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적으로 올라오는 몇가지 질문들에 대한 답을 뉴비 시절을 떠올리며 생각나는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다른 분들도 생각나는대로 추가해 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1. 개선(업그레이드)과 루트

룰북에 중앙서버에 개선 카드를 놓을 수 있는 루트라는 공간이 따로 있다는 설명 때문에 많은 초보들이 혼란에 빠집니다. "개선은 따로 놓아야 되는건가?" "루트는 하나야 세개야?" "원격서버에 놓을땐 어떡하지?" 등등...

단적으로 말하자면 루트는 별게 아니고 그냥 중앙서버에 개선 카드를 놓을 수 있는 자리일 뿐입니다.

세 곳의 중앙서버(HQ, R&D, 기록보관소)에 각각 개선 카드를 설치할 수 있으며 각각의 서버에 따로따로 적용됩니다.(루트는 공유하지 않습니다)

원격서버에는 루트가 따로 없습니다. 원격서버 안에 설치한 카드는 러너 입장에선 다 똑같이 보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회사는 설치한 카드가 개선인지 아젠다 혹은 자산인지 알려줄 의무가 없습니다.

단, 규칙상 한 서버 안에는 하나의 아젠다/자산만 있을 수 있으므로, 한 서버 안에 여러 카드가 있다면 러너는 최소 한 장 외에는 전부 개선 카드라는 사실은 짐작할 수 있습니다.(물론 전부 개선밖에 없을수도 있습니다)

2. 설치된 카드의 폐기

회사가 설치된 카드를 마음대로 폐기할 수 있는 타이밍은 새 카드를 설치하는 순간뿐입니다. 자기 카드를 스스로 폐기할 때 폐기비용은 내지 않습니다. 그것은 러너가 폐기할 때 내야 하는 비용입니다.

아이스의 경우, 서버의 가장 바깥쪽에 새 아이스를 설치하면서 기존에 깔려있던 안쪽의 아이스들(레즈되었든 안되었든)을 원하는 만큼 폐기할 수 있습니다. 만약 폐기했다면 그만큼 추가 설치비용이 줄어듭니다.(아이스 설치할때 먼저 깔려있던 아이스 숫자만큼 크레딧을 더 내야 한다는건 아시죠?)

아젠다/자산/개선의 경우, 해당 카드가 깔려있던 서버에 새 카드를 설치하면서 기존에 있던 카드를 폐기할 수 있습니다. 지금 설치하는 서버와 다른 서버의 카드들은 폐기할 수 없습니다.

러너의 경우, 마음대로 폐기할 수 있는 카드는 오직 프로그램 뿐입니다.(리소스, 하드웨어: 설치할땐 마음대로였겠지만 폐기할땐 아니란다?)

새 프로그램을 설치할 때, 메모리가 부족하지 않은 상태라도 원한다면 기존의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폐기할 수 있습니다.

3. 원격서버의 유지

서버 내용물이 어떤 이유로 사라진다 해서 설치해둔 아이스까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서버 안에 아무것도 없어도 아이스가 남아있다면 서버가 있는 것입니다. 이런 빈 서버는 여전히 러너의 런 목표가 될 수 있습니다.(예를 들면 은행털이를 하기 위해 이런 빈 서버에 런을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아이스가 없는 상태에서 내용물도 사라지거나, 마지막 남은 아이스가 사라져서 어떤 카드도 남지 않았다면, 그 즉시 서버는 사라집니다. 서버가 사라지면 즉시 런이 실패도 성공도 아닌 채로 중단됩니다.(예를 들어, 데이터 지뢰 하나만 남아있던 서버에 런을 했는데 지뢰가 터져 서버가 증발했다면 데스페라도로 1크레딧을 받을 수 없습니다)

4. 아이스브레이커

아이스브레이커는 특별히 적혀있지 않은 한 오직 현재 대면하고 있는 아이스에 대해서만 효과를 발휘합니다.

즉, 매번 아이스를 만날 때마다 힘은 초기화되며 처음부터 다시 힘을 올려야만 합니다.(예외는 공성추, 고르디우스의 검, 파이프라인입니다. 이 카드들에는 "런이 종료될 때까지" 힘을 올린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아이스브레이커의 모든 능력은 해당 아이스브레이커보다 힘이 같거나 낮은 아이스에 대해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5. 웜

이 카드는 타는 쓰레기입니다. 이 카드에 대해 잘 모르겠다면 그냥 빼버리시면 됩니다.

