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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콜잘 10. 아콜은 가족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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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4 13: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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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30 가이오트
안녕하세요. 가이오트입니다.
아그리콜라 게시판 신설 기념으로
좋은 읽을 거리를 발굴하던 중
마침 적절한 "아그리콜라 잘하는 법" 시리즈가 있어서
원 저자 vayu님의 허락을 받아 급히 올리게 되었습니다.
아그리콜라 잘하는 법 마지막 글은 vayu님이 아그리콜라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맨 처음에 말한 대로 나는 그 전에 푸에르토리코와 파워그리드에 관해서 잘 하는 법 시리즈를 발표했으며, 보시다시피 이번에 아그리콜라 잘 하는 법을 발표했다. 이 세 게임은 현재 최강의 보드게임 싸이트인 보드게임긱에서 랭킹 상위 3대 게임이다. 나는 '아그리콜라 잘 하는 법' 시리즈의 마지막을, 잘 한다는 게 꼭 이기는 것이 아님을, 잘 한다는 건 어쩌면 더불어 잘 노는 것일 수 있다는 점을 말함으로써 멋지게 장식하고 싶다. 푸에르토리코나 파워그리드와 비교한 아그리콜라의 특장점으로 이것을 설명하고자 한다.
푸에르토리코와 파워그리드는 사람을 좀 탄다.
나는 머리 쓰는 놀이에 자신 없어 하는 사람들에게 푸에르토리코는 잘 안 꺼내 놓는다. 일단 ‘외어야 하는 게 너무 많아’ 딱 질린다. 노골적으로 말한다면 푸에르토리코는 초보자와 게임이 성립하지 않는다.
또 나는 파워그리드는 웬만한 여자들과 잘 안 한다. 게임 내내 이어지는 그 숨 막히는(?) 압박이 여자들에게는 매우 힘들다는 걸 몇 번 경험했다.
게임이란 건 가상 세계일 뿐인데도 거기에서 그렇게 힘들어 하는 걸 난 잘 이해할 수 없지만 아무튼 분명히 현상은 그렇다. TV 드라마를 본다는 게 내겐 오직 고통일 뿐이지만 그들에게는 잘도 감정이 이입되는 이웃 이야기(?)인 것과 분명 무슨 관계가 있다. 오죽하면 내가 “싸나이라면 파워그리드!”라고 했겠는가?
한편, 푸에르토리코와 파워그리드는 게임의 목적이 매우 솔직하고 분명하다. 그것은 1등을 하는 것이다.
그 게임들에서는 1등 안 하면 ‘내가 뭘 한 건가’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런 게임들은 한 번 앞서기 시작하면 그 힘으로 계속 다른 사람들과의 차이를 벌려 나가기 쉽다. 그래서 그런 게임들에서는 자신이 현저히 뒤처졌다는 걸 깨닫고 완전히 흥미를 잃은 사람이 비정상적 플레이를 해서 게임의 흥이 깨지는 경우도 가끔 발생한다.
아그리콜라는 다르다. 아그리콜라는 우선 사람을 타지 않는다. 나는 아그리콜라를 아무에게나 꺼내 놓으며 권한다. 나는 9살짜리 조카와도 아그리콜라를 할 수 있으며, 여자들과도 아그리콜라로 잘 논다.
나는 아그리콜라 끝나고는 점수 계산 안 할 때도 많다. 그것은 아그리콜라가 ‘게임 상황 그 자체를 즐기는 패밀리 게임’의 성격을 농후하게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그리콜라는 좀 산만하게 이것저것 신경 쓰고 골고루 해 나가야 결국 승점도 많다. 분명한 것은 아그리콜라에서는 하나의 빌드 오더로 밀어붙이는 전략, 즉 극히 남성적인 공격성으로 승부해서는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나는 항상 아그리콜라가 여성적인 게임이라고 칭찬한다. 현대 진화론이 밝혀내고 있는 바에 따르면 모든 인간은 발생 때 원래 여자다. 수컷이란 인간의 일반적 형태라기보다는 유성 생식을 위한 특수한 형태였던 것이다! 여성적인 것이 인간적인 것이다!
더욱이 아그리콜라는 바둑처럼 논리적으로 매 판이 다 다른 게임이다. 그것은 매번 사용되는 1인당 14장씩의 카드 조합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그것에 비하면 푸에르토리코나 파워그리드는 초반의 진행이 어느 정도 틀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판을 시작할 때, 푸에르토리코나 파워그리드에서는, 전 판에 자신이 잘못한 것에 대한 반성을 중심으로 새 판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겠다는 설계를 하는 게 보통이라면, 아그리콜라에서는 전 판을 곱씹을 이유가 없다. 아그리콜라는 언제나 새로운 게임으로서 새 게임을 시작할 때 새롭게 들어 올 카드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면 그만이다.
양자는 전혀 다른 세계이다.
전자가 ‘해 아래 새 것은 없다’는 남성적이고 보수적인 세계관을 반영한다면,
후자는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는 여성적이고 진보적인 세계관을 반영한다.
아그리콜라 게시판 신설 기념으로
좋은 읽을 거리를 발굴하던 중
마침 적절한 "아그리콜라 잘하는 법" 시리즈가 있어서
원 저자 vayu님의 허락을 받아 급히 올리게 되었습니다.
