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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아컴호러 공략 [시작과 세계관 편]
  • 2013-12-23 21:52:03

  • 0

  • 2,533

Lv.1 프로덱터
중고장터에 가면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이 아컴호러 판매글이다. 1판 해보고 팝니다. 1~2판 해보고 팝니다. 해보지도 않고 팝니다. 아컴호러가 재미없어서가 아니다. 진입 장벽이 가공할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이유는 크게 다음과 같다.
 
첫째. 테마가 크툴루 신화다. 반지의 제왕 같이 대중적인 소재가 아니라 크툴루다. 코스믹 호러와 크툴루 신화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니면 대충이라도 아는 사람? 거의 없기 때문에 테마에 몰입하기 힘들다.
 
둘째. 룰북이 두껍다. 이 룰이 명쾌했다면 좋겠지만 크툴루 신화처럼 아컴의 룰은 더럽다. 정말 더럽다. 읽는 것 자체가 고통스럽고 잔룰이 너무 많다.
 
셋째. 난이도의 문제. 협력게임 중 최상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아컴호러는 할수록 고통스럽다. 그런데 본편은 또 익숙해지면 너무 쉬워서 확장을 끼워야 한다. 그것은 거의 강제적이며 본편만큼이나 비싼 확장을 구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막막하다.
 
넷째. 번역의 질이 좋지 않고 게임 내 용어 선택이 매우 짜증난다.
 
지체된다: 다음 차례까지 이곳에 머무른다.
 
체포된다:경찰서로 이동한다
 
등으로 용어를 괜히 풀어쓰려고 했다가 더 짜증나게 하는 단어 선택인 것도 문제지만 텍스트 하나 하나가 명쾌한 아이콘 따위는 없고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다음 은유적인 표현에 따라 행동해야 하기 때문에 전략게임처럼 확실한 게임에 익숙해진 플레이어에겐 이것조차 고역이다.
 
그렇지만, 아컴은 엄청나게 재밌는 게임이고 본인은 게임에 대해서 재미를 못 느끼는 건 상관없지만 게임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진입 장벽이 높아서 해보지도 못하거나 하는 일이 없도록 방지하기 위해서 이 공략을 쓴다. 본 공략에서는 아컴의 룰에 대한 간단 요약과 게임을 이기기 위한 꿀팁, 그리고 확장에 대한 소개를 한다.
 
일단 첫번째 문제인 크툴루 신화에 대해서 알아보자. 크툴루 신화는 1920년대 경 러브크래프트가 창작한 세계관으로써 후대의 작가들에 의해 설정이 덧붙여진 호러 계통의 판타지이다. 주로 외계의 위대한 존재들이 인류와 지구에 위협을 가한다는 내용이 주가 된다. 외계의 신들을 숭배하는 추종자들과 의식, 그리고 기괴한 마법과 괴수들, 차원을 넘나드는 스케일. 현대 과학과 마법이 교차하는 설정. 한국에서는 마이너 하지만 일본이나 미국 등에선 꽤나 유명한 소재이다.
 
한마디로 장르를 말하자면 SF 호러. 협력게임으로써 고대의 존재들을 '막아내는'아컴호러와는 달리 본래 세계관은 꿈도 희망도 없다. 아컴호러가 확장을 넣을 수록 꿈도 희망도 없어진다는 점. 어쨌건 중요한 부분은 주사위 운이라는 점. 등등 인간의 노력으론 어찌할 수 없는 위대한 공포에 대한 이야기이다.
 
일단 아컴 기본판에 있는 고대의 존재들에 대한 설명을 알아볼까?
 
아자토스: 외부의 신(아우터 갓)의 정점이다. 지성은 없지만 힘은 가장 강력한 우주의 신으로 다른 신들과는 다르게 그를 숭배하는 존재들은 거의 없고 자신의 충복인 니알라토텝에게 명령을 내린다. 게임 내에서는 소환되면 바로 세계를 파괴하는 것으로 능력이 구현되어 있다.
 
니알라토텝: 아자토스의 충실한 충복이다. 천개의 얼굴을 가진 신이라고 불리며 다양한 형체로 출현해 인간 세계를 혼란에 빠트린다. 다른 신들이 인간을 먼지만도 못하게 여기는 것에 비해서 인간을 이해하며 인간 세계에 관심이 있다. 게임내에서는 그의 아바타인 가면 괴물로 구현되어 있다.
 
크툴루: 고대의 존재(그레이트 올드 원)의 사제로 딱 그림에 그려진 것처럼 생겼다. 러브크래프트가 문어 등 해산물을 싫어해서 문어다. 화성인을 문어로 그리는 것, 괴물이 촉수의 형상으로 나타나는 것은 전부 이 크툴루의 영향이다. 반어인인 딥 원들을 데리고 몇 억년 전 지구를 지배했으나 자신의 도시인 르 리예에서 자신의 권속들과 함께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추종자 괴물 마커 뒤쪽에 있는 주문이 크툴루를 불러내는 주문이다. 판그루 그루나파 크툴루 르 리예 가나글 파탄! 가장 대중적인 신이고 게임 내에서도 가장 강력한 고대의 존재로써 모습을 드러낸다.
 
