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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 기획기사 첨탑을 척살하라! 슬레이 더 스파이어 보드게임 미리 보기
  • 2022-11-07 11: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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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GM]언테임드
슬레이 더 스파이어 선주문/펀딩 바로 가기

일반판

콜렉터스

니오우의 올인



1. <슬레이 더 스파이어>가 뭘까?
 

Contention Games에서 <슬레이어 더 스파이어 보드게임>의 크라우드 펀딩을 발표했습니다. 슬레이 더 스파이어(Slay the Spire, 이하 StS)의 팬이라면 이 게임이 언제 나오나 손꼽아 기다리시던 분들이 제법 있을 겁니다. 하지만 StS에 대해 전혀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겠죠? 이 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이해하려면 먼저 원작 비디오게임을 알아야 합니다.

StS는 독립 개발 스튜디오인 MegaCrit이 2017년 스팀 앞서 해보기로 출시했다가, 2019년에 정식으로 발매하였습니다. 이 게임은 이상한 존재의 도움을 받아 황량하고 위험한 첨탑(Spire)을 오르는 인물들의 사투를 그리고 있습니다. StS는 특유의 재미 때문에 큰 인기를 얻었고, 이후 유사 게임이 쏟아지게 됩니다.

 
덱 빌딩 메커니즘을 활용한 게임인 <임페리움 클래식>

게임의 기본적인 아이디어 자체는 간단합니다. 보드게이머들에게는 <도미니언> 등으로 익숙한  ‘덱 빌딩’ 메커니즘에 ‘로그라이크(Rogue-like)’ 장르를 결합한 것이지요. 덱 빌딩은 보드게이머들에게는 익숙한 개념이니 간단하게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덱 빌딩은 문자 그대로 덱을 만드는 게임입니다. 기본 덱으로 게임을 시작한 다음 여기에 카드를 추가하거나 제거하여 점점 강한 덱을 만들어, 이를 통해 승리를 노리는 장르죠.
 
‘로그라이크’라는 표현의 유래가 된 게임인 <로그>. 특별한 이미지 없이 아스키 문자로 게임이 표현되어 있다.

 

그럼 로그라이크란 무엇일까요? 이름에서 보이듯 <로그(Rogue)>라는 게임에서 유래된 장르입니다. 장르의 핵심 특징을 꼽아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게임을 할 때마다 게임의 진행과 구조가 매번 무작위로 생성되며, 게임은 종료할 때만 저장됩니다. 거기에다 한 번 게임오버가 되면 무조건 진행상황이 지워지고 새로운 게임을 시작해야 합니다. 상당히 가혹하게 들리죠? 여기에 더해 로그라이크 장르의 게임들은 보통 매우 어렵습니다. 이는 장르의 특성과 결합하여 플레이어에게 치열한 단기 및 장기 판단력을 요구하고, 게임플레이에 긴장감과 도전의식을 부여합니다.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던전 크롤: 스톤 수프(Dungeon Crawl: Stone Soup)>가 있습니다.
 
‘로그라이트’ 게임인 <뉴클리어 쓰론(Nuclear Throne)>. 로그 계열 게임들은 화려한 그래픽이나 방대한 컨텐츠보다는 밀도 있는 게임성에 방점을 둔 경우가 많고, 그래서 소형 개발팀들이 많이 도전하는 장르이기도 하다. 거대 자본이 들어간 로그라이크 게임은 흔치 않다.

향후 로그라이크 장르가 대중화되면서, 지나치게 마니아 취향인 요소들이 순화된 ‘로그라이트(Rogue-lite)’ 장르가 유행하게 됩니다. 이런 게임들은 새 게임마다 변화하는 폭이 좁거나, 아주 고정된 요소의 비중이 좀 더 높은 편입니다. 거기에 게임 오버가 되더라도 그 진행사항이 소소하게나마 다음 게임에 반영되기도 합니다. 로그라이크와 로그라이트만 다뤄도 글 한 편이 나올 지경이니 이 정도로 정리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요는 변화무쌍하고 무자비한 게임상황에 대비하고 살아남아야 하는, 그리고 저장 불러오기를 허용하지 않는 혹독한 장르라는 거죠.  
 
StS의 전투 화면.

