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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콘텐츠 밥먹고 한겜GO 001. 필름을 감았다
  • 2022-09-21 20:34:15

  • 7

  • 362

관리자 신나요


점심시간에 보드게임 회사 직원들이 보드게임 한 판 하고 잡담을 나눕니다. 
이번 코너 첫 번째 게임으로 <필름을 감아라>를 즐긴 네 사람. 
게임이 끝나갈 무렵, 이 게임의 카드들을 숫자 순서대로 나열하면 이어지는 그림이나 이야기가 나온다고 해서, 색깔별 숫자 순서로 나열을 시작했죠. 
우리의 첫 번째 수다도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의 점심시간 멤버> 신나요, 사딕, GM안타레스, GM게이밍어니언
 
[오름차순으로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예쁜 그림이 돋보이는 재미있는 셋 콜렉션 게임입니다.]


 GM안타레스  <필름을 감아라>는 한 색깔 카드를 숫자 순서대로 나열하면 예쁜 그림이 돼요. 한 번 나열해 볼까요?

 신나요  오 좋아요.

 사딕  초록색 5번 어디 있나…

 신나요  실제 게임도 이렇게 순서대로 착착 붙일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하지만 세상 일이 쉽지 않지…

 사딕  항상 비관을 기본으로 쓰는 리뷰인가요? 

 신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비관을 하지 않아요. 보드게임 회사 직원이니까요. 계급장 떼고 보드게임 리뷰 쓰면 제가 무슨 말을 쓸지 모르기 때문에…

 사딕  회사에 묶어 놓는 게 도움이 되는 악의적인 리뷰어이셨군요.

 신나요  으하하~

 
[악의적인 리뷰어 신모씨는 첫핸드를 보고 몹시 당황했다고 합니다. 이것은 좋은 손인가 나쁜 손인가.]


 신나요  뭔가 지금 저희 <필름을 감아요> 게임을 끝내 놓고 직소 퍼즐도 즐기는 느낌이에요.

 사딕  그보다는 숫자를 순서대로 나열할 수 있나, 색깔과 위아래를 구분할 수 있나 게임 정도가 맞지 않을까요?

 신나요  그 정도면 이 게임의 사용 연령을 4세 이상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연령 표기를 다시 할 수 있겠어요.

 GM안타레스  신나요님 왜 자꾸 위아래를 뒤집어서 놓으세요~~

 신나요  저는 그저 숫자만 보고 성급하게 놓고 있을 뿐이에요(태연+뻔뻔). 

 사딕  (맞은편에 앉아 있는) 저를 배려해서 놓고 있다고 생각할게요. 그나저나, 지금 아직도 뒤집힌 카드가 있네요.

 
[뒤집힌 카드가 어디 있는지 찾아 보세요!   특: 하나둘이 아님.]



 GM안타레스  이 정도면 되었나요?

 신나요  음… 특별히 더 얘기할 거리 없으면 여기까지 하고 정리해도 돼요.

 사딕  오, 소스가 충분했나 보군요. 다행입니다.

 신나요  (혼미) 그럴 리가 없잖아요. 놀랍게도 실제 게임 이야기는 하나도 없는걸요. 하지만 굳이 하진 않아도 돼요. 직원들의 헛소리 토크도 뭐…

 사딕  (눈을 빛내며) 사실 저는 손에 카드 순서를 임의로 바꿀 수 없는 게임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거든요. 카드 게임을 하는 사람으로서 손을 섞으면 안 된다는 제약은 마음의 안정에 영향을 끼치는지라. 그렇지만 항상 자기 손에 뭐가 있는지 보고 계속 고민하게 만드는 부분에서는 되게 괜찮게 느껴져요. 그렇게 오래 쳐다봐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감성에 어필하는 부분도 좋고요.

 GM안타레스  처음에 이 게임을 했을 땐 너무 재미있고 마음에 들어서 일본어판을 사러 갔었어요. 

 사딕  오 일본에 가서 사신 거예요?

 GM안타레스  아니요, 아니요. 누가 일본에서 사온 걸 직거래로만 판다더라고요. 그걸 너무 갖고 싶어서 버스 타고 2시간을 갔어요. 한국어판 나오기 아주 오래전이었어요. 집에서 모임 가질 때 꺼내면 다들 엄청 재미있어 했고요.

 사딕  게임들 중에는 다른 게임으로 대체할 수 없는 독보적인 게임들이 있잖아요. 이 게임도 그런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GM안타레스  이 잔잔하고 감성적인 그림도 너무 예뻐요. 

 사딕  맞아요. 그리고, 이 일본어판 같은 경우에는 카드에 광택이 나서 필름 재질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좋아요. 사실 한국어판은 종이가 린넨 재질로만 되어 있어서, 가격은 좀 절감이 됐는데 이런 감성의 측면에서는 살짝 아쉽죠.

 
[피사체를 찾는 과정에서 생각보다 계산할 요소가 많습니다. 짜장면이냐 짬뽕이냐 명제의 7.25배 정도 어려운 듯.]


