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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콘텐츠 구텐베르크 리뷰 및 후기
  • 2022-11-25 14:57:16

  • 7

  • 500

Lv.38 카페라떼초코
1. 들어가기 앞서
 11월12일(토) ~ 11월13일(일) SETEC에서 열린 보드게임 페스타에 다녀왔습니다. 이번에도 지난번 페스타(보드게임콘 아님)와 동일하게 이틀간 10시~18시 꽉꽉 채워서 다녀왔는데 큰 차이점이 하나 있다면 지난번에는 아내와 함께 2명이서 체험했고 이번에는 아내의 뱃속 아이를 포함하여 총 3명이 함께 했다는 점 입니다. 다행히도 아내의 컨디션이 잘 받쳐준 덕분에 이틀간의 고된 풀타임을 온전하게 즐길 수 있었음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태교는 역시 보드게임입니다.


 1일차에는 구텐베르크 체험을 위해서 예약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몰라서 결국 체험하지 못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려야했지만, 2일차에는 빠르게 예약하였기에 여유있게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체험은 총 6라운드 중 4라운드까지만 진행되었으며, 체험으로만 플레이했기 때문에 여러모로 부족한 리뷰와 후기글이 될 수 있음을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2. 리뷰 및 후기
 1) 소개

 구텐베르크-활자의혁명은 15세기의 인쇄업자가 되어 인쇄소를 개선하고 후원자의 지원을 받으며 생산 능력을 개발시키면서 명성과 부를 쌓아 최고의 인쇄업자가 되기 위한 경영 전략 보드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요하네스 구텐베르크 등 역사에 실존했던 당대 유명 인쇄업자가 되어 유럽 최고의 인쇄소를 만들기 위해 경쟁합니다.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기존에 있던 여러 기술들을 결합하고 응용하여 발명한 활판 인쇄술은 엄청난 혁신을 이뤄내지만, 구텐베르크 본인은 경제적으로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기술자와 사업가의 역량 차이였던 걸까요? 그는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여러모로 애썼으나 결국 모두 실패한 채 자신의 인쇄소 소유권까지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어야만 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게임의 배경 혹은 테마가 흥미로울수록 게임에 더욱 즐겁게 몰입하는 성향을 갖고 있는데 구텐베르크는 규칙서에 총 4p 분량으로 '인쇄의 역사'와 '게임에 등장하는 인쇄업자들'에 대한 배경 이야기가 빼곡히 적혀있으므로 저와 같은 성향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업로드되어 있는 규칙서를 미리 한번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구텐베르크 활자의 혁명 규칙서  --- 보드게임몰 블로그

 2) 게임 준비
 < 게임 준비 >

  a. 주문서 카드 2종류(활자 카드와 장식 카드)를 게임판 맨 위 첫번째 열(왼쪽 활자칸/오른쪽 장식칸)에 앞면으로 놓습니다.
  b. 주머니에 있는 잉크 토큰을 뽑아 게임판 두번째 열에 무작위로 1개씩 놓습니다.
  c. 기술 카드를 1개씩 뽑아 게임판 세번째 열에 앞면으로 놓습니다.
  d. 기어를 1개씩 뽑아 게임판 네번째 열에 앞면으로 놓습니다.
  e. 후원자 카드를 게임판 맨 아래 열에 1장씩 앞면으로 놓습니다.

 3) 게임 방법
 게임은 총 6라운드로 구성되며 각 라운드는 다음과 같이 수행되며, 6라운드 이후 가장 많은 명성 점수를 얻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3-1) 기어 돌리기
  3-2) 계획
  3-3) 행동하기
   a. 주문서 수집
   b. 잉크 획득
   c. 기술력 발전
   d. 기어 설치
   e. 후원자 초빙
  3-4) 주문서 처리
  3-5) 다음 라운드 준비
 
 4) 리뷰 및 후기
 구텐베르크는 먼저 이번 라운드에 수행할 행동을 계획한 후 행동 경매 트랙과 입찰 마커를 가림막으로 가리고 원하는 대로 배분한 후 공개하는 블라인드 경매를 통해 행동 순서가 결정됩니다. 
 < 비공개 배분 -> 공개 >

 총 다섯 개의 행동 중 해당 행동에 입찰을 가장 많이 한 사람이 가장 먼저 그 행동을 수행하기 때문에 자신의 계획대로 특정 행동을 수행하고 싶다면 입찰 마커를 많이 배치해야 합니다. 


