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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잔 밑이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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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30 19:2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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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Divedice
20세기 인류가 고안한 가장 원시적이면서 창의적이며 유쾌한 행동을 소개합니다. 단순하고 머리가 빈 행동같지만 해학은 물론이고 제도에 대한 통렬한 풍자와 조롱까지 담긴 거칠 것 없는 질주본능. 바로 짱먹어라. 스트리킹 되겠습니다.
‘스트리킹: [명사] 벌거벗고 대중 앞에서 달리는 일. 1974년 초에 미국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1974년?? 과연? 진짜?
“크리스마스도 아닌데 딸랑딸랑 종소리 울리며 짝퉁 금관의 비밀을 푼 기쁨을 온 몸으로 증명했던 원조 중의 원조, 아르키메데스는 잉여인가요?”
어떤 이는 스트리킹의 동기를 단순한 노출 쾌감이 아닌 철학적, 정치적 이유 등에서 찾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르키메데스를 이 분야의 선구자로 인정한다면 스트리킹은 즐거움과 해방감의 가장 순수한 발로라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어찌 보면 게임, 놀이의 본질이라는 것도 바로 이러한 해방감, 자유 안에서 찾을 수 있을 텐데요. 놀이의 세계야말로 이성과 진지함의 굴레에서 자유스러워질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일테니까요.
잡설이 길었습니다. 18금 소재로 시작했지만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여 온가족이 함께 즐길만한 게임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진지함, 치열함, 열중과는 거리가 먼 그리하여 더더욱 놀이의 본질과 부합할만한 녀석으로 말이죠.
가족 게임 인증샷
픽츄레카는 본래 벨기에 출신의 Lauwers Games에서 Project X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던 게임입니다. 2006년 발매되어 그해 Essen과 이탈리아의 Lucca 게임쇼에서 호평을 받았죠. 이후 이 게임의 가능성을 발견한 Hasbro가 Lauwers Games에게서 라이센스를 구입하여 전세계 배급권을 맡게 됩니다. 성인물로 오인될 여지가 있는 원 제목 Project X 대신 Picture와 Eureka를 합친 픽츄레카라는 근사한 제목으로 탈바꿈해서 말이죠.
상자를 열면 초딩 낙서짓 같은 산만한 그림들이 쏟아집니다.
픽츄레카에서 요구되는 것은 딱 하나. 고3때 수학선생님의 단골 멘트를 인용합니다.
“눈깔에 힘 안주냐잉~”
“둘 중에 하나라도 힘 빼면 죽는다. 근육 풀어도 죽는다~”
사실 이것말고도 과도한 안구 혹사로 악명을 떨쳤던, 우리의 기억 저편에 아스라이 존재하고 있었던 녀석들이 있었으니 바로 욘석들.
한때 악명을 떨쳤던 Set, Richochet Robot, Bongo
하지만 위에 언급한 게임은 눈에 힘준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잘난 분들의 원맨쇼 앞에 대부분은 그저 구경꾼이 되고 말죠. 이에 따른 지적 열등감, 박탈감 등의 부작용은 또 어떻구요.
따라서 이러한 brain teaser들은 ‘놀이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오늘의 화두와 부합하지도 않을뿐더러 수학 선생님의 절규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죠.
오히려 이러한 본질에 충실한 녀석은 다른 데 있었습니다. 기억하시죠? 그 옛날 여러분의 책장에 한두 권쯤 꽂혀 있었을 바로 이 책.
...는 훼이크고
한번 쯤은 우유곽에도 나왔을 법 한데 말입니다.
픽츄레카는 바로 이 날것스러움(눈깔 힘주기)의 정신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짝퉁과 진퉁이라는 정체성의 혼란 대신 강렬하고도 독창적인 아이덴티티가 넘실대는 온갖 자질구레한 삼라만상의 향연으로 바꾸어 말이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빠삐코의 박수동과 히에로니무스 보쉬가 합작한 듯한 기묘한 그림체들은 범접할 수 없는 아스트랄한 정신세계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한 건 초딩 코드와 확실한 싱크로가 된다는 사실!
