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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한글판 발매 기념 다이브다이스 대회 후기 및 덱 소개
  • 2015-02-08 16: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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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9 게이밍어니언
한글판 출시 이후 첫 공식 대회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정말 많은 분들이 오셔서 성황리에 개최되어 무척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제가 바로 며칠전에 넷러너 번역 문제를 제기한 장본인인데 그러고나서 곧장 다다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하려니 이래저래 복잡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어차피 대회 참가신청은 미리 해둔거고 혹시라도 제 글때문에 대회에 참석하려다가 마음을 접은 분이 있어서 자리가 많이 비면 더 마음이 아플까봐 한 자리라도 더 채우고 싶었습니다. 어쩌다보니 운 좋게 우승까지 하게 되어 다다 관계자분과 짧은 인터뷰를 할 기회도 얻어서 공격적인 글에 대한 사과와 더불어 번역 문제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수도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섣부른 추측에 근거해 인신공격에 가까운 표현으로 번역자를 비난한데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러나 번역의 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다다가 앞으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시길 기대합니다.

그렇지만 어색한 번역때문에 포기하기에는 넷러너는 너무나도 훌륭한 게임입니다. 혹시라도 제 글때문에 넷러너에 입문할 마음을 접은 분이 이 글을 보신다면, 마음을 돌리시길 부탁드리고 싶네요. 일단 플레이하는데에 지장은 거의 없긴 합니다. 넷러너가 재밌어보여서 관심이 생긴 분이라면, 일단 사서 해보시면 절대 후회는 안하실 겁니다. (그리고 십중팔구는 나중에 코어셋 하나 더 구하게 되실테니 그때 번역 교정된 재판을 사시면 완-벽......)

이 글은 대회 후기 및 덱 소개가 목적이므로 번역에 대한 이야기는 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먼저 간단한 대회 참여 소감을 적은 다음 러너 덱 소개 및 대전 후기, 회사 덱 소개 및 대전 후기 순서로 적겠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무엇보다도 놀란 부분은 굉장히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다는 점입니다. 대기실에 계신 분들을 세어보니 30명이 넘더라구요. 그 중에서 직접 대회 참여는 하지 않고 관심이 있어 룰을 배워보러 오신 분이나 구경하러 오신 분들도 있어서 대회 참가자는 23명이었습니다. 여태까지 영문판으로 열렸던 넷러너 대회를 통틀어 하루에 개최된 규모로는 최대 규모인 듯합니다. 그리고 지난 대회나 모임에서 여러번 뵈어서 아는 분들도 있었지만, 처음 조우한 야생의 러너 분들이 참여자의 3/4이나 되었던데다가 그중에 굉장한 실력자 분들도 계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대회였습니다.

사실 저는 처음부터 코어셋+제네시스 사이클로 시작해서 코어셋만으로 하는 대전은 사실 별로 경험이 많지 않았던 터라 적응이 꽤 어려웠습니다. 플라스크리트도 없는 세상....끄으으... 무엇보다 끔찍한건 저 암걸리는 아젠다들을 대체 어떻게 해야한단 말인가..... 하지만 덱을 만들어 몇번 연습을 하다보니 코어셋만의 절묘한 밸런스(...진테키는 좀 빼놓고)와 피말리는 수싸움이 있다는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특히 회사로 플레이하는건 너무 쫄깃해서 심력 소모가 장난이 아니더군요; 이번에 러너로 5승, 회사로 3승2패를 했는데 특히 회사는 한턴 한턴이 피말리는 고뇌의 연속이었습니다. 운이 좀 따라주지 않았으면 우승은 어림도 없었을듯 하네요.