 행동의 앞차례 일수록 더 많은 선택지를 갖고 여유 있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플레이어들이 원하는 행동이 무엇인지, 필요한 행동이 무엇인지 파악한 후 경매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여기에 플레이어 순서, 매 라운드 달라지는 입찰 마커의 수, 그리고 인쇄업자의 능력이 더해져 배치된 입찰 마커의 수가 똑같더라도 행동 순서가 밀릴 수 있기 때문에 여기서 오는 눈치 싸움과 심리전이 아주 치열했습니다.

 실제로 '행동 경매 트랙 공개 후 1개의 입찰 마커를 이동'하는 능력을 갖고 있는 인쇄업자 덕분에 매 라운드 "계획" 단계에서 변수가 많이 발생했고 그 능력의 활용도에 따라 울고 웃는 사람이 계속 발생했습니다. (그 인쇄업자를 플레이하신 체험자분은 계획 단계마다 아주 재밌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계획" 단계의 블라인드 경매가 중요한 이유는 내가 원하는 행동을 먼저 수행하여 원하는 자원을 얻기 위함입니다. 체험내내 "아.. 빨간색 잉크 하나만..", "저 기술력 레벨만 제발 건들리마...제발", "안되!!! 저 기어 내가 가져가려고 했는데!!!!!!" 등 블라인드 경매에 밀려서 당장 딱 1개가 아쉬운 상황이 많이 발생되었습니다.

 이렇게 전략성이 가미된 경매 요소에 입찰 마커의 수량 변화 및 인쇄업자 능력의 비대칭성이 더해져 결코 뻔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점이 게임하는 동안 더욱 즐겁게 해주는 요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가림막을 공개하기 전의 긴장감과 공개한 이후의 탄식, 기쁨, 슬픔, 아쉬움 등 체험을 위해 처음 대면했던 사람들임에도 드러나는 온갖 감정들을 잊을 수가 없네요. 만약 지인들과 같이 한다면? 하고 생각해봤을 때 이미 블라인드 경매부터 훨씬 더 즐거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주문서 수집 >
 
 총 다섯 개의 행동 중 주문서 수집은 게임판에서 활자 카드 1장과 장식 카드 1장을 선택해 하나의 주문서로 조합합니다. 이렇게 하나로 조합된 주문서는 절대 분리될 수 없기 때문에 어떤 카드들을 세트로 조합시킬 지 선택하는 것부터 신중해야 했습니다. 여기에 내가 보유한 활자와 잉크, 기술력의 조화로 주문서를 완성할 때 마다 받을 수 있는 자원이 달라지기 때문에 완성할 수 있는 주문서를 판단한 후 선점해서 가져오는 행위도 중요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 잉크 획득과 기술력 발전 >

 이후 필요한 잉크를 획득하고 기술력을 확보하여 발전시키면 되는데 단순하게 색과 아이콘만 보고 고르는 것보다는 내가 현재 가지고 있는 주문서의 종류를 보고 완성시킬 수 있는 주문서인지 먼저 판단한 후에 주문서에 있는 보너스 자원, 보너스 점수도 함께 획득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생각해야만 했습니다.
< 후원자 초빙 >

 위에서 획득한 잉크와 기술력은 주문서의 장식 카드를 완성시키는 데 당장 사용되지만, 3라운드부터 획득할 수 있는 후원자 초빙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후원자 카드는 게임 종료 시 보유하고 있는 카드 수에 따라서 카드 장수 당 8점이라는 큰 점수를 주기 때문에 결코 놓쳐서는 안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고득점을 위해서는 미리 공개되어 있는 후원자 카드를 보고 활자, 잉크, 기술력을 어떻게 가져갈지 전략을 미리미리 구상해서 3라운드가 시작되었을 때 초빙할 수 있는 후원자 카드를 바로 선택하는 방법도 필요해보였습니다.