아그리콜라 잘하는 법 마지막 글은 vayu님이 아그리콜라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맨 처음에 말한 대로 나는 그 전에 푸에르토리코와 파워그리드에 관해서 잘 하는 법 시리즈를 발표했으며, 보시다시피 이번에 아그리콜라 잘 하는 법을 발표했다. 이 세 게임은 현재 최강의 보드게임 싸이트인 보드게임긱에서 랭킹 상위 3대 게임이다. 나는 '아그리콜라 잘 하는 법' 시리즈의 마지막을, 잘 한다는 게 꼭 이기는 것이 아님을, 잘 한다는 건 어쩌면 더불어 잘 노는 것일 수 있다는 점을 말함으로써 멋지게 장식하고 싶다. 푸에르토리코나 파워그리드와 비교한 아그리콜라의 특장점으로 이것을 설명하고자 한다.
푸에르토리코와 파워그리드는 사람을 좀 탄다.
나는 머리 쓰는 놀이에 자신 없어 하는 사람들에게 푸에르토리코는 잘 안 꺼내 놓는다. 일단 ‘외어야 하는 게 너무 많아’ 딱 질린다. 노골적으로 말한다면 푸에르토리코는 초보자와 게임이 성립하지 않는다.
또 나는 파워그리드는 웬만한 여자들과 잘 안 한다. 게임 내내 이어지는 그 숨 막히는(?) 압박이 여자들에게는 매우 힘들다는 걸 몇 번 경험했다.
게임이란 건 가상 세계일 뿐인데도 거기에서 그렇게 힘들어 하는 걸 난 잘 이해할 수 없지만 아무튼 분명히 현상은 그렇다. TV 드라마를 본다는 게 내겐 오직 고통일 뿐이지만 그들에게는 잘도 감정이 이입되는 이웃 이야기(?)인 것과 분명 무슨 관계가 있다. 오죽하면 내가 “싸나이라면 파워그리드!”라고 했겠는가?
한편, 푸에르토리코와 파워그리드는 게임의 목적이 매우 솔직하고 분명하다. 그것은 1등을 하는 것이다.
그 게임들에서는 1등 안 하면 ‘내가 뭘 한 건가’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런 게임들은 한 번 앞서기 시작하면 그 힘으로 계속 다른 사람들과의 차이를 벌려 나가기 쉽다. 그래서 그런 게임들에서는 자신이 현저히 뒤처졌다는 걸 깨닫고 완전히 흥미를 잃은 사람이 비정상적 플레이를 해서 게임의 흥이 깨지는 경우도 가끔 발생한다.
아그리콜라는 다르다. 아그리콜라는 우선 사람을 타지 않는다. 나는 아그리콜라를 아무에게나 꺼내 놓으며 권한다. 나는 9살짜리 조카와도 아그리콜라를 할 수 있으며, 여자들과도 아그리콜라로 잘 논다.
나는 아그리콜라 끝나고는 점수 계산 안 할 때도 많다. 그것은 아그리콜라가 ‘게임 상황 그 자체를 즐기는 패밀리 게임’의 성격을 농후하게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그리콜라는 좀 산만하게 이것저것 신경 쓰고 골고루 해 나가야 결국 승점도 많다. 분명한 것은 아그리콜라에서는 하나의 빌드 오더로 밀어붙이는 전략, 즉 극히 남성적인 공격성으로 승부해서는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나는 항상 아그리콜라가 여성적인 게임이라고 칭찬한다. 현대 진화론이 밝혀내고 있는 바에 따르면 모든 인간은 발생 때 원래 여자다. 수컷이란 인간의 일반적 형태라기보다는 유성 생식을 위한 특수한 형태였던 것이다! 여성적인 것이 인간적인 것이다!
더욱이 아그리콜라는 바둑처럼 논리적으로 매 판이 다 다른 게임이다. 그것은 매번 사용되는 1인당 14장씩의 카드 조합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그것에 비하면 푸에르토리코나 파워그리드는 초반의 진행이 어느 정도 틀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판을 시작할 때, 푸에르토리코나 파워그리드에서는, 전 판에 자신이 잘못한 것에 대한 반성을 중심으로 새 판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겠다는 설계를 하는 게 보통이라면, 아그리콜라에서는 전 판을 곱씹을 이유가 없다. 아그리콜라는 언제나 새로운 게임으로서 새 게임을 시작할 때 새롭게 들어 올 카드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면 그만이다.
양자는 전혀 다른 세계이다.
전자가 ‘해 아래 새 것은 없다’는 남성적이고 보수적인 세계관을 반영한다면,
후자는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는 여성적이고 진보적인 세계관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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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공대'출신인 제 동생의...돌집 올인 러쉬같은게 잘 안먹히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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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스타크래프트와 심즈의 차이랄까......
전 아그리콜라를 보면서 딱 심즈 같았습니다. 보드게임이다보니 점수를 매기고 경쟁요소가 있지만 사실 가정을 꾸리며 농사 짓는 그 과정만으로 충분히 즐겁거든요.
다만 전 개인적으로 번잡스런 인터페이스(컴포가 많은...)때문에 좀 기피한답니다.ㅎㅎ -
아그리콜라에서 올인 전략이라는 건 막기 쉽죠.. 그것만 못하게 한두번만 막으면 그대로 꼬여버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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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그냥 아기자기한 동물농장 게임이었어요.
가장 훌륭한 `전략` 게임인줄 알았지만, 전략 같은 거 생각하지 말아야 하는 거죠.
전략보다는 차라리 자기 오른쪽 사람을 잘 만나길 바래야 하고, 카드가 좋은 걸 들어오길 바래야 하는 거죠.
`전략`에 맞춰 자원을 집어 오지 말고
그냥 `많은 자원` 집어 오면서, 그 많은 자원을 바탕으로 뭘 할 것인가를 고민 하면 되는 거고,
기왕이면 화로, 화덕은 빨리 짓고, 2~3주기에 애 하나 낳고
그때부터는 상황 따라 할 수 있는 걸 해 나가면 되는 게임인 거죠 ^^
11라운드 정도에 선 잡을 수 있으면 더 좋고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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