하스터: 크툴루의 라이벌. 그의 배다른 형제 그의 이름만 불러도 소환되기에 형언할 수 없는 자 라고 불린다. 본체는 거대한 문어나, 아니면 정체모를 형태로 형상화되지만 인간 앞에 나타날 때는 일러스트처럼 인간처럼 황색의 옷을 입은 촉수괴물의 형상으로 나타난다. 황색의 왕이라고 칭해진다.
 
참고로, 하스터는 본편에서 밸런스가 개판이라는 것을 인정해 후에 제작사에서 능력을 수정했다. 게임 내에서도 요령만 알면 쉽게 잡을 수 있는 고대의 존재 중 하나다.
 
이타쿠아: 하스터의 충복. 거대한 설인의 외양으로 나타난다. 성간풍을 타고 비야키들과 함께 이동한다. 게임 내에서 잡몹이다.
이그: 지구 출신 고대의 존재이다. 자신의 권속인 뱀들과 뱀 인간들에게 피해를 끼친 자에 대한 원한을 잊지 않고 저주를 내리는 신이다. 하지만 게임 내에서 가장 약하니 그냥 산책나왔다가 한번 밟아주면 되겠다.
 
요그 소토스: 과거, 현재, 미래 등 시간과 공간. 그리고 크툴루 신화에서의 마법을 상징하는 신. 아자토스를 제외한 외부의 신들의 우두머리이기도 하다. 너무 위대해 그의 힘을 빌리는 마법이나 주술. 신도들이 많으며 게임 내에서는 차원문을 닫는 데에 패널티를 받고 마법 데미지를 받지 않는 것으로 구현되었다.
 
슈브 니구라스: 요그 소토스와 하스터의 부인. 그리고 크툴루와 하스터의 할머니(잘못 쓴 것 아니다) 이아! 이아! 천마리의 새끼를 가진 숲의 검은 염소! 라는 구절로 유명하다.(참고로 천마리의 새끼를 한국판에선 천개의 젊음이라고 오역했다. dark young을 슈브 니구라스의 어린 것으로 해석한 사람들이 young을 젊음이라고 오역한단 말인가. 참고로 르 리예의 안개를 렐레의 안개로 오역하기도 했다.) 다산과 풍요. 생명의 신이다. 섬기는 자에게 힘을 가져다 준다. 외형은 정말 끔찍한 괴물이지만 의외로 신자들에겐 잘 대해준다. 게임 내에서 괴물의 힘을 강하게 만들어 주는 것으로 표현되었다.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본편의 고대의 존재는 요그 소토스와 크툴루 빼면 다 약하다. 그리고 확장 포함하면 사실 가장 강한 크툴루도 그렇게 쎈 것 아니다. 아마 메이저한 신을 넣어야 하는 본편의 숙명상 난이도가 하향 조정 됬을 것이다. 그렇지만 아무 이유 없이 이들을 공격하고 때려잡아야 하는 아컴의 조사자들을 위해서 설명한다. 다음 편은 게임의 전체적인 흐름에 대해서 설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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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13-12-23 22:17:41

    ㅎㅎ 좋은 글이네요.. 대체로 공감합니다. 번역의 퀄리티는 좀 아쉽더군요.. 유저 한글화를 거의 그대로 채용한듯 한데... 마법카드중에 르리예의 안개를 렐레의 안개로 번역한것도 있었죠....
    본판 약한 고대신중엔 확장을 넣다보면 가면 몹이 급 강해지는 니알라토텝도 있구요.. 아자토스도 확장 수에 따라 난이도가 급상승.. 킹스포트 호러에 포함되어있는 에픽배틀카드를 넣으면 어느정도 본판의 고대신도 강화되죠.. 하지만 역시 확장을 사용할땐 확장 고대신만 사용하는게 재밌는듯..
    • Lv.1 쿠울
    • 2013-12-24 00:12:51

    처음 산 보드게임이 아컴호러였는데, 협력게임이고 가장 어려운 게임 중 하나 라는 이 두 이유만 보고 구매를 결정했습니다. 처음 1~2회플을 하고는 두 세달동안 봉인했다가, 문득 생각나서 다시 시작했는데 이게 빠져드는 맛이 있더라구요. 그 때부터 마르고 닳도록 했던 거 같습니다. 확장은 인스머스 호러 하나뿐이지만요. 크툴루 신화가 궁금해서 황금가지의 러브크래프트 전집도 사 읽었습니다. 소설을 몇 편 읽고 나서 아컴호러를 다시 해 보면, 조우 내용이나 등장 인물들이 소설과 연결된 부분이 보이기 시작해 더욱 재미있습니다. 얽힌 게 많아서 파고들수록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 2013-12-24 00:54:51

    작년 이맘때쯤 친구들과 첫플을 해보고 게임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들어 확장도 전부 구매해버린 게임입니다. 그냥 기계적으로 무슨무슨체크... 어디로 이동... 이렇게 하기보단 조우 하나하나를 깨알같이 보면서 게임 테마를 즐기는 것도 게임을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ㅋㅋ
    • Lv.1 사자꿍
    • 2013-12-29 19:23:24

    사실 렐레의 안개는 오역이 아닙니다. 원문에서도 R'lyeh가 아니라 Releh로 되어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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