StS는 정통 로그라이크보다는 무작위성이 제한되기 떄문에, 엄밀하게는 로그라이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임의 기본적인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플레이어는 캐릭터를 선택하고 해당 캐릭터의 기본 덱으로 게임을 시작합니다. 이후 플레이어는 진행할 다음 방을 선택합니다. 방에서는 적과 전투를 벌일 수도 있고, 그 밖에 이벤트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전투를 마치면 기본적으로 카드 3장이 주어지며, 플레이어는 이중 1장을 골라 자신의 덱에 추가합니다. 방에서 무엇을 만날지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플레이어는 모든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탄탄한 덱을 짜야 합니다. 덱뿐 아니라 항상 효과를 주는 유물, 1회성으로 강력한 효과를 주는 포션 또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가 궁극적으로 최종 보스를 쓰러뜨리면 플레이어는 게임에서 승리합니다. 중간에 한 번이라도 체력이 0이 되면 즉시 게임이 종료되며, 게임을 계속 하려면 새로운 게임을 시작해야 합니다.
 
 
StS의 캐릭터 ‘아이언클래드’가 사용하는 카드들.

StS는 (덱 빌딩 게임답게) 플레이 중 가져올 수 있는 카드라고 무조건 덱에 추가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덱이 두꺼워질 수록 원하는 카드를 뽑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이 게임에서는 덱 압축(덱에서 카드 장수를 줄이는 것) 기회가 무척 드물기 때문에, 애초에 덱에 추가할 카드를 현명하게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도미니언처럼 매 차례마다 자기 손의 카드를 전부 버리고 새 카드들을 뽑는 식이라 덱 회전은 빠릅니다. 매 차례 나도 적을 공격해야 하지만, 적도 나를 공격하므로 공격과 방어 카드가 덱에 조화롭게 필요합니다. 당장 적을 무찌를 수 있는 템포가 빠른 카드는 항상 유용합니다. 한편 장기전이 벌어지는 강적에 대비하려면 강력한 수동 능력을 주는 카드도 중요합니다. 다만 나중에 돌아올 이익을 위해 욕심을 부렸다가, 성과를 보기도 전에 게임에서 패배하게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카드 게임에 익숙한 보드게이머라면 지금까지 한 설명을 어렵지 않게 따라오셨을 겁니다. 그런데 저는 왜 <슬레이 더 스파이어 보드게임>을 살펴보기에 앞서 원작 비디오게임의 메커니즘을 설명하고 있을까요? 왜냐하면 보드게임이 이를 매우 충실하게 구현하였기 때문입니다. <슬레이 더 스파이어 보드게임>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사족:
사실 덱 빌딩과 로그라이크를 최초로 결합시킨 비디오게임은
<Dream Quest>
입니다.
매직 더 개더링을 개발한 리처드 가필드가 극찬했고, 온라인 카드게임 <하스스톤>의 개발진이 푹 빠졌다고 하는 게임이죠. 

StS를 비롯한 각종 로그라이크 덱 빌딩 게임들이 여기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럼 게임성은 보장된 것 같은데,
왜 인지도가 훨씬 떨어질까요? 스크린샷 두어장 보고 가시겠습니다.
 
게임은 재밌습니다. 진짭니다.
 

여담이지만 Dream Quest를 개발한 피터 웨일런(Peter Wahlen)은 이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에 채용되어,
하스스톤의 1인 게임 모드를 디자인합니다.

 

 
2. <슬레이 더 스파이어 보드게임> 소개
 
*이하 사용된 이미지는 전부 프로토타입이며 최종 생산 제품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첨탑을 오르는 자를 도와주는 기묘한 존재인 ‘니오우(Neow)’.
보드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여러 니오우의 축복 카드 중 한 장을 뽑아서 사용한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슬레이 더 스파이어 보드게임(이하 보드게임)>은 원작 비디오게임(이하 원작)을 최대한 구현하였습니다. Contention Games는 단순히 메커니즘 뿐 아니라 게임이 주는 분위기와 느낌까지 살리기 위해 Mega Crit과 긴밀하게 협력했다고 합니다.

그럼 보드게임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원작을 해보신 분들에게는 아주 친숙한 내용일 것입니다). 일단 플레이어는 캐릭터 4가지 중 하나를 골라 그 기본 덱과 보너스(‘니오우의 축복’이라고 부릅니다)를 받아서 게임을 시작합니다. 원작처럼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전투 후 덱 빌딩’ 구조를 반복하며, 여기에 이벤트나 상점 등으로 변주가 이뤄집니다.
 

