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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Won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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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6 18: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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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Divedice
7 Wonders 후기
이제는 말한다
올해 뉘른베르크 박람회는 그닥 볼 것이 없는 편이었습니다. 보고 온 소감은 한 마디로 “여기에는 SDJ 후보작이 없다” 였습니다. 그렇다고 SDJ와 상관 없는 상급 유저 취향의 어려운 전략 게임 중 쌈박한 게 있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여러분들께 좋은 소식을 전해야 하는 처지에서 개인적으로 건진 게 있다면 그 당시 미 출시작 가운데 뛰어난 작품이 몇 개 있어서 에센 박람회는 그래도 기대된다는 생각을 하며 올 수 있었던 정도일까요? 그 가운데 하나가 오늘 이야기할 7대 불가사의 게임입니다. 기억을 재구성한 것이고 이 당시의 룰이 최종 버전이 아닌 만큼 제 감상과 실제 제품 사이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염두하시고 즐겁게 읽어주세요.
뉘른베르크에서 만나는 업체 중 프랑스의 제작, 유통사 아스모디 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 회사는 자체 제작도 하지만 프랑스의 작은 회사 제품들 유통도 하고 있어서 어찌 보면 프랑스의 코리아 보드게임즈 정도 위상의 회사라 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좋아하는 딕싯 같은 제품도 여기서 유통하고 있어서 여러 모로 저희가 신경써서 만나는 회사이기도 합니다. 아스모디 부스에서 몇 작품 둘러보니 대단한 작품은 없어 보였습니다. 조금 안타깝게도 프랑스 제작사 이스타리는 항상 수준 이상의 전략 게임을 선보이고 있는데 최근 몇 작품에 대해 유저들 반응이 상대적으로 싸늘해서 갈팡질팡했는데 올 해 뉘른베르크에서 선보인 이스타리의 작품 아스테로이드도 조금 흥행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 이스타리는 에센에 독립 부스를 내지 않고 아스모디에 껴서 전시합니다.
아스모디 담당자가, 게이머즈 게임 좋아하냐고 하기에. 물론이라고 대답했더니 프랑스 제작사들이 모여서 미공개 신작을 발표하는 회합이 있으니 한번 참여해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거기에 진짜 만족할만한 거 하나 있을 거라고요. 그렇게 해서 좀 졸렸으나 그날 박람회 일정을 마치고 저녁 시간에 아스모디를 중심으로 프랑스 제작사들과 내빈들이 모인 가운데 신작 발표 회합이 있었습니다.
일단 눈에 들어온 것은 게임웍스라는 회사의 티칼2 였는데, 하겠다는 사람이 많고 긴장감이 감돌며 “아 오늘 티칼2는 못하겠구나” 라는 생각을 심어주었습니다. 깨끗이 포기하고 나서 보니, 아직 그래픽 작업 전혀 안된 조악한 프로토 타입이고 안 하길 잘했다는 자기 위안 회로가 작동되어 티칼2를 깨끗이 단념할 수 있었습니다. 얼핏 보니 기존의 티칼 경매 규칙을 기초로 발전한 듯한 느낌이네요. 돌아가며 액션 카드를 고르는 게 상트 비슷해 보이기도 하고 뭔가 과테말라의 유적 탐사와는 더욱 거리가 먼 느낌이었습니다. (신포도는 이렇게 잊는 겁니다.)
그런데 레포스 쪽 연구개발 담당자라는 분이 오더니 자기 게임은 7인까지 가능하고 아주 재미있으니 꼭 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아스모디 담당자가 낮에 언급했던 게임이 이거더군요. 오호 재미없기만 해봐라 라는 마음가짐으로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7대 불가사의 게임 설명에 들어갔습니다.
레이스 포 더 갤럭시나 도미니언 같은 빠른 템포의 카드 게임을 좋아한다면 분명 이 게임 재미있을 거다. 라며 설명이 시작되었습니다. 설명하는 분의 영어가 아무래도 서툴고 제 듣기 능력은 더더욱 형편없는 만큼 게임 이해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었으나 꽤 익숙한 게임 방식 덕분인지 옆 사람들 하는 거 보며 빨리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게임이 시작되면 각자에게는 완성되지 않은 7대 불가사의 중 하나가 주어집니다. 각 불가사의는 각 플레이어가 시작할 때 주어지는 고유한 능력쯤 된다고 보시면 틀림이 없고 이 불가사의를 완성하는 것도 점수를 얻는 한 방법인데 각 불가사의마다 건설 비용도 조금씩 다릅니다. 모든 플레이어가 조금씩 다른 조건에서 문명을 발전시켜 나가는 거죠. 레이스 포 더 갤럭시의 시작 세계 같은 개념으로 이해하시면 틀림 없지만 플레이어 사이에 좀 더 많은 차이를 주더군요.
게임의 진행은 레이스 포 더 갤럭시와 약간 유사합니다. 각 플레이어는 손에 든 카드 가운데 한 장을 골라 뒤집어서 테이블에 놓고 동시에 공개하는데, 이 카드는 기술이나 시설 같은 것을 의미하고 카드를 내려놓기 위해서는 정해진 비용을 내야 합니다. 레이스 포 더 갤럭시나 산후앙 같은 게임에서는 나머지 카드를 비용으로 냈지만 여기에는 자원 개념이 있더군요.
자원을 얻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 듯 했는데, 흔한 방법은 자원 생산 건물을 갖추어서 매 턴 얻는 거고, 또 하나의 방법은 그렇게 자원이 나오는 사람에게 돈 내고 자원을 사오는 겁니다. 자신의 왼쪽과 오른쪽 사람과 거래를 할 수 있어서 제법 고개를 양쪽으로 돌리며 게임을 해야 하더군요.
