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뻘글의 대명사 minerva입니다.

우리 Doz가 많은 분들에게 g덱과 g2덱을 공급함으로써 두 덱을 접해보신 분들이 예전보다는 많아진것 같은데요. 아그리콜라는 결국엔 그 많은 직업들을 어떻게 조합하여 효율적이고 재미있는 액션을 추구하느냐...는 재미가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정상담가, 식객(g덱), 시녀(g2덱)와 같은 단순하고 강한 직업들보다는, 보통 드래프트에서 더 많이 만나게 되는(...) B급 이하 직업들의 효용성에 대해서 글을 쓰고자 하는 거구요.

오늘은 오랜만에 G덱입니다. 경매인이죠.

경매인

7,9,11,13라운드 카드 위에 각각 2갈대, 3흙, 3나무, 2돌을 올려놓는다. 모든 플레이어들은 비공개로 음식을 손에 쥔 후 동시에 공개한다. 가장 많은 음식을 쥔 플레이어가 그 음식을 당신에게 지불하고 자원을 가져간다. 동률일경우 선 플레이어에 가까운 플레이어가 가져간다. 당신이 가져갈경우 음식은 공동창고에 지불한다.

아, 음식은 기본적으로 공개입니다. 경매하기 전에는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음식 숫자를 공유한 후에 비공개로 경매에 입찰할 음식을 쥐는 것이 좋습니다.

텍스트가 엄청 깁니다...뭐 그렇다고 어려운 카드는 아니고, 내용은 단순합니다. 말그대로 경매하는 카드고, 경매에서 이긴 사람은 나한테 음식을 주고 내가 이기면 자원을 갖는...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걸 왜쓰지? 하시는 분들이 이쯤 나올텐데...(G덱 처음 하시는 분들은 이 카드 무시하는 경우 많습니다. 저도 그랬구요)

이 카드는 엄청난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뭐냐하면...

어떻게 해도 나한테 손해가 안나는, '무조건 이익을 준다'는 겁니다.

자, 경매는 공동창고에서 지급한 자원으로 이루어집니다. 이걸 이기면 노액션으로 자원이 생깁니다. 지면 음식이 생깁니다.(음식은 나한테 지불하므로) 어떻게되든, 직업을 사용한 사람한테는 어떤 방식으로든 이익이 가게 되어있는 구조라는겁니다. 손해는 1음식+1액션뿐이구요.

어떤 직업이든,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손해가 나게 되어있습니다. 예를들어 열매따는 사람은 저한테는 EIK에서는 탑 5안에 들어가는 최고급 직업입니다만, 톱질모탕을 쓴다던가...나무가 아주 풍족하여 자주 먹을일이 없다던가...하는 경우, 그 이익은 생각보다 적을수 있습니다. 시장상인같은 고급직업도 채소칸 경쟁이 심해서 한 번밖에 못들어가는 경우 그저 1곡식정도의 이익을 보는 카드에 불과하죠. 모든 직업에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직업을 썼을때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경우, 1액션을 다른 곳에 투자한 것보다 못한 결과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경매인의 경우, 모든 사람이 1음식으로 입찰하여 지더라도 나한테는 최고 4음식은 들어옵니다. 1음식 직업에 놓는거 따지면 3음식인 셈인데...대충 1곡식이랑 비슷한 가치네요. 이건 완전 폭망했을때고, 사실 이렇게 망할일은 별로 없는 직업입니다. 사실 액션없이 먹을수 있는 자원이란 상당히 매력적이라, 꽤 많은 사람들이 달려들거든요. 그리고 만약 자원이 워낙 풍족하여 사람들이 관심이 없다...고 한다면, 그냥 내가 먹어도 됩니다. 다 1음식으로 먹는다고 치면, 4음식에 2갈대 3흙 3나무 2돌이 들어오는 셈이니 상당한 이득이죠!

그러니 이 직업은, '평범한 판에서 평범하게 자원이 풀렸을 경우' 약 8~10음식의 이익 또는 그에 상당하는 자원 이익을 주는, 생각보다 괜찮은 직업입니다. 그리고 저 자원들이 풀리는 시기가 보통 그 자원들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기 때문에(집고치기, 흙집, 울타리, 돌집고치기 등의 타이밍이라) 경매 분위기가 생각보다 불붙는경우 예상외의 이익을 가져다 줄 수도 있죠. (저는 2갈대랑 3나무의 경우 4음식 먹어본적도 쏠쏠하게 있습니다)

