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Picknic 새와 여우의 재미있는 눈치싸움

새는 곡식을 먹고, 여우는 새를 먹는다. 처절한 먹이사슬에 얽히고 섥힌, 최고의 눈치싸움 픽 피크닉을 소개합니다. 재미있는 일러스트와 간단한 룰만으로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

게임법은 굉장히 쉽습니다. 6개의 공간을 나타내는 타일을 깔아 놓고, 그 위에 곡식역할을 하는 목재큐브를 하나씩 놓아줍니다. 그리고, 카드를 나누어 갖습니다. 이 카드들은 2가지 동물이 그려져 있고, 6개의 공간에 해당하는 색상으로 칠해져 있습니다. 이제 플레이어들은 한 장씩 원하는 카드를 뒤집어서 내려놓고, 하나 둘 셋!과 동시에 펼칩니다.

이제 펼친 카드를 대응하는 색상의 공간에 붙이고, 점수를 계산하면 됩니다. 새들만 있는 경우는 새들은 점수를 나누어 가질 수 있습니다. 협상에 의해서 말이죠. 그러나 협상이 타결이 안되면 주사위대결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새들에게 있는 점수에 주사위의 눈금을 더하고, 높은 사람이 승자가 되어 모든 곡식을 얻어가게 됩니다.

그러면 여우는 뭐냐? 만약 새가 있는 곳에 여우가 있으면, 여우는 새를 잡아 먹습니다. 마찬가지로 여우가 다수일 경우 새처럼 협상이나 대결을 해서 가져가면 됩니다. 이렇게 라운드가 돌아가다가 곡식이 다 떨어지면 게임은 끝나게 됩니다.

이렇게 간단하지만, 이 속에는 재미를 배가 시키는 몇가지 장치가 있습니다. 먼저 -2카드라는 특수카드를 주어서, 여우에게 -2점을 안기고, 곡식 1개를 훔쳐가는 재밌는 요소가 있습니다. 또 하나는 바로 협상과 대결입니다. 협상을 통해서 적은 수를 가진 새나 여우에게 강압하고, 비록 작지만 주사위를 굴려서 이기는 짜릿함이야 말로 이 게임의 또 다른 재미라 하겠습니다.

픽 피크닉의 기본은 눈치싸움과 속임수입니다. 모든 정보가 공개가 되어 있는 상태지만, 상대방에 대한 정보는 어느 것하나 공개된 것이 없습니다. 적들은 어디에 붙을지 도무지 알 수 없습니다. 분명히 대박을 노릴 수 있는 장소가 있지만, 카드가 없어서 못갈 수도 있고, 카드가 있어도 다른 곳에서 와장창 몰리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새를 여우를 피해야하고, 여우는 새를 잡아먹음과 동시에 -2는 피해야하는 절묘한 관계의 끈이 팽팽하게 유지되는 것이 이 게임의 진정한 묘미라 하겠네요.

사실 이 작품은 1992년 동일 작가의 작품인 Razzia의 리메이크작입니다. 그러나, 게임자체는 리메이크를 뛰어넘어 속편과도 같이 많은 부분이 달라져 있습니다. 전작은 도박단과 경찰이 주인공이었고, 경찰이나 도박단이나 노리는 것은 무조건 돈! 그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번 작품은 새는 곡식을 노리고, 여우는 새를 노린다는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서 더욱 게임이 치열해졌습니다.

새가 먹지 않으면 곡식은 언제나 그 자리에 남아 있기 때문에 여우에게 있어서 그 곳은 언제나 행복한 덫이되고, 새에게는 대박을 노릴 수 있는 한 방!의 희망을 주기 때문입니다.

일러스트가 귀엽지만, 너무 얘들 취향으로 그려져 있어서, 나이가 있는 사람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겠고, 게임이 한자리에서 오래동안 여러 판을 할만하진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파티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임입니다. 그러나 카드 선택의 순간은 조금은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가볍지만, 적당히 긴장시켜주는 좋은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