전투 배치가 이루어진 모습. 각 캐릭터마다 적 1줄이 할당되며, 각 적은 자신의 줄에 있는 플레이어만 공격한다.
  
적 덱에서 카드를 뽑아 적을 배치하면 전투가 시작됩니다. 전투 동안 플레이어 차례와 적의 차례가 번갈아 진행됩니다. 플레이어는 3에너지를 받고 카드 5장을 뽑으며 차례를 시작합니다. 차례가 끝나면 남은 에너지는 사라지고 손에 든 카드는 버려집니다. 따라서 한 차례에 가용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가령, 지금 당장은 아무 일도 안 일어나지만 장기적으로 이득을 볼 수 있는 카드가 손에 있다고 쳐보죠. 그런데 그 카드는 2에너지나 소비하기 때문에 방어에 쓸 에너지가 모자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냥 방어에 치중하면 저 카드는 버린 카드 더미로 들어가 한참 뒤에나 다시 손에 잡힐 것입니다. 이런 류의 딜레마는 거의 매 차례 발생하고, 플레이어는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원작을 즐긴 분들에게는 친숙할 적들. 왼쪽은 일반 적인 광신도(Cultist), 오른쪽은 엘리트 적인 라가불린(Lagavulin)이다.
광신도는 차례 패턴이 1가지 뿐이지만, 라가불린은 패턴이 훨씬 복잡한 것을 볼 수 있다.
 
적들은 플레이어 숫자에 따라 여러 무리가 나올 수 있습니다. 각 적은 플레이어마다 배치되어 해당 플레이어만 공격하지만, 플레이어는 어느 적이든 공격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다인 게임에서는 적 하나를 모두가 집중 공격할 수도 있죠. 적 차례가 되면, 적들은 일정 패턴에 따라 움직입니다. 적에 따라 행동 패턴은 고정되어있기도 하고, 주사위를 던져서 결정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뭐든 간에 플레이어는 어떤 적이 다음 차례에 무엇을 할지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적의 다음 행동을 감안하여 차례를 진행해야 합니다.

잠깐 체력에 대해 이야기해보죠. 이 게임에서 체력은 일종의 자원이라고 보면 됩니다. 전투에서 플레이어가 입은 체력 피해는 전투가 끝나도 회복되지 않습니다. 이번 차례에 내린 선택 하나가 이번 막의 보스전에서 독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는 거죠. 따라서 플레이어는 매 전투마다 체력을 최대한 지켜야 합니다. 게임을 처음 접했을 때는, 매 차례마다 방어만 적절히 하면 어떤 적이든 쉽게 무찌를 수 있을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StS에는 한 차례에 무지막지한 공격을 퍼붓거나, 차례가 지날 수록 빠르게 강해지는 적들이 넘쳐납니다. 이런 적들을 상대할 때 수비적으로 시간을 끌었다가는 나중에 더 큰 피해를 입게 됩니다. StS의 팬 중 어떤 이들은 ‘모든 카드는 방어 카드’라고 합니다. 적의 공격을 막아도, 적을 빨리 처치하는 데 기여해도, 결국 모든 카드의 목적은 체력을 지켜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거칠게 말하자면, 이 게임은 마지막 보스가 쓰러질 때까지 체력이 0이 되지 않으면 승리하는 게임입니다. 이 사실을 유념하고 게임을 하면 살아남는 것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전투 후 보상으로는 돈이나 물약, 카드가 제공됩니다(엘리트나 보스라면 유물도 제공됩니다). 돈이나 물약, 유물은 정해진 대로 받으면 그만이지만, 카드는 3장 중 1장을 골라서 가져가게 됩니다. 플레이어가 사용하는 카드는 공격, 스킬, 파워로 나뉩니다. 공격은 피해를 주고, 스킬은 방어를 비롯한 기타 즉발 효과를 줍니다. 파워는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효과를 부여하지만, 보통 이번 차례에는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카드를 가져올 때에는 덱에 이런 3가지 카드가 어떤 비율로 있는지 생각하면서 가져와야 합니다. (전편에서 말한 것처럼) 덱에 맞지 않는 카드는 덱에 없느니만 못하므로, 때로는 아무 카드도 가져오지 않는 것이 옳은 선택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투와 카드 획득만 무한히 반복되면 게임이 단조롭겠죠? StS에서 플레이어가 진입하는 방은 크게 6가지입니다. 일반 전투, 엘리트 전투, 보스 전투, 휴식 장소, 상점, ?(이하 물음표). 전투 방 3가지는 등장하는 적들의 종류와 전투 보상만 다를 뿐 진행 방식은 똑같습니다. 나머지 비전투 방들을 살펴보죠.