이 직업을 쓸 때 유의하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음식에 여유가 있어야한다'는 점입니다. 음식을 주는 직업이라고 해놓고 이 무슨 망발이냐고 하실수 있습니다만, 최소한 경매에 입찰할 정도의 음식을 남겨놓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경매에 참가하지 못할경우 경매 분위기가 다운되는 경우가 있어서, 생각보다 이득을 안줍니다. 1~2음식은 손에 쥐고 '안되면 내가 먹지 뭐'라는 정신으로 항상 입찰에 참가할 준비를 하시는게 좋습니다. 물론 자원이 필요하다면 더 쥐는거구요. 보통 자원 개당 1음식으로 먹으면 어떻게든 손해는 안납니다. 각 제작소를 생각해보세요.

이 직업은 콤보로 쓰는 직업은 아닙니다만, 어울리는 직업들은 있습니다.

교육자(남이 직업놓을때 3음식 내고 직업 놓을수 있음. 4번째 직업부터는 2음식)

독학가(NL, 라운드카드를 뒤집기 전에 2음식을 내고 직업을 놓을수 있음.)

낚시꾼 견습생(남이 낚시를 이용할때마다 1음식을 그 사람에게 주고 직업을 놓을수 있음)

인형술사(남이 유랑을 이용할때마다 1음식을 공동창고에 내고 직업을 놓을수 있음)

직업을 공짜로 놓는 직업들(그리고 음식을 쓰는 직업들)이랑 효율이 좋은 편입니다. 최소한 7라운드 전에는 이 카드를 놓아야 하기 때문에 놓을수 있는 타이밍을 만들어주고, 공짜로 놓을 경우 말그대로 '공돈'이니까요. 음식은 경매인이 줄거니까 걱정없이 쓰셔도 좋습니다.

이런 카드들이랑 조합은 최상입니다.

나무구매인(남이 가족의 행동으로 나무를 가져갈때마다 1음식을 주고 나무 1개를 사올수 있음)

갈대구매인(남이 가족의 행동으로 갈대를 라운드 처음으로 가져갈때, 1음식을 주고 갈대 1개를 살 수 있음. 그 사람은 공동창고에서 1음식 추가로 가져감)

돌구매인(갈대와 상동)

덤불숲(3나무 칸에서 나무를 가져갈때마다 덤불숲 주인에게 나무 1개씩 지불하여야 함)

판을 굉장히 가난하게 만들어주는 카드들입니다. 이 카드들이 깔리면 보통 해당하는 자원들이 판에서 소멸하기 마련이므로, 그리고 음식은 남아 돌기 마련이므로, 경매가 불붙게 됩니다. 내가 깔아도 되고 남이 깔아도 좋습니다. 어쨌든 판이 가난해진다는건 경매 인기가 상승한다는 거니까요!

당연히 반대로, 자원을 풍부하게 해주는 카드들은 깔리면 안되겠죠?

나무꾼, 손수레꾼, 흙일꾼 등등...은 뭐 막을수도 없고 보통은 괜찮습니다. 한 사람만 보는 이득이라...하지만 이 친구들은 좀 곤란합니다.

산림감독관(3인플 나무칸 1개를 가져와서 라운드 시작할때마다 2나무씩 쌓는다. 이 칸은 모든 플레이어가 이용할수 있는 행동칸이다. 이 칸에서 나무를 가져갈경우 당신에게 2음식을 지불해야한다)

흙채굴업자(3인플 흙칸 1개를 가져와서 즉시 3흙을 쌓는다. 라운드 시작할때마다 1흙씩 추가한다. 이 칸은 모든 플레이어가 이용할수 있는 행동칸이다. 이 칸에서 흙을 가져갈경우 당신에게 3음식을 지불해야한다.)

이렇게 자원이 팡팡 풀리면 경매가 인기가 없어서, 이익을 생각보다 못얻게 됩니다.(그래도 손해는 안본다는게 이 직업의 장점이지만) 가능하면 중간에서 커트해줍시다. 인기있는 직업들은 아니라서 적절히 끊을수 있을겁니다. 아니면 그냥 본인이 음식내고 드셔도 됩니다 ㅎㅎ

정리하자면,

1. 어떤 상황에서도 손해는 안보는 카드.

2. 항상 입찰할 수 있는 음식은 남겨두는게 좋다.

3. 자원을 가난하게 만들 것. 많은 가족으로 자원을 쓸어가세요. 음식은 경매인이 줄겁니다.

저는 3~4픽 정도에서는 고려할만하다고 봅니다. 근데 보통은 인기가 없어서 그 후픽으로도 많이 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