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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그리콜라] 초보다. 그래서 [야그리콜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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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2 03: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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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5 다이스군
[아그리콜라] 박스를 본다. 전면에는 아주머니가 한가득 담긴 냄비솥을 들고 인상 좋은 표정을 지으며 바깥 풍경을 바라보는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조만간 화덕이나 화로에 갈려(?) 굶주린 가족의 허기를 채울 운명과는 무관하게도 표정이 사나운 양이 있고, 옆에는 어쩐지 앙증맞은 느낌을 선사하는 멧돼지 하나가 묘한 표정으로 박스를 응시하는 우리를 힐끔 쳐다보고 있다. 이제 박스 옆을 볼 차례다. 별다른 특징은 없지만, 역시 농기구를 손에 든 아저씨의 표정이 어딘가 희망으로 빛나고 있다. 그렇다. 우린 당한 것이다. 내일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 모든 풍경으로부터 우리는 기만을 당한 것이다. 우리는 이런 화사하고 희망에 넘치는 그림을 연유해 자꾸만 [아그리콜라]를 오도한다. 이 게임의 배경은 어디까지나 흑사병 이후 가정을, 그러니까 사회 조직의 망이 되는 기초 단위의 살림을 재건하는 그 험난한 세계를 항해하는 일가족의 -14라운드에 걸친- 대단원에 이거저거 하고 싶다는 전혀 맞지 않은 투정으로 빈정을 사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새삼 박스가 제대로 보인다. 정체를 알기 힘든 내용물을 한가득 담은 냄비솥, 우중충한 날씨, 결정적으로 "농부들에게 쉽지 않던 시기인 17세기에..." 그렇게 우리는 [아그리콜라]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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