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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아그리콜라 내맘대로 공략 #1탄.
  • 2011-01-11 19:4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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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221

안녕하세요. 카오스쟁이입니다.

우연히 최근 아그리콜라리그에서 좋은 성적들을 거두어서, 기본적인 노하우들을 전수해달라는 분들이 계셔서 어설프게나마 아그리콜라에 대한 간단한 공략들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아그리콜라는 자기만의 농장을 꾸미는 재미가 있는 게임이라, 사실 점수나 등수에 연연하지 않고서도 즐길 수 있어서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점수 매기는 법이 존재하는 게임(!)인 이상, 더 높은 점수를 받고 싶고 1등을 해보고도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당연한 사람 마음이겠지요.

여기서는 아직 아그리콜라 원판을 10판 안쪽으로 해보셔서, 막 재미를 느끼시고 어떻게 하면 더 멋진 농장을 꾸밀 수 있을까에 관심이 있으실 분들을 위한 기본적인 공략들부터 시작해서 적어 나가볼까 합니다.

따라서 고수 분들께는 당연하다면 당연한, 별 도움이 안 되는 소리들을 쓸데없이 길게 늘어놓을지도 몰라요. :)

우선 아그리콜라 원판을 기준으로 적어나가겠습니다. 저도 아직 확장판은 10판밖에 해보지를 못했고, 무엇보다 확장판은 원판과 조금 다른 개념으로 게임을 풀어 나갈 수가 있어서 공략 자체에도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우선 원판을 기준으로 적고, 다음에 시간이 되면 확장판은 따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



당연히 모든 분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중요한 사실 하나를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아그리콜라라는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을 괴롭히는 것은, 그저 딱 한 가지. ‘음식’밖에 없습니다. 확장판에서는 ‘연료’라는 개념이 하나 추가되었지만, 원판에서는 그저 ‘음식’이 문제일 뿐입니다. 한번 음식 낼 걱정이 없는 아그리콜라 판을 상상해보세요. 당신은 무엇이든 하고 싶은 액션들을 하며 당신의 꿈을 펼칠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못하게 하는 것은, 각 수확 때마다 가족 수에 비례하여 내야하는 ‘음식’을 장만해야한다는 태클뿐입니다. 즉, 아그리콜라는 ‘음식 걱정만 안 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하고 싶은 플레이를 할 수가 있는’ 게임입니다.

물론 음식을 못 낸다고 게임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죠. 그냥 구걸카드 몇 장 받을 뿐입니다. 음식에 신경 쓰지 않고 게임을 하시면 게임이 끝날 때 당신은 누구보다 풍요로운 농장을 경영하고 있을 겁니다. 단지 구걸카드가 산처럼 쌓여있어 점수가 (-)대일 뿐이겠지요. :)

자. 바로 이것이 당연하다면 당연한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의식하지 않고 게임을 즐기는 사실입니다. ‘음식’만 풍족하다면 아그리콜라를 편하게 즐기며 점수를 올릴 수 있다는 것.

그럼 여기에서 잠깐 최근 자신이 한 아그리콜라 게임 중 음식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했었는가를 잠시 떠올려 봅시다.

막 아그리콜라를 배우신 분들이 고수 분들의 농장을 보면서 가장 많이 하는 소리 중에 하나는 이것입니다.

‘중간까지는 농장 상태가 비슷했는데, 고수 분들은 어느 순간 확 갑자기 농장이 풍요로워 지더라.’

이것은 사실이며, 실상 핵심을 짚고 있습니다. ‘왜’ 어느 순간부터 자신과 고수 분들의 농장에 차이가 나기 시작할까요? 그것은 바로 ‘자신이 아직 가족들 먹일 음식들을 장만하며 액션을 낭비하고 있는 사이, 고수 분들은 그 액션을 최소화하고 점수 최적화에 나서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이 차이만 게임 중 분명히 의식하고 짚고 넘어가실 수 있다면, 당신은 이미 초보를 탈출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셨습니다. 이제 조금 심도 있게 들어가 보죠.



1. <가이오트님 주: ‘초보자는 닥치고 화덕 지어라’는 말씀이시군요.>

사실 아그리콜라에서 음식을 마련하는 방법이란 몇 개 없습니다. 그리고 그중에 분명히 ‘왕도’가 존재합니다. 다른 방법과는 너무나도 확연하게 간단하고 편하며 효율이 좋은 방법. 그것은 바로,

‘화덕’

입니다.

