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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낙챔 후기 - 회사편 : HBEtF Rainbow
  • 2015-03-07 20: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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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14

Lv.1 TEnOTT
우승하고 이런 글을 쓰면 대단히 간지나는 글이었을텐데, 제가 우승을 할 리가 없으니 영원히 안될거야 아마.
왕의 귀환에 성공하신 호크님께 다시 한 번 축하 말씀 전합니다.


---


Haas-Bioroid: Engineering the Future (Core Set)
Cards up to Order and Chaos

Agenda (11)
3x Accelerated Beta Test (Core Set) 
3x Project Vitruvius (Cyber Exodus) 
3x NAPD Contract (Double Time) 
2x Chronos Project (First Contact) 

Asset (9)
3x Adonis Campaign (Core Set) 
3x Haas Arcology AI (Creation and Control) 
3x Jackson Howard (Opening Moves)  •••

Upgrade (2)
1x Ash 2X3ZB9CY (What Lies Ahead) 
1x Cyberdex Virus Suite (Order and Chaos) 

Operation (9)
1x Biotic Labor (Core Set) 
3x Hedge Fund (Core Set) 
3x Sweeps Week (True Colors)  ••••• •
1x Subliminal Messaging (Fear and Loathing) 
1x Cerebral Static (The Spaces Between)  ••

Barrier (5)
2x Heimdall 1.0 (Core Set) 
3x Eli 1.0 (Future Proof) 

Code Gate (3)
1x Viper (Cyber Exodus) 
2x Lotus Field (Upstalk)  ••

Sentry (7)
3x Ichi 1.0 (Core Set) 
2x Swordsman (Second Thoughts)  ••
2x Architect (Up and Over) 

Multi (3)
3x Rainbow (Honor and Profit) 

15 influence spent (maximum 15)
20 agenda points (between 20 and 21)
49 cards (min 45)


경기 내용은 자세하게 기억하는 게 아니므로 간략하게. 

1경기. vs 맥스 이터키홀. 잭슨이 빨리 빠진 상태에서 3사이펀 맞고 이터키홀에 밀려서 패배.
2경기. vs 엑자일. 15드로우 7아젠다 2아이스라는 "덱 사고" 수준의 게임. 초반에 2사이펀 맞고 탈탈탈 털려서 5턴만에 패배.
3경기. vs 노멀 발렌시아. FA로 승리.
4경기. vs 토치 리엘. FA로 승리. 
5경기. vs 릴라. FA로 승리.

http://netrunnerdb.com/web/bundles/netrunnerdbcards/images/cards/en/05025.pnghttp://netrunnerdb.com/web/bundles/netrunnerdbcards/images/cards/en/03011.png

굳이 괴상한 카드가 뭐가 들어있냐고 한다면 레인보우 3장과 아콜로지 3장, Cerebral Static 1장입니다. 


기본적인 하스 FA에서 산산시티가 빠지고 아콜로지 AI가 들어간 평범한 초식동물형 글래셜-FA덱입니다. 낙챔 직전에 초토화도 해보고 NEH도 해봤지만 역시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하는 모양이에요. 이게 손에 제일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아스트로스크립트가 없는 HB가 NEH처럼 정신 놓은 속도로 FA를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고, 적어도 아이스가 6개 이상 = HQ RnD 원격서버에 아이스가 적어도 두 개씩 준비될 때까지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아이스 18개의 1/3에 해당하는 수치이고, 무식한 산수로 환산해보면 16드로우, 그러니까 (2턴째에 카드를 채운다는 전제 하에서) 대략 8턴 이후부터가 됩니다. 그때까지 게임이 심하게 터지지 않는 것이 관건.

