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enix 깔끔한 2인용 게임의 진수

제작자인 Zach, Amanda... 같은 성을 가진 두 사람... 뭔가 수상쩍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두 사람은 유명한 게임 디자이너인 Doris, Frank처럼 부부사이입니다. 더 재밌는 것은 남편인 Zach의 이력인데, 그는 현재 Microsoft .NET Enterprises 시니어 개발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COM+와 MSMQ, BizTalk, XML등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기술들에 권위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군요. 뿐만 아니라, 프로그래머라면 누구나 한 번즈음 본 빨간표지의 Wrox Press에서 C#과 .NET에 대한 많은 책을 저술하고 있습니다(사실 공저가 많습니다만...). 필자가 프로그래머 출신이라서 그런지 왠지 친근해보이는 것이 첫 느낌부터 아주 좋습니다.

개발 당시에 프로젝트명은 "Spektrum"이었다고 합니다. 피닉스에서 가운데 놓인 사각형 목재조각을 스펙트럼이라고 불렀기에 그런 이름이 붙여진 것 같습니다. 무슨 연유로 피닉스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게임 자체가 다양한 색상에 큼직한 목재 조각으로 구성되어 보는 재미와 만지는 재미가 아주 좋습니다.

피닉스는 점수 계산만 조금 신경쓰면, 누구나 재밌게 즐길 수 있는 2인용 게임입니다. 초기에 스펙트럼을 세팅하고, 말들을 주욱 늘어 놓는 것에서 게임은 시작됩니다. 이제 카드를 나누어 갖고, 한 장을 사용하고, 한 장을 채워오면 된답니다. 굉장히 간단하죠?

카드 사용법도 카드에 그려져있는 그대로 행하면됩니다. 카드의 그림만 보아도 어떻게 해야할지 아주 명료하죠. 자신의 말을 이동하거나 자리를 바꾸거나 스펙트럼을 바꾸거나 혹은 다른 사람의 말과 바꿀 수도 있습니다. 언어랑 전혀 상관없이 그림만으로 게임 진행이 되기 때문에 처음 접하는 사람도 쉽게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점수계산을 보겠습니다. 언뜻보면, 스펙트럼대로 자신의 말을 배치하면 승리할 것으로 보이지만, 피닉스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같은 수의 말들을 이웃되도록 잘 모아 놓는 것은 더욱 중요합니다.

게임 자체는 운에 많이 의존합니다. 초기에 스펙트럼과 말을 뽑아오는 것도 그렇고, 카드를 사용한 뒤에 카드를 뽑아오는 것도 순전히 운입니다. 하나만 옮겨서 붙이면 큰 점수를 얻을 수 있어도, 카드가 나와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죠.

그러나, 피닉스는 단순히 운만 필요한 게임은 아닙니다. 상대가 버리는 카드를 유심히보고, 가능성을 늘여나가야 합니다. 그렇게해서, 최대한 높은 가능성을 가지고, 최적의 점수를 딸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승리할 수 있죠.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상대방의 말을 보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하나만 움직이면, 게임을 끝낼 수 있는 상황이 왔다고 생각되면 쉽게 움직이면 안되겠죠. 애써서 만들어 놓은 점수를 더 큰 점수를 먹겠다고 포기하면, 바로 상대방은 게임을 끝내버릴 지도 모릅니다. 앉아서 점수를 잃어 버리는 꼴이 되죠. 상대방과 자신의 말 어느 것 하나 소홀히 보아서는 안됩니다.

데뷰작치고, 피닉스는 훌륭한 퀄리티를 갖고 있습니다. 컴포넌트에서 깔끔한 게임성까지 말이죠. 앞으로의 게임이 무척 진행됩니다. Zach와 Amanda는 프로그래머답게 꽤나 게임을 체계적으로 잘 만들어 놓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마음에 드는군요. 너무 운에 의존하는 듯 싶지만, 숨겨진 전략적 요소덕택에 게임이 단순해지지 않고, 이쁘고 쉽다는 점에서 여성 유저들에게까지 상당히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