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올라온 파주 맛집 글 보고 나서 파주 맛집 정보가 필요한 분들을 어엿비 여겨(...)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해보고자 써봅니다. 차 타고 가볼 의미가 충분하다고 생각되는 곳들만 모아봤습니다. 무순위입니다. 사진은 구글에서 대충 긁었습니다. 목록에 고깃집은 없으므로(파주에 맛있는 고깃집 같은 건 없습니다!), 구운 고기가 아니면 음식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은 백스페이스를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1. 청산어죽

주소: 경기도 파주시 서패동 183-3

어죽과 도리뱅뱅이가 대표메뉴...라지만 실제로는 어죽 먹으러 가는 곳. 무조건 1인당 어죽 하나를 시켜야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솥에 어탕을 끓여서 국수랑 수제비를 넣고 삶아 건져먹다가 국물이 충분히 쫄아들면 공기밥을 넣고 슬근슬근 끓여 죽을 만들어 먹습니다. 국물에 깻잎순이 왕창 들어가는데 이 깻잎순의 향이 기가 막힙니다. 물론 어죽이라는 음식 자체가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므로 잘 생각해보고 가시면 되겠습니다. 대기 있습니다.

 

단점: 배부름

 

2. 참한 간장게장

 

주소: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26

 

헤이리 카페들 사이에 홀로 고고하게 서있는 게장집. 간장게장이 게가 좋으면 됐지 무슨 설명을 하겠습니까? 꽤 많이 알려진 곳인데도 불구하고 가격대가 좀 있어서인지 대기는 본 적 없습니다.

 

단점: 비쌈

 

3. 오두산 막국수 통일동산점

 

주소: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성동로 17 통일프라자 101호

 

왜 통일동산점이냐면 제가 다른 지점은 안가봐서 그렇습니다. 보통 물막국수를 많이 시킵니다. 물막국수는 흔히 생각하는 물막국수와 평양냉면 사이의 어딘가... 그런데 사실 이 집, 동네 사람이 아닌 이상 막국수 때문에 굳이 찾아갈 정도는 아니고요, 오히려 녹두전+어리굴젓이 별미입니다. 녹두전은 돼지기름으로 제대로 지지고 속이 튼실한데도 이상하게 고소하기만 하고 속이 부담스럽지 않은 깔끔한 퀄리티에, 어리굴젓은 마치 이 녹두전을 위해 태어난 굴들을 모은 것마냥 찰떡궁합입니다. 너무나 잘 어울리기에 그 맛을 알고 나서는 따로따로는 먹고싶지 않은 그 기분, 이 둘의 관계는 그야말로 금석지교라고나 할까요?

 

단점: 어리굴젓이 좀 짤 수 있음(당연)

 

4. 심학산 도토리

 

 

주소: 경기도 파주시 동패동 1096-4

 

삼국지를 세번 읽지 않은 사람과는 얘기하지 말라 뭐 그런 말 있었죠? 거 삼국지 읽을 시간에 여기 가서 도토리전부터 드시고 오세요. 뭐 이것도 안먹어보고 인생을 아는척 한대요? 이곳의 도토리전은 바삭함도 쫀득함도 촉촉함도 도토리의 향도 잘 살아있습니다. 한입 깨물면 달짝고소한 향과 버라이어티한 식감이 입안에서 춤추며 혀끝에 극락정토가 펼쳐집니다. 살짝 녹아내리려는 전 조각을 목구멍으로 넘기고나면, 자연스럽게 "살아있길 잘했다..."라는 말이 튀어나올 겁니다. 도토리쟁반국수만으로도 충분히 찾아갈 가치가 있는 집이지만, 여기 도토리전을 먹어본 인생과 안먹어본 인생은 다릅니다. 심지어 파주에 살면서 이걸 안먹어봤다? 당신은 자신을 사랑하고 있지 않습니다.

 

단점: 배부름

 

5. 신망리 원여사 순대국(겨울, 봄 한정)

 

주소: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586-8

 

안유명한 곳이라서 사진은 없네요. 이 집 다른 메뉴는 다 평이하고, 김치해장순대국이 맛있습니다만 겨울/봄에 먹는 것과 여름/가을에 먹는 건 천지차이입니다. 왜냐면 이 거 진짜 맛있게 먹으려면 삭힌 고추 다대기를 아빠숟가락으로 두 숟갈은 넣어줘야 하거든요. 겨울/봄에만 삭힌 고추다대기가 나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김치해장국 시키면 고추 다대기가 티스푼으로 두 스푼 정도 나오는데요, 눈치보지 마시고 셀프코너로 가서 다대기 왕창 떠오시면 됩니다. 가시려면 꼭 겨울/봄에 가세요.

 

단점: 정작 순대는 그저그럼.

 

6. 산뜨락 곤드레

 

 

주소: 경기도 파주시 동패동 1096-5

 

아주 유~명한 곤드레밥집. 곤드레밥이 맛있고 반찬들도 깔끔합니다. 특히 황태구이가 걸작. 굉장히 특이한 메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솜씨가 좋아서 만족스럽게 먹을 수 있습니다. 두부 밑에 있는 저 종지, 양파랑 부추 같은 것들 담겨있는 종지가 사실은 양념간장입니다. 건더기가 많죠? 숟가락으로 떠서 곤드레밥에 비벼드세요.

 

단점: 글쎄요?

 

7. 메주꽃

 

 

명절 시골집 냄새가 나는 집. 냄새에서 기대할만한 느낌 그대로의 한정식집입니다. 코스 형식으로 나오는데, 한정식 코스라는 게 사실 너무 뭐가 많고 밥 나오기도 전에 배불러서 짜증나는 그런 거 있잖아요? 여긴 꽤 푸짐한 구성임에도 굉장히 적절한 구성으로 나와서 별로 부담없이 마지막 한입까지 깔끔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어르신들 모스고 가면 더욱 금상첨화. 식당 바깥고 아기자기하니 분위기 있게 잘 꾸며져있습니다. 대기하는 시간에 구경할 것도 많아서 별로 대기가 지루하지 않습니다.

 

단점: 멀다.

 

8. 개성손만두 파주점

 

주소: 경기도 파주시 서패동 345

 

적어도 음식에서는, 깔끔함과 화려함, 가벼움과 충만함이 공존할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하던 시기가, 저에게도 있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