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제가 다니는 모임들에서는 아그리콜라가 제3, 제4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느낌입니다.

어느 모임에서나 제가 먼저 아그리콜라를 하자고 말을 꺼낸 적은 최근 몇달간 찾아볼수 없음에도 불구하고(무려 진실....) 꼭 누군가의 '아그리콜라 하죠!'라는 외침에 못이기는 척 예전에 처음 배워서 달릴때만큼 아콜을 자주 돌리고 있네요. 일주일에 적어도 한판 이상씩은 꼭 할 정도로요.

물론 아콜이야 리플레이성도 다분한 게임이고 저도 좋아하는 게임이니 불만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요즘들어 아쉽게 생각하는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고건 바로.... '카드!'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드래프트까지 포함한 카드의 선택.... 이랄까요.



저는 꽤 여기저기 모임을 다니면서 아콜을 해본 편이라고 생각하고, 덕분에 모임마다 약간씩 다른 룰이나 성향에 꽤나 오랫동안 질리지 않고 아콜을 접해온 편입니다.

그렇게보면 같은 아그리콜라라는 게임이라도 어디서 누구와 하느냐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있는 편입니다. 드래프트를 하느냐 마느냐, 하더라도 7장으로 돌리느냐 그 이상으로 돌리느냐, 금지카드를 넣느냐 마느냐, 하는 식으로요.


그리고 요즘에 제가 아그리콜라를 하는 멤버가 주로 동아리 사람들이나 이수쪽 분들이다보니, 최근에는 거의 한가지 룰로만 하고 있습니다. '금지카드를 포함해서 8장으로 시작하는 드래프트'가 바로 그것입니다.


물론 제가 딱히 싫어하는 방식이 있는 편도 아니고, 오히려 처음 이수에서 열렸던 대회를 시작으로 다시 아그리콜라를 많이 접하게 되었을 때에는 오랫만에보는 금지카드들에 평소 이상의 두근거림과 함께 게임을 즐기기도 했었습니다.(그전까지 저는 주로 금지카드를 뺀 게임을 많이 했었거든요.)

그런데 최근 한달정도 사이 비교적 많은 아그리콜라를 하게 되면서, 최근에 다시 아쉽게 생각하게 된 부분이기도 합니다.


'카드.' 거기서 조금더 구체적으로 말해보자면...

지.나.치.게. 좋은 직업들, 그것도 항상 보던 직업들만이 게임 중에 사용이 된다는 것입니다.

금지카드를 포함한 8장 드랩. 게다가 어쩌다보니 요즘 5인플도 자주 돌리게 되는데, 그러다보니 게임 중에 좋은 직업이 없는 경우가 아예 없다시피 합니다.

그야 덱도 E, I, K 세가지만을 사용하는 편인데, 8*4 혹은 8*5로 32장, 40장이나 되는 직업들로 시작하고 그것도 드래프트를 돌리다보면, 항상 보던 좋은 직업들만이 게임중에 보인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최근 이수에서 돌렸던 아그리콜라들을 생각해보면, 지나치게 좋은 직업들이 항상 똑같은 패턴으로 난무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4인플을 제외하면 저는 5인플 보다는 3인플을 더 좋아하는데, 그것은 3인플이 시간도 더 적게 걸리고 비교적 평범한 직업들 속에 빡빡한 운영을 즐길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32장, 40장으로 시작하는 직업들속에 등장하는 연인, 시식가 등으로 무난하게 누군가는 50점을 찍는 풍요로운 아콜.


물론 그것이 나쁘다는 말은 당연히 아닙니다만, 그러한 아콜이 최근 생각보다 빨리 질리는 것 같더군요.


뭐랄까, 아그리콜라는 다양한 직업들과 설비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오묘한 콤비플레이가 매력인 게임이니, 좀더 평범한 직업과 설비들 사이에서 평소에 사용하기 힘들던 이른바 B급 직업들도 특별하게 조합을 짜맞추어 사용해보는,


요즘 들어 그런 아그리콜라가 더 하고싶어지기도 하네요.


예를 들어.... '금지카드를 뺀 7장 드랩'같은 룰로요.
사실 요즘엔 G덱을 넣어서 하는 게임이 무척이나 재미있더군요. 아직 G덱을 넣어서는 두판인가 세판밖에 해보지 못했지만 ㅠㅠ(사실 들고다니면서 게임하려고 샀는데 필꽂힌 과동아리 사람들한테 거의 압류당하다시피한 ㄷㄷ)




그냥 갑자기 든 생각의 잡담이었고요. 계속해서 새로 배운 주위 사람들이 같이 하자고 달려들게되는 아그리콜라는 역시 하면 할수록 그 진가를 알게 되는 훌륭한 게임인 것 같습니다. ㅎㅎ. 이건 뭐 그냥 먼저 하자는 말 한마디 안해도 같이 하자는 주위사람들의 독촉에 계속해서 하게 되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