선택한 카드를 내려놓을 자원이 안되는 사람은 카드를 포기하고 돈을 받을 수 있었고, 카드를 내려놓거나 돈을 받는 대신 처음에 주어지는 자신의 불가사의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각 불가사의마다 지불 비용이 다르고 게임이 끝날 때 완성도에 따라 추가 점수가 있어서 카드 말린 턴에 사용할 수도 있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나면 한 라운드가 끝나는데, 끝나고 나서 손에 남은 카드를 옆 사람에게 넘겨야 하더군요. 그래서 게임 시작 때 일곱 장을 받고, 매 라운드 한 장씩 선택하고 남은 카드를 옆 사람에게 넘기며 게임을 진행해서 여섯 번째 라운드에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는데 이 여섯번째 라운드가 한 시대의 막판입니다. 게임은 종 세 개의 시대로 되어 있고, 각 시대를 위한 카드 더미가 구별되어 있습니다. 물론 뒤로 갈수록 발전된 능력과 높은 비용의 카드가 나오리라는 것 쯤은 모두 알고 있겠죠?
레이스 포 더 갤럭시처럼 각 플레이어가 동시에 게임을 진행하기 때문에 인원수와 게임 시간이 비례하지도 않고 매 라운드는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며 모든 플레이어가 이 게임 초짜였음에도 불구하고 게임 시간은 매우 빨랐습니다. 30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특히 다음 사람한테 꼭 필요해 보이는 카드를 넘겨주지 않기 위해 써 버리기도 하고 은근 재미있더군요.
문명 건설 테마의 게임답게 카드의 종류는 퍽 다양했습니다. 자원을 생산하는 생산 건물 같은 카드가 있었고 테크 트리를 타면 저렴한 비용에 갖춰지는 건물도 있었고 세트를 모아 보너스 점수를 얻는다거나 하는 요소들도 옹기종기 갖춰져 있었습니다. 군사 건물의 경우는 시대가 끝날 때마다 양쪽 사람과 군사력 합계를 내서 점수나 감점을 얻게 되어 있는데, 은근 강력하기에 무시할 것은 못됩니다. 항상 이런 요소들은 옆 사람들과 내가 다 함께 신경 안 쓰면 군사 건물 갖출 시간에 더 높은 수준의 문명발전을 도모하는 윈윈이 가능하지만 옆 사람이 시시껄렁한 군사 건물을 하나라도 들여놓으면 결국 감점을 막기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군비를 확충하게 되고 결국 그렇게 되어 양쪽 세력 모두 깡패화 시켜버리는 식으로 갈등 요소를 만들어냅니다.
일단 게임 자체는 레이스 포 더 갤럭시와 비슷한데 인류 문명 테마라 더 끌리는 것도 있고, 레이스 포 더 갤럭시보다는 좀 더 노골적인 인터액션이 있어 재미있었습니다. 최소한 양 옆의 사람들은 의식하며 플레이하게 되니까요. 꽤 만족하여 한동안 음미했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카드 텍스트가 거의 없어 한글판 해도 큰 반향 없을 거라는 점 정도일까요?
그런데 마지막으로 들은 이야기가 더욱 감동이었습니다. 제가 플레이한 버전은 그래픽이 없는 프로토 타입이었습니다만 여기에 줄리안 델발이 일러스트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헉 줄리안 델발이라면? 좀 더 이해가 쉽도록 그 분이 일러스트 그린 게임들 몇 가지 예시를 들어 드리는 게 빠르겠네요.
여기까지가 제가 2월에 본 7 wonders였습니다. 지금은 제작이 더 진행된 듯 하고 일러스트는 예정과 달리 다른 분이 맡았지만 사실적인 그래픽으로 분위기를 살려주고 있네요. 저도 실제 제품 구경은 한달 뒤에 해볼 수 있겠죠. 아마 여러분도 곧 보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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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의 양이 문제인데...
그래도 기대되는군요 ㅎ -
기대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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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해보고 싶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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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재밌게 잘 보았습니다.
저에게도 기대작으로 다가오는군요...
이제 그만 질러야하는데 말이죠~ ㅜㅜ; -
(신포도는 이렇게 잊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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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글은 100% 오리지널이고 번역이 아니며...
영어에 별로 안 능통한 한국인(저죠)이 쓴 겁니다.
신포도는 이솝 우화에 나오는 여우 이야기에서 나오는 표현이고
제 중학교 시절 독해 교재였던 모 책에 자주 나와서
개인적으로 자주 쓰는 표현입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실제로 저 뿐만 아니라 영어 잘 못하는 한국의 많은 사람들도
저 표현을 씁니다.. ^^
번역이라는 단정도 그렇지만...
신포도 정도의 의미를 이해 못했다는 단정은
솔직히 당혹스럽네요 ^^ -
아.. 그렇군요... 신포도라는 표현을 쓰는 군요, 정말 몰랐습니다.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사과드립니다.
제가 한국떠난지 10년이 넘어서 한국에서 사용하는 말들도 많이 변하나 봅니다. -
흠? 신포도가 어디나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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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전 신포도라는 단어 해석에 전혀 문제가 없이 내려갔는데요.^^ 가이오트님과 동년배라서 그런가요? 저희 어릴 때는 모르는 사람업는 이야기였다고 보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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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은 지식으로 아는척은 하면 안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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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떠난지 10년된게 대체 무슨 상관이지ㅋㅋㅋㅋㅋㅋ 요새 초딩들도 이솝우화 정돈 읽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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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요... 프로텍터가 뻑뻑한 정도가 아니라...
카드가 구겨집니다.
프로텍터에 카드를 넣고 들어간 입구쪽을 살피면...
카드가 물견무늬로 웨이브 치는게 보일정도 입니다.
플택을 약간크게 다시 만들어 주셔야 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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