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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sen Report #4/bbr
4편은 밸리 게임즈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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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31 20: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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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Divedice
Essen Report #4 4년만에 다시 보는 Essen
Valley Games, Inc. |
밸리 게임즈의 부스 위치는 옹기 종기 모여 있는 독일 주요 제작사들의 부스 위치와 멀리 떨어져 RPG, 코스프레, 만화를 주로 다루는 부스들 사이에 있었습니다. 궁금한 분들을 위해 밸리 게임즈에 대해 소개하자면 이 회사는 최근 설립된 캐나다의 신생 제작사로, 중소 보드게임 소매상들이 연합해서 만든 회사입니다. 절판되었던 디 마허(Die Macher)와 한니발: 로마 대 카르타고(Hannibal: Rome vs. Carthage)를 리메이크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회사로 앞으로도 빅 시티(Big city), 리베르떼(Liberté)같은 절판 게임들이 이 회사를 통해 다시 나올 예정이고, 이번 에센 축제에는 프란츠 베노 델롱게(Franz-Benno Delonge)의 신작 컨테이너(Container)와 라이너 크니치아(Reiner Knizia)의 신작 Municipium이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 부스에서는 Municipium를 볼 수 없었습니다.
회사 사정으로 인해 라인업에 있는 게임들이 당장 나오지는 못하고, 충분한 프리 오더를 받아야 출판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Municipium은 간만에 나오는 크니치아의 전략 게임이라는 생각에 기대가 컸는데 아쉬웠습니다. 좀 더 기다려 볼 수 밖에요.
컨테이너(Container) 이제 이 회사의 참가작 컨테이너 이야기를 해볼까요? 컨테이너는 프란츠 베노 델롱게의 신작 비즈니스 게임입니다. 또 이 작가의 마지막 게임이기도 합니다. 이 게임은 최근 나온 독일 보드게임과 다른 느낌을 주는데,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플레이어 간 상호작용이 많이 강조되었다는 것입니다. 게임 내용은 공장에서 5종류의 물품을 생산해서, 배에 싣고, 섬에 옮겨 돈을 버는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자기가 생산한 물건을 자기 배에 실을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결국 다른 플레이어의 항구를 돌며 물품을 구해야 합니다. 또 수입의 일부는 공장 설비를 늘리거나, 항구의 창고 용량을 늘리기 위해 재투자해야 합니다.
각자에게는 개인 보드 1장이 주어지고, 여기에는 공장과 항구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가운데에는 섬이 있고, 섬에는 각 플레이어의 물품을 놓는 칸이 나누어져 있습니다. 각 플레이어에게는 배가 1대씩 있고 최대 5개의 물품을 실을 수 있습니다. 게임 중 필요하다면 돈을 빌리고 론(Loan)를 받을 수 있는데, 매 턴 시작 때마다 10%의 이자를 은행에 지불해야 하고 게임 중 돈이 생기면 갚을 수 있습니다. 게임이 시작될 때 각 플레이어는 카드 1장씩을 받는데, 여기에는 게임이 끝나는 시점에서 섬에 놓여진 각 상품의 가치가 적혀 있습니다. 이 카드로 인해 어떤 플레이어에게는 빨간색 컨테이너의 물품이 가치가 있고, 어떤 플레이어에게는 검정색 컨테이너의 물품이 가치가 있습니다. 이 카드 내용은 끝날 때까지 비밀로 하지만 게임 진행 중에 어느 정도 추리가 가능합니다. 턴이 되면 플레이어는 다음에 설명하는 4개 액션 중에서 2개 액션을 선택해서 할 수 있습니다.
1. 설비 확충: 공장의 기계 설비, 또는 항구의 창고를 1개 늘립니다. 물론 돈이 필요합니다.