그림체가 낯익다 싶더니 싱크로율 ㅎㄷㄷ....
게임 방법은 간단합니다. 그림판 아홉 장을 3x3 형태로 펼쳐 놓습니다.
차례마다 색깔 주사위를 굴려 카드를 결정하고 카드를 펼쳐 제한시간 30초 안에 지시된 그림을 찾으면 OK.
단, 녹색이냐 빨간색이냐에 따라 일반 주사위를 굴리거나 경매를 벌이기 때문에 찾아야 하는 수가 많아지죠. 이러한 과정을 거쳐 몇 개의 그림을 찾을 것인지 결정이 되는 식입니다.
또 카드의 지시에 따라 그림판의 위치가 바뀌거나 뒤집히기 때문에 위치를 기억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아싸! 이 정도라면 사전을 찾아 볼 필요는 없겠어.”
녹색과 빨간색 카드에는 모두 영어단어가 적혀 있습니다. ‘날 수 있는 것’, ‘전기가 필요한 것’과 같은 식의 간단한 명사구도 있습니다. 하늘색 카드에는 단어 대신 그림이 그려져 있어요. 이것과 똑같은 그림을 그림판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죠.
녹색 카드를 펼쳤다면 이제 지시하는 그림을 몇 개를 찾아야 할지 일반 주사위를 굴려 결정합니다. 빨간색 카드를 펼쳐야 한다면 카드의 내용을 보기 전에 도전권을 얻기 위한 경매를 합니다. 돈 대신 자기가 찾아야 할 그림 수를 걸고 말이죠.
“난 오늘 안구운동 촉진 물질의 분비가 원할해. 그러니까 세 개!”
“갑자기 갑상선 기능 항진에 따른 안구돌출 현상을 보이고 있어. 너희들보다 무려 2mm거 가까이 볼 수 있지. 그러니까 네 개!”
“나는 매일 수련에 수련을 거듭하고 있어. 그래서 적군의 숨통을 노리는 매의 눈빛을 가졌지. 여덟 개! 매의 눈에겐 불가능은 없어.”
이런 밑도 끝도 없는 상황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불굴의 용사들에게 포기란 없죠. 그도 그럴 것이 이렇게 하여 얻은 도전에 실패했을 때 이에 대한 벌칙이 없기 때문입니다. 점수를 깎는다든가 다음 차례를 쉬게 한다든가 무슨 조치가 필요할 수 있겠습니다만 뭐, 어쩌겠습니까. 승패가 중요하지 않은 가족 게임인 걸요.
접대용멘트, 접대용인사말, 접대용골프... 접대용이라는 말이 자기관리를 위한 필수전략으로 인식되는 요즈음에 이런 말이 어울릴지 모르겠지만 할아버지, 할머니, 늦둥이 동생, 조카들을 위해서라도 ‘접대용게임’ 하나쯤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이 게임의 선택은 최선이 될 것입니다.
명절날 일가친척이 모인 자리, 심드렁한 사람들이 슬금슬금 모여듭니다. 꼬맹이들이 목소리에 슬슬 노땅들의 목소리가 섞이고 급기야는 그림판 위로 먼저 머리를 집어넣겠다고 신경전을 벌이기까지 합니다. 카드가 펼쳐지고 일제히 돌아가는 수십 개의 눈동자!
그렇게 흥부네집 13명의 아이들 모두가 만족한 게임, 픽츄레카입니다.
↳re:제1의아해가좋다고그리오.
↳re:제2의아해도좋다고그리오.
↳re:제3의아해도좋다고그리오.
↳re:제4의아해도좋다고그리오.
↳re:제5의아해도좋다고그리오.