그러면 이제 러너 덱 소개로 넘어가겠습니다. 한글판 유저분들을 위해 한글로 적겠습니다. 넷러너디비에서 옮겨와서 일일이 한글로 옮겨적자니 귀찮지만...ㅠㅠ


ID: 케이트 "맥" 맥카프리:디지털 땜장이

이벤트 (21)
3x 계좌 빼돌리기 ••••• ••••• ••
3x 디젤
3x 잠입
3x 모드됨
3x 확실한 도박
3x 조물주의 눈
3x 주괘

하드웨어 (8)
3x 아카마츠 메모리 칩
3x 개인적인 손길
2x 툴박스

리소스 (3)
3x 희생용 구조물

아이스브레이커 (10)
3x 공성추
1x 크립시스
3x 팜 파탈 •••
3x 고르디우스의 검

프로그램 (3)
3x 마그눔 오푸스


보시는대로 정말 간단하고 기본기가 충실하게끔 짠 덱입니다. 처음에는 크리미널 덱을 대회에 가져가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데스페라도 3장이 없으면 크리미널은 어려울듯 싶었던데다가(저는 2코어 유저입니다), 분명 크리미널이 제일 많고 계좌 빼돌리기에 대한 경계도 심할 것 같아 차라리 안 쓸것같은 셰이퍼로 기습하는게 잘 통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아무래도 상대가 셰이퍼인데 아이스가 하나밖에 없다면 R&D부터 막겠죠. 상대가 크리미널이라면 당연히 HQ에 놓겠지만요.

그리고 회사는 웨이랜드 아니면 하스가 강세일 것 같아서 이들과 크레딧 싸움을 하기 좋은 마그눔 오푸스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자 했습니다. 코어셋의 셰이퍼 아이스브레이커들은 좀 답이 안나오는 파이프라인만 제외하면 나머지 둘은 절대 나쁘지 않은 성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면 파수 타입을 어쩔까 하는 문제만 남는데, 아나크의 흉내쟁이를 사오면 데이터서커도 반드시 같이 운용해야 하는데 영향력도 부족하고 2MU짜리인 오푸스와 공성추 때문에 메모리도 여유가 없어서 차라리 팜 파탈이 낫겠다 싶었습니다. 팜 파탈은 톨부스와 데이터 레이븐 같은 몇몇 성가신 아이스들을 단돈 1원에 패스시켜 줄수도 있고, 사실 돈만 충분하면 일단 어떤 파수 아이스든 뚫을 수 있는 우수한 아이스브레이커입니다. 물론 아무리 오푸스로 돈을 많이 찍었어도 팜므로 궁수 같은걸 깨려면 허리가 휘긴 하지만요. 그러한 문제점은 개인적인 손길을 잔뜩 꼽아서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써본 결과 이 방법은 대단히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주괘와 크립시스의 역할은 초반에 너 셰이퍼니까 내부자 범행 같은거 없겠지ㅎㅎ하고 아젠다를 날로 먹으려는 회사가 있는 경우 응징하는 것과 초반에 계좌 빼돌리기를 꽂아넣을 필킬각을 노리는 것입니다. 사실 크립시스는 5판동안 딱 한번밖에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원래는 다른 분한테 빌려서 툴박스를 한장 더 넣으려 했는데 미리 빌리질 못해서 그냥 2장만 썼지만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희생용 구조물은 초반에 오푸스를 깔고나면 프로그램 폐기가 두려워서 공격적으로 페이스 체크(레즈 안된 아이스에 런하는 행위)를 하기 어렵다는 점을 극복하고자 넣었습니다. 막상 어차피 공격적 런을 하기 어려운 상대인 웨이랜드만 줄창 만나서 써먹을 기회는 거의 없었지만요.



그럼 이제 이 덱으로 대전한 후기를 적어보죠. 전에 알던 분들 외에는 이름이나 닉네임 등의 정보를 몰라서 그냥 적지 않았습니다.

