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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콘텐츠 개굴이의 2023년 "굴 맘대로" 어워즈 #1
  • 2024-02-02 23:21:12

  • 3

  • 249

Lv.31 [개굴이]

0. 나는 생각하능굴, 고로 존재하능굴.

 

안녕하세요, 잡담도 하고 리뷰도 하고 규칙설명도 하고 그림도 그리는 일 벌리기 좋아하는 양서류, 개굴이입니다.

2023년 플레이 한 기록을 쭉 정리는 해 뒀었는데, 이걸 어떻게 활용할까....생각을 좀 오래 한 것 같네요.

 

▲ 고민중인 개모씨(39)

 

플레이 한 게임 자체가 120개 남짓인지라 탑100을 세우는 것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10개만 세우자니 썰을 풀고싶은 게임들이 많고....

저런 고민을 한지 어언 한달, 이미 그렇게 쓰고 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장르를 대강 나눠서, 그 중에서 올해 인상깊었던 녀석들 위주로 추려보기로 했습니다.

이름하여 개굴이의 2023년 "굴 맘대로" 어워즈 :D!!

 

당연히 올해 발매된 게임만 나오는 것도 아닐거고요, 앉은자리에서 느낌 가는대로 주욱 카테고리를 나눈거라 "이게 왜 이쪽으로 분류되었어?" 라는 게임도 있을거에요.

가볍게 쓸테니 가볍게 읽어주세요! 그 시작은 전략게임입니다. 그럼 가볼까요!

 

※ 모든 게임의 표지는 보드게임긱에서 퍼왔습니다. 

 


 

 

1. 가벼운 전략게임 부문 - "컴포로 떡"상

 


 

비극적이게도 보드게이머의 동반자이면서 즈이집 아내님께서는 보드게임을 크게 즐겨하지 않으십니다.

아마 MZ세대의 성향인 "즉발적 즐거움"을 추구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한 판에 10분 남짓 걸리는 게임은 종종 해주지만, 30분 이상 걸리는 게임은 안하려고 하더라고요.

이런 아내님의 성향에도 불구하고 2023년 집에서 2인으로 무려 스무판 가까이 플레이한 게임이 있는데, 바로 커피 러시 입니다.

쉽고 빠른 진행에 적절한 카드빨로 인한 분위기 상승, 상대방에게 손님을 보내는 공격적인 인터액션까지 꽤 괜찮은 게임성을 지니고 있는 게임이에요.

 

하지만 커피러시가 저런 게임성으로 이렇게까지 이슈가 되고 플레이가 되었냐면 고개를 끄덕일 분은 많지 않을거에요. 커피러시의 진면목은 저걸 담아낸 하드웨어거든요.

실물과 유사하게 제작된 컴포로 인한 시각적 만족감과, 투명한 커피컵에 재료를 넣을 때마다 들려오는 딸그랑거리는 청각적 만족감,

손님 카드를 내림으로서 표현하는 주문에 대한 압박감까지 "커피 러시"라는 게임을 담기에 가장 좋은 그릇을 찾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지금은 상대적으로 시들해져서 책장에 잠들어있지만, 확장 소식도 있고 하니, 확장이 나오면 또 한동안 줄기차게 돌리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 적당한 전략게임 부문

 

1) "힘순진" 상

 


 

다다콘에서 이 게임을 봤을때만 해도 그냥 흔한게임 A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해 보고나서야 느꼈죠. 이 게임은 "힘을 숨긴 진짜"라는걸요.

 

게임은 진짜 무역게임이라면 누구나 떠올릴법한 당연한 아이디어로만 이루어져있어요.

배를 보내서요, 물건을 떼어다가, 본국에서 팔죠. 물건을 사면 살수록 가격이 비싸지고요, 팔면 팔수록 가격이 싸지고요.

빨리 팔고싶으면 적재량이 낮은 배를 쓰게 되고요, 적재량이 높은 배를 쓰면 늦게 팔게 되고요. 당연하지 않나요? 