그 다음부터는 바이오틱을 잭슨으로 돌려먹으면서 FA를 하거나, 아콜로지를 이용해서 아주 조금 더 저렴하게 FA를 할 계획이었습니다. 아콜로지를 이용하면 산산시티처럼 최소 8크레딧 정도를 한꺼번에 몰아서 내는 것이 아니라 클릭을 이용한 분납이 가능하기 때문에, 좀 더 가난한 FA가 가능해집니다. 사실 이 컨셉 자체는 작년 여름 M본부 대회에 들고 나갔던 덱과 크게 다르지 않고 (관련링크 참조) 구성물이 다소 현대화된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저렴한 아이스가 많은 덱의 구성상 같이 돈 많이 먹으면 우리가 유리한 게 별로 없습니다. 심지어 어셋/업그레이드의 트래시 비용도 싸서 뚫리기 시작하면 줄줄줄 새어나갑니다. 크레딧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 공격적으로 아젠다를 달리고, 스윕과 아도니스로 끌어오고, 부족한 크레딧은 Clicking Hell의 접근 = 인스톨-클릭-클릭으로 3크레딧 받기를 주로 활용했습니다. 특히 왠지 모르게 사람들이 아도니스를 잘 깨러 오질 않던데 덕분에 꿀을 좀 빨았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이 덱을 짜면서 고려했던 내용들과 실제 경기를 비교해서, 얼마나 좋은 선택이었는지를 확인해 보려고 합니다. 5경기 동안의 내용을 생각하면서, 이득을 본 경우 +1점, 고려했던 상황이 나오긴 했지만 이득을 못 본 경우 +0.5점 하겠습니다.


* 이터키홀이 다수 나올 것이다. (0.5점)
-> 아이스 18+개를 쓰고, 소드맨 2장 중 하나를 어떻게든 꺼내서 R&D를 막는다

실제로는 20아이스 쓰고 크리지움 떡칠을 하는 것까지도 고민했었습니다. 일단 취향대로 집어넣다보니 소드맨으로 낙찰.

하지만 이터-키홀을 쓰는 사람이 소드맨을 고려 안 할 리가 없었습니다. 십중팔구 팜므나 미믹을 1~2장 챙겨갖고 다니지요. 랩어라운드 역시 이터 단독으로만 보면 괴롭습니다만 나이트로 커버가 가능하기 때문에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만약 이터키홀을 소드맨으로 막을 생각이었다면 어떻게든 아카이브"도" 막아서 팜므가 쉽게 뜨는 걸 막았어야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HQ RnD 막기도 벅찬데 아카이브까지 막을 틈은 없었지요. 역시 정답은 크리지움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단 소드맨은 아무 생각없이 주요 병목구간에다가 레즈해놓으면 꼬박꼬박 1데미지씩 때려주기는 했으니까 밥값은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난데없이 다윈을 잡아줬던 것도 있구요.


* 식기도구가 나온다 (0.5점)
-> 레인보우 3장, 아키텍트 2장

실제로 식기도구 쓴 사람이 맥스이터키홀 뿐이었는데 그나마도 맥스 능력치에 귀신같이 싹 갈려서 별로 빛을 못 봤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레인보우로 식기도구를 막겠다는 생각을 한거라면, "그 식기도구로 지킬만한" 좋은 아이스가 있는 덱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전반적인 아이스 구성이 저렴해서 근본적으로 "지켜야 할 만한" 아이스가 없습니다. Clicking Hell을 과도하게 의식한 탓에, "크레딧이 바닥까지 떨어지더라도 인스톨-크레딧-크레딧으로 3크레딧을 먹으면 뭔가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라고 가정을 깔아놓은 뒤에 아이스를 집었더니 죄다 레즈 비용이 3,4,5였지요. 이러면 막아준 레인보우와 살려낸 아이스가 별 차이가 없습니다. 아키텍트는 심지어 일부러 지킬 필요도 없습니다. 

다른 문제들도 있습니다. 레인보우는 숨겨뒀다가 꺼내서 식기도구를 받아내는 아이스가 아니라, 어떻게든 일찍 꺼낸 다음 러너 크레딧을 최대한 많이 빨아야 하는 아이스입니다. 레인보우가 이렇게 공개되어 있다면, 오히려 아무 도구나 꺼내면 썰리는 나쁜 아이스가 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초반에 숨겨뒀다 꺼내서 이득을 보고, 후반에 쓸모가 없을 때 저격용으로 갖다댈 생각이라면 차라리 그 용도로는 키메라를 쓰는 게 나은 것 같습니다.

