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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콜잘 8. 행동의 효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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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4 12:5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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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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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30 가이오트
안녕하세요. 가이오트입니다.
아그리콜라 게시판 신설 기념으로
좋은 읽을 거리를 발굴하던 중
마침 적절한 "아그리콜라 잘하는 법" 시리즈가 있어서
원 저자 vayu님의 허락을 받아 급히 올리게 되었습니다.
아그리콜라 잘하는 법 여덟 번째 글은 행동의 효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초보자들에게서 자주 받은 질문이 있다.
“돌이 좋아요? 나무가 좋아요?”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많은 게 좋습니다.”
앞서 ‘자원 모으기와 자원 쓰기’편에서 말하기를, 하수의 자원 모으기는 자기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자원 중심이고, 상수의 자원 모으기는 수량 중심이라고 했다. 하수가 특정한 빌드 오더에 집착한다면 상수는 많은 양에 집착한다. 하수는 질이고 상수는 양이라고 생각해도 되겠다. 누적된 양이 질을 바꾼다(!)는 걸 아는 자! 일컬어,
상수!
한편, 많은 양이라는 것은 두 가지 기준에서 생각해야 한다.
초보적이고 단순한 기준은 모든 자원을 마치 질의 차이가 없는 듯이 등가로 생각하는 것이다. 음식 4개와 나무 3개? 그래, 그럼 음식 4개. 뭐 이런 식으로. 이것은 단순 무지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매우 위력적인 기준이다. 상술은 생략하겠다.
좀 더 높은 차원에서는 누적 횟수 기준으로 보는 것이다. 나무 3개보다 갈대 3개를 택하는 이유는 1회분보다 3회 누적분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갈대, 돌, 나무(음식)칸이 얼마나 좋은 것이겠는가?] 미련하게 플레이할 경우 3번 했어야 할 행동을 1번에 해냈다는 것이 핵심이다. 결국 많이 쌓여 있는 자원이 좋다는 얘기의 초점은 그만큼 필요한 양의 자원을 확보하는 데에서 타수가 적다는 것, 1타의 효율성이 높다는 데에 있다.
가족 행동의 효율성 문제를 예로 설명해 보겠다.
앞의 ‘조화로운 발전’ 편에서 다룬 가족 중심 플레이를 전형적으로 진행한 한 하수가 있었다. 그는 19점을 얻었다. 그는 게임 동안 총 44타를 쳤다.
계산해 보자. 게임은 14라운드 동안이다. 자신과 처는 14번씩 행동했다. 5라운드에 태어난 첫째는 9번 행동했다. 8라운드에 태어난 둘째는 6번 행동했다. 13라운드에 태어난 셋째는 1번 행동했다. 그렇게 해서 그 가족은 총 44번(14+14+9+6+1) 행동했다. 이런 식으로 가족을 잘 늘리면 가족이 적은 플레이어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다.
분명히 그는 더 많이(!) 플레이했다. 그러나 그의 농장에는 밭이 하나였으며, 썰렁한 4칸짜리 우리를 억지로 막판에 만들었지만 마지막까지 음식으로 고통 받아 가축이고 농작물이고 별로 남은 게 없었다. 그렇게 해서 19점을 얻었을 때 그가 남보다 더 많이 플레이했다고 할 수 있을까?
반면 그 게임에서 1등을 한 상수는 7라운드에서 첫째를 낳고 9라운드에서 둘째를 낳고 14라운드에서 셋째를 낳아 40타(14+14+7+5+0)를 쳤다. 모두 외양간이 딸린 4개의 우리에 3가지 가축이 그득 그득 찼으며 5개의 밭에는 노란 색, 주황색 농작물들이 예쁘게 심어져 있었다. 그는 46점을 얻었다. 과연 저 하수가 이 상수보다 ‘더 많이’ 플레이했다고 할 수 있을까?
아그리콜라에서 각 플레이어는 -14점에서 시작하는 셈이라고 했다. 그러니 하수는 게임 시작부터 끝까지 실제로는 33점을 얻은 셈이다. 동일한 방식으로 계산하면 상수는 60점을 얻은 셈이다. 결국 44타로 33점을 기록한 하수는 평균 잡아 2타당 1.5점씩(33/44) 얻은 셈이다.
40타로 60점을 얻은 상수는 평균 잡아 1타당 1.5점씩(60/40)을 쳤다는 계산이 된다. 즉 가족을 빨리 늘리며 맹렬하게 한 것 같은 하수였지만 가족 행동의 능률 측면에서 상수에 비해 꼭 절반 밖에 안 되는 삽질만 했다는 뜻이다.
2점 이상의 1타를 치기 위해 노력하고, 1점도 안 되는 행동으로 1타를 버리지 않도록 조심하라.
직업과 보조설비의 기능이라는 것도 사실 냉정하게 해체하면 타수를 얼마나 줄여주느냐의 문제이다.
