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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콘텐츠 [실화] 목숨을 구해준 보드게임
  • 2023-02-10 14:47:54

  • 7

  • 448

Lv.1 비알다다

[침대 위에서 죽은 위쳐는 없다.]



21년 7월에 나는 한 보드게임을 펀딩했는데 게임 제목은 '위쳐 : 올드월드'다.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아주 유명한 컴퓨터 게임을 보드게임으로 만든 건데 간단하게 설명하면 괴물 사냥꾼인 '위쳐'가 괴물을 사냥하고 사람들의 의뢰를 들어주는 줄거리다.

보드게임이라고는 부루마블이나 다빈치코드 정도가 전부인 초보에게 너무 부담스러운 가격, 전체 세트를 구매할 시에는부피도 많이 커서 오랜 시간 고민했다. 난 '위쳐' 게임을 아주 감동 깊게 했기 때문에 보드게임도 꼭 사고 싶었다. 투생의 따사로운 햇살 아래에서 말을 타고 달리는 경험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거대지네 괴물도.)

게임 내에서 '위쳐'에 대한 이런저런 설정을 볼 수 있는데 그중 이 표현을 좋아한다. [침대 위에서 죽은 위쳐는 없다.] 그 정도로 괴물 사냥의 일이 고되고 험난하다는 뜻으로 나온 말이다. 당시 '위쳐 : 올드월드' 펀딩을 시작할 때는 21년 7월쯤으로 내가 직장에서 많이 힘들었던 시기였다. 나는 팀에서 7년정도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원 이었지만 해가 갈수록 나에게 맞지 않는 업무에 적응이 아니라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어느 순간부터 눈 뜰 때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나는 내가 죽을 수 있는 방법을, 죽어가는 모습을 상상했다. 꾸준한 상담이나 우울증 약 처방도 극적인 효과를 볼 수 없었다. 가족들이 놀라면 미안하니까 우선 집 밖에서 죽어야겠다는 생각이 우선이었다. 나도 침대에서 죽기는 글렀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 나를 위한 선물이라도 있어야만 그 다음 날을 살아 낼 수 있을거 같았다. 큰 맘 먹고 22년 7월에 배송 예정인 가장 비싼 패키지를 구입했다. 이렇게 비싸고 크고 쓸데없는 걸 샀다고 가족들한테 한소리 듣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쨌든 비싼 돈 주고 산거 받아 보고 죽어야겠다는 다짐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해지고 보드게임 제조 공장의 일정이 지연되고 지연되는 동안 힘들어서 죽고싶어도 '위쳐 : 올드월드'를 받을 때 까지는 살아야 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들을 했다. 진단서를 제출하고, 힘들었던 팀에서 다른 부서로 옮기고, 새로운 취미를 갖고, 꾸준히 치료와 상담을 받았다. 그러는 동안 2023년이 됐고 드디어 오늘 '위쳐: 올드월드'를 받게 된 것이다.

게임 내에서 괴물 사냥꾼 '위쳐'는 늘 괴물과 싸우고 사람들에게 멸시받는 고통스럽고 힘든 직업으로 나온다. 괴물 사냥꾼 '위쳐'로 사는 삶은 어떠냐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나온다.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내가 선택했던 답은 그 치열한 싸움과 전투속에서 살아 있음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살면서 힘든 일도 스트레스도 안 받을 수는 없다. 바뀐 부서도 나에게 스트레스를 종종 주지만 이제 나는 '위쳐'처럼 은검과 철검을 들고 싸우면서 살아갈 수 있다. 그 삶의 전투 속에서 살아 있음을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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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위쳐 : 올드월드가 제 손에 들어오네요.
지금 퇴근하고 집에가면 도착해 있을 생각을 하니 가슴도 뛰고 너무 설렙니다.
그리고 분명히 주문할 때의 저와 받는 오늘날의 제가 달라진 것도 정말 감회가 새로워요.
꼼꼼히 펀딩 진행해주신 코리아보드게임즈 너무 고맙습니다. 이제 남친하구 같이 언박싱이랑 펀칭해야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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