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개
 봉제인형우화는 2~4인용 협력형 스토리 테마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들은 어린 소녀의 용감한 봉제인형들이 되어 침대 아래에 도사리고 있는 악당들로부터 사랑하는 소녀를 지키는 임무를 맡아 서로 협력하고, 격려하고, 소통하고, 위로하며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함께 헤쳐나가게 됩니다.

 봉제인형우화는 마이스 앤 미스틱, 쿼키 서킷, 서머너 워즈, 데드 오브 윈터, 포가튼 워터스 등의 테마 보드게임으로 유명한 Plaid Hat Games의 게임으로 2018년에 출시되었으나 영문 텍스트가 워낙 많아(언어의 압박) 결코 쉽게 도전해보지 못하던 게임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작년에 서먼게임즈에서 텀블벅을 통해 한글판 펀딩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펀딩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2. 리뷰 및 후기
 1) 개봉기 : 봉제인형우화(Stuffed Fables) 개봉기 <-링크
 2) 플레이 후기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후기는 최대한 간단히 작성하였습니다.


 저는 아내와 2인플로 플레이하였으며 2인인 경우 봉제인형을 2개씩 맡아서 해도 된다고 규칙서에 공식적으로 명시되어 있기에 2개씩 총 4개의 봉제인형으로 다음과 같이 플레이하였습니다.

 봉제인형 우화는 이야기책을 읽으며 스토리를 따라갑니다. 지시에 맞게 봉제인형과 악당들을 게임맵에 배치시킨 후 이벤트를 처리하거나 장비들을 얻으며 도움을 받고 악당들을 물리치면서 진행되는 게임입니다.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결과와 보상을 받으면서 이벤트를 처리하기도 하고


총 4개(머리, 몸통, 앞발, 장신구)로 분류되는 장비를 획득하여 장착하며 악당들을 물리쳐야 합니다.


뭉실이, 똑똑이, 촐랑이, 곰이가 악당 스멀이 4마리를 만났습니다! 소녀의 침대 밑에 숨어있었네요!!
토이스토리에 나오는 아기 인형의 머리를 들고 다니는 녀석을 많이 닮았습니다.
소녀를 지키기 위해 스멀이를 물리쳐야합니다!


머리, 앞발, 몸통, 장신구와 같은 아이템들을 장착해가면서 점차 강해지는 RPG 요소로 인해 나만의 봉제인형 캐릭터를 만들어 악당들로부터 소녀를 지키며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3) 리뷰
 "한 편의 애니메이션 혹은 동화"
 책 지킴이(이야기 꾼)가 되어 이야기책(스토리북, 시나리오북)을 소리 내어 읽으며 봉제인형들이 겪게 되는 모험과 이야기들을 함께 경험하는 과정은 마치 한 편의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이나 동화를 보는 것 같이 플레이 됩니다. 저는 아내와 돌아가면서 캐릭터 특성에 맞게 대사를 읽으려 노력하며 진행하였습니다. 만약 아이들과 함께 한다면 어른들이 몰입하여 읽어줄수록 더욱 재미있어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야기책은 총 103페이지, 7개의 시나리오, 14개의 엔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시나리오마다 특색 있는 새로운 지도(맵)가 펼쳐지며 여기에 새로운 규칙들이 추가된다는 점이 매우 재미있고 신선합니다. 시나리오마다 무언가 새로운 것들이 추가되니까 마치 팬데믹 레거시처럼 다음 시나리오를 하기 전의 설레임과 기대감이 있습니다.

 "높은 테마 몰입도"
 스토리에 귀여운 아트와 봉제인형 및 악당 피규어가 어우러져 게임 내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분위기가 잘 살아납니다. 여기에 물품, 미로아, 솜뭉치 조각 등 테마에 몰입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잘 녹아있습니다. 
 먼저, 시나리오 곳곳에서 귀여운 미로아들을 만나 이벤트를 처리하며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결과와 보상을 받으면서 진행하고, 물품(장비, 아이템)들을 장착해가면서 점차 강해지는 RPG 요소로 인해 나만의 봉제인형 캐릭터에 몰입하게 됩니다. 가장 맘에 드는 요소 중 하나인 솜뭉치 조각은 봉제인형의 체력을 나타내는데 이게 정말 재미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캐릭터가 들어간 게임의 패배조건으로 특정 캐릭터의 체력이 다 떨어져 행동 불능 상태가 되거나 죽음을 맞이하기도 합니다. 봉제인형 우화는 인형 안에 원래 솜이 들어있듯이 이 솜으로 체력을 표현하였으며, 악당 인형들은 주인공 봉제인형의 솜뭉치를 하나씩 뜯어가며 공격합니다(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그러다 체력이 다 떨어져 솜뭉치 조각이 0이 되면, 마치 인형 안에 솜이 하나도 없어서 볼품 없는 천 조각 상태가 되는 것처럼 행동 불능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그럼 캐릭터가 죽게 되고 결국 패배하느냐? 아닙니다. 애니메이션 혹은 동화 분위기 답게 다른 봉제인형이 자신의 솜뭉치 조각을 나눠 줌으로써 행동 불능 상태에 빠진 인형을 다시 움직이도록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서로의 체력과 능력을 챙겨주고 도와주고 협력하며 하나의 팀으로써 시나리오를 진행하는 게임입니다. 
 이런 참신한 요소들이 서로 잘 어우러져 플레이어들에게 재미있고 높은 테마 몰입도를 선사합니다.

 "그 누구보다 일단 나부터 재미있는 가족 단위 게임"
 게임의 테마, 스토리, 피규어, 아트 등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듯이 가족 단위로 즐기기 가장 좋은 포지션을 갖고 있는 게임입니다. 봉제인형 우화는 이야기책 자체가 게임의 지도이고 무대이자 게임판이기 때문에 별도의 번거로운 준비 없이 책을 펼치는 것만으로 게임의 준비가 끝납니다. 세팅 시간이 정말 짧고 간편하며, 난이도도 많이 어렵지 않고, 전투 역시 복잡한 계산 필요 없이 간단하게 주사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애니매이션 보듯이 혹은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듯이 굉장히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가족(아내, 여자친구, 아이들)단위의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텍스트 양이 방대한 스토리 위주의 게임에서 게임의 완성도와 재미를 결정하는 요소로 번역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하는데 (번역이 이상하거나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몰입도가 상당히 깨짐) 동화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어린이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단어를 사용하여 번역에 신경을 많이 쓴 것으로 느껴집니다.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아이들 눈높이에 너무 맞추어져 있어서 정작 함께 플레이하고 있는 내가 가장 재미없는 유치한' 기존 게임들과는 달리 '일단 나부터 재밌어서 계속 하고 싶은데 아이들과도 함께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게임' 이라는 점입니다. 스토리를 읽으며 플레이 하다보니 아내와 저 모두 어느 순간 미소를 짓고 있었으며, 서로 재미나게 대사를 소리 내어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하하호호 플레이하고 있었습니다. 


3. 결론
너무 귀여운 스토리와 아기자기한 봉제인형들과
한 편의 애니메이션 혹은 동화를 플레이하는 듯한 높은 테마 몰입도를 가진
그 누구보다 일단 나부터 재미있는 가족 단위 게임

아직 본판 시나리오를 전부 플레이 해보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2021년에 출시된 확장(Stuffed Fables: Oh, Brother!)도 한글로 정발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