1회전: vs 진테키
진테키를 코어셋 대회에서 볼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코어셋 진테키가 최약체인 이유를 조금 설명하자면 코어셋 진테키는 스네어!를 바닥에 깔아서 블러핑하는게 전혀 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초보자들은 흔히 내가 아젠다인척 스네어를 바닥에 깔면 러너가 뛰어와서 밟거나 아니면 적어도 잠입이라도 뽑아낼 수 있겠지! 하고 기대하지만, 내가 왕년에 스네어 좀 밟아봤다 하는 러너들은 진테키 상대로 절대 그런 런을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진테키가 바닥에 뭘 깔았든지간에 발전시키지 않는다면 확인해볼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코어셋 진테키가 필요 발전 정도 3짜리 아젠다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하스의 베타테스트나 NBN의 우주대본과 같은 3/2 아젠다가 있다면, 러너는 발전되지 않은 카드도 그냥 놔두면 다음 턴에 진테키가 득점해버릴 위험이 있기 때문에 체크를 강요받게 됩니다. 그러나 코어셋 진테키가 상대라면 전혀 그런 신경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그래서 바로 첫번째 확장인 What Lies Ahead에서 진테키에 3/2 아젠다가 하나 주어집니다. 진테키가 마음에 드는 분이라면 머스트해브 확장이죠 ㅎㅎ)
아니나다를까 아직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 분이셔서 제가 진행을 도와드리며 훈훈하게 플레이했습니다. 그래도 스네어 밟아드리진 않았구요 ㅎㅎ 코어셋 진테키전의 정석대로 발전되지 않은 카드들은 무시하고, 1-2발전된 카드는 밟거나 잠입으로 체크하면서 무난히 득점해 승리했습니다.

2회전: vs 웨이랜드
낙성대 모임 및 여러 대회에서 종종 같이 플레이해본 외국인 Jim이 상대였습니다. 짐은 웨이랜드 초토화 덱을 들고나와서 꾸준히 저를 불태워버릴 기회를 엿보았고, 저는 1턴인가 2턴째에 빠르게 모드됨으로 오푸스를 깔아서 절대 SEA 원천-초토화-초토화 콤보 사정권에 들어가지 않도록 항상 크레딧 격차에 주의하며 신중하게 런을 하면서 차근차근 득점해 나갔습니다. 나중에 툴박스를 설치해서 링크+2를 얻어 회사와 8원 차이만 유지하면 안전한 상황이 되었고(SEA가 2원에 추적 3이므로 링크 3인 러너를 잡으려면 반드시 러너의 현찰보다 많은 돈을 더 내야됩니다. 그 다음에 초토화 두번을 쓰려면 6원이 더 있어야죠. 그래서 적어도 러너보다 9원이 더 많아야 됩니다. 링크가 0이라면 6원만 더 많으면 되겠죠. 기억해두면 편합니다 ㅎㅎ) 짐이 궁수를 여러개 레즈해서 런 한번 한번이 10원 이상씩 들었지만 오푸스로 8원 벌기-4원 벌고 런하고 2원받기(마지막에는 런하지 않습니다. 스네어 밟고 태그 붙을지도 모르니까요)-8원 벌기-4원 벌고 런하고 2원받기 하는 식으로 격차를 유지하며 어렵지 않게 득점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3회전: vs 웨이랜드