 GM안타레스  <슈뢰딩거의 고양이>도 그랬지만, 테마와 게임 방법이 정말 잘 섞여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필름을 감아라>라는 제목답게 마치 실제로 필름을 감는 것 같은 느낌을 주잖아요.

 신나요  혹시 실제로 필름 카메라 감아 보셨어요?

 GM안타레스  아니요.

 사딕  네.

 신나요  이 어떤 감성이라는 요소가요, 사실 우리가 오늘날에는 실제로 경험하지 못한 것을 느끼게 해 준다는 게 인상적인 요소라고 생각해요. 왜, 시골에서 태어나지 않은 사람이라고 해도 ‘고향’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시골 마을 같은 걸 생각하잖아요? 이것도 마찬가지로, 필름을 실제로 감아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도 어떤 느낌을 얻어간다는 게 인상적이죠. 감성적이라는 요소가 그런 점에서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딕  옛날에 필름 다 쓰면 감아 가지고 꺼내고 그러다가 필름 많이 날려먹었죠. ㅎㅎ

 신나요  보통 제일 많이 날려먹는 건 필름 감는 거 깜박하고 그냥 여는 거지만… ㅋㅋ

 GM안타레스  아 생각해 보니까, 놀이동산 가면 일회용 코닥 카메라 팔잖아요.

 신나요  아, 그거 찍찍 소리나게 돌리는 거죠.

 GM안타레스  맞아요. 그거는 해봤어요. 그런 느낌이 재미있는 좋은 게임이에요.

 신나요  저는 <퍼레이드>랑 좀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요. 같은 셋 콜렉션이라도 조금 다른 게 뭐냐면, <퍼레이드>는 내 차례가 오기 전까지 다른 사람들이 내 앞에 막혀 있는 길을 좀 열어줬으면 하는 마음이잖아요? 그런데 이 게임은 내 차례가 오기 전에 제발 저 카드는 안 가져갔으면 좋겠다 하게 돼요. ㅋㅋ

 사딕  그 카드가 남아 있길 바라게 되죠. 그런 점에서 인터랙션이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GM안타레스  누가 카드를 가져가는 순간, 내 카드를 내려놓을 길이 딱 중간에 끊기는 게 조마조마해요.

 신나요  <퍼레이드>나 <필름을 감아라>나, 내 차례가 오기 전까지 텐션이 좀 중요한 게임이라고 보는데 조금 다른 각도에서 오는 게 매력적이죠.

 GM게이밍어니언  뒷면이 전반 후반 두 종류로 나뉘어 있는 것도 좋아요. 

 사딕  그 덕분에 후반 가면 어느 정도 카드 카운팅도 되고, 카드 보면서 ‘저건 먹으면 안 된다’, ‘저거 제발 누가 가져가지 마라’ 그런 생각도 들고.

 GM안타레스  그런데 카운팅 하다가 망했죠. 다 보고도 이상한 걸 먹어.

 사딕  아무튼 재미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좋은 시간이었어요.

 
[양학을 하고는 아닌 척 23점으로 적으려다 걸려서 29점인 게 밝혀진 1등이 ㅅㄷ님이라는 걸 노골적으로 밝히진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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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준버그
    • 2022-09-21 22:25:31

    한국 버전은 점수 시트지가 없어서 아쉬웠네요 ㅠㅠ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필름을 감아 (일본판)도 한번 직접 보고 싶네요~(필름 재질!)
    • 관리자 신나요
    • 2022-09-22 07:34:21

    완전한 필름 재질은 아닙니다 ㅎㅎ 그런데 필름판 이미지 부분이 광택이 삭 도는 거는 느낌 있더라구요 ㅎㅎ
    • Lv.53 상후니
    • 2022-09-21 22:57:22

    필름을 감아 재미있어요! 필름카메라 추억이네요ㅎㅎ그러고보니 이 게임도 숫자 보느라 그림은 잘 못보고 했었네요ㅠㅠ
    다음에 하게 되면 그림좀 자세히 봐야지..
    • 관리자 신나요
    • 2022-09-22 07:34:47

    저 이번이 처음 한 건데 괜찮더라구요. ㅎㅎ 아내가 재미있다고 사자고 한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 Lv.47 채소밭
    • 2022-09-22 13:57:21

    밥먹고 한겜이라니 너무 부러운 타이틀 ㅠㅠ 이 게임은 말만 많이 들어보고 막상 해보지는 못한 게임인데, 대개 호평이었던 것 같아요. 예쁘네요 ㅎㅎ
    • 관리자 신나요
    • 2022-09-23 07:46:47

    누구와도 즐기기 좋은 포지션인 데다, 간단한 규칙에 생각할 거리도 많아서 더 그런 듯해요. ㅎㅎ
    • Lv.38 카페라떼초코
    • 2022-09-27 10:23:14

    밥먹고 한겜GO ~!!! 기대하겠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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