 
<슬레이 더 스파이어 보드게임>의 프로토타입 게임판 이미지. 각종 방들로 향하는 경로가 갈라진 것을 볼 수 있다.
토큰으로 표시된 방들은 무작위로 배치된 것들이다.

짐작하시다시피 휴식 장소는 플레이어가 재정비를 하는 곳입니다. 플레이어는 체력을 회복하거나, 카드 1장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즉, 체력 관리를 잘 하면 카드를 강화할 기회가 늘어납니다. 혹은, 자신의 방어 능력을 믿고 낮은 체력에도 카드를 강화할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보드게임에서 강화된 카드는 기본 카드의 반대 면입니다. 따라서 뒷면을 가리기 위해 카드 슬리브가 제공됩니다.
 
상점에 놓이는 유물과 포션은 (전투 보상으로 획득할 때와 마찬가지로) 해당 카드덱에서 무작위로 뽑는다.

상점은 카드, 포션, 유물을 판매하는 곳입니다. 또한 상점을 방문할 때마다 돈을 내고 덱에서 카드 1장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게임에서는 카드를 제거할 기회가 흔치 않습니다. 따라서 상점을 열심히 방문하면 원하는 덱을 구성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골치아픈 저주 카드라도 생기면 꼭 상점을 들르는 것이 좋습니다.
 

찰-싹. 다행히도 이 이벤트는 원작에 비해 훨씬 쉬워졌다.

물음표에 들어가면 이벤트 덱에서 카드 1장을 뽑아 해결합니다. 이벤트는 좋은 것들도 있지만 보통 대가를 요구하며, 어떤 이벤트는 대뜸 손해를 줍니다. 안정적인 게임플레이를 원한다면 물음표 방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전투가 어려운 상황에는 위험을 감수하고 물음표 방에 들어갈 수도 있겠지요.

그럼 여기서 큰 흐름을 정리하겠습니다. 플레이어들은 각자 캐릭터를 골라서 기본 덱과 보너스를 받고, 원하는 경로대로 방에 진입하며 전투 등을 치릅니다. 그 과정에서 캐릭터는 강해지거나(좋은 카드 추가, 잘 맞는 유물 확보, 긍정적인 이벤트 발생, 체력 회복), 약해집니다(나쁜 카드 추가, 맞지 않는 유물 확보, 부정적인 이벤트 발생, 체력 감소). 체력을 모두 잃지 않고 게임을 계속 진행하다보면 해당 막의 보스와 마주하고, 보스를 무찌르면 다음 막으로 넘어갑니다.

이전에 설명한 원작과 큰 차이가 없죠? 물론 비디오게임을 완벽하게 구현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 정체성과 큰 뼈대는 거의 그대로 간직했다고 볼 수 있죠. 그럼 이제 원작을 즐겨보신 분들을 위해 보드게임이 원작과 다른 부분 몇 가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수치가 크게 달라졌습니다. 원작에서 가장 기본적인 공격 카드인 ‘타격’의 피해량은 6이었습니다. 하지만 보드게임에서는 1입니다. 숫자의 크기가 대폭 감소했고, 덕분에 많은 카드들의 위력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원래 ‘타격’을 업그레이드하면 피해량이 6에서 9가 되었었는데, 이제 1을 업그레이드하면 2가 되서 두 배로 강해지는 식이지요. 실제 구성물을 만지면서 계산을 하기 좀 더 수월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로는 카드에 수량 제한이 생긴 것입니다. 원작은 비디오게임인 만큼 이론상으로 덱에 카드를 무제한으로 넣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보드게임에서는 카드마다 장수 제한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에 뽑지 않고 넘겼던 카드가 두 번 다시 나오지 않을 확률이 더 커진 거죠. 어떻게 보면 원작보다도 더 덱 구성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비슷한 이유로 카드를 만드는 카드, 여러번 강화될 수 있는 카드, 특정 카드를 참조하는 카드 등 보드게임에서 추적하기 어려운 기능들은 생략되거나 단순해졌습니다. (한편, 손에 들 수 있는 카드 수에는 제한이 없어졌습니다. 최대 에너지가 6으로 제한되서 큰 의미는 없을 수도 있겠지만요.)

