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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보드게임계에서 불고 있는 새로운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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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31 23:4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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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Divedice
올해 뉘른베르크 박람회에서 한 유명 작가의 올 가을 에센 박람회 출품 예정작에 대해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 작품이 나오려면 아직 멀었고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 지 모르기에 작품에 대해 확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것은 무리겠지만 최근 유행하는 몇몇 게임의 요소를 담아낸 듯 하고, 유난히 플레이어 사이의 인터액션, 즉 상호작용이 배제된 듯한 작품이었습니다. 다른 사람 차례 때 그 사람의 플레이를 볼 필요가 거의 없이 내 판만 신경 쓰는 게임이 아닐까 싶기도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리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 작가는 자신도 알고 있지만, 이것이 현재 보드게임 골수 마니아들의 성향이며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대중에게 판매하는 상품을 만드는 작가로서 그 대세를 자신은 거스를 수 없다고 하네요. 그러고 보면 던젼 로드, 파워그리드 팩토리 매니져, 뤄양의 사람들, 도미니언 등 최근 호평을 받고 있는 게임 상당수가 이런 외형을 하고 있으며 다른 사람에 의해 일어나는 변수는 혼자 즐기는 게임을 할 때 무작위로 펼쳐지는 이벤트 카드 1장의 변수와 비슷해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 게임들에도 “여럿이 점수를 비교하는 혼자 놀기 게임”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장치들이 있으며 상급자 레벨로 올라갈수록 다른 사람들의 플레이를 변수로 고려하고 대비하는 플레이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이들 게임이 본질적으로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직접적인 싸움보다는 간접적인 경쟁을 유도하는 유럽식 게임 철학의 궁극이 이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면 게임의 형식이야 어떻게 되도 좋을 겁니다. 또 현재의 유명 전략게임들에 본질적으로 큰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초보자는 크게 방해 안받고 영지를 키우는 기분을 느껴서 좋고, 상급자는 다른 사람의 흐름을 감지하고 더 수준 높은 전략을 펼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게다가 끝날 때까지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없게 하고 최종 점수 차이를 간발의 차이로 보여지게 하는 게임 내 연출이 더해지면 같이 놀았는데도 인터넷 멀티 플레이를 한 기분이 든다는 투정 정도는 별 것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끼리 부대끼는 게 마냥 좋은 저는 이런 현상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우려합니다.
뉘른베르크에서 만났던 작가의 말처럼 이러한 대세는 거스를 수 없을지도 모르고 당분간 게임의 발전 방향은 모두가 각자의 플레이를 펼친 뒤 최종 점수를 비교하는 게임으로 나아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최근 게임 테이블의 공기에서는 웬만하면 서로 터치하지 말고 결과만 비교하자는 암묵적인 룰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커뮤니티에서 다른 사람의 후반 플레이 때문에 게임에서 승리하지 못했다며 분을 삭히지 못하고 비매너를 논하시는 분들의 글도 종종 보입니다. 저는 최근 게임에서 다른 사람들을 짓궂게 방해하는 행동을 하기가 조심스럽고 소심해지곤 합니다. 이런 현상 역시 서로 터치 적게 하는 게임에 우리 모두가 익숙해진 결과는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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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 혼자놀기류의 게임이 대세이고, 재미와 전략성을 겸비한 좋은 게임이 많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상호작용이 많은 보드게임이 좋더군요. 여럿이서 많은 대화를 하며 웃고 즐길수 있다는게 비디오,컴퓨터 게임과는 차별화되는, 보드게임만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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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공감되네요. 신작들을 접해보면서 정말 괜찮은 시스템이라고 느끼면서도 한편으로 허전했던 점은 내 할 것만 잘하면 몇인플을 하는게 큰 의미가 없다는 점이었어요.
상대 플레이어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느낄 수 있는, 상호작용이 뛰어난 훌륭한 게임이 나와서 또한번 다른 흐름을 만들면 좋겠군요 ㅋㅋㅋ -
추세는 양극화라고 생각합니다.
파티게임도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파우나라던가 딕싯같이 말이죠. 처음 입문자나 가족과의 즐거운 게임을 노리는 라이트유저용 게임과 게임을 할만큼 한 매니아들을 노리는 게임 중심으로 나오고 있죠.
지금의 가장 큰 차이점은 카탄이나 티켓투라이드같은 중간층을 노리는 게임이 안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생각하게 만드는 글이네요. 확실히 근래 게임 시스템의 흐름은 이런 것이었던 것 같습니다.
게임의 중독성과 플레이어의 무미건조한 열의가 우리의 무언가를 잃게 만들고 있는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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