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번외] 창작물 속 명탐정의 명대사들 2편
-
2022-03-30 16:23:44
-
12
-
218
-
-
Lv.31 Van.D.Z
안녕하세요 퇴근시간을 한시간 남긴 상태에서 오후 반차를 쓸까말까 고민중인 Van(lv.13, 전투력 0)입니다.
지난 회(링크)에 이어서 명탐정들의 명대사 이야기입니다. 결정 대사는 (결정 대사)라고 표기해두었습니다.
1."0시라고 해두지. 그러니까 모든 것이 0시를 향해 가고 있는 걸세"
트레브스, 배틀 총경 -아가사 크리스티 작 "0시를 향하여" 중에서
"0시를 향하여" 도입부에서 트레브스 할아버지가 말하는 대사이며, 이후 배틀 총경의 입으로 되풀이 됩니다. 여기서 0시란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시점을 의미하는데요, 여러가지 상황과 사람들이 필연 또는 우연으로 모여들면서 살인사건이라는 결과가 일어난다는 의미입니다. 좀 과하게 해석하면 범인과 피해자에게만 집착해서는 살인사건을 해석할 수 없고, 주변적 상황들이 모두 연관되어 있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도 들어있다고 봅니다.
"0시를 향하여"는 푸아로나 미스 마플이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의외로 읽어본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만, 아가사 크리스티 본인은 물론이고 대중적으로도 상당히 인정받는 작품입니다. 사실 아무리 명작이라 해도 고전은 잘 추천을 안하는 편인데, 고전에 등장하는 대사나 표현 방식, 사회상, 그 시대의 사고방식 등이 굉장히 읽는 데 방해되어서 잘 안읽히기 때문입니다. 탐정소설을 입문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고전은 좀 피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고전임에도 술술 읽히는 편이고, 도입부터 결말까지 가는 과정이 고르게 재미있습니다. 탐정소설에 면역이 없는 분이라 해도 적극 추천합니다.
0시를 향하여 : 오디오클립 (naver.com)(링크)
상황이 된다면 오디오북으로 들으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성우들의 찰진 연기는 물론이고, 대사 중심으로 흘러가는 소설이라 그만큼 잘 어울려요. 명절에 고향가면서 듣기 딱 좋습니다.
2. Just one more thing.(결정대사)
콜롬보, 미국 드라마 "형사 콜롬보" 중에서
형사 콜롬보는 1960년대와 1980년대에 방영된 형사드라마입니다. 극이 시작할 때부터 범인이 밝혀지고, 탐정이 범행의 진실을 밝혀내는 과정을 즐기는 이야기를 "도서추리" 혹은 "도치서술추리"라고 부르는데요, 이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콜롬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Just one more thing"은 에피소드의 클라이맥스에 등장하는 대사입니다. 대략적인 패턴은 이렇습니다. 콜롬보가 범인을 앞에 두고 시시한 잡담을 계속하고, 범인은 완전히 질려버립니다. 그리고 콜롬보는 협조해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섭니다. 그 순간 안도로 바뀌려는 범인의 표정. 그때, 그 자리를 떠나던 콜롬보가 휙 뒤돌아 성큼성큼 걸어오며 한마디 던집니다. "Just one more thing!" 물론 그 후에 날아오는 것은 날카로운 일격이죠.
"Just one more thing"은 낡은 트렌치코트, 푸조 403과 함께 콜롬보를 상징하는 대사입니다. 위의 영상처럼 해당 대사를 하는 장면만 모아놓은 영상도 유튜브에 많이 올라와 있죠. 그런데 사실 모두가 "Just one more thing" 혹은 "One more thing"으로만 기억하고 있지만 실은 본편에서는 여러가지 배리에이션이 있었습니다. "One other thing"이나 "One thing", "Just one more" 등등요. 그리고 콜롬보가 "Just one other thing!"이라고 멋있게 말하며 돌아섰는데 범인이 "No"라고 단호하게 말하며 문 닫고 집에 들어가는 패턴도 있습니다.(ㅠㅠ)
3. 최종답변?(결정대사)
AXE - 밀실살인게임 시리즈
지난번 최근에 재미있게 읽은 책 몇권 소개(링크) 글에서 치즈케 님이 언급하셨던 밀실살인게임 시리즈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리얼 탐정 놀이"라는 이름의 게임을 하고 있는데요, 흔히 미스터리 팬들이 그러고 놀듯이 출제자가 추리 퀴즈를 내고 나머지 사람들이 퀴즈를 만드는 그런 놀이입니다. 다만 이 "리얼 탐정 놀이"는 문제를 현실에서 출제합니다. 즉, 실제로 살인을 저지른 뒤에 살인의 방법이나 피해자들의 연관성 같은 것을 문제로 출제하는 것이죠. 주인공들은 이 놀이를 화상채팅을 통해서(물론 얼굴은 변장하거나 가린 채) 진행하는데요, 출제자인 AXE가 상대방의 추리를 듣고나서 다짐을 받듯이 하는 대사가 "최종답변?"입니다. 물론 AXE만 이 대사를 쓰는 것은 아닌 걸로 기억합니다만, 최초로 말한 것은 AXE였을 겁니다. 물론 이 대사가 나왔다면 그 추리는 틀렸을 가능성이 높죠. 이 시리즈는 한국에서도 상당히 인기를 끌어서, 탐정소설 팬이 아닌 사람들도 꽤 많이 읽은 소설입니다. 아마도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와 함께 우타노 쇼고의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일 겁니다.