셋째로는 버프/디버프가 단순화됐습니다. 일일이 토큰으로 표시해야 하니 당연한 일이지요. 몇몇 버프/디버프는 삭제됐고, 그 밖에는 카드에 텍스트로 풀어놓은 것도 있습니다.

넷째로 유물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원작에서 유물들은 언제나 발동조건만 충족되면 알아서 발동하는 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카드 수량에서 설명했듯) 보드게임에서 이는 무척 번거롭고 추적도 어렵습니다. 따라서 그런 유물들은 주사위를 굴려서 발동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유물을 잔뜩 들고 있어도 이번 전투 내내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할 수도 있는 거죠. 물론 이런 조건이 없는 유물들은 여전히 확정적으로 발동합니다. 이런 유물들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올라갔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다섯째로 가장 큰 차이는, 다인 게임을 상정하고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물론 원작처럼 1인 게임도 가능합니다). 다른 플레이어에게 (방어도를 주는 등) 영향을 주는 카드가 여럿 있고, 앞서 말한 것처럼 전투에서 적 하나를 집중공격하여 순식간에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기능 덕분에 TableTop Simulator를 통한 테스트 플레이에서는 다인 게임이 훨씬 쉽다고 느껴졌습니다. 원작의 혹독함이 그리운 분들이라면 ‘승천’을 적용하면 됩니다. 보드게임에서 승천은 총 10단계까지 있습니다(거기다가 일일 도전도 있습니다).

이 밖에도 이런 저런 차이가 있지만 가장 큰 차이들만 짚어보았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첨탑을 오르는 도전자 4인방의 특징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3. <슬레이 더 스파이어> 캐릭터 소개
 
*이하 사용된 이미지는 전부 프로토타입이며 최종 생산 제품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첨탑을 오르는 도전자 4인방의 피규어 프로토타입.

StS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는 4명입니다. 이들은 모두 ‘니오우’라는 기묘한 존재의 도움을 받아 첨탑을 오릅니다. 이들이 왜 첨탑을 오르는지는 대체로 불명이지만, 니오우는 자신이 첨탑에 품은 원한 때문에 이들을 올려보내는 것처럼 보입니다. 각 캐릭터는 저마다 다른 카드 세트를 활용하며, 독자적인 메커니즘을 활용하여 전투를 치릅니다. 공용 카드도 존재하지만 자주 획득할 수는 없습니다. 이제 각 캐릭터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선공개된 아이언클래드 카드: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하는 ‘철의 파동(Iron Wave)’과 매 차례 힘을 올려주는 ‘악마의 형상(Demon Form)’.

첫 번째는 악마와 거래를 한 병사, ‘아이언클래드(Ironclad)’입니다. 가장 기본적이고 직관적인 캐릭터라서 아이언클래드는 전용 메커니즘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카드의 방향성까지 없는 건 아니죠. 시작 유물은 전투가 끝날 때마다 체력을 회복시켜줍니다. 체력 회복 수단이 무척 제한되는 이 게임에서 매우 유용한 유물이며, 특히 초심자들에게 큰 도움이됩니다.
아이언클래드 카드 예시. 피해를 주면서 취약을 부여하는 ‘강타(Bash)’, 카드를 소멸시킬 때마다 방어도를 주는 ‘무감각(Feel No Pain)’, 방어도를 대량으로 주는 ‘무적(Impervious)’.

아이언클래드는 다른 게임의 전사에 해당됩니다. 기본 체력도 모든 캐릭터 중 가장 높죠. 우직하게 들어가는 공격 카드와 튼튼한 방어 카드가 많이 있지만, 무거운 카드가 많아 남발하기는 어렵습니다. 광전사 컨셉도 갖고 있어서 스스로에게 피해를 주는 카드, 카드를 ‘소멸’시켜(이번 전투에서 제외하여) 이득을 보는 카드 등을 통해 공격적으로 나갈 수도 있죠. 또한 원래는 페널티에 불과한 상태이상 카드를 오히려 활용하는 카드도 있습니다. 적이 입는 피해를 늘리는 ‘취약’, 자신이 가하는 피해를 늘리는 ‘힘’과 관련된 카드도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꼼수보다는 힘으로 밀어붙이는 느낌이 강한 캐릭터입니다. 아이언클래드는 이 게임을 처음 접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선공개된 사일런트 카드: 단도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정밀(Accuracy)’과 단도를 대량으로 확보하게 해주는 ‘강철의 폭풍(Storm of Steel)’.