코어셋의 웜(Wyrm)은 특히 초보들을 헷갈리게 만들기 쉬운 함정카드입니다. 위에 적었듯이 아이스브레이커의 효과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아이스의 힘과 브레이커의 힘이 같아져야 합니다. 즉 웜으로 아이스의 힘을 깎으려면 먼저 웜의 힘을 그 아이스만큼 올려야만 합니다. 즉 처음 읽어봤을 때만큼 근사한 카드가 절대로 아닙니다. 당장 이 카드를 당신의 덱에서 제거하세요.

6. 상대방의 턴에 카드 효과 발동하기

클릭을 요구하는 효과는 오직 자신의 턴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클릭을 요구하지 않는 효과는 상대방의 턴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때 타이밍은 상대방의 턴 시작과 끝, 그리고 한 클릭에서 다음 클릭으로 넘어가는 사이라고 생각하시면 알기쉽습니다.

정확한 타이밍은 룰북의 맨 뒤에 그림으로 그려져 있으니 참고하세요.

런 도중에도 다양한 카드 능력들을 발동할 수 있습니다. 런의 타이밍 구조는 좀더 복잡하므로 생초보때는 신경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기억해야 할 중요한 타이밍만 몇가지 언급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정확한 타이밍 구조는 역시 룰북의 맨 뒤에 그림으로 그려져 있으니 참고하세요.

a. 러너가 잭아웃하지 않고 런을 계속해 다음 아이스와 만나겠다고 선언한 직후

b. 러너가 잭아웃하지 않고 카드에 액세스하겠다고 선언한 직후

위의 타이밍들이 러너가 빼박못하게 된 상황에서 엿먹이기 좋은 순간입니다. 가령 a 타이밍에 기업의 분쟁중재자를 레즈해 던져서 힘을 왕창 올려 러너가 아이스를 못뚫고 치명적인 서브루틴에 헤딩하게끔 만들거나, b 타이밍에 득점해둔 아스트로스크립트의 토큰을 러너가 곧 액세스할 준벅에 올려 2 넷 피해를 추가로 준다거나 할 수 있습니다.

7. 동시에 여러 장 액세스하기

HQ나 R&D, 원격서버에서 여러 장을 한꺼번에 볼 경우, 러너는 반드시 한 장씩 선택해서 순서대로 봐야 합니다. 한꺼번에 여러장을 동시에 전부 봐선 안됩니다. 왜냐면 한 장 한 장을 액세스할 때마다 그 카드를 폐기할지 말지 정하고 다음 장으로 넘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록보관소의 경우에는 일단 뒷면으로 놓여있던 카드를 전부 앞면으로 뒤집고, 기록보관소의 모든 카드를 한꺼번에 확인한 후 원하는 순서대로 액세스합니다. 편의상 한꺼번에 처리하지만 특정 상황에서는 한장씩 순서대로 액세스한다는 사실이 중요해집니다. 가령 4점을 득점했고 그립에 카드가 한장도 없는 상태에서 진테키 기록보관소에 갔는데 3점 아젠다와 2점 아젠다가 있었다면, 러너는 3점 아젠다에 먼저 액세스해야만 승리할 수 있습니다.

8. 플랫라인 조건

어렵게 적혀있지만 간단히 말해서 손패가 -가 되거나, 손패 최대 제한이 -가 되면 죽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0장일때 한대 더맞거나, 두뇌 피해 6점 맞거나입니다. 단 기억해둘 점은 후자의 경우엔 바로 죽는게 아니라 턴 끝에 죽는다는 사실입니다. 이를테면 두뇌 피해 5점을 맞은 다음에도 드로우를 땡긴 후 스팀핵을 질러 불나방처럼 목숨을 내던지는 최후의 불꽃런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9. 연속적인 카드효과 발동의 경우

이 부분은 매직 더 개더링 등 다른 TCG에 익숙한 사람이 주의해야 할 부분입니다. 넷러너에는 매직의 스택이나 후입선출 따위의 개념이 없어 효과는 선언한 즉시 처리됩니다. 상대방의 효과 사용에 대해 자신도 효과를 사용하고 싶다면 상대방이 모든 카드사용을 끝낼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우선권은 현재 턴인 사람에게 있습니다. 한 사람이 할거 다 하고나면 다른 사람이 할거 다하고, 그에 대해 다시 뭔가 하고싶다면 다 하고, 하는 식으로 우선권을 주고받게 됩니다.

