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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교육용 보드게임이라는게 참 탐탁치가 않더군요
  • 2016-10-09 11:5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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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ake 20160930_164244.jpg


저는 초등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 6학년을 맡고 있는데, 종종 다른 학교로 수업 참관을 갑니다
수업을 보다보면 교실 한구석에 여지없이 보드게임이 눈에 들어오지요

사실 보드게임은 일반인보다 초등교사에게는 그리 먼 존재가 아닙니다
간단한 형태의 보드게임은 거의 모든 교실에 있다고 해도 무방하지요

그런데 교실에는 생각보다 '교육용 게임' 류의 게임들이 많이 들어차있습니다
그 게임들의 설명, 광고들을 보면 보통 이런 주석들이 달려있죠

'멘사 추천'
'언어능력, 사고력 함양에 좋은'
'공감 감각을 자극하는'
'어린이들의 두뇌계발에 좋은'

보드게임에 관심이 많은 제가 딱 봐도 
콤포넌트나 게임 규칙이 정말 뭔가 머리를 자극하긴하겠더군요

교육적이고.. 나이스합니다
엄격한 교장 교감샘도 저 게임들을 하고 있는걸보면 
"왜 애들을 게임을 시키고있나!!!! 공부는 언제하나??" 보다는
"이런거 정말 좋지요~ 즐기면서 공부도하고~" 하실겁니다

보드게임을 이용하는 방과후교실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 교육적 측면을 강사들이 강조하고, 학교도 학부모도 그걸 원합니다
게임도 하고 공부도 하고 정말 이상적이겠죠?

하지만 저는 그렇기에 교육용 게임이 널리 퍼져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보드게임을 정작 플레이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라면 말이죠.

제가 보기에는 이미 한국 학생들에게 '교육'은 과포화상태입니다
통계상 아이들의 고민 1위가 압도적으로 '성적 압박 및 진로 고민'이죠

교육용 보드게임을 사주는 사람들의 우려와 달리
'충분히 교육적'으로 이미 지내고 있다는 것이죠

그런 상황 속에서 여가로 즐길만한 보드게임마저 
'교육'의 탈을 쓰고 있다면 학생들은 어디서 즐거움을 찾아야 할까요?

교육용 보드게임은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인들이 플레이하는 것에 비해
규칙 자체가 흥미가 떨어지게 되있습니다 

"아닌데요? 애들 재밌게 하던데요?" 라고 할수도 있지만
교실에서 지켜보면 word search 보다는 뱅 주사위게임이 '압도적'으로 인기가 많고
파라오 코드보다는 다빈치 코드가 비교할수없을만큼 더 인기가 많죠 

리플레이성? 당연히 비교할수가 없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교육성'이 많이 들어갈수록 '흥미도'는 떨어지게 되있습니다 

제 말이 믿기지 않는다면 스스로 무슨 게임들을 플레이하는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내 취향에 맞는 '재미있는' 게임들을 하고계실겁니다

저는 그래서 대단히 교육적으로 알려진 보드게임들을 거의 구입하지 않는 편입니다
'게임은 재밌어야 한다' 는 생각으로 철저히 초점을 이쪽에 맞추고 있습니다

물론 재밌다는 게임들이라도 교육적으로 유익한 점이 많습니다
같이 어울리니 '사회성'도 챙기고, 뭔가 규칙들을 통해 머리는 굴리면서 좋다는 두뇌계발이 될수는있겠죠
하지만 이것들은 어쩌다보니 따라온겁니다 
재밌는게 압도적인 기준입니다

공부는 학교에서, 학원에서 이미 넘치도록 하는 시대입니다
저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보드게임 방과후교실을 운영해볼생각입니다
학부모의 입장으로도 내 자식에게는 게임마저 교육으로 괴롭히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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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16-10-09 12:10:26