뭐, 그래도, 어차피 이터키홀이나 팜므를 주적으로 상정한다면 아이스 타입은 의미가 없으니까 정전기벽 상위호환이며, "바이오로이드들을 상대로 클릭 남겨가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러너의 의도를 물먹이는데 대단히 좋은 아이스입니다. 3크레딧 투자해서 레즈하면 러너에게 부식시키기(...) 기준 3크레딧씩을 강요하니까 은근히 가성비도 높구요. 엘리보다 안 좋은 건 사실입니다만 그건 엘리가 과도하게 좋은 거죠. 


* 아트만 쓰는 사람은 없다 (5점), 하지만 서커+패러사이트, 다윗, 요그미믹 쓰는 사람은 다수 있을 것이다 (0.5점)
-> 로터스를 2장 투입하고 아이스 파워를 4 근처로 맞춤

엘리, 바이퍼, 로터스, 레인보우, 이치까지 생각하면 아이스 18개 중 12개가 파워 4입니다. 4트만 만들어 오는 사람 있었으면 영혼까지 탈탈탈 털릴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만, 최근 한 달간 사람들의 플레이를 생각해 볼 때 아트만을 쓰는 사람이 거의 소멸했으니 괜찮을 것이다 라고 가정했습니다. 4트만만 없다면 파워 4짜리 아이스는 "다윗에게 뚫리지 않으면서 러너에게 가장 많은 출혈을 요구하는" 아이스들이지요. 그리고 적어도 4트만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은 적중.

하지만 데이터서커를 기반으로 한 메타가 사이버덱스 수트 때문에 대위기인 분위기라서 아트만과 요그미믹이 같이 괴로워하는 상황이었으므로, 4트만을 제외한다면 요그도 같이 제외했어야 합니다. 딱히 요그미믹이 아니더라도 다른 대안으로 사용할 수 있는 브레이커 세트가 많다는 사실 역시 그렇습니다. 만났던 아나크 플레이어는 이터키홀과 다윈이었고, 크리미널 플레이어는 인팩션 케르베로스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로터스라는 무식한 아이스가 나온 뒤로 요그의 설자리는 확실히 좁은 듯 합니다.

http://netrunnerdb.com/web/bundles/netrunnerdbcards/images/cards/en/06025.png

* 태그미가 나올 가능성은 적다 (4점), 아이디 능력에 올인하는 덱이 나올 것이다 (1점)
-> +1 Cerebral Static, -1 Closed Account

사이펀은 쓰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지만, 사이펀을 쓰는 사람들이 상당수 성실하게 태그를 떼고 있었습니다. 캐티 존스, Librated Account 같은 썩 괜찮은 리소스들이 여기저기 투입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사이펀을 쓰는 러너가 배를 째고 태그미로 방향을 틀었다면 그만큼 절박한 상황이어야 할텐데, 제가 그때까지 CA를 손에 들고 지키는 성격이 아니기도 하구요.

Cerebral Static은 게임이 질질 길어질 가능성이 높은 노이즈샵을 잡으려고 넣은 카드인데, (+ 제가 노이즈를 이런저런 이유로 대단히 싫어하기 때문에) 정작 노이즈를 못 만났습니다. 일단 게임을 20턴 찍기 전에 끝내고 싶은 덱이 후반용 카드를 넣은 것 자체가 좀 에러. 심지어 맥스 상대로는 꺼내지도 못했습니다. 그나마 리엘 아이디를 뒤집어서 의외성에서는 성공했습니다만, 정작 "토치가 늦게 나온" 리엘이었으니 성공적이었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영향력 2나 투입한 값을 했다고 보기에는 다소...

(에.. 그리고 보니, 그 토치를 꺼내는 시점에서 메모리 관련 실수를 쪼잔하게 걸고 넘어져서 게임을 강제로 터뜨려 버린 건 어떻게도 실드가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한 번 사과 말씀 드립니다)

http://netrunnerdb.com/web/bundles/netrunnerdbcards/images/cards/en/07027.png

* 바이러스 폭탄 덱이 나올 것이다 (0점)
-> Cyberdex Virus Suite 투입

그러니까 노이즈 챠카나-하이브마인드, 혹은 노이즈/발렌시아 미디엄 폭탄이 그것입니다. NBNFA라면 1챠카나까지는 어떻게든 ASPP와 산산시티의 파워로 뚫고 나가는 것이 가능합니다만, 일단 2챠카나 2브리딩 하이브마인드가 나오면 FA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글래셜로 어떻게든 때워야 하게 됩니다. 때문에, 최악의 경우 코퍼턴 퍼지 스코어링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걸 생각하고 투입했습니다. 혹시라도 앤디서커 같은 게 걸려들어 주면 더욱 좋구요.