4. 그러나, 논리의 선율은 반드시 진실을 연주한다.(결정대사)
일본의 추리만화(였던 것) 스파이럴에 나오는 결정대사입니다. 살면서 들어본 결정대사 중에서 최고로 오글거려서 꼽아봤습니다. 주인공인 나루미 아유무가 (물론 취미로)피아노치는 탐정이라는 설정이어서 저런 대사가 나와버렸습니다만, 사실 이 대사는 작중 한번밖에 나오지 않았음에도 워낙 임팩트가 강해서 여러 사람에게 기억되는 대사이기도 합니다.
본작과 특별한 관계는 없지만 피아노 치는 탐정이 나오는 이야기로 가장 유명한 것은 이 소설일 겁니다.
나카야마 시치리의 데뷔작(아마도)입니다.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수상한 책인데요. 대상을 사이에 두고 경합을 벌인 작품이 바로 이 나카야마 시치리의 또다른 작품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여서 굉장히 화제가 되었었죠. "안녕, 드뷔시"와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 둘 다 추천합니다만, 개구리 남자의 후속작인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귀환"은 솔직히 추천하기 망설여지는 작품입니다.
관련 보드게임
- 관련 보드게임이 없습니다.
-
그러니깐 모든 것이 슈필을 향해 가고 있는 걸세.
-
"No."(콰당)
-
+ 쓰려고 했는데 까먹은 게 있어서 하나 추가.
"모든 것이 F가 된다"라는 제목의 유명한 현대 탐정소설이 있습니다만, 저는 그 제목의 영감이 아마도 "0시를 향하여"에서 왔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와 제가 좋아하는 작품들이 많네요 ㅋㅋ제가 언급한 소설이 나와서 굉장히 반가웠습니다. 스파이럴도 뭐 추리...는 잘 모르겠긴하지만 굉장히 재미있게 봤던 작품이에요. 0시를 향하여는 제가 애거서 크리스티에 푹 빠져있을때 아무 사전 정보 없이 읽어서 여기는 내가 아는 탐정이 안나오네..? 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끝까지 읽어버렸던 작품인데요 ㅋㅋ 오디오북이 있었네요. 나중에 퇴근하면서 들어봐야겠습니다. 오늘도 재밌는 글 잘 읽고 갑니다!
-
어렸을 때 추리물 빠졌던 때가 있었는데... 밀실살인게임 시리즈는 정말 재밌게 봤어요 ㅋㅋㅋ 서재에 남아있으려나 한 번 더 보고 싶네요
-
오 밀실살인게임 저도 읽어봤었는데 반갑네요! ㅋㅋㅋ 글 재밌게 잘봤습니다..! 논리의 선율이라는 말 뭔가 멋있네요...ㅇ0ㅇ..
-
선추 후감
-
이런 글은 선추천 후감상!
베스트게시물
-
[자유]
엄마가 정신차리지 않으면 보드게임 페스타에서 일어나는 일
-
Lv.10
뽀뽀뚜뚜
-
7
-
629
-
2024-11-18
-
Lv.10
-
[자유]
기업 이미지가 중립이 아닌 한쪽으로 치우친 이미지로 가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
Lv.7
플리페
-
8
-
466
-
2024-11-14
-
Lv.7
-
[자유]
왜 충성 보드게이머를 폐륜아으로 몰고 가신 거죠?
-
Lv.11
vallentine
-
8
-
400
-
2024-11-14
-
Lv.11
-
[자유]
뒤늦게 사건을 접했습니다. 그리고 코보게에게 크게 실망하였습니다.
-
Lv.3
두이니
-
9
-
372
-
2024-11-16
-
Lv.3
-
[자유]
묻고 싶습니다. 특정 단어가 게임 디자이너의 의견인가요?
-
Lv.18
닥터M
-
19
-
611
-
2024-11-13
-
Lv.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