처음 플레이어는 기계 설비 1개와 창고 1개가 갖추어진 상태로 게임을 시작합니다. 이 말은 처음에 플레이어가 생산 가능한 물품은 5종류의 물품 중 1가지라는 것입니다. 5종류의 물품은 색으로 구별되며, 기계 설비도 물품과 같이 5가지 색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색의 기계 설비를 늘려 나가면서 점점 여러 가지 물품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같은 종류의 기계는 1개씩만 가질 수 있습니다). 또 창고가 늘어나면 항구에 야적할 수 있는 물품의 수가 늘어납니다.
2. 생산: 공장에 있는 기계 설비에 따라 생산이 이루어집니다. 생산한 물품은 공장 앞 창고에 놓여지는데, 이곳은 항구의 창고와는 다른 곳입니다. 공장 앞 창고에는 1~4불의 칸이 있고, 1불 칸에 생산물을 놓으면 1불 짜리 물건, 4불 칸에 놓으면 4불 짜리 물건이 됩니다. 말하자면 희망 소비자 가격인 것이죠. 공장 앞 창고의 용량은 공장 생산 설비의 수에 영향을 받습니다. 한편 생산을 하면 공장 앞 창고에 있는 다른 물품의 가격도 재조정할 수 있습니다.
3. 구입: 다른 사람의 공장 창고에 있는 물품을 사서(판매자는 거부 불가) 자신의 항구 창고로 옮깁니다. 역시 항구 창고도 일종의 상점으로 희망 소비자 가격을 매길 수 있는 칸이 있습니다. 여기서 공장 창고와 창구 창고가 혼란스러울 수 있는데, 항구 창고는 이 항구에 입항한 배의 선주에게 팔 물건이 올라가는 곳입니다.
4. 배 이동: 항구나 섬에 있는 배는 1번의 이동으로 바다로 나갈 수 있고,
바다에 있는 배는 1번의 이동으로 항구나 섬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배가 다른 사람의 항구에 도착하면(이 게임은 애초에 자신의 항구에 배를 넣을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항구 창고의 물품을 사서(역시 판매자는 거부 불가) 배에 실을 수 있습니다.
배가 섬에 도착하면, 섬에 물품을 싣기 전에 다른 사람들끼리 주먹 안에 돈 넣고 하나 둘 셋 하면 동시에 펼치는 방식으로 이 물품에 대한 입찰을 합니다. 입찰의 승자가 가려지면 선주는
두 가지의 선택이 가능합니다.
- 승자에게 돈을 받고, 화물은 섬에서 승자의 칸에 올라갑니다. 이때 은행에서 입찰한 돈 만큼의 돈을 보너스로 줍니다.
- 승자가 제시한 입찰금 만큼의 돈을 은행에 내고, 자신의 칸에 화물을 올립니다.
이런 식으로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점점 섬에 물품이 쌓이기 때문에 물품은 점점 떨어져 갑니다. 5가지 물품 중 2가지 물품이 모두 떨어지면 게임이 끝나고, 섬에 있는 물품의 가치와 가진 돈, 그리고 배에 있는 물품(얼마에 샀는지에 상관없이 개당 3불)나 항구에 있는 물품(가격에 상관없이 개당 2불)의 가치를 더해서 가장 많은 돈을 번 사람이 이깁니다. 게임이 대충 상상이 되십니까?
상대방의 수요를 예측해서 가격을 매기는 것도 중요하고, 초반에 설비 확충에 얼마나 비중을 두고 게임을 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도 중요합니다. 설비 확충에 너무 치중하면 섬에 물품을 보낼 때 입찰 앞에서 번번히 무릎을 꿇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초 중반에 돈을 바짝 당기는 것을 전략으로 할 수도 있습니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돈 관리라고 할 수 있는데 항상 입찰에 대비해서 어느 정도의 돈을 남겨야 할 듯 합니다. 가치 있는 물건을 꾸역꾸역 싣느라 돈을 다 쓰면 입찰 앞에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돈이 바닥난 플레이어가 섬에 물건을 실을 때 다른 플레이어들이 매우 싼 값에 입찰을 시도하면 게임이 아주 비참해 집니다. 다른 사람에게 어떤 상품이 가치 있는지를 읽어야 하고, 다른 사람이 돈을 얼마쯤 굴릴 수 있는지도 읽어야 합니다. 이 게임은 철저히 다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는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교적 쉬운 규칙과, 플레이어 간 상호 작용이 강조된 독특한 스타일의 비즈니스 게임입니다.
