엄하게 나왔다고 생각하면, “헉 나 이걸로 못해 멀리건”이라고 말하세요. 그리고 나면 자기 덱의 카드를 모두 다시 섞고 카드를 다시 뽑을 수 있습니다. 단 멀리건 한번 할 때마다 손에 드는 카드 수가 1장씩 줄어듭니다. 즉 멀리건을 한번 하면 6장으로 게임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그것도 마음에 안들면 또 멀리건을 하고 5장으로 시작, 그래도 마음에 안들면 멀리건 한번 더 하고 4장으로 시작, 이런 식으로 점점 줄어듭니다. 손에 드는 카드 1장이 줄어드는 것은 매우 큰 벌칙이고 멀리건 한번 할 때마다 이길 확률이 꽤 줄어듭니다. 그래도 처음 받은 패로 도저히 이길 수 없으면 해야죠.

멀리건은 중요한 규칙입니다. 게임 특성 상 시작할 때 받는 카드가 너무 안 좋으면 이길 수 없으니까요. 단 자기가 원하는 수준의 패가 나올 때까지 계속 멀리건을 하면 게임 시작이 안되니까 할 때마다 카드 1장씩 줄어드는 패널티가 부여되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보통은 토지 카드가 1장도 안나왔다거나 또는 토지 카드만 7장이고 주문 카드가 없거나 하는 식으로 토지 카드와 주문 카드의 비율이 한쪽으로 쏠렸을 때 멀리건을 한다고 생각하시면 틀림 없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어디까지나 공식 경기에서의 이야기이고 친구와 즐기는 친선 게임에서는 이런 패널티를 적용하지 않고 7장 뽑고 해도 괜찮겠죠.

참고로 이 멀리건 규칙이 아그리콜라에도 적용되어 있습니다. 아그리콜라에서 각 플레이어는 처음 시작할 때 보조설비 카드 7장과 직업 카드 7장을 받는데, 받은 카드 7장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모두 버리고 1장 적게 받고 시작할 수 있습니다. 매직 더 개더링에서와 같이 아그리콜라도 여러 번 받은 카드를 엎을 수 있으나 그때마다 카드 1장 적게 갖고 시작하는 패널티가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매직 더 개더링은 이후의 TCG뿐만 아니라 보드게임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우베가 아니더라도 유명 작가 가운데 MTG의 영향이 게임 내에 드러나는 작가들이 더러 있습니다. 대표적인 작가로 알란 문(Alan R Moon)같은 분을 들 수 있죠. 그의 게임 세계에는 MTG의 영향이 제법 나타나며 그의 글에도 스스로 MTG에 심취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게임은 카드 중심의 게임인 경우가 많으며 Das Amulet같은 게임은 경매를 베이스로 한 게임이건만 MTG처럼 카드 여러 장으로 콤보를 만드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이제 진짜로 시작
모든 플레이어가 멀리건을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하면 게임을 시작할 준비가 다 된 겁니다. 아직 뽑지 않은 카드 더미는 자기 마법 지식의 정수를 담은 마법책의 묶음이라는 의미에서 “서고(library)”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사용한 카드를 버리는 곳 말하자면 디스카드 덱이죠. 이곳은 “무덤(graveyard)”이라고 부릅니다. 좀비나 불사조 같은 생물들은 무덤에서 기어나와 다시 전장에 나간다거나 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그리고 카드가 놓이는 테이블 가운데 부분을 “전장(battlefield)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각 플레이어의 생명점을 20으로 표시하세요. 종이에 적을 수도 있고 20면체 주사위나 스마트폰 앱을 사용해도 좋습니다. 이런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무료앱이 제법 됩니다. 하지만 경험자들일수록 종이에 적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이제부터 양 플레이어는 교대로 턴을 진행하며 상대의 서고를 바닥내거나 상대의 생명점을 0 이하로 만들기 위해 전략을 짜내야 합니다.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승리를 거머쥐세요. 다음 이 시간엔 턴의 흐름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