< 최초  인쇄소 보드 -> 3중 기어 톱니바퀴가 설치된 인쇄소 보드 >
 
 인쇄소에 설치한 기어는 자신에게 추가적인 보상을 주거나, 여러 효과를 누릴 수 있게 해줍니다. 기어 설치하기 단계에서 설치한 기어는 라운드 시작 시 시계방향으로 돌리며 이렇게 3단으로 설치한 기어가 매 라운드마다 맞물려 돌아가며 프리 액션을 할 수 있는 능력이 계속 변한다는 점이 참신했습니다. 한 사람 당 설치할 수 있는 기어는 총 3개이며 3개를 모두 설치하는 경우 한 라운드에 사용할 수 있는 기어 역시 3개 이기 때문에 어떤 기어를 설치할지, 어떤 순서로 설치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기어 설치하기에서 설치하는 기어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전략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단계 중 하나이며, 다음에 설치할 기어를 미리 생각해두고, 다음 라운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어의 능력이 무엇인지 미리 파악한 후 그 활용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이제까지 모은 활자, 잉크, 기술력을 활용하여 가지고 있는 주문서를 처리해야 하는데 다음과 같은 경우의 수가 있으며,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기 때문에 꼭 모두 처리하기 보다는 전략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해보였습니다.
 - 활자 카드만 처리
 - 활자 카드와 장식 카드 중 잉크 조건 처리
 - 활자 카드와 장식 카드 중 기술력 조건 처리
 - 활자 카드와 장식 카드의 잉크/기술력 조건 모두 처리

 저같은 경우는 활자 카드와 장식 카드의 처리 조건을 모두 만족한 상태에서 주문서를 처리하려고 욕심을 부렸던 탓에 효율적으로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역시 사람은 욕심도 적당히 부리며 포기할 건 포기할 줄도 알아야합니다.
< 아내의 주문서 처리 >
 
 저와는 반대로 아내는 하나씩 차근차근 성장하듯이 잘 처리해갔습니다.
  

 결과적으로 체험은 이렇게 끝이났습니다. 아내 2등, 저는 다른 한분과 공동 꼴등..
 

 1등 하신 분은 계획 단계에서 입찰 마커 이동 능력으로 블라인드 경매에서 차근 차근 우위를 점해갔으며 게임이 끝났을때 모든 주문서를 처리한 상태였습니다.
 
 
 2등한 제 아내는 조커 잉크의 능력으로 주문서를 하나 하나씩 꾸준하게 처리해나가며 아내 역시 게임이 끝났을때 모든 주문서를 처리한 상태였습니다.


 공동 꼴등하신 분의 결과인데 이분은 주문서 콜렉터셨습니다.. 주문서의 처리보다는 "아.. 나 진짜 이제 주문서 필요없는데.. 너무 하네" 하며 의도치 않게 주문서를 계속해서 수집하셨던 덕분에 체험 분위기를 더욱 재미있게 해주셨던 아주 인상적인 플레이였습니다.


 저의 결과입니다. 제 생각보다 점수를 내지 못했었는데 위에 처리하지 못한 주문서가 3쌍이나 있었습니다. 체험 당시에는 몰랐으나 본 글을 작성하기 위해 보드게임몰 블로그에 공개된 규칙서를 정독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규칙으로 알려주셨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체험 당시 주문서 처리 단계에서 반드시 활자 카드와 장식 카드를 함께 처리해야하며(활자 카드만 처리 불가능), 장식 카드의 잉크 조건은 필수조건이고 기술력 조건은 선택사항(기술력 조건만 처리 불가능)이라고 알려주셨었습니다.

 제 인쇄업자 능력이 장식 카드의 잉크 조건과 기술력 조건 중 하나만 만족해도 장식 카드의 처리 보너스를 받을 수 있는 능력이였기 때문에 충분히 보너스를 받으며 주문서를 처리할 수 있었으나 그럴 수 없었기 때문에(에러플) 그만큼 점수를 내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개인적으로 아쉽긴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너무 재미있고 즐거운 체험이였습니다.



 이렇게 페스타가 끝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자꾸 구텐베르크가 생각이 났었는데 그 이유중 하나가 아른거리는 목제 활자와 업그레이드된 잉크 컴포넌트 때문이었습니다.
 