처음 뵌 분이었는데 굉장히 잘하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러너 플레이 중에 가장 힘든 게임이었습니다. 회사로 했던 판도 정말 힘들게 이겼네요. 한글판 코어셋으로 넷러너를 시작하셔서 아직 1주일밖에 안됐다고 하신 것 같은데, 앞으로의 대회에서 무서운 다크호스로 떠오르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게임이 힘들어졌던 이유는 제가 첫턴에 R&D에 아이스가 없는걸 보고 조물주의 눈을 써서 득점을 좀 한 다음 혹시 모를 첫턴 SEA-초토화-초토화 사망콤보를 피하기 위해 3원을 벌고 턴을 마쳤는데, 다음 턴에 제가 예상치 못한 선택을 하셔서 SEA로 태그를 준 다음 초토화를 1장만 써서 제 그립의 4장을 다 털어버리는 플레이를 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하필 그 4장 중에 오푸스가 2장이나 있어서 초반에 적대적 인수와 빈스탁, 헤지펀드 등으로 돈을 뻥뻥 불리는 웨이랜드를 상대로 크레딧 격차를 따라갈 수가 없어 런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던 겁니다. 저는 몇점 내주는걸 각오하고 오푸스를 찾아 스택을 파내려갔는데 다행히 열몇장쯤 드로우하니 마지막 오푸스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만약 바닥에 깔려있었다면 이 판은 망했겠죠 ㅠㅠ 그때까지 준 점수가 4점인가 5점 정도였고 아이스브레이커를 갖추는데 몇턴이 더 걸려서 결국 6점까지 내주고 말았습니다. 적대적 인수가 2장 득점되어서 1장이 더 있을 가능성이 있었고, 그 1장이 회사 손에 들어간다면 즉시 끝나는 것과 마찬가지라 계속 8원 차이를 유지하면서 R&D 맨 윗장을 체크하러 가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리 오푸스의 힘이 있어도 매턴마다 R&D를 뚫으면서 8원 차이를 유지하기는 어려웠는데 다행히 거의 3턴 간격으로 조물주의 눈이 뽑혀서 한번에 3장을 보고 2턴동안 돈벌고 다시 3장을 보고 하는 식으로 시간을 좀 벌 수가 있었습니다. 결국은 2회전과 같은 패턴으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4회전: vs 웨이랜드
웨이랜드가 많을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까지 웨이랜드만 만날줄은 몰랐는데 아무튼 주구장창 웨이랜드의 연속이었습니다. 이 판은 낙성대 모임에서 자주 만나는 분이자 과거의 대회에서 수시로 저와 만나 매번 저에게 무한한 곶통을 선사해주신 부드러운식칼님이 상대였는데, 이번에도 제가 회사 할 때 무한한 곶통과 패배를 안겨주셨습니다 ㅠㅠ 그런데 그 다음에 제가 러너로 플레이할 차례에는 드로우가 대멸망하셔서 게임이 초속으로 터져버렸네요. 첫턴에 드로우 드로우 드로우를 하셨는데도 아이스가 안나와서 제가 조물주의 눈으로 R&D를 쑤셔보니 바로 4점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 후 2턴인가 있다가 다시 조물주의 눈을 또 써보니 또 아젠다가 3점 쏟아져나와서 그대로 게임이 끝났네요. 저도 대회 두번 참여하면 꼭 한판 정도는 아이스가 안나와서 망하는 판이 있었는데 저랑 할때가 그 판이셨나봅니다.