'다 좋은' 카드 들 중
어떤 것들(만!)을
어떤 순서로(!) 내려놓을 것이며,
또 그것들을 얼마나 이용하는가에,
목적 성취의 타수를 줄이는 문제, 1타당 능률을 높이는 문제가 달려 있다.
직업 카드와 보조설비 카드를 들여다보노라면 다 좋은 것들이다. 그것들이 게임 시작 때 그냥 다 앞에 깔려 있을 수 있다면 말이다. 그러나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다. 그것을 내려놓는다는 것 자체가 1타라는 점이다. 하수의 문제는 보통 그것이 1타라는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심지어 직업은 1타에 더해 음식 1-2개가 소요된다!
예를 들어 밭일 감독은 곡식 1개 + 밭 1개라는 기능을 가진 직업이다. 한 마디로 참 좋은, 시쳇말로 사기 유닛이다. 그런데, 만약 이것을 내려놓고 결국 게임 끝날 때까지 1번 쓴다면 손해이다. 원래 2타면 될 곡식 1개, 밭 1개를 2타와 음식 1개(혹은 2개)로 얻었으니까. 밭일 감독은 눈에 확 들어오니까 하수에게도 쉽게 파악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다른 많은 직업들을 하수는 그렇게 쓴다. 해당 직업의 기능이 1번밖에 사용되지 않는다면 대개는 손해이다.
많은 하수가 많은 보조설비를 명백히 손해나는 방법으로 내려놓는 억지를 부리며 악착같이 선을 하겠다고 덤빈다.
예를 들어 회전식 쟁기는 1타로 밭 3개를 일구는 기능을 갖고 있다. 좋은 것이다, 물론. 다만 직업 2개라는 조건과 나무 3개라는 비용이 있다. 기가 막힌 직업 2개를 내려놓고 각각 효율적으로 쓰고 있는 조건에서 많이 쌓인 나무를 가져 오는 횡재를 하고 있는 사람이 선도 꼭 필요한 상태에서 회전식 쟁기를 내려놓았다면 밭 1개 일구기로 밭 3개를 일구니 거의 2타쯤 벌었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회전식 쟁기에 눈이 돌아 필요 없는(!) 직업을 2개 내려놓고 나무 3개를 일부러 챙긴 다음 억지로 선 되고 보조설비 1개 놓기를 해서 밭 일구기를 했다면 직업 때문에 낸 음식 2개쯤을 빼고도 무려 5타를 친 게 된다. 바보 아닌가? 밭 3개를 일구는 것은 3타면 충분했었다!
아그리콜라 게시판 신설 기념으로
좋은 읽을 거리를 발굴하던 중
마침 적절한 "아그리콜라 잘하는 법" 시리즈가 있어서
원 저자 vayu님의 허락을 받아 급히 올리게 되었습니다.
아그리콜라 잘하는 법 여덟 번째 글은 행동의 효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초보자들에게서 자주 받은 질문이 있다.
“돌이 좋아요? 나무가 좋아요?”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많은 게 좋습니다.”
앞서 ‘자원 모으기와 자원 쓰기’편에서 말하기를, 하수의 자원 모으기는 자기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자원 중심이고, 상수의 자원 모으기는 수량 중심이라고 했다. 하수가 특정한 빌드 오더에 집착한다면 상수는 많은 양에 집착한다. 하수는 질이고 상수는 양이라고 생각해도 되겠다. 누적된 양이 질을 바꾼다(!)는 걸 아는 자! 일컬어,
상수!
한편, 많은 양이라는 것은 두 가지 기준에서 생각해야 한다.
초보적이고 단순한 기준은 모든 자원을 마치 질의 차이가 없는 듯이 등가로 생각하는 것이다. 음식 4개와 나무 3개? 그래, 그럼 음식 4개. 뭐 이런 식으로. 이것은 단순 무지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매우 위력적인 기준이다. 상술은 생략하겠다.
좀 더 높은 차원에서는 누적 횟수 기준으로 보는 것이다. 나무 3개보다 갈대 3개를 택하는 이유는 1회분보다 3회 누적분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갈대, 돌, 나무(음식)칸이 얼마나 좋은 것이겠는가?] 미련하게 플레이할 경우 3번 했어야 할 행동을 1번에 해냈다는 것이 핵심이다. 결국 많이 쌓여 있는 자원이 좋다는 얘기의 초점은 그만큼 필요한 양의 자원을 확보하는 데에서 타수가 적다는 것, 1타의 효율성이 높다는 데에 있다.
가족 행동의 효율성 문제를 예로 설명해 보겠다.
앞의 ‘조화로운 발전’ 편에서 다룬 가족 중심 플레이를 전형적으로 진행한 한 하수가 있었다. 그는 19점을 얻었다. 그는 게임 동안 총 44타를 쳤다.