두 번째는 치명적인 사냥꾼, ‘사일런트(Silent)’입니다. 아이언클래드 다음으로 직관적인 캐릭터입니다. 전용 메커니즘으로 ‘중독’과 ‘단도’가 있지만, 활용법은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시작 유물은 전투가 시작된 차례에 카드를 더 뽑게 해줍니다. 단순하지만 강력한 능력이죠.

 

사일런트 카드 예시. 피해를 주면서 약화를 부여하는 ‘무력화(Neutralize)’, 모든 공격에 중독 효과를 부여하는 ‘독 바르기(Envenom)’, 중독을 여러번 거는 ‘탄성 플라스크(Bouncing Flask)’.

다른 게임의 도적에 해당하는 캐릭터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면 마치 유리대포일 것 같지만 사일런트는 민첩하게 움직인다는 컨셉으로 방어력이 출중합니다. 거기에다 적의 공격력을 떨어뜨리는 ‘약화’를 잘 활용하기 때문에 더욱 끈질기게 버틸 수 있습니다. 여기에다 사일런트에게는 적에게 지속 피해를 주는 ‘중독’ 메커니즘이 있기 때문에 시간을 끄는 전략도 유효합니다.

사일런트의 또다른 능력은 대량으로 카드를 뽑고, 또 이를 통해 버리기 시너지를 내는 것입니다. ‘단도’를 생성하는 카드들로 단도를 쌓아뒀다가 원하는 차례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콤보를 터뜨리기 용이합니다. 다른 카드 게임에서 콤보 덱을 즐기셨던 분들께 권하는 캐릭터입니다.

 
선공개된 디펙트 카드: 구체 슬롯을 늘려주는 ‘축전기(Capacitor)’와 0코스트 카드를 대량으로 사용하게 해주는 ‘하나를 위한 모두(All for One)’

세 번째는 자아를 얻은 전투인형, ‘디펙트(Defect)’입니다. 전용 메커니즘인 ‘구체’와 ‘영창’, ‘발현’이 비교적 까다롭기 때문에 숙련자에게 권하는 캐릭터입니다. 디펙트는 각종 구체를 영창하고 파워를 사용하는, 속칭 예열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입니다. 디펙트의 시작 유물은 매 전투시작마다 전기 구체 1개를 영창하여 이 예열 시간을 단축해줍니다.

디펙트 카드 예시. 피해를 주면서 전기 구체 1개를 영창하는 ‘번개 구체(Ball Lightning)’, 무작위 구체를 영창하는 ‘혼돈(Chaos)’, 파워가 부족하면 막대한 비용을 요구하지만 엄청난 피해를 주는 ‘유성 타격(Meteor Strike)’.

굳이 따지자면 다른 게임의 마법사에 해당하지만, 디펙트는 이래저래 독특한 캐릭터입니다. 디펙트는 전기(공격), 냉기(방어), 암흑(특수 공격) 이렇게 3가지 구체를 영창할 수 있습니다. 전기는 매 차례 피해를 주며, 발현하면 더 강한 피해를 줍니다. 냉기는 매 차례, 그리고 발현되었을 때 방어도를 줍니다. 암흑은 오직 발현됐을 때 그동안 사용한 파워 개수에 따라 강한 피해를 줍니다. 영창된 구체는 구체 슬롯을 차지합니다. 구체 슬롯이 꽉 찼을 때 영창을 하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구체 중 하나의 발현 효과를 적용하고 해당 구체를 제거합니다.  디펙트는 마땅히 다양한 구체를 영창하고 이와 시너지 효과를 내는 카드를 여럿 보유하고 있습니다.

디펙트의 또다른 특징은 지속 효과를 주는 ‘파워’ 카드를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파워 카드를 사용할 때 혜택을 주는 파워 카드도 있습니다. 그 밖에 디펙트 카드는 특정 카드 탐색, 비용이 0인 카드 시너지, 에너지 대량 확보 등이 특징입니다. 디펙트는 ‘결함품’이라는 이름대로 살짝 느린 캐릭터이지만, 일단 가동을 시작하면 가만히 앉아서도 공격과 방어를 이룰 수 있게 됩니다.
*원작의 팬들에게는 아쉽겠지만 플라즈마 구체는 구현되지 않았습니다.