5회전: vs 웨이랜드
역시나 마지막 판까지 웨이랜드가 상대였습니다. 낙성대의 강호 중 한분인 외눈박이님이 최종보스로 등장하셨는데 기본적인 흐름 자체는 2, 3회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스네어로 저를 몇번 낚으려 하셨지만 적절한 무시와 잠입 사용으로 전부 간파해서 한번도 밟지 않았고, 항상 어떤 서버든 뚫어낼 수 있는 돈과 안전거리를 유지하면서 주기적인 런으로 R&D와 HQ를 체크하며 게임이 지속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물주의 눈을 3번 다 썼는데도 아젠다를 7점 먹지 못한 채로 R&D에 카드가 열장도 안남은 상황이 되어서 저는 HQ에 아젠다가 있으리라 확신하고 엄청나게 비싸진 R&D 대신 HQ를 계속 뚫었는데, 도무지 아젠다가 안나오더라구요... 그러다가 한번 아카이브에 가봤더니 언제 버리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젠다가 있어서 득점하고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은 회사 덱 소개입니다.

ID: NBN:뉴스를 만듭니다

아젠다 (11)
3x 우주대본 파일럿 프로그램
3x 뉴스 속보
2x 우선 요청 사항
3x 민간 경비 부대

자산 (7)
1x 유령 지점
3x PAD 캠페인
2x 준벅 프로젝트 ••
1x 재벌 충성심 •

개선 (3)
1x 훈제 청어
2x 샌샌 시티 그리드

운영 (11)
3x 빈스탁 로열티 •••
3x 폐쇄 계좌
3x 헤지 펀드
2x 사이코그래픽스

방벽 (4)
2x 얼음벽 ••
2x 정전기의 벽

코드 게이트 (5)
1x 밑밥 •
2x 에니그마
2x 톨부스

파수 (8)
1x 궁수 ••
2x 데이터 레이븐
2x 사냥꾼
1x 이치 1.0 ••
2x 그림자 ••


심플하기 그지없던 러너 덱리스트에 비해 너저분한 리스트만 봐도 느낌이 오시겠지만 짜는데도 러너 덱보다 훨씬 고민이 깊었습니다. 이 덱을 짤 때 가장 먼저 결정한 것은 "초토화를 넣지 않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러너가 절대 초토화가 없을 것이라고 완전히 방심하고 있지 않은 이상, 초토화로 플랫라인 승리를 하려면 적어도 일단 2장이 필요합니다. 그것만으로 일단 영향력이 8이고, 거기에 경제 카드가 적은 코어셋 덱에서 빈스탁 로열티는 넣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럼 11이 빠지는데, 남은 4로는 코어셋 NBN을 운영하기엔 아이스가 너무 부족해서 매트릭스 분석자 같은 세상천지에 노쓸모인 아이스까지 꺼내써야 할 판입니다. 그리고 더 나쁜 점은, 거의 대부분의 러너들이 NBN 덱을 보면 초토화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경계하며 플레이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초토화 1장을 넣는 것도 별 쓸모가 없으며, 2장이 있어도 돈벌기 힘든 NBN의 특성상 쓰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초토화 콤보는 깨끗이 포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자 "거의 대부분의 러너들이 NBN 덱을 보면 초토화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경계하며 플레이한다"는 점은 이제 역으로 장점이 됩니다. 결국 초토화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러너가 내 손에 초토화가 있는 것처럼 신중하게 플레이해 준다면 영향력을 8이나 공짜로 번 셈이죠.

이렇게 번 영향력의 대부분은 아이스에 투입했습니다. 톨부스는 믿을만한 친구지만 팜파탈에 홀랑 넘어간다는 문제가 있으며 데이터 레이븐은 러너를 꽤 귀찮게 할 수 있지만 아젠다를 지킬 때는 도움이 안되죠. 그래서 초반에 싼 값으로 프랙터 없는 러너를 쫓아낼 얼음벽을 투입했습니다. 그리고 NBN 서버를 만만히 보고 덤비는 러너를 기습하기 위해 궁수와 이치 1.0을 투입했습니다. 그림자는 초반에 R&D에 깔아서 액세스를 허용하는 대신 용돈을 좀 벌자고 생각했습니다. 밑밥은 팜파탈 대책으로 생각해서 1장을 넣었는데(밑밥이 팜파탈로 지정한 아이스 앞에 있으면 그 아이스를 우회할 수는 있지만 3 넷 데미지는 맞아야 합니다) 정말 필요한 순간에 써먹지 못하고 그냥 버리는 실책을 범해서 1패의 원인이 되었네요.

준벅은 적극적인 블러핑을 시도하기 위한 히든카드로 투입했습니다. 그리고 코어셋이라 덱에 여유 공간이 넉넉한 만큼 잠입을 챙겨올 러너들이 많을 것 같아 비장의 수단으로 재벌 충성심을 한장 넣었습니다. 이 비장의 수가 큰 성공을 거두어서 다 진 게임 한판을 역전할 수가 있었네요.



1회전: vs 케이트
초보분이셔서 살살 진행하는데 초반에 오푸스와 고르디우스의 검, 파이프라인을 설치하신 상태로 MU가 꽉차서 오랫동안 프랙터를 설치하지 못하고 계셨습니다. 그동안 저는 얼음벽 한장 뒤에서 우주대본과 민간경비부대를 득점했고, 오푸스로 돈을 많이 벌어놓으시는걸 보고 왠지 이때쯤이면 프랙터가 깔리지 않을까 싶어 준벅을 설치하고 2어드밴스를 했습니다. 상대분께서는 오푸스를 버리고 공성추를 설치하셨고, 잠입으로 제 준벅의 정체를 까보려고 하셨는데 한참 전에 깔아놓고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던 재벌을 레즈해서 폭로 시도를 막아냈습니다. 결국 직접 런을 해서 준벅을 밟으셨는데, 손에 3장밖에 없으셔서 플랫라인으로 승리했습니다.

2회전: vs 가브리엘
짐의 가브리엘은 초반부터 위협적으로 런을 해왔는데, 그림자 2장이 초반에 집혀서 그 2장을 R&D에 겹쳐 쌓아 돈을 많이 벌었습니다. 사실 이 전략은 R&D 액세스를 허용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운에 맡기는 측면이 있는데, 이 판의 짐에게는 운이 상당히 따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통행료로 번 돈으로 톨부스 등을 레즈해 샌샌시티를 지키면서 스코어링을 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짐은 게임이 끝날 때까지 파수 브레이커가 안나와서 계속 저한테 돈을 주면서 R&D를 액세스했는데, 특별 주문이 3장이었는데도 그랬다고 하더라구요. 운이 좋았던 한판이었습니다.