    공부에서 잠시 떨어져 있는 용도로서 보드게임을 하려고 한다면 확실히 맞는 말씀입니다.나중에 보드게임 교실을 운영하실 거라면 모임 게시판의 오프라인 모임에몇번 참여하셔서 경험도 쌓아보셨으면 좋겠네요.(약간 규모가 있고 고정 장소인 모임정도)모임마다 성격도 다르고 확실히 나중에 운영할때 참고할 경험이 많아지실 거라 생각됩니다.
    • 2016-10-09 12:30:56

    오프라인 교실은 꼭 참여할 생각입니다 알고보니 집에서 멀지않은곳에 보드겜방도 있더군요 오래살았는데 몰랐네요
    • 2016-10-09 13:06:23

    동의합니다. 게임은 재미있어야죠. 재미있게 친구들과 노는 것 자체로 큰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 Lv.2 비형 스라블
    • 2016-10-09 15:35:33

    http://ylpatae.blog.me/70185971246몇 년 전에 두드렸던 글인데, 유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듯하여 링크 걸어봅니다. 아울러, 방과후교실은 별로 권해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보드게임을 놀이치료로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방과후 공간에서 치료의 전문성을 강제받을 수도 있습니다. 담임이, 교실 안에서 놀이로써 제공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니면 학생 동아리활동이 나을 수도 있겠습니다.
    • 2016-10-09 18:00:48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교육은 이미 충분하니까요 ^^
    • 2016-10-09 18:02:21

    좋은 블로그를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은 이미 읽었고 다른 포스팅도 읽고있는데 도움이 많이됩니다 방과후는 아직 여력이 안되서 생각도 못하고 있습니다 몇년 더 보드게임을 연구해보고 천천히 접근하고자 합니다 그와 별도로... 보드게임 동아리는 유치하는데에 실패했습니다 보통 남자샘들이.... 운동쪽 동아리를 해주는 것이 일종의 매너(?)로 되있더군요 그렇게 해야 여자샘들에게 실내용 동아리가 가니까요 내년부터는 보드게임 동아리를 무조건 할 생각입니다
    • Lv.1 알비
    • 2016-10-10 04:08:45

    말씀하시는 바에는 대체로 공감하지만 그렇다고 교육용 보드게임이 나쁜건 아닌 것 같습니다. 활용하는 사람의 잘못이겠죠.애초에 교육용 보드게임이라는건 교육을 재밌게 하자는거지 놀이로 공부하자는건 아니지 않나요?Word Search 같은건 미국에선 거의 크로스워드만큼 오래 전부터 게임북으로 즐기던 게임이죠. 특별히 교육용 게임으로 개발된 게임은 아닙니다.
    • 2016-10-10 20:40:08

    그래서 교육용 보드게임이라고 하면 '교구'에 가까운 것이지 이걸 진정한 의미의 게임이나 놀이로 봐야하는지 의문입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학교 현장에서 '놀이용으로 구입하긴하지만 교육적이니까 꿩먹고 알먹고군'하면서 구입하십니다 저는 애초에 놀이로서 구입할거면 놀이의 역할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교육은 이미 한국학생들에게 넘치고 넘치니까요.word search의 경우는 물론 교육용 게임으로 개발되진 않았지만 한국어를 사용하는 한국에서는 영어교육용 게임이나 다름없는 느낌입니다 학생들도 당연히 즐겨플레이하지 않고요 결론적으로 '교구'로서 구입한다고하면 그건 같은 교육자로서 대단히 권장할만한 일이겠네요 하지만 '게임'을 염두하고 구입하는 거라면 공부에 지친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Lv.1 송샘
    • 2016-10-10 21:51:47

    공감이 되는 글입니다.저같은 경우는 2~3주에 하나씩 보드게임을 다른걸 던져줍니다.처음에 알려만 주고 시간날때 같이 합니다.선택은 아이들 몫이죠.교육용 보드게임이든 뭐든 아이들이 즐기면 놀이고아무리 내가 재미있어도 강요하면 놀이가 아니니까요.결론은 그냥 이것저것 막 줘보고 애들이 좋아하는게 최고다. 정도로...^^
    • 2016-10-10 22:37:10

