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스 (BRASS)

마틴 월레스의 스테디셀러 명작 보드게임


보드게임 중에는 출시되자마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가 서서히 그 인기가 사라지는 게임이 많습니다. 하지만 브래스는 2007년 조용히 출시되어 오랜 시간동안 꾸준히 인기가 올라간 게임입니다.

박스를 열면, 18세기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가는 산업혁명시대의 영국 북서부의 지도가 그려진 보드판이 가장 먼저 보입니다. 보통 게임과 달리 박스 크기의 6배에 달하는 보드판은 크기도 클 뿐만 아니라 내용도 튼실합니다. 그리고 각자 가지고 시작하는 5가지의 공장토큰과 운하/철도, 그 시대의 화폐인 파운드를 나타내는 동화와 은화가 보입니다. 그리고 지역카드와 공장카드로 이루어진 카드는 게임의 방향을 결정해주는 가장 큰 요소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계획에 맞춰 게임을 진행하려면 핸드관리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브래스내의 많은 구성물들.
게임은 운하시대와 철도시대 2개의 시대로 나누어집니다. 플레이어는 각각의 시대에 여러 가지 액션을 통해 공장을 짓고, 공장을 뒤집어 수익을 늘리고, 점수를 얻습니다. 그리고 게임이 끝나고 점수가 가장 높은 사람이 이깁니다.

게임 시작시 플레이어별로 가지고 있어야할 구성물들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공장 건설, 운하/철도건설, 업그레이드, 대출, 면직물 팔기 등 5가지 액션을 펼칩니다. 누가에게나 동등한 액션 기회가 주어지지만 치밀한 계획으로 효율적인 액션을 펼치는 플레이어와 그렇지 못한 플레이어의 결과는 매우 큽니다.

공장 건설은 가격을 지불하고 가지고 있는 공장 토큰을 게임판 위에 놓는 액션입니다. 높은 효율을 기대할 수 있지만 자원을 필요로 하는 면직물 공장, 면직물 공장보다 효율은 낮지만 싸고 자원이 필요 없는 항구, 점수보다는 수입을 노리고 건설하는 광산, 매우 효율이 높지만 제약 조건이 많은 제철소와 조선소 등 다섯 가지의 공장이 등장하는데 이 공장들이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에 있어 어떤 공장이 특별히 우월하다 할 수 없고 어디에 어떤 타이밍에 짓고 다른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또 게임의 진행이 영국의 산업 발달 맞물리며 그에 따라 이들 공장 시설의 중요도가 극적으로 달라지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복잡해보이지만 실제로는 각자의 뚜렷한 목표가 있다.
운하/철도건설 액션은 가격을 지불하고 자신의 건물이 있는 근거지 지역으로부터 뻗어나가는 운하나 철도를 건설하는 액션입니다. 각도시를 연결하는 통로는 정해져 있고, 한사람이 건설하게 되면 다른 사람은 건설 할 수 없게 됩니다. 선점이 굉장히 중요하며 점수 또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액션입니다.

업그레이드액션은 게임의 전략을 무궁무진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소입니다. 각 공장들은 레벨이 나누어져 있고, 각각의 공장들은 낮은 레벨부터 지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장들은 레벨이 올라갈수록 효율이 좋아지기 때문에 업그레이드를 통하여 낮을 레벨의 건물을 건너뛰고 높을 레벨의 공장을 짓는 것은 굉장히 좋은 전략입니다.

브래스의 반딱반딱한 금화? 은화?
대출 액션은 부족한 자본금을 충동해주는 중요한 액션입니다. 게임 시작자금 30파운드로는 게임을 풀어나가기엔 너무나도 부족합니다. 물론 수입이 늘어나고 매 라운드 수익을 받지만 그것도 터무니없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수익을 좀 감소시키더라도 당장의 필요한 돈을 얻을 수 있는 대출은 절대 아깝지 않은 액션입니다.

브래스에 사용하는 카드들.
마지막으로 면직물 팔기 액션은 자신의 면직물 공장을 자신이 원하는 항구에 파는 액션입니다. 효율 좋은 면직물 공장을 한 번의 액션으로 여러 개를 팔 수 있기 때문에 몇 개의 면직물 공장을 지어서 한 번에 팔지도 잘 계획해야한다. 그리고 면직물 공장이 어떤 항구로 팔리는지는 게임의 양상을 바꾸기 때문에 잘 눈여겨 봐야합니다.

최근 전략 게임들은 매 턴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행동의 범위를 매우 작게 제한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세련된 디자인으로 인정받는 경향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브래스는 그때 그때 최고의 수를 두는 것 외에도 미래를 예측하고 전략적인 한 방을 계획하는 게임 진행을 요구하기 때문에 초보자에게는 어렵게 느껴지는 편입니다.

어찌 보면 빈 캔버스를 주고 마음껏 전략을 그려보라는 느낌이라 막막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미래 예측을 기반으로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계획대로 착착 들어맞을 때의 즐거움은 최근 다른 전략 게임들에서 느끼기 힘든 경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