하지만 이 당연한 아이디어에 주식의 개념을 끼얹은 시점에서 이 게임의 본질이 바뀐다는걸 플레이 해 보기 전엔 몰랐습니다.

 

누가 이 게임을 무역게임이라 했습니까? 이 게임은 주식게임이에요. 돈을 놀리는게 아니라 굴리는 게임이죠.

물건을 떼어다가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남의 회사의 재무제표를 읽고 그 회사에 과감히 투자하는 것도 게임의 한 시스템으로 삼고 있고요,

실제로 무역은 다른사람들이 크게 이득보지 못하는 선에서 커트하고, 주식으로 점수를 불려나가는 플레이어들이 가랑비에 옷 적시듯 조금씩 앞서나가는걸 보면 놀라워요.

동시에 온갖 주식관련 드립을 게임하면서 쳐댈 수 있어서 분위기 자체도 꽤나 유쾌하게 흘러갑니다. 

개인적으로 전에 푸코로 불붙었던 친구들하고 꼭 한번 즐기고 싶은 게임 1순위에요. 

 

작년에 좋은 전략게임들이 많이 나왔는데, 비슷한 웨이트대에서는 압도적으로 강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기회 되면 꼭 해보세요! 

 

 

 

 

2) "성공적인 플랫폼 체인지"상

 

 

한 플랫폼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게임이 다른플랫폼에서도 큰 인기를 끌 수 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아마 비디오게임의 메커니즘을 그대로 보드게임에 적용시키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표적으로 전장의 안개Fog of War 시스템처럼요.

아무튼, 오토배틀러 장르를 보드게임으로 옮겼다는 "오토배틀 챌린저스"에 관한 소식을 들었을 때에도 보드게임으로서의 기대 보다는 오토배틀러 장르의 팬으로 접근했던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웬걸요, 직접 플레이해본 챌린저스는 "이정도면 굉장히 잘 만든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오토배틀러 장르를 보드게임으로 잘 가져왔어요.

실제로 해보면 무작위성이 굉장히 강한편이에요. 고용시장에서 원하는 팩션이 뜨느냐, 그게 원하는 타이밍에 전장에 등판해주느냐 뭐 이런것들에서 누군가는 운빨 망겜을 외치게 되긴 하는데...

그게 오토배틀러 장르인걸요? 아무리 스쿼드를 잘 짜봤자 이리저리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폭망하긴 매한가지고, 그것도 게임의 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으니 저는 오히려 좋더라고요.

더불어 자리를 옮겨가며 상대를 찾고, 왁자왁자한 분위기에서 게임이 진행된다는 것도 이 게임이 가지는 독특한 매력이에요. 이런 부분은 친한 분들과 할 때 좋은 시너지가 나오더라고요.

 

외국에는 확장도 발매되었죠? 확장 한국어화, 기대하고 있는 분들 많으실거에요. 저도 기다리고 있구요 :)

 

 

 

3. 무거운 전략게임 부문

 

1) "나 테라 좋아했네"상

 


 

얘기할 때 마다 주변에서 "읭?" 이라는 반응이 오는데, 저는 가이아프로젝트를 싫어합니다. 좋아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싫어해요.

정확히 뭐가 싫냐 하면 딱 꼬집어 이야기할 순 없는데, 일단 누군가 묻는다면 "정보량이 너무 많아요" 라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기술트랙마다 부여되는 특수능력이라거나, 각 팩션의 능력, 다양한 자원들을 고려하다보면 생각치도 못한 부분에서 상대가 치고 나온다고 해야하나요?

전반적인 게임의 흐름이 눈에 딱 안들어오더라고요. 우주테마 게임을 그렇게까지 선호하는 편도 아니고요.

혁신의 시대가 나온다고 했을 때, 테라미스티카의 후속이라고 해서 가이아랑 동일선상에 놓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크게 기대를 안했는데...