    이것저것 막 줘보고 애들이 좋아하는게 최고다아주 공감이 가는 표현입니다 ^^ 저도 게임을 제시할때는 이것저것 구해서 해보라고 주지만선택은 아이들이합니다 덕분에 방치된 게임도 많이 있긴하네요 ㅠ
    • Lv.1 killriding
    • 2016-10-10 23:42:15

    공감이 많이 가네요. 아이들에게 게임을 강요할 순 없거든요. 게임은 자발적으로 해야 재밌는 것이니까요. 그나마 한 100여개 중 아이들에 의해 살아남은 교육용? 두뇌개발?을 표방한 보드게임이 우봉고랑 세트 블로커스 3d정도가 있네요. 나머지는 거들떠도 안봐서 다 팔아버렸네요 ㅠ
    • Lv.1 좋은미교
    • 2016-10-11 13:59:36

    그건 업체탓만 할 일이 아닙니다. (아~ 선생님께서 업체탓을 하신 것은 아니시겠습니다만...)물론 대놓고, '교육용'이라는 목적으로 보드게임을 만드시는 업체도 있지요.하지만, 이러한 그저그런 단순한 게임들이 '교육용'으로 둔갑하는 것은 사실 단순한 이유입니다.그래야 팔리기 때문이지요.보드게임을 하는 주체인 아이들이 게임을 선택할 수 있고, 구매할 수 있는 대상이라면,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게임을 만들 겁니다.하지만, 정작 게임을 구매하는 당사자는 어른 (주로 어머님)들이기 때문에, 어른들에게는 '교육용'이라는 타이틀이 먹힙니다. 가장 중요한 게임성 따위는 안중에도 없지요.실제로 말씀하신 것처럼 많은 학교에 보드게임들이 비치되어 있지만, 그걸 사시는 당사자 분들 중에서 그 게임을 알고 사시는 분들이 과연 몇이나 계실까요?설사 알고 샀더라도, 수많은 선택의 가지 수에서 고르고 고른 것은 절대 아닐겁니다.현재 대한민국의 보드게임 시장에서 당당하게 한자리 차지하고 있는 '교육용 보드게임' 시장이 있는 한, 절대 이와 같은 안타까운 상황은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모르긴 몰라도, 대한민국 대표 보드게임 업체인 '코리아보드게임즈'도 학교와 같은 교육 관계자을 대상으로 할때는 '이 게임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보다는, 이 게임이 얼마나 교육적인지'를 강조하는 영업을 할걸요...)
    • 2016-10-11 15:02:00

    저도 같은생각입니다.구지 교육이나 멘사추천 두뇌개발 이런식으로 소개되는 게임보다는테마성을 가진 게임들이 훨씬더 흥미를 유발하고 자극을 줄 수 잇을거리고 생각합니다.게이머 분들은 게임에서 테마라는게 얼마나 중요한건지 공감하실거라고 생각합니다
    • 2016-10-11 23:00:52

    맞습니다 많이 갖춰놓으면 뭐라도 하겠지 생각했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군요 ㅠ.ㅠ 재미가 없으면 손을 대질 않습니다
    • 2016-10-11 23:02:00

    보드게임을 구매하는 주체가 아이들이 아니라는 점이 핵심이군요 역시 돈줄을 어른들이 쥐고있으니 그런 게임들이 나올수밖에 없겠어요~
    • 2016-10-11 23:03:56

    맞습니다 알고보면 애들이 성인보다 더 원초적으로 흥미를 추구하거든요 그런데 어른들만 테마성 좋은 재밌는 게임들을 찾아서 플레이하고, 애들에겐 '교육용 게임이란다~ 해보렴(흐뭇)' 하고 던져주는것도 정말 이상하죠
    • 2016-10-12 18:52:59

    말씀에 적극 공감합니다 보드게임은 놀이문화로 자리잡아야 미래의 보드게이머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은 아이들과 레지스탕스 아발론을 플레이하였습니다 정말 너무 재밌게 하더군요 보드게임은 이런 의미가 있는게 더 나은거같습니다
    • 2016-10-15 23:30:00

