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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서부에서 벌어졌다는 어떤 사건에 관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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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31 23:5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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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Divedice
득템 한 장
예전 MT에서 본 일이다. 무리 안에서 게임을 하던 듣보잡 캐릭 하나가, 다이아몬드만 모으다가 일찌감치 엘리된 잭에게 카드 한 장을 내 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카드가 열라 센 건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잭의 입을 쳐다본다.
잭은 남자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룰북을 펴 보고는 ‘레알 쩐다(진짜 좋소)’하고 내어 준다. 그는 ‘레알’이라는 말에 급방긋하며 카드를 받고는 절을 몇 번이나 하면서 자리로 돌아간다. 그는 주변을 자꾸 흘깃대다가 오른편에 앉아 있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남자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손에 땀을 쥔 건지 카드를 쥔 건지 그 바람에 땀에 진짜로 쩐 카드를 만지작대며 한참 꾸물거리다가 다시 그 카드를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펄펄끓는 아픔을 선사한다는 그 카드오니까?”하고 묻는다.
오른편의 남자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카드 어디서 훔쳤어?” 듣보잡은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예요.”
“그러면 밑장이라도 뺐다는 얘기야?”
“여기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 호락호락합니까? 그랬다간 손모가지가 남아 나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그는 손을 내밀었다. 남자는 ‘대박’하고 던져 주었다.
그는 “전방수류탄!”의 경고 메시지를 들은 것처럼 황망히 엎드린다. 주변을 흘끔흘끔 올려다보며 카드를 가슴에 품고 혹시나 카드가 노출이 되지 않았나 불안해 하는 것이다. 그 바람에 머리에 썼던 비니가 벗겨져 환해진 방안에서 그는 머쓱한 표정으로 빛나는 머리에 손을 대고 김씨같은 썩은 미소를 날린다. 삭발이 억수로 부드럽다. 그리고는 다시 자세를 고쳐 앉아 마치 소시당 유리계들이 사랑과 기쁨과 치유의 여신 유리 영접 예배를 드리는 듯한 표정으로 그렇게 한참을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강탈을 시도하려는 지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걸 줍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매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손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려 했다.
“염려 마시오, 어차피 난 키드요.”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강탈한 것이 아닙니다. 밑장을 뺀 것도 아닙니다. 저같은 놈에게 그런 배짱이 있습디까? 결투 한 번 신청한 적도 없습니다. 피가 꼴랑 둘이라 그저 목숨을 부지하는 것도 버거웠습니다. 카드도 두 장밖에 들 수 없었습니다. 득템을 했다고 좋아라하면 다 털리기 일쑤였습니다. 4등짜리 로또 한 번 당첨되지 않았던 내게 딱 한 번 당첨됐다고 좋아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결국 득템에 눈이 멀어 <다이너마이트>를 들고 폭사했습니다. 적절하게 살고 싶어 <빗나감>을 적절히 모아가며 적절한 운영을 펼쳐 봤지만 다들 총알이 아깝다고 상대를 안 해주고 결국 <인디언>들에게 맞아 어이없게 죽어도 봤습니다. 엘리를 피하고 싶어 <파고>로 <맥주> 한 번 집었다가 같은 편 보안관에게 개념 없다며 <결투>로 골로 가기도 했습니다. 나는 한 판 한 판 얻은 뼈저린 결과를 이겨가며 내공을 쌓았습니다. 이러기를 23판째, 더 이상 카드 셔틀은 싫다, 나도 한 번 남자답게, 비굴하게 살지 않겠노라 다짐을 해 가며 겨우 이 아이템 한 장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카드를 얻느라고 6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아이템을 들었단 말이오? 그걸로 무얼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 볼카닉 한 개가 가지고 싶었습니다.”
예전 MT에서 본 일이다. 무리 안에서 게임을 하던 듣보잡 캐릭 하나가, 다이아몬드만 모으다가 일찌감치 엘리된 잭에게 카드 한 장을 내 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카드가 열라 센 건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잭의 입을 쳐다본다.