 

선공개된 와쳐 카드: 손에 보존되어 언제든 진노 경지에 들어갈 수 있게 해주는 ‘크레센도(Crescendo)’와 대량의 에너지를 들여 큰 피해를 원하는 적들에게 나눠 입힐 수 있는 ‘라그나로크(Ragnarok)’

네 번째는 눈먼 수도승, ‘와쳐(Watcher)’입니다. 와쳐는 활용하기 까다롭지만, 그 전용 메커니즘 자체는 단순합니다. 와쳐는 ‘명상’, ‘진노’, ‘중립’ 3가지 경지를 오가며 전투합니다. 이른바 태세 전환을 중요 능력으로 삼는다고 보면 됩니다. 이 경지들은 반드시 카드를 써서 전환해야 하므로, 덱 구성을 적절히 하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경지는 그 자체로 강력한 효과를 가져옵니다. 덕분에 와쳐의 개별 카드들은 밸런스 문제로 소위 말하는 밸류(value, 그 카드 한 장에서 끌어낼 수 있는 이득)가 낮은 편입니다. 와쳐의 시작 유물은 아무 때나 에너지처럼 쓸 수 있는 ‘기적’ 토큰 1개를 줍니다. 중요한 순간에 몰아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유물이죠.
 

와쳐 카드 예시. 방어도를 확보하면서 명상에 들어가는 ‘경각(Vigilance)’, 손에서 보존되며, 보존될 때마다 피해량이 증가하는 ‘회오리 타격(Windmill Strike)’, 경지를 바꿀 때마다 방어도를 제공하는  ‘마음의 요새(Mental Fortress)’.

와쳐는 원작에서 가장 마지막에 추가된 캐릭터이며, 부족한 방어 능력을 극단적인 공격력과 대량의 에너지를 확보하여 보충합니다. ‘명상’ 경지는 별다른 효과는 없으나, 명상에서 벗어나면 에너지를 줍니다. ‘진노’ 경지는 와쳐의 핵심으로, 와쳐의 모든 공격을 강화하지만 차례를 마칠 때 자신에게 피해를 입힙니다. ‘중립’ 경지는 다른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아무 효과도 없는 상태입니다. ‘명상’에 돌입하여 전투를 준비하고, ‘진노’에 들어가 모든 공격을 쏟아부은 다음, 다시 ‘명상’이나 ‘중립’으로 돌아가 추가 피해를 피하는 것이 와쳐를 활용하는 기본입니다.

와쳐의 또다른 고유 메커니즘은 ‘예지’입니다. 와쳐는 미래를 예지하여, 덱 위의 카드를 보고 당장 필요하지 않은 카드를 버릴 수 있습니다. 그 밖에도 시작 유물에서 보여주듯 와쳐는 ‘기적’ 토큰을 획득할 수 있으며, 이를 이용해 한 차례에 더 많은 카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단, 와쳐는 카드 뽑기 능력이 부족한 편입니다. 이를 보조하는 것이 ‘보존’ 메커니즘으로, 보존이 적용되는 카드들은 차례가 끝나도 버리지 않습니다.
*원작의 팬들에게는 아쉽겠지만 ‘강림’ 경지는 구현되지 않았습니다. 대신 ‘신성모독(Blasphemy)’ 카드가 완전히 새로 만들어졌습니다.


2022에센 슈필에서 공개된 <슬레이 더 스파이어 보드게임>의 쇼케이스.

이상으로 <슬레이 더 스파이어 보드게임>의 소개글 연재를 마칩니다. 원작의 팬으로서 이번 기획 기사는 즐거운 마음으로 썼습니다. 저 또한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이 게임이 발매되는 것이 손꼽아 기다려집니다. <슬레이 더 스파이어 보드게임>의 펀딩은 공식 영문판 펀딩이 시작된 이후 다이브다이스에서 열립니다. 그럼, 첨탑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대왕 슬라임이 도전자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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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17 WALLnut
    • 2022-11-08 15:00:03

    플라즈마가... 없어요?! 하긴 파워 펌핑이라 넣기 어려웠겠지만.. 그럼 다른 캐릭터들 파워펌핑 카드도 사라졌겠군요
    • 관리자 [GM]언테임드
    • 2022-11-08 15:01:40

    없어진 만큼 더 나아진 것도 많이 있습니다!
    • Lv.5 아니이러
    • 2022-11-10 15:27:35

    좋은 기사 읽다보니 옛날 Sts에 시간을 녹이며 쌓았던 추억이 생각납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덕분에 게임에 관심이 더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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