그런데 노이즈를 못 만나서... 앤디서커도 못 만나서... 그나마 다윈 상대로 퍼지한 건 수동으로 3클릭 내고 했습니다. 한 장으로는 아예 손에 안 잡힐 확률이 너무 높고, 아예 바이러스 메타가 범람하는 분위기일때 이 악물고 두 장 이상 투입하는게 나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사실 미디엄 폭탄 계열의 덱을 만났을 때의 정석은 "미디엄 폭탄이 터지기 전에 FA로 쭉 달려서 승리한다"가 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 덱은 이미 이야기했듯이, 그 정도까지 빠르지는 못한 덱인 것 같습니다. 

http://netrunnerdb.com/web/bundles/netrunnerdbcards/images/cards/en/06049.png

* 러너들의 힙 활용이 잦을 것이다 (2.5점)
-> -2 Gila Hands, +2 Chronos Project

세칭 뇌젠다. 당장 제가 갖고 간 리엘도 힙에서 이것저것 주워다 쓰니까 저 역시 이 카테고리에 포함됩니다. 실제로 SOT 정도는 이벤트 좀 좋은거 많이 넣었고 덱에 빈 자리 있으면 누구나 생각해 볼 법한 카드이긴 합니다. 맥스이터키홀이라면 뭐 말할 것도 없구요. 일단 SOT가 나와있는데 힙을 날려버리면 그것만으로도 러너에게는 심적인 데미지(?)가 됩니다. 

문제는 캠브리지 PE처럼 아예 대놓고 IAA해 놓은 다음 방치해 뒀다가 원하는 타이밍에 틱 줏어먹으면 되는 덱이 아니라, FA를 해서 뇌젠다를 먹어야 하는 덱인 만큼 타이밍 잡기가 대단히 까다로웠습니다. Clicking Hell의 False Lead처럼 먹어두면 한방콤보 소스가 되는 아젠다라면 뭔가를 희생하면서 먹을 가치가 있다고 합니다만, 이건 "먹어 두면 힘이 되는" 아젠다가 아니라 일발성 아젠다입니다. 때문에 너무 일찍 잡히거나 너무 늦게 잡히면 죽도 밥도 안 됩니다. 그렇다고 이걸 제 타이밍에 터뜨리기 위해서 Fast Track이나 Bifrost Array까지 넣는다면 그건 이미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겠지요.

뭐, Glia Hands를 넣은 다음 인스톨-클릭-클릭 할 때 4크레딧씩 받아먹는 것도 꿀맛같은 건 인정합니다. 

---

결국 찍기는 열심히 찍었는데 제대로 맞은 건 별로 없었습니다. 그나마 그럭저럭 잘 찍었다고 하더라도, 해법을 완전 엉뚱하게 고른 경우도 많았습니다. 사람들이 어느 정도 예능덱과 토너덱을 구분해서 들고 다닌다는 사실 역시 충분히 고려했어야 했구요. 

그리고 잘 찍어서 그 답을 정확하게 맞췄다면 22명 중 7위가 아니라 더 높은 랭크를 받았을 것 같기도 합니다. (?)

그와는 별도로, 멘탈이 무너진 상태에서 6시간 가까이 게임을 하다 보니 운영이 뒤죽박죽인 것이라거나 잔실수가 일어난 부분들 역시 여럿 있었던 것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플레이하면서 상대 플레이어 분들께 거친 언사를 하거나 신경질을 부리는 등 안 그래도 별로인 인성이 대폭발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게 된 점, 이 글을 빌어 다시 한 번 사과 드립니다. 

자, 이제 러너 덱 올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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