3회전: vs 가브리엘
...그야 웨이랜드와 가브리엘이 판칠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이정도일줄은 몰랐습니다. 생각해보니 2~5회전은 회사나 러너나 상대가 다 똑같네요 ㅋㅋㅋ; 이판은 사실 거의 진 게임이었는데 준벅 낚시가 통해서 기적적으로 승리했습니다. 러너가 6점을 먹은 상태에서 저는 과감하게 준벅을 설치 발전 발전하고 턴을 마쳤고, 잠입 시도는 재벌로 튕겨냈습니다. 상대분께서는 그립에 5장인 상태로 준벅에 런을 하셨는데, 액세스하겠다고 선언하신 시점에 우주대본 토큰을 사용해서 준벅에 진행 토큰을 하나 더 올려서 6점 피해를 때려 플랫라인 승리했습니다.

4회전: vs 가브리엘
아주 똥줄이 타면서 암걸리는 게임이었습니다. 제 손에 우선요청 1장이 있었는데 처음 성공하신 HQ 런에서 1/4 확률로 그걸 한방에 뽑아가시고, 그 다음턴에 R&D 런에서 1장 딱 까보니 또 우선요청이 나오는 바람에 0:6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 시점에서 아 이판은 망했구나;;했죠. 그래도 어찌어찌 공갈과 낚시와 허세를 동원해가면서 점수를 5점까지 따라갔는데 끝내는 다음턴에 득점할 수 있는 상황에서 HQ에서 2/5 확률로 있던 아젠다를 반복된 HQ런 끝에 털려서 패배했습니다.

5회전: vs 가브리엘
이 판도 힘겹게 굴러갔는데, 레즈된 산산시티를 톨부스와 사냥꾼으로 막은 서버에서 힘겹게 득점을 하는 와중에 그 톨부스에 팜파탈이 걸리면서 아 졌다 ㅠㅠ했습니다. 상대 외눈박이님께서는 코드게이트 브레이커로 요그를 채택하고 계셨고 제 손에는 밑밥과 준벅이 있어서 일발역전을 노려볼 가능성도 있었는데, 이미 데이터서커가 깔려있었고 토큰도 잔뜩이라서 포기하고 그냥 손에서 버렸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턴에 데이터서커를 폐기하고 다른걸 까시더라구요 ㅠㅠ 그때 완전 후회했습니다. 아 한턴만 더 쥐고있어볼걸 하고... 그랬으면 적어도 두세턴 정도는 더 버텼을지도 모르는데 아쉽네요.



끝으로 사실 제가 우승자가 되기는 했는데 2등이 되신 외눈박이님과 승점이 동점이어서 제 우승은 랜덤으로 정해진 결과였습니다(...) 토너먼트 규칙상 승점이 동점이면 대전했던 상대들의 승점 총합을 비교해서 더 높은 쪽이 (더 어려운 상대들로부터 승리했다는 걸로 간주해서) 우위인데, 이날은 공교롭게도 대전상대 승점총합까지도 외눈님과 동률이더라구요. 그럼 그 경우에는 뭘로 순위가 판가름나는가 물어보니...랜덤이랍니다;; 그래서 랜덤이 정해준 우승자가 되었습니다 ㅎㅎ 마지막으로 대회를 주최하느라 애써주신 다다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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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15-02-08 19:07:17

    코어에서는 기업은 웨이랜드 러너는 가브리엘이 가장 강력한 편인가요?
    • Lv.1 회멸
    • 2015-02-08 20:10:26

    아나크 진테키가 약간 밀리는편? 이라더군요
    • Lv.1 회멸
    • 2015-02-08 21:08:17

    후기 정말 잘봤습니다.넷러너 코어플레이의 감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되네요 =)
    • Lv.1 안함
    • 2015-02-08 21:22:03

