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딘 이야기 #1. 전쟁이 낳은 신기술

미로딘의 상처 확장판과 미로딘 포위전 확장판의 카드에는 Infect(감염), Metal Craft(금속조종술), proliferate(증식), battle cry(전장의 함성), living weapon(생물 무기), imprint(각인) 같은 용어들이 있습니다. 현재의 스토리나 설정에 맞게 추가된 새로운 능력을 표현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해당 카드 문구를 직접 읽어도 되겠으나 해설 한번 하면 해당 카드들 읽는 시간이 급단축되겠죠. 그래서 준비해 봤습니다.



감염(infect)
미로딘의 상처 확장판과 미로딘 포위전은 미로딘 토착 생명체들의 연합 미란과 침략자 피렉시안의 싸움을 그리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생물 카드들에는 문구 칸에 미란과 피렉시안을 의미하는 워터 마크도 있습니다.) 어쨌든 피렉시안은 이 침공을 오래 동안 준비하고 성공적인 침략을 위한 신기술을 개발했는데 그것이 바로 감염입니다.



감염 능력을 가진 생물이 전투에서 상대 생물과 싸울 때는 데미지를 준 만큼 상대 생물 카드 위에 -1/-1 카운터를 놓습니다. 예를 들어 5/5인 생물이 감염 능력이 있는 생물에게 2데미지를 입었다면 카운터 2개를 올려놓아야 하고 이제부터는 3/3으로 약해집니다.

매직 더 개더링에서는 한 턴에 죽일 만큼의 피해를 주지 못하면 해당 생물의 피해는 없는 것이 됩니다. 즉 2/2인 생물로 3/3인 생물과 싸우면 그냥 개죽음이 될 뿐입니다. 물론 그 턴 안에 다른 보조 마법 등으로 1 피해만 더 주면 3/3을 파괴할 수는 있겠습니다. 하지만 감염 능력이 있는 2/2 생물로 3/3 생물과 싸웠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3/3 생물 위에는 카운터가 2개 올라갈 것이고 1/1이 될 테니까요.

또 감염 능력이 있는 생물이 상대 플레이어를 직접 공격했을 때는 그 플레이어의 생명점을 깎는대신 피해만큼 상대 플레이어에게 독 카운터를 줍니다. 그리고 독 카운터가 10개 누적되면 게임에서 집니다. 생명점은 20점을 깎아야 하지만 독 카운터는 10개만 누적시키면 이기기 때문에 2배의 효율인 것입니다. 게다가 게임 내에서 체력을 회복하는 수단은 꽤 많지만 독 카운터를 버리는 수단은 많지 않습니다.

하나 문제가 있다면 감염 능력이 있는 생물과 감염 능력이 없는 생물을 덱에 섞어 놓으면 누구는 상대 체력에 피해를 입히고 누구는 상대에게 독 카운터를 주는 식으로 피해를 주는 방법이 분산되기 때문에 이도 저도 아니게 됩니다. 그러니 감염 능력을 효과적으로 쓰려면 덱의 모든 생물을 감염 능력 생물로 통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미로딘 포위전 확장판의 황폐의 길(Path of Blight) 인트로팩이 바로 이 감염을 테마로 한 덱입니다. 이 덱의 간판 생물인 피렉시안 히드라(Phyrexian Hydra)는 감염 능력을 가진 7/7 생물입니다. 얘한테 직접 맞으면 독카운터 7개를 받는다는 얘기죠. 그 외에도 이 인트로팩엔 감염 테마 덱을 꾸미기 위한 좋은 소스가 많습니다.



전장의 함성(battle cry)
한때 다원 우주의 위협이었던 강대한 적 피렉시안이 미로딘을 침공하게 되었습니다. 미로딘의 토착 생명체들은 5개의 태양 아래 색깔별로 깔맞춤하여 대립과 반목을 했으나 이 강대한 적 앞에서 더 이상의 대립이란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미로딘의 생명체들는 “미란”이라는 큰 연합을 이루고 피렉시안과 사투를 벌이게 되었습니다.



미란의 생명체들 중 일부는 전장의 함성이라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 능력을 가진 생물이 공격을 하면 같이 공격하는 다른 생물들의 공격력이 1 올라갑니다. 여기서 문제입니다. 공격력1과 전장의 함성 능력을 가진 생물 3마리가 총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이들의 공격력을 모두 합치면 몇이겠습니까? 12라고 말하면 땡, 9라고 말하면 딩동댕입니다. 같이 공격하는 “다른” 생물들의 공격력이 1 올라가고 스스로의 공격력은 못 올린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이 능력은 당연히 전장에 생물을 많이 깔았을 때 진가를 발휘합니다. 그리고 전장의 함성 능력을 가진 생물이 2마리 이상 있다면 인해전술의 무서움을 보여줄 수 있을 겁니다.

미로딘 호위전 확장판의 전장의 함성(Battle Cries) 인트로팩에 수록된 상당 수 생물이 이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덱에는 전장에 생물 많이 놓인 상태에서 나갈 수만 있다면 승리를 보장하는 승리의 헤랄드(Victory’s Herald)가 있고, 토큰 생물 여러 개를 한 방에 깔 수 있게 해주는 백색 태양의 제니스(White Sun’s Zenith)같은 카드도 있습니다.