잭은 남자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룰북을 펴 보고는 ‘레알 쩐다(진짜 좋소)’하고 내어 준다. 그는 ‘레알’이라는 말에 급방긋하며 카드를 받고는 절을 몇 번이나 하면서 자리로 돌아간다. 그는 주변을 자꾸 흘깃대다가 오른편에 앉아 있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남자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손에 땀을 쥔 건지 카드를 쥔 건지 그 바람에 땀에 진짜로 쩐 카드를 만지작대며 한참 꾸물거리다가 다시 그 카드를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펄펄끓는 아픔을 선사한다는 그 카드오니까?”하고 묻는다.
오른편의 남자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카드 어디서 훔쳤어?” 듣보잡은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예요.”
“그러면 밑장이라도 뺐다는 얘기야?”
“여기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 호락호락합니까? 그랬다간 손모가지가 남아 나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그는 손을 내밀었다. 남자는 ‘대박’하고 던져 주었다.
그는 “전방수류탄!”의 경고 메시지를 들은 것처럼 황망히 엎드린다. 주변을 흘끔흘끔 올려다보며 카드를 가슴에 품고 혹시나 카드가 노출이 되지 않았나 불안해 하는 것이다. 그 바람에 머리에 썼던 비니가 벗겨져 환해진 방안에서 그는 머쓱한 표정으로 빛나는 머리에 손을 대고 김씨같은 썩은 미소를 날린다. 삭발이 억수로 부드럽다. 그리고는 다시 자세를 고쳐 앉아 마치 소시당 유리계들이 사랑과 기쁨과 치유의 여신 유리 영접 예배를 드리는 듯한 표정으로 그렇게 한참을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강탈을 시도하려는 지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걸 줍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매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손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려 했다.
“염려 마시오, 어차피 난 키드요.”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강탈한 것이 아닙니다. 밑장을 뺀 것도 아닙니다. 저같은 놈에게 그런 배짱이 있습디까? 결투 한 번 신청한 적도 없습니다. 피가 꼴랑 둘이라 그저 목숨을 부지하는 것도 버거웠습니다. 카드도 두 장밖에 들 수 없었습니다. 득템을 했다고 좋아라하면 다 털리기 일쑤였습니다. 4등짜리 로또 한 번 당첨되지 않았던 내게 딱 한 번 당첨됐다고 좋아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결국 득템에 눈이 멀어 <다이너마이트>를 들고 폭사했습니다. 적절하게 살고 싶어 <빗나감>을 적절히 모아가며 적절한 운영을 펼쳐 봤지만 다들 총알이 아깝다고 상대를 안 해주고 결국 <인디언>들에게 맞아 어이없게 죽어도 봤습니다. 엘리를 피하고 싶어 <파고>로 <맥주> 한 번 집었다가 같은 편 보안관에게 개념 없다며 <결투>로 골로 가기도 했습니다. 나는 한 판 한 판 얻은 뼈저린 결과를 이겨가며 내공을 쌓았습니다. 이러기를 23판째, 더 이상 카드 셔틀은 싫다, 나도 한 번 남자답게, 비굴하게 살지 않겠노라 다짐을 해 가며 겨우 이 아이템 한 장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카드를 얻느라고 6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아이템을 들었단 말이오? 그걸로 무얼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 볼카닉 한 개가 가지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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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 필력이 레알 대단하십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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킄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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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뱅 해봐야겠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웃겨 죽겠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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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키드니 볼캐닉을 뺏길 필요가 없겠네요 레알 쩝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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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 너무 글 재밌게 패러디 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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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대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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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과 비교해보시면 더욱 큰 재미를 느끼실수있습니다
배아파서 죽겠네요 아나... -
아 놔 로그인을 안할 수 없네요.
너무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글쓴이의 내공이 장난이 아니시군요. ㅋㅋㅋ -
야임스 노이먼 - 저 그림은 마치 뉴멘님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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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 야임스 노이먼 뉴맨님 맞는 것 같은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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