    오오 축하 드립니다. 대회 참가하신 다른 분들도 모두 즐거우셨으면 좋겠네요.왜 대회 후기가 하나도 올라오지 않을까... 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대회 소식을 들을 수  있네요.ㅎㅎ외눈박이님 역시 웨이랜드 이사진...
    • Lv.9 게이밍어니언
    • 2015-02-08 22:13:16

    러너는 가브리엘=케이트>노이즈(근소 열세)라고 보시면 됩니다. 셋다 할만합니다. 영향력 15로 다른 세력의 카드를 사와서 취약점을 보완하면 어떤 러너든 충분히 경쟁력있는 덱을 만들 수 있습니다.회사는 웨이랜드=하스>NBN>>>>>넘사벽>>>>>진테키라고 보시면 됩니다. 솔직히 진테키는 답 없습니다;
    • 2015-02-08 22:51:17

    우승 축하드립니다~넷러너를 하고 있는데아직은 기본덱으로만 즐기고 있는 중입니다. 확실히 컨셉이 잡히지 않다보니 덱에서 나오는 카드빨을 좀 심하게 받는 느낌이 있긴합니다만 점점익숙해지고 있어서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ㅎㅎ대회는 안나가길 잘했네요 ㅎㄷㄷ 코어셋 하나로는 아무것도 못했을 거 같아요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 Lv.1 뿅태
    • 2015-02-09 00:07:15

    후기 재밌게 잘 봤습니다. NBN 덱 어떻게 짤까하고 고민 중이었는데, 많은 참고가 될 거 같네요! 감사합니다 ㅎㅎ
    • Lv.3 외눈박이
    • 2015-02-09 00:57:59

    명품 후기네요 ㅎ확장에 익숙해져버린 탓에 코어셋 경기는 꽤나 단조롭게 느껴지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역시 넷러너는 넷러너더군요 ㅎ명게임이란 걸 다시 한 번 체감한 하루였습니다  앞으로 열릴 다른 대회들도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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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18

  • [자유] 엄마가 정신차리지 않으면 보드게임 페스타에서 일어나는 일
    • Lv.10

      뽀뽀뚜뚜

    • 7

    • 802

    • 2024-11-18

  • [자유] 기업 이미지가 중립이 아닌 한쪽으로 치우친 이미지로 가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 Lv.7

      플리페

    • 9

    • 527

    • 2024-11-14

  • [자유] 왜 충성 보드게이머를 폐륜아으로 몰고 가신 거죠?
    • Lv.11

      vallentine

    • 9

    • 462

    • 2024-11-14

  • [자유] 뒤늦게 사건을 접했습니다. 그리고 코보게에게 크게 실망하였습니다.
    • Lv.3

      두이니

    • 9

    • 431

    • 2024-11-16

  • [자유] 묻고 싶습니다. 특정 단어가 게임 디자이너의 의견인가요?
    • Lv.18

      닥터M

    • 19

    • 645

    • 2024-11-13

  • [자유] 코보게 명예 훼손으로 신고해도 되나요?
    • redhoney

    • 9

    • 656

    • 2024-11-12

  • [자유] 코보게의 입장문에 대해
    • Lv.23

      leonart

    • 12

    • 798

    • 2024-11-13

  • [자유] 코보게 응원합니다. 모든 혐오와 편견에 반대합니다.
    • Lv.14

      지금이최적기

    • 11

    • 965

    • 2024-11-12

  • [자유] 게이머스 게이머들이 전부 매도당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빠 한마디 올립니다.
    • Lv.11

      꿀떡이

    • 8

    • 1042

    • 2024-11-13

  • [자유] 축하합니다, 코리아보드게임즈.
    • Lv.27

      WALLnut

    • 8

    • 632

    • 2024-11-12

  • [자유]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김미란 교수(대한폐경학회 회장)
    • Lv.19

      라이클럽

    • 11

    • 538

    • 2024-11-13

  • [자유] 응원합니다.
    • Lv.27

      방장

    • 10

    • 705

    • 2024-11-11

  • [자유] 그동안 너무 초월번역이라고 띄워주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 Lv.34

      크로스21

    • 8

    • 389

    • 2024-11-12

  • [자유] 해명문 잘 봤습니다. 정말 화가 나네요.
    • Lv.35

      로보

    • 15

    • 763

    • 202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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