    전 고등학교에 있습니다. 보드게임 동아리 맡고 있죠.동아리 시간에 하라는 게임은 안 하고 자습하는 녀석들이 좀 있죠.
    • 2016-10-16 00:28:44

    고등학교의 경우 대학진학을 위해 공부만 신경쓰는 어쩔수없는 상황이 연출되는듯합니다 저의경우 수능끝나고 겨울방학에 시타델을 즐긴기억이있네요
    • 2016-10-17 13:47:38

    보드게임을 접한지 얼마안된 새내기지만 하면서 교육용은 아니더라도 이런저런 부분을 어필할수 있겠구나를 생각해보곤 합니다. 개인적으로 일꾼놓기 게임류를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사회생활을 할때 유용하겠다는 생각은 항상 하거든요. 업무처리를 할때 우선순위를 정한다던가,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게 최선의 목표를 위해서 더 나은 방향인가 자기 몫을 갈취 당하지않게 지켜내려면 어느 수가 최선인가 등이요. 이런건 알바를 하면서 느낄수도 있는점이고 사회생활에서 가르쳐주는 부분은 아니지만 필요한 점이라고는 생각해요. 근데 나이가 어려 알바를 하기 힘든 상황이라던가 그러면 이런걸 스스로 깨우치는건 다른 부분을 통해서 해야하잖아요? 그걸 어느정도는 보드게임이 대체해줄 수있다고 생각해요. 룰을 이해하려는것도 반복하다보면 이해력이 상승될거같구요. 업무를 그에 대입시키면 새로운 일을 배움에 있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가 보일수 있게 훈련시키는거랄까...뭐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허허
    • 2016-10-20 11:46:11

     굳이 교육용 보드게임이라는 타이틀이 아니더라도 보드게임을 개발하는거 자체가 밸런스, 상황, 재미, 전략 모두 들어있기 때문에 어떤 게임이더라도 두뇌향상에 도움이 되지요. 거기다 재미도 있으니 그 자체가 교육이 될 수 있지요. 그러나 교육용 이라는 타이틀이 꼭 붙어야하는 상황이라면 우리나라에서는 부정적으로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거지요 ㅠ
    • 2016-10-20 14:39:28

     게임에 "교육용"이라는 말이 붙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실태와 연관지어 보시는 게 이해가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교육용 게임"이기 이전에 그 자체로 하나의 게임이지만, 결국 그걸 사는 건 아이들의 몫이 아니라 어른들의 몫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붙는 미사여구라는 거죠. 당장 교육용이라는 이름이 붙지 않았어도 교육용ㅡ정확히 말하면 사고력 향상 용도로 쓸 만한 보드게임을 여럿 찾을 수 있죠. 우봉고라던가, 총알탄 로봇이라던가, 등등... TV 홈쇼핑 광고 같은 것만 봐도 "수험생에게 좋은 비타민제"니, "남성의 역할을 잘하게 해주는 영양제"니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한 말들을 굳이 끼워넣으니까요. 그리고 그런 말들을 굳이 끼워넣는 쪽이 잘 팔린다는 건 입증된 사실이고요. 그냥 사회 모습에 따른 시류라 생각하시고 크게 마음 가지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Lv.4 초록으로
    • 2016-10-21 00:15:28

    저는 초등 2학년 아이들에게 보드게임 수업을 해주는데요.(초1때부터 1년반 넘게 계속 해오고 있어요)엄마들 동아리에서도 진행해주고 있고요.교육용, 그냥 보드게임.. 별로 가리지 않고 하고 있습니다.멘사추천.  저도 많이 관심 갖는데요.  저는 다양한 사고력을 요하는 게임들이라 재밌던데요.  6학년을 다루시니 훨씬 더 많은 게임을 하시겠지만,, ^^교육용이라고 되어있는것도 사실 장삿속이라고 생각합니다.엄마의 마음에서 왠지 땡긴달까.... ㅎㅎㅎ멘사게임들 몇가지 가진것들을 아이들이 대부분 좋아하고 엄마들도 재미있게 진행하곤 합니다.별로 개의치 않으셔도 될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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