↳re:제6의아해도좋다고그리오.
↳re:-----절취선------------
↳re:13인의아해말고놀부아해도모였소.
↳re:영한사전은없는것이차라리나았소.
↳re:그중에1인의아해가노안이어도좋소.
↳re:그중에2인의아해가노안이어도좋소.
“크리스마스도 아닌데 딸랑딸랑 종소리 울리며 짝퉁 금관의 비밀을 푼 기쁨을 온 몸으로 증명했던 원조 중의 원조, 아르키메데스는 잉여인가요?”
어떤 이는 스트리킹의 동기를 단순한 노출 쾌감이 아닌 철학적, 정치적 이유 등에서 찾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르키메데스를 이 분야의 선구자로 인정한다면 스트리킹은 즐거움과 해방감의 가장 순수한 발로라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어찌 보면 게임, 놀이의 본질이라는 것도 바로 이러한 해방감, 자유 안에서 찾을 수 있을 텐데요. 놀이의 세계야말로 이성과 진지함의 굴레에서 자유스러워질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일테니까요.
잡설이 길었습니다. 18금 소재로 시작했지만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여 온가족이 함께 즐길만한 게임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진지함, 치열함, 열중과는 거리가 먼 그리하여 더더욱 놀이의 본질과 부합할만한 녀석으로 말이죠.
가족 게임 인증샷
픽츄레카는 본래 벨기에 출신의 Lauwers Games에서 Project X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던 게임입니다. 2006년 발매되어 그해 Essen과 이탈리아의 Lucca 게임쇼에서 호평을 받았죠. 이후 이 게임의 가능성을 발견한 Hasbro가 Lauwers Games에게서 라이센스를 구입하여 전세계 배급권을 맡게 됩니다. 성인물로 오인될 여지가 있는 원 제목 Project X 대신 Picture와 Eureka를 합친 픽츄레카라는 근사한 제목으로 탈바꿈해서 말이죠.
상자를 열면 초딩 낙서짓 같은 산만한 그림들이 쏟아집니다.
픽츄레카에서 요구되는 것은 딱 하나. 고3때 수학선생님의 단골 멘트를 인용합니다.
“눈깔에 힘 안주냐잉~”
“둘 중에 하나라도 힘 빼면 죽는다. 근육 풀어도 죽는다~”
사실 이것말고도 과도한 안구 혹사로 악명을 떨쳤던, 우리의 기억 저편에 아스라이 존재하고 있었던 녀석들이 있었으니 바로 욘석들.
한때 악명을 떨쳤던 Set, Richochet Robot, Bongo
하지만 위에 언급한 게임은 눈에 힘준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잘난 분들의 원맨쇼 앞에 대부분은 그저 구경꾼이 되고 말죠. 이에 따른 지적 열등감, 박탈감 등의 부작용은 또 어떻구요.
따라서 이러한 brain teaser들은 ‘놀이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오늘의 화두와 부합하지도 않을뿐더러 수학 선생님의 절규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죠.
오히려 이러한 본질에 충실한 녀석은 다른 데 있었습니다. 기억하시죠? 그 옛날 여러분의 책장에 한두 권쯤 꽂혀 있었을 바로 이 책.
...는 훼이크고
한번 쯤은 우유곽에도 나왔을 법 한데 말입니다.
픽츄레카는 바로 이 날것스러움(눈깔 힘주기)의 정신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짝퉁과 진퉁이라는 정체성의 혼란 대신 강렬하고도 독창적인 아이덴티티가 넘실대는 온갖 자질구레한 삼라만상의 향연으로 바꾸어 말이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빠삐코의 박수동과 히에로니무스 보쉬가 합작한 듯한 기묘한 그림체들은 범접할 수 없는 아스트랄한 정신세계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한 건 초딩 코드와 확실한 싱크로가 된다는 사실!
그림체가 낯익다 싶더니 싱크로율 ㅎㄷㄷ....
