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인원: 2~4명 / 게임 시간: 30분 / 대상 연령: 만 14세 이상

"새롭게 등장한 세력과 호의를 바탕으로 한 동맹을 맺어라!"

2022년에 처음으로 출시된 <도미니언 확장: 굳건한 동맹(이하 굳건한 동맹)>은 <도미니언>의 가장 새로운 확장이다. 덱 만들기 게임의 시초인 <도미니언> 기본판이 처음 발매된 것이 2008년인데, 14년이란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인기가 유지되었기에 이처럼 새로운 확장이 발표될 수 있었던 것이다. 14년이란 기간 동안 거의 매년 새로운 확장이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도미니언>을 만든 도널드 X. 바카리노 작가가 <굳건한 동맹> 개발 중에 탈락시킨 카드가 많고, 아직도 새로운 카드에 대한 아이디어가 많이 남아 있다고 얘기한 것을 보면, <도미니언>이 과연 어디까지 확장될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굳건한 동맹의 새로운 카드들
 

<굳건한 동맹> 확장은 여느 확장들이 그랬듯이 새로운 왕국 카드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도미니언> 세계에 이전에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요소를 추가한다. 그중에 가장 돋보이는 것은 바로 플레이어들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도움을 줄 새로운 세력인 '동맹'이다. 동맹은 기존 랜드마크나 이벤트 카드처럼 가로로 긴 카드 형태를 하고 있으며, 이번 확장에는 23가지 동맹이 등장한다. 매 게임마다 이 중에서 하나의 동맹이 사용된다. 물론 동맹은 랜드마크나 이벤트와는 별개의 카드이므로, 랜드마크나 이벤트 역시 함께 할 수도 있다. 이들과의 상호작용은 호의라는 새로운 자원을 통해 이뤄진다. 호의는 기존 자원인 액션이나 돈, 카드와 비슷하게 카드를 통해 얻을 수 있는데, 이러한 호의를 제공하는 왕국 카드에는 모두 '연락'이라고 하는 새로운 카드 유형이 배정되어 있다. 게임 준비 과정에서 연락 카드를 이번 게임에 한 종류라도 포함하기로 했다면, 동맹 카드 1장을 펼쳐서 이번 게임 동안 함께 사용하게 되며, 플레이어들은 각자 호의 매트를 하나씩 받아 자기 앞에 놓고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게임 중 호의를 얻을 때마다 토큰을 가져와 매트 위에 올려놓고, 이 토큰을 소비함으로써 동맹이 제공하는 특수 능력을 활용하게 된다. 동맹에 따라 각기 다른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게임의 승부처가 될 수 있다.

 

굳건한 동맹의 새로운 요소인 '동맹'은 호의를 바탕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으며, 다양한 특수 능력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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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더불어 <굳건한 동맹>에는 새로운 다종 카드 더미가 등장한다. 이는 기존 <도미니언 확장: 위대한 제국>에도 등장했던 2종 카드 더미와 비슷하지만, 2종의 카드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4종의 카드로 구성됐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새로운 다종 카드 더미는 4가지 카드가 종류별로 4장씩 포함되어 있으며, 더미의 맨 위에 있는 카드만 구입하거나 얻을 수 있다는 점은 2종 카드 더미와 같다. 하지만, 다종 카드 더미의 카드 중에는 '순환'이라는 능력을 가진 카드가 있어서, 이를 통해 카드 더미에 놓인 카드의 순서를 바꿀 수 있다. 카드 더미를 순환시키면 해당 더미의 맨 위에 놓인 카드, 그리고 그 밑으로 연달아 놓인 같은 종류의 카드가 모두 해당 더미 맨 아래로 내려가며, 이를 통해 바로 아래쪽에 있던 다음 종류의 카드가 드러나게 된다. 순환 능력으로 인해 게임을 시작하는 시점에서는 구입하거나 얻을 수 없었던 카드를 좀 더 빠르게 구입하거나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순환 능력으로 인해 이 다종 카드 더미는 게임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항상 변화무쌍한 상태를 보이게 된다.
 

굳건한 동맹의 다종 카드 더미는 4종의 카드로 이뤄져 있다.
 

<굳건한 동맹>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한창 기승을 부리던 2020년부터 개발이 시작됐다. <도미니언 확장: 동물원(가제, Menagerie)>이 발매된 직후, 전염병이 점차 거세지자 도널드 X. 바카리노 작가는 게임 개발과 관련된 작업을 중단하고, 집에서 단편 소설과 중편 소설 집필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러던 5월의 어느날, 그동안 딸이 거부해서 함께 하지 못했던 <도미니언>을 드디어 처음 해봤다고 한다. 게임을 하기 전까지 우려했던 것에 비해 딸이 게임을 즐겁게 즐긴 덕분에 여러 차례 함께 <도미니언>을 하게 되었고, 이 과정 속에서 <도미니언>의 새로운 확장에 대한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특별한 개발 컨셉 없이 무작위적으로 만든 카드들 중에서 둘이 테스트해볼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시도됐다고 한다. 그러다 6월에 어떤 동맹과 함께 하느냐에 따라 그 기능이 달라지는 호의 토큰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7월에 4종의 카드로 이뤄진 다종 카드 더미를 시도해봤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과 만날 수 없는 환경이었기에 테이블탑 시뮬레이터를 비롯한 온라인 환경을 통해 테스트가 이뤄졌다는 것도 코로나바이러스 시대로 인한 환경의 변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굳건한 동맹>은 전염병이 휘몰아치는 세상 속에서 딸과 함께 한 게임을 통해 탄생한 확장이라 할 수 있으며, 동시에 험난한 환경을 극복한 상징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