금속 조종술(matal craft)
뚱딴지 같지만 잠깐 피렌체의 제후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예술가들은 처음에는 별볼일 없는 작품밖에 못 만드는 그저 그런 님들이지만 저택에 호수 하나 지어주고 신앙의 자유 보장해주고 건물 하나 지어주고 광대 붙여주고 그러다 보면 점점 대작을 낼 수 있는 거장으로 변합니다. 환경만 좋으면 더 일을 잘 할 수 있는 능력자들이 이 세상엔 많은 법입니다.

미로딘은 금속으로 만들어진 세상이며 이곳 생명체 역시 금속과 유기체가 결합한 듯한 독특한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금속으로 만들어진 요망한 물건이 3개 이상 있으면 더 일을 잘하는 님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금속 조종술은 게임 내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됩니다. 원래 1/1 생물인데 전장에 인공물 3개 이상 있으면 3/3이 되는 아이도 있고, 원래는 땅개인데 전장에 인공물 3개 이상 있으면 공군으로 변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심지어 전장에 인공물 3개만 있으면 죽어도 쉽게 다시 살아나는 요망한 아이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게임에는 인공물이면서 생물이기도 한 인공생물들이 있습니다. 주로 로봇이나 골렘들이 여기에 해당되는데 이 님들 중에도 금속 조종술 능력을 가진 님들이 있습니다. 이런 님들이 금속 조종술 있으면 특히 좋은게 금속 조종술은 전장에 인공물 3개 이상이면 발동됩니다. 즉 전장에 인공물 2개일 때 금속 조종술이 있는 인공 생물을 투입하면 투입하자마자 금속 조종술 적용을 받습니다. 오호라. 미로딘 포위전 확장판의 전장의 함성 인트로펙에 이 금속 조종술 관련 카드가 약간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금속 조종술을 쓸 수 있게 도와주는 카드들이 적어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는 어렵네요.



각인 (imprint)
각인 역시 금속 세상 미로딘을 표현하는 능력이라 할 수 있는데 각인 능력이 있는 카드들은 특정 조건의 카드를 전장과 무덤이 아닌 별도의 장소(게임에서 제외한다고 표현합니다.)에 놓고 이 카드의 능력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능력 발동 때 저 카드의 능력을 복사한 무언가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 인공물이 각인 능력의 카드인데 이 카드는 게임 중 무덤(버린 카드들 모이는 곳)에 놓인 인공물을 “어 나 저거 각인할래” 라고 선언하여 게임에서 제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면 각인된 인공물의 능력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전설의 검이든 요망한 건물이든 다 각인해 버립시다.



생물 무기(living weapon)
생물 무기는 피렉시안의 신기술로 당하는 입장에서 꽤 기분 상하는 요망한 카드입니다. 생물 무기는 기본적으로 장비하는 인공물입니다. 그런데 이 요망한 물건을 전장에 꺼내면 즉시 0/0의 germ 토큰 생물 하나가 나와서 이 무기에 철컥 붙습니다. 그래서 생물인 것처럼 쓸 수 있습니다. 물론 0/0 germ 토큰은 이 무기와 떨어지는 즉시 죽습니다. 체력이 0이니까요.



더러운 것은 이 무기들은 나오는 순간 생물처럼 나와서 깔짝거리다가 전투 등으로 죽으면 0/0 germ 토큰이 죽었을 뿐이고 이 무기는 그냥 인공물로 남습니다. 나중에 적당한 생물 있으면 거기에 장비시켜서 쓸 수도 있죠. 이게 당하는 입장에서 참 기분 상하는 일입니다. 상대를 더 도발하기 위해서 0/0 germ 토큰을 직접 제작하면 더욱 좋습니다. 가능하면 상대가 좋아하는 연예인 이미지로 말이죠.

미로딘 포위전의 피할 수 없는 파멸(Doom Inevitable) 인트로팩에는 이 생물 무기 카드가 3장 들어 있습니다. 깔짝깔짝 약올리는 즐거움을 누려 보세요.



증식 (proliferate)
증식 역시 피렉시안의 신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카운터가 올라가 있는 카드 가운데 원하는 모든 카드에 카운터 1개를 추가할 수 있는 기술인데 일단 궁합이 맞는 것은 상대 생물 카드에 놓은 -1/-1 카운터를 추가하는 것이겠죠. (독으로 덧난 자리가 곪는 느낌.) 그와 함께 플레이어에게 독 카운터를 1개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꼭 독만 올리는 것은 아닙니다. 그 외에도 비용을 지불하고 카운터를 올려놓거나 능력을 쓰고 카운터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인공물들이 많은데 그런 카드에도 유용하다 할 수 있고, 플레인스 워커의 카운터도 올릴 수 있으니 잘 쓰면 만능 기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로딘 포위전의 피할 수 없는 파멸(Doom Inevitable) 인트로팩에서 이런 증식 능력을 가진 카드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카드는 발동 비용은 좀 비싼 감이 있지만 귀찮은 생물 하나를 없애 버리고 덤으로 증식까지 시켜주는 카드인데, 증식 부분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생물 죽이는 용도로만 쓰기에는 아까우니 이런 카드를 덱에 넣을 때는 카운터 올리는 카드들을 많이 넣어서 궁합을 맞추세요.



이상 미로딘의 상처와 미로딘의 포위전 확장판에서 추가된 능력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곧 다시 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