< 목제 활자 >
 
 잉크나 인주를 바르면 고풍스러운 중세 고딕체 글씨를 실제로 종이에 찍을 수 있다는 목제 활자는 양각으로 좌우가 반전되어 있으며 레이저를 이용하여 세밀하게 깎은 것 마냥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퀄리티가 너무 좋았습니다. 손으로 달그락 달그락 만지기도 좋았으며 주문서를 처리하기 위에 주문서 위에 목제 활자를 올려두는 행위만으로도 마치 '내가 직접 활자를 이용하여 인쇄한다'는 테마에 훨씬 더 몰입되는 기분이였습니다.
 
 게임에서 사용되는 활자는 소모되는 자원이 아니라 획득한 이후 계속 사용할 수 있는 패시브 같은 자원이기 때문에 많이 구입할수록 한번에 완성시킬 수 있는 활자 카드의 양이 많아지겠지만, 활자 구입 비용은 점점 증가(5번째 활자 구입 비용은 5원, 6번째 활자 구입 비용은 6원, ..., 10번째 활자 구입비용은 10원) 하기 때문에 잉크와의 균형을 잘 맞추지 못하는 경우 결국 주문서를 완성시키지 못하게 되므로 비효율성이 증가됩니다. 그러므로 완성시킬 수 있는 주문서의 양, 잉크, 그리고 기술력과의 조화를 이루며 적절하게 활자를 늘리는 것이 굉장히 중요했습니다. 

 저는 체험할 때 활자가 소모성 자원인줄 잘못 알고 초반부터 활자 구입에 전념 했었는데 결과적으로 완성시킬 수 있는 주문서 대비 똑같은 활자가 너무 많아지는 바람에 금전적으로 계속 손실을 입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구텐베르크 - 활자의 혁명을 다음과 같이 정리 해보겠습니다

간단한 룰에 유니크한 테마와 컴포넌트로 접근성이 좋아보이고
인쇄업자 능력의 비대칭성이 존재하고
기어, 활자, 기술력이 증가될 수록 내가 선택한 인쇄업자 캐릭터가 점점 레벨업하며 성장하는 기분이 들게했고
블라인드 경매와 이에 따른 심리전이 큰 재미가 있는
신선한 시스템을 갖고 있는 초중급 전략 유로게임




3. 마치며
 체험 1회플이기 때문에 현재로서 더 깊이 있는 리뷰를 작성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개인적으로 아쉽지만... 아내가 굉장히 재미있어했기에 더욱 값진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는 아내와 저 그리고 아주머니 두분 이렇게 총 4명이 플레이 했는데 아주머니 두분이서 턴 순서 상관없이, 정신없이, 끊임없이, 계속해서 질문 세례를 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의 짜증도 안내시고 모든 것들을 일일히 설명해주시고 마무리 해주신 덕분에 옆에서 듣던 저와 아내 모두 게임에 대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 끝까지 큰 어려움없이 체험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방식대로 재미있게 설명해주셔서 더욱 빠져들 수 있게 해주시는 분들도 계셨고 묵묵하게, 성실하게, 조곤조곤, 열심히 설명해주시는 분들도 많이 계셨던 반면에
빠르게 룰 설명 끝내면 자신의 할일 다했다는 듯이 무심한 태도를 보이시는 분도 계셨고, 지루하다는 듯이 대하시는 분도 계셨고, 룰 설명 하는 와중에도 집중이 잘 안되시는 건지 주위를 수도 없이 돌아보시며 설명해주시는 분도 계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설명도 잘해주셨는데 갖은 질문 세례에도 힘든 티 한번 안내시고 도와주신 이분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드리며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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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53 상후니
    • 2022-11-25 17:39:24

    페스타 때 체험은 못하고 컴포만 봤는데 너무 예뼈서 구매할까 하는 게임이었는데 재미있을 것 같네요!ㅎㅎ
    • Lv.38 카페라떼초코
    • 2022-11-25 17:47:08

    초중급 포지션이라 상후니님 환경에서 돌리기 적합할 것 같습니다~!ㅎㅎ
    • msygw
    • 2022-11-26 11:00:43

    컴포도 예쁜데 재미도 있을 것 같아요!

    요즘 구매한 게임들이 다 자리를 꽉 채우는 것들인데, 세팅과 정리에 피로가 쌓여가기도 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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