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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아콜잘 2. 오른쪽 옆 사람
  • 2010-12-04 11:39:40

  • 0

  • 7,686

Lv.30 가이오트
안녕하세요. 가이오트입니다.

아그리콜라 게시판이 신설되었습니다.
게시판이 신설된 이상
게시판에 불을 피우는 것은
역시 저의 일이기에...
뭐 방법 없을까 고민 좀 하다가...
보드게임몰에 좋은 내용의 칼럼을
지속적으로 올려주시는 vayu님이 있어서...
수소문 끝에 그분의 허락을 받고
아그리콜라 잘하는 법 연재글을 올립니다.

이 글은 두 번째 글로 오른쪽 옆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오른쪽 옆 사람이 누군가는 사람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다.

여자가 혼례 때 오른쪽에 누굴 세우는가는 그의 일생에서 아마도 가장 중요한 선택의 문제일 것이다. 한 인간 집단의 우두머리에게 오른팔이 어느 정도 역량의 사람인가는 그들 모두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다.

대부분의 보드게임에서도 오른쪽에 귀인을 앉혀 두고 해야 좋다. 그가 상수인가 하수인가보다 내게 귀인인가 아닌가가 중요하다. 누군가 내 오른쪽에 앉는다는 것은 5인용에서는 4:1의 확률로 그가 내 바로 전에 플레이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보드게임 문화가 발달한 유럽어권에는 “너 내 오른쪽에 앉아라”는 말도 있는 모양이다. 해석이야 여러 가지 할 수 있겠지만, 그 말을 최소한 빡빡한 플레이어에게 하지는 않을 터이다.

아그리콜라도 이 점은 마찬가지이다. 아니, 아그리콜라에서는 오른쪽 귀인의 의미가 특별히 엄중하다. 아그리콜라는 선 플레이의 가치가 매우 중요한 게임이다. 그렇기 때문에 두 번째 플레이어도 썩 좋다. 특히 중반, 종반으로 가면 갈수록 더 그렇다.

아그리콜라에서 다음 라운드 선은 순서대로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그것은 일정한 희생을 치러야만 될 수 있다. 희생은 1타를 잃는 것이다. 희생의 보상은 겨우(?) 보조설비 1개 놓기인데, 많은 경우 그것은 1타의 가치가 없다.

만약 그 보조설비가 정말 중요한 것이어서 보조설비를 놓으며 덤으로(!) 선까지 잡는 것이라면 매우 좋은 일이나, 선을 잡기 위해 꼭 필요하지도 않은 보조설비를 억지로 내려놓는 것이라면 사실상 거의 1타를 버린 셈이다.

사실은 하수의 현장은 그 정도도 아니다. '스스로는 결코 하수는 아니고 중수(!)는 된다고 생각하는 하수'가 한 판에 두 번을 보조설비도 내려 놓지 않으며 선 되기를 하는 경우도 보았다. 이쯤되면 거의 '선 중독'이다.
이게 아그리콜라의 중요한 딜레마 중 하나이다. 선은 너무 좋은 건데, 선 되기라는 행동은 뻘타다!

자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내 오른쪽 선수가 그런 희생을 대신한 덕분에 두 번째 플레이어가 되는 상황이 가장 좋다. 그런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므로, 보조설비 1개 놓기에 1타의 가치가 있는 듯이 자꾸 선을 잡으려는 사람이 내 오른쪽에 앉는다면 그것은 내게 상당한 행운이다. 그런 행운이 따라 주지 않았을 때에도 스스로 선이 되는 행동보다 더 바람직한 행동이 있다. 이 행동은 하나의 액션을 소모하지도 않으며, 냉혹한 컴퓨터 게임이 아닌 인간미 넘치는 보드게임의 자기정체성을 온전히 구현하는 행동이다.

자기의 오른 쪽 옆 사람을 설득하라. 선이 되시라고...... 그것이 스스로 선을 잡는 무리한 행동보다 훨씬 유력한 행동이다. 설득이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비슷한 실력 수준에서 이것은 승부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문제이다. 명심하라.
아그리콜라를 세팅할 때는 귀인을 오른쪽에 모셔야 한다.

1편과 합쳐 표현하면
'귀인의 왼쪽에 앉으며 좋은 카드 받기를 기도하는 것'이
‘아그리콜라 잘 하는 법’의 핵심 되겠다.

아그리콜라는 '고도의' 전략 게임이다. '고도의' 전략이란 게 수학적 계산이 칼 같아서 게임 내내 말 한 마디 없이 컴퓨터처럼 플레이하는 능력만으로 구현하는 수준의 어떤 것이라면 얼마나 황량한가? 경쟁 상대방으로 하여금 내게 협력하도록 하는 '고난도의 행동' 정도는 마땅히 포함되어야 할 것 아닌가?
이런 것들이 더욱더 아그리콜라를 빛나게 한다.

다음 3편부터 9편까지는 이 두 가지 운과 상관없이 아그리콜라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 도움이 될 기법들을 말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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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9 JENSE
    • 2010-12-04 23:26:57

    리코 초창기에 돌던 전략에도 오른쪽 전략(오른쪽 사람을 따라하면서 나만의 빌드로 역습)이랑 왼쪽 전략(왼쪽사람과 함께 가면서 내가 한발 앞서가기)..이란 말이 있었죠~ㅎ
    • Lv.6 takuhama
    • 2010-12-06 19:11:56

    저는 그야말로 선중독.... 선이좋아요! 제 옆에 앉으시길...
    • 2010-12-06 20:49:42

    내려놓기 좋은 보조들이 없을때는 선잡아주는사람이 오른에 있으면 정말 편하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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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 그동안 너무 초월번역이라고 띄워주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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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12

  • [자유] 해명문 잘 봤습니다. 정말 화가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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