에센 축제 부스에서 판매되는 컨테이너의 가격은 40유로로 꽤 비싼 가격인데 비해, 내용물의 질이 좀 떨어져서 구입이 망설여졌습니다. 아직 대량 생산이 불가능해서 밸리 게임즈 작품들의 가격 문제는 당분간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나중에 돌아와서 이 회사 홈페이지를 보니 컨테이너 판매 가격이 무려 60불이네요. 행사 가격이 그나마 나은 것이었군요. 구입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제가 밸리 게임즈 이야기에 너무 많은 분량을 할애해서 글을 쓰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 이유는 밸리 게임즈 부스에 있던 행사 도우미 중에 ‘미스 캐나다’가 있어서 이 부스에서 보낸 시간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같이 온 동료들은 그녀의 미모에 대해 미스 캐나다 라기에는 대단치 않다라고 평했습니다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아무래도 독일 사람 보다는 캐나다 사람이 영어 설명을 잘 하는 게 당연하겠지만 그녀는 2007년 에센 축제 모든 행사 요원들 중 제일 게임 설명을 잘 했던 사람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저는 보드게임 카페 관리자 경험이나 많은 행사 참여 경험으로 그런 곳에서 하루 종일 게임설명 하는 게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곳에 얼굴 마담 격으로 온 미스 캐나다가 시종일관 미소를 띄며 게임 설명을 한다는 것에 정말 놀랐습니다. 컨테이너는 나중에라도 꼭 사야겠습니다. (편집자 주 : 이 글을 읽고 사심을 갖은 사람이 얼마나 게임설명을 열심히 듣는 것이 가능한지 깨닫게 되는군요.)
마지막으로 올해 9월 2일 세상을 떠난 컨테이너의 작가 프란츠 베노 델롱게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그는 1957년에 태어났고, 본 직업이 대법원 판사이기도 했던 특이한 이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트랜스 아메리카, 빅 시티, 결재일, 마닐라 같은 좋은 게임을 만들었으며, 저는 특히 마닐라와 결재일을 좋아했습니다. 그의 마지막 작품 컨테이너가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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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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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 장문의 글의 요점은... 미스 캐나다 도우미가 예뻤다...... 로군요.ㅎㅎ
저도 결제일을 참 좋아합니다. 컨테이너도 많은 사랑을 받으면 좋겠네요. -
아.. 그런 분이셨군요.. 삼가 명복을 빕니다.
인연님.. 저와 아마도 같은 생각을 하신 것 같아요.
아마도.. 맨위의 부스 사진도 어느분이 아줌마가 좀 예쁘다고 생각하고 찍은 것 같군요. 거기에 미스 캐나다와 눈까지 마주치고 사진을 찍었더군요. 아무래도 빨리 장가 가셔야 겠어요..흠.. 게임보다 다른데 관심이 더 많으시니.. ㅋㅋ -
잘보았습니다...그러나 밸리 게임은 아직좀...여러모로 1% 부족한 느낌이....
저도 미스 캐나다 잘보았습니다.. -
노래 한 곡 듣고 가겠습니다.
박진영이 부릅니다. -
ㅠ_ㅠ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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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의 작가 이시군요.무슨 사고로 돌아가셨나요? 그렇게 많지 않은 나이인데 세상을 달리하셨네요.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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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좋은 게임을 많이 디자인하셨네요^^
그~~ 말로만 듣던 예쁜분을 드디어 보았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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