플레이 해 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테라미스티카와 가이아는 꽤 큰 차이가 있었고, 제가 좋아하는 클랜 오브 칼레도니아의 게임방식이 테라미스티카랑 얼마나 닮았는지를요. ㅋㅋㅋㅋㅋ

 

판타지로 돌아온(이라기 보단 가이아가 우주로 나간 느낌이지만)테마로 식별이 조금은 용이해진 메인보드와

남의 길을 틀어막기도, 막히기도, 그걸 확인하기도 용이한 확장방식, 테라미스티카를 기반으로 한 밸런스 조정이나 기술트랙의 간소화 등 저한테는 딱 저정도가 좋더라고요.

물론 이렇게 말은 하지만 매번 게임 할 때마다 130~140점을 벗어나질 못합니다. 가이오트클럽 체험회 이후로 상위권에 랭크된 적이 없어요 부글부글.

 

벌써부터 많은 커뮤니티에서 팩션별 전략연구나, 게임 시작 방식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펼쳐지고 있죠? 

앞으로도 꾸준히 돌리게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아유 내가 가이아를 싫어한거지 테라는 좋아했네!!

 

 

2) "스탠다드전략게임"상

 


 

주변에 보면 막 빛나는 녀석은 아닌데, 어디에 내다놔도 1.2명 정도의 역할은 할 것 같은 친구들 있잖아요?

올해 나온 게임중 딱 이런 느낌의 게임이 있는데, 바로 다윈의 여정입니다.

 

레벨업이 가능한 일꾼배치 시스템이나 트랙에서 전진하면서 보너스를 받는 섬탐사, 선점을 통해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 박물관, 메이저 비교를 통해 혜택을 끌어올리는 서신 등

이런 저런 시스템들을 섞어놓으면 왠지 모르게 애매한 맛이 될 수도 있는데 액션들끼리의 유기성이 강해서 그런가 전체적으로 하나하나 조명을 받으며 잘 버무려졌다는 인상이어요.

실제로 플레이 해 본 분들 대부분이 좋은 평가를 내렸습니다. 불호가 크게 없는 게임이란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의미가 되지 않을까요?

 

확장 모듈이 이것저것 많긴 한데, 고정 인원과 여러번 하기보단 많은 플레이어들과 돌아가며 해서 그런가, 아직 기본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무난하게 괜찮은 게임이라는 말이 굉장히 잘 어울리는 게임이니, 아직 안해보신 분들은 기본판 찍먹이라도 해 보세요!!

 

 

3) "시간순삭"상

 



오늘 이야기 할 게임 중 유일하게 올해 나온 게임이 아니네요. 브라스 버밍엄입니다.

 

메인이 되는 몇몇 액션들을 빼고는 규칙도 깔끔하게 구성되어있어서 게임하면서 크게 길을 잃을만한 일도 없죠? 배우는 분들 대부분 돈이 없어서 허덕이지 게임의 방향성을 잃는 일은 잘 없는편이에요.

하지만 그 간결한 규칙 내에서 카드를 어떻게 운용하는지, 이번 차례에 돈을 얼마를 써서 턴오더를 어떻게 잡을것인지, 남의 인프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등 게임의 깊이가 굉장히 깊습니다.

동시에 인터액션이 강한 편이라 게임 내내 현황이 변하고 남들하고 투닥투닥하다보니 게임 자체의 밀도가 굉장히 깊어서

시작하고 잠깐 허리좀 펴면 운하시대 끝, 철도시대 시작하고 잠깐 눈좀 깜빡이면 게임이 끝나있습니다. 시계를 보면 2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고요.

 

최근에 랭커셔하고 버밍엄이 다시 재판되었죠? 더욱 더 많은 사람이 즐겨보셨으면 하는 게임 1순위입니다.

적극적인 인터액션에 크게 거부감이 없으신 분들이라면 아마 무조건 좋아하실거에요. 얘도 책장에서 방출될 일 없이 꾸준히 플레이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오거나이저도 샀다구요 :)

 

 

 

 

 

오늘은 여기까지!! 막상 쓰다보니 떠오르는 게임이 굉장히 많네요. 하지만 요정도로 마무리하고...

다음 글에서는 파티부문을 비롯한 머더미스테리, 방탈출 등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머지않은 때에 다시 돌아올게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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