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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콘텐츠 인류의 지혜가 담긴 돌과 판 이야기
  • 2010-05-20 17: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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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Divedice
돌과 판 #1 – 타블룻


최근 우리가 즐기고 있는 많은 게임들은 어떤 면에선 현대 공업 사회의 산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미려한 그림을 싼 값에 대량으로 찍어낼 수 있게 한 인쇄술의 발달과, 정교하면서도 싸게 만들 수 있는 플라스틱 미니어처가 있게 한 현대 화학의 덕을 보고 있는 분야이죠.

아직도 사람이 한 장 한 장의 카드를 손으로 그리고, 비싼 금속을 이용하여 만든 게임 말을 쓴다고 생각해보십시오. 만약 그랬다면 게임이란 것은 일반인이 접하기에는 불가능에 가까운 가격의 사치품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을지도 모르죠.

그렇다고 게임이 이러한 현대 공업 사회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게임의 역사는 이러한 현대 화학의 역사보다도, 세계 최초의 활자보다도 더 오래 되었습니다. 어쩌면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는 것과 비슷한 시기에 게임이 발명되었다고도 여겨집니다. 인류에게 노동 이외의 잉여의 시간이 생긴 것과 게임과 같은 유희를 즐긴 것은 거의 동시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다만, 정교한 플라스틱 미니어처와 현란하고 미려한 그림으로 이뤄진 게임판 대신 좀 더 단순하고 추상적인 형태의 게임 내용물들이 사용되었을 뿐이죠. 검정색과 하얀색 바둑돌과 여러 선으로 이뤄진 바둑판에서 진행되는 바둑이 바로 그런 예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 자리에서는 이러한 추상적인 기물들만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게임에 대해 소개하려 합니다. 첫 번째 자리인 만큼 서론이 좀 길었습니다. 이번에 선보일 게임은 타블룻(Tablut)이라 불리는 사미(Sami) 사람들의 전통 게임입니다. 이 사미 사람들은 북유럽의 스칸디나비아 반도 북부에 살고 있으며, 순록 축산을 주업으로 삼으며 살고 있습니다.



이 게임은 스웨덴의 생물학자인 칼 린네(Carl von Linne, 생물의 종과 속을 정의하는 원리를 만든 생물학자)가 순록에 관한 조사를 위해 사미들의 지역에 갔다 오면서 이 게임에 대한 기록을 남긴 덕에 18세기 중반에 유럽의 대중에게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많은 전통 게임이 그러하듯 타블룻에도 여러 가지 변형 규칙이 있습니다만, 여기서는 브레인 킹(Brain King http://www.brainking.com)의 규칙을 기반으로 설명하겠습니다. 이 규칙이 린네가 남긴 기록에 가장 흡사하다고 합니다.



이 게임은 9x9 크기의 정사각형 게임판에서 진행됩니다. 하얀색 플레이어는 왕 1개와 경호원말 8개를 가지고 시작하고, 검정색 플레이어는 하얀색말에 대항하는 용병말 16개를 가지고 시작합니다.

즉 하얀색 바둑돌 9개(1개에는 특별히 다르게 표시해야 되겠죠)와 검정색 바둑돌 16개, 그리고 9x9크기의 게임판이 있다면 이 게임을 해볼 수 있습니다. 게임 시작할 때 게임말의 배치는 다음 그림과 같습니다. 게임판 한 가운데 왕이 놓이는 위치를 왕좌라고 부릅니다.

플레이어에 따라 게임의 목표가 다른 비대칭적인 규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얀색 플레이어의 목표는 왕을 게임판 가장자리로 보내 게임판에서 탈출 시키는 것이고, 검정색 플레이어의 목표는 바로 이 왕을 잡는 것입니다.

하얀색 플레이어부터 시작하여, 번갈아 가며 진행합니다. 자기 차례인 플레이어는 자기 말 하나를 움직일 수 있습니다. 게임에서 왕과 경호원, 용병은 모두 똑같은 방식으로 이동하는데, 장기의 차(車)처럼 가로나 세로 방향으로 원하는 만큼 움직일 수 있습니다. 단, 이동에는 다음의 몇 가지 제약이 있습니다.

1) 어떤 말도 다른 말을 뛰어 넘을 수 없습니다.

2) 한 칸에는 하나의 말만 존재할 수 있습니다.

3) 왕이 왕좌를 떠난 후에 어떤 말도(왕을 포함하여) 왕좌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왕좌를 지나서 움직이는 것은 가능합니다. (예, 왕좌 왼쪽에 있는 말이 오른쪽으로 두 칸 움직인 후 그 칸에 멈추는 것은 가능합니다.)



이렇게 말을 움직이다가, 자기 말을 움직여 상대방의 말을 가로 방향이나 세로 방향으로 둘러싸면 상대방의 말을 잡을 수 있습니다. 이때 움직임으로 인해 여러 개의 말을 한꺼번에 잡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플레이어가 상대의 말 두 개가 놓여진 사이로 자기 말을 움직였을 때, 이 말은 잡히지 않습니다.

왕은 상대의 말을 잡을 수 없으며, 상대의 말을 잡는 것은 경호원과 용병만이 할 수 있습니다. 잡힌 말은 게임에서 제거되며 게임 중에 다시 사용되지 않습니다.

게임은 다음의 조건 중 하나를 만족하는 순간 종료 됩니다.



1) 왕이 게임판의 가장 자리에 도달하면 게임이 종료되고, 하얀색 플레이어가 승리합니다.



2) 용병이 왕의 사방을 둘러싸고 왕을 잡거나, 왕이 왕좌 옆에 있을 때 왕의 나머지 세 방향을 용병이 둘러싸면 게임이 종료되고, 검정색 플레이어가 승리합니다.

3) 드문 경우지만, 플레이어가 자신의 말을 정상적으로 이동시킬 수 없으면 게임이 종료되고 이동시킬 수 없는 플레이어가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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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6 takuhama
    • 2010-07-02 20:27:30

    상당히 단순하면서도 전략전인 수를 써야하는군요..

    이 게임에도 신의 한수가 필요한...
    • Lv.1 애벌레카
    • 2010-07-05 21:55:48

    꽤 괜찮은 게임같군요~
    노르웨이 피요르드에 꼭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가보면 현지인들과 한판 하고 싶네요^^
    • 2010-08-19 10:23:15

    이번 복불복에서 둘리를 낙찰 받았는데 둘리의 게임판을 이용해서 게임을 해봐야 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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