계산해 보자. 게임은 14라운드 동안이다. 자신과 처는 14번씩 행동했다. 5라운드에 태어난 첫째는 9번 행동했다. 8라운드에 태어난 둘째는 6번 행동했다. 13라운드에 태어난 셋째는 1번 행동했다. 그렇게 해서 그 가족은 총 44번(14+14+9+6+1) 행동했다. 이런 식으로 가족을 잘 늘리면 가족이 적은 플레이어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다.
분명히 그는 더 많이(!) 플레이했다. 그러나 그의 농장에는 밭이 하나였으며, 썰렁한 4칸짜리 우리를 억지로 막판에 만들었지만 마지막까지 음식으로 고통 받아 가축이고 농작물이고 별로 남은 게 없었다. 그렇게 해서 19점을 얻었을 때 그가 남보다 더 많이 플레이했다고 할 수 있을까?
반면 그 게임에서 1등을 한 상수는 7라운드에서 첫째를 낳고 9라운드에서 둘째를 낳고 14라운드에서 셋째를 낳아 40타(14+14+7+5+0)를 쳤다. 모두 외양간이 딸린 4개의 우리에 3가지 가축이 그득 그득 찼으며 5개의 밭에는 노란 색, 주황색 농작물들이 예쁘게 심어져 있었다. 그는 46점을 얻었다. 과연 저 하수가 이 상수보다 ‘더 많이’ 플레이했다고 할 수 있을까?
아그리콜라에서 각 플레이어는 -14점에서 시작하는 셈이라고 했다. 그러니 하수는 게임 시작부터 끝까지 실제로는 33점을 얻은 셈이다. 동일한 방식으로 계산하면 상수는 60점을 얻은 셈이다. 결국 44타로 33점을 기록한 하수는 평균 잡아 2타당 1.5점씩(33/44) 얻은 셈이다.
40타로 60점을 얻은 상수는 평균 잡아 1타당 1.5점씩(60/40)을 쳤다는 계산이 된다. 즉 가족을 빨리 늘리며 맹렬하게 한 것 같은 하수였지만 가족 행동의 능률 측면에서 상수에 비해 꼭 절반 밖에 안 되는 삽질만 했다는 뜻이다.
2점 이상의 1타를 치기 위해 노력하고, 1점도 안 되는 행동으로 1타를 버리지 않도록 조심하라.
직업과 보조설비의 기능이라는 것도 사실 냉정하게 해체하면 타수를 얼마나 줄여주느냐의 문제이다.
'다 좋은' 카드 들 중
어떤 것들(만!)을
어떤 순서로(!) 내려놓을 것이며,
또 그것들을 얼마나 이용하는가에,
목적 성취의 타수를 줄이는 문제, 1타당 능률을 높이는 문제가 달려 있다.
직업 카드와 보조설비 카드를 들여다보노라면 다 좋은 것들이다. 그것들이 게임 시작 때 그냥 다 앞에 깔려 있을 수 있다면 말이다. 그러나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다. 그것을 내려놓는다는 것 자체가 1타라는 점이다. 하수의 문제는 보통 그것이 1타라는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심지어 직업은 1타에 더해 음식 1-2개가 소요된다!
예를 들어 밭일 감독은 곡식 1개 + 밭 1개라는 기능을 가진 직업이다. 한 마디로 참 좋은, 시쳇말로 사기 유닛이다. 그런데, 만약 이것을 내려놓고 결국 게임 끝날 때까지 1번 쓴다면 손해이다. 원래 2타면 될 곡식 1개, 밭 1개를 2타와 음식 1개(혹은 2개)로 얻었으니까. 밭일 감독은 눈에 확 들어오니까 하수에게도 쉽게 파악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다른 많은 직업들을 하수는 그렇게 쓴다. 해당 직업의 기능이 1번밖에 사용되지 않는다면 대개는 손해이다.
많은 하수가 많은 보조설비를 명백히 손해나는 방법으로 내려놓는 억지를 부리며 악착같이 선을 하겠다고 덤빈다.
예를 들어 회전식 쟁기는 1타로 밭 3개를 일구는 기능을 갖고 있다. 좋은 것이다, 물론. 다만 직업 2개라는 조건과 나무 3개라는 비용이 있다. 기가 막힌 직업 2개를 내려놓고 각각 효율적으로 쓰고 있는 조건에서 많이 쌓인 나무를 가져 오는 횡재를 하고 있는 사람이 선도 꼭 필요한 상태에서 회전식 쟁기를 내려놓았다면 밭 1개 일구기로 밭 3개를 일구니 거의 2타쯤 벌었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회전식 쟁기에 눈이 돌아 필요 없는(!) 직업을 2개 내려놓고 나무 3개를 일부러 챙긴 다음 억지로 선 되고 보조설비 1개 놓기를 해서 밭 일구기를 했다면 직업 때문에 낸 음식 2개쯤을 빼고도 무려 5타를 친 게 된다. 바보 아닌가? 밭 3개를 일구는 것은 3타면 충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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