10. 바이오로이드 아이스

하스 바이오로이드의 바이오로이드 아이스들은 대부분 러너가 클릭을 사용함으로써 서브루틴을 깰 수 있다는 문구가 붙어있는데, 이는 뛰어난 가성비를 가진 대가로 붙은 패널티입니다. 러너는 아이스브레이커가 없이도 클릭만으로 자유롭게 서브루틴을 깰 수 있습니다. 바이오로이드 아이스를 과신해선 안됩니다.

11. 바이러스 퇴치하기

회사가 3클릭으로 바이러스 퇴치 액션을 수행하면 즉시 러너의 모든 카드 위에 있는 모든 바이러스 토큰을 제거합니다. 하나씩도 아니고 한 장에서도 아니고 전부 다입니다.

12. 덱이 바닥났을 때

회사는 R&D에 카드가 떨어진 상태에서 드로우를 하게 되면 패배합니다. 카드가 떨어지는 즉시 패배하지는 않습니다. 드로우를 해야 하는데 할 수가 없으면 그때 패배합니다.

노이즈의 ID 능력으로 R&D의 카드를 밀어야 하는데 더 이상 밀 카드가 없다고 해도 그 순간 패배하지는 않습니다. 패배조건은 드로우할 때 카드가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다음 턴 시작때까진 목숨이 붙어있습니다.(이것은 시간제한이 있는 대회에서 중요합니다)

만약 R&D에 카드가 n장밖에 안남았는데 러너가 n+1장을 액세스해야 한다고 해도 회사가 패배하는 것은 아닙니다. 할 수 있는 만큼만 액세스하세요.

러너는 스택에 카드가 떨어졌다고 해서 게임에서 패배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자동으로 다시 섞지도 않습니다. 그 상태로 게임을 계속 진행하면 됩니다.

13. 서브루틴

아이스브레이커, 혹은 다른 수단(클릭 등)을 써서 깨지(break) 않은 서브루틴들은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발동합니다.

러너는 원하는 서브루틴만 골라서 깰 수 있습니다.

"런을 종료한다"를 맞았을 경우, 그 시점에서 런은 즉시 종료됩니다. 그 밑에 있는 서브루틴들은 깨지 않았더라도 발동되지 않습니다. 위에 언급했듯 순서대로 발동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런을 종료한다"라는 서브루틴을 맞지 않았다면, 러너는 좀 험한 꼴을 당했을지는 몰라도 어쨌든 그 아이스를 지나쳐 런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러너는 ~한다" "회사는 ~한다"라고 적혀있지 않다면, 카드의 효과는 카드 주인이 실행합니다. 그러므로 예를 들어 "프로그램을 하나 폐기한다"는 서브루틴이 실행된다면 어떤 프로그램을 버릴지는 회사가 결정합니다.

14. 카드 호스트하기

어떤 카드들은 다른 카드를 호스트할 수 있다고 적혀있습니다. 이 말의 의미는 그 카드 위에 다른 카드를 설치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어떤 종류의 카드를 호스트할 수 있는지는 호스트가 되는 카드에 적혀있습니다. 가령 코어셋의 진의 경우, 아이스브레이커가 아닌 프로그램을 3 MU까지 호스트할 수 있습니다.

한번 다른 카드 위에 호스트된 카드를 밖으로 꺼내거나 또다른 카드 위로 옮기거나 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미 설치해둔 카드를 그보다 나중에 설치한 카드에 호스트시키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카드가 일단 설치되면 마음대로 위치를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조건만 맞으면 이미 다른 카드에 호스트된 카드에도 또 다른 카드를 호스트시킬 수도 있습니다. 가령 진 밑에 진 밑에 진 밑에 마그눔 오푸스라든가...

다른 카드들을 호스트하고 있는 카드가 모종의 이유로 터지면 그 카드에 주렁주렁 붙어있던 카드들은 전부 다 같이 날아갑니다.

한 카드가 동시에 여러 카드 위에 호스트될 수는 없습니다. 가령 기생충은 반드시 아이스 위에 호스트되어야만 하므로 진 위에 호스트해서 메모리를 아끼는 것은 불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