게임 방법은 간단합니다. 그림판 아홉 장을 3x3 형태로 펼쳐 놓습니다.
차례마다 색깔 주사위를 굴려 카드를 결정하고 카드를 펼쳐 제한시간 30초 안에 지시된 그림을 찾으면 OK.
단, 녹색이냐 빨간색이냐에 따라 일반 주사위를 굴리거나 경매를 벌이기 때문에 찾아야 하는 수가 많아지죠. 이러한 과정을 거쳐 몇 개의 그림을 찾을 것인지 결정이 되는 식입니다.
또 카드의 지시에 따라 그림판의 위치가 바뀌거나 뒤집히기 때문에 위치를 기억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아싸! 이 정도라면 사전을 찾아 볼 필요는 없겠어.”
녹색과 빨간색 카드에는 모두 영어단어가 적혀 있습니다. ‘날 수 있는 것’, ‘전기가 필요한 것’과 같은 식의 간단한 명사구도 있습니다. 하늘색 카드에는 단어 대신 그림이 그려져 있어요. 이것과 똑같은 그림을 그림판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죠.
녹색 카드를 펼쳤다면 이제 지시하는 그림을 몇 개를 찾아야 할지 일반 주사위를 굴려 결정합니다. 빨간색 카드를 펼쳐야 한다면 카드의 내용을 보기 전에 도전권을 얻기 위한 경매를 합니다. 돈 대신 자기가 찾아야 할 그림 수를 걸고 말이죠.
“난 오늘 안구운동 촉진 물질의 분비가 원할해. 그러니까 세 개!”
“갑자기 갑상선 기능 항진에 따른 안구돌출 현상을 보이고 있어. 너희들보다 무려 2mm거 가까이 볼 수 있지. 그러니까 네 개!”
“나는 매일 수련에 수련을 거듭하고 있어. 그래서 적군의 숨통을 노리는 매의 눈빛을 가졌지. 여덟 개! 매의 눈에겐 불가능은 없어.”
이런 밑도 끝도 없는 상황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불굴의 용사들에게 포기란 없죠. 그도 그럴 것이 이렇게 하여 얻은 도전에 실패했을 때 이에 대한 벌칙이 없기 때문입니다. 점수를 깎는다든가 다음 차례를 쉬게 한다든가 무슨 조치가 필요할 수 있겠습니다만 뭐, 어쩌겠습니까. 승패가 중요하지 않은 가족 게임인 걸요.
접대용멘트, 접대용인사말, 접대용골프... 접대용이라는 말이 자기관리를 위한 필수전략으로 인식되는 요즈음에 이런 말이 어울릴지 모르겠지만 할아버지, 할머니, 늦둥이 동생, 조카들을 위해서라도 ‘접대용게임’ 하나쯤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이 게임의 선택은 최선이 될 것입니다.
명절날 일가친척이 모인 자리, 심드렁한 사람들이 슬금슬금 모여듭니다. 꼬맹이들이 목소리에 슬슬 노땅들의 목소리가 섞이고 급기야는 그림판 위로 먼저 머리를 집어넣겠다고 신경전을 벌이기까지 합니다. 카드가 펼쳐지고 일제히 돌아가는 수십 개의 눈동자!
그렇게 흥부네집 13명의 아이들 모두가 만족한 게임, 픽츄레카입니다.
↳re:제1의아해가좋다고그리오.
↳re:제2의아해도좋다고그리오.
↳re:제3의아해도좋다고그리오.
↳re:제4의아해도좋다고그리오.
↳re:제5의아해도좋다고그리오.
↳re:제6의아해도좋다고그리오.
↳re:-----절취선------------
↳re:13인의아해말고놀부아해도모였소.
↳re:영한사전은없는것이차라리나았소.
↳re:그중에1인의아해가노안이어도좋소.
↳re:그중에2인의아해가노안이어도좋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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