화덕의 장점을 열거하라면, 끝도 없습니다.(오버) 그냥 간단하게 말해서, 화덕이 있을 때와 화덕이 없을 때, 게임 중 음식해결을 위해 고심했던 기억을 떠올려보실 수 있다면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겁니다.

화덕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순간은, 마지막 5-6주기 입니다. 이 때 가족의 수는 평균 넷 정도가 되는데, 두 라운드 만에 음식 8개를 장만하기란 은근히 압박이 큽니다. 특히 마지막 13-14 라운드 같은 경우 두 라운드 만에 음식 16개를 장만하기란 상당한 심리적 압박이 되며, 설령 이것이 가능하더라도 게임의 마지막에 다른 점수를 올릴 수 있는 액션들을 포기하고 음식을 장만해야 되기 십상입니다. 그러나 이때 화덕이 있다면?

적당히 번식시켜둔 가축들을 점수에 맞게만 남기고 잡아먹는 것만으로 대부분의 음식을 충당하며 액션을 아끼고 하고 싶은 점수벌이용 액션들을 마음 놓고 해나갈 수 있습니다.(물론 번식시켜둘만한 가축이 있다는 전제이지만, 보통 대부분의 게임에서 1등을 노리기 위해서는 이 타이밍에 적당한 가축들을 키우고 있어야 하므로 우선 그렇다는 전제를 깔아두겠습니다. 농경이나 가축들로 점수를 얻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은 다음에 설명이 이어질 계획입니다.)

만약에 화덕이 없다면, 지금까지 음식을 가마에서 빵을 구워 해결했거나 직업 내지 각종 제작소와 같은 설비의 힘으로 해결해왔다는 것인데, 후자의 경우 마지막 13-14라운드의 수확 연계 시에는 굉장한 음식의 압박을 느끼며 한두 액션들을 소비하여 다른 점수액션들을 포기하고 음식벌이에 나서야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당신의 앞에 화덕이 놓여있다면, 당신은 절대로 ‘굶을’ 일은 없습니다. 키울 공간이 없더라도 언제든지 가축들을 가져올 정당성을 얻으며, 이것은 가축을 키우고 싶어 하는 다른 플레이어에게 엄청난 부담을 안겨다 줄 겁니다. 가축 또한 매 라운드마다 ‘쌓이는’ 자원류인데, 아그리콜라에서 ‘쌓여있는 자원을 가져온다.’라는 행동은 크게 보면 자신의 이득을 넘어서 ‘다른 플레이어가 그 자원을 가져가지 못한다.’라는 의미까지 담겨있습니다. 돼지 두 마리가 쌓여있는 칸 같은 것이 먼저 들어가는 인기 칸인 이유에는 이런 의미도 담겨있는 것입니다.

꼭 가축들을 잡아먹으라는 말도 아닙니다. 음식이 충분하다면 공간을 마련한 후 번식을 시키고, 급하면 잡아먹어서 음식으로 활용하면 됩니다. 무려 ‘아무 때나’라 그런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빵을 굽는 행동과 같이 추가 액션을 사용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더욱더 그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만약 채소 관련으로 좋은 직업이나 설비가 있어서 채소를 많이 얻을 수가 있어도 두말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 화덕이 있으면 노액션으로 채소두개만 구워도 음식이 6개입니다.

심지어 화덕으로 빵을 구우셔도 됩니다. 보통 화덕이 있으면 다른 방법으로 음식 장만이 가능하고 빵을 굽는다는 행동만으로 보면 더욱 효율이 좋은 가마 류가 있어서 화덕으로는 빵을 굽는 일이 거의 없지만, 이것 또한 곡식이 풍족한 판에서는 의외로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러므로 이제 아그리콜라를 배워나가고 계신 분들에게 자신 있게 해드릴 수 있는 한마디는,

‘우선, 화덕을 지어보세요.’ 입니다.

바로 화덕을 지을 수 있으면 좋지만, 흙이 모자란다면 ‘화로’라도 먼저 지어보세요. 후반효율이 화덕에 비해 많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초중반을 버텨나는데 매우 큰 힘이 됩니다. 그리고 화로를 지어두신 상태라면, 언제든지 화덕이 남아있기만 하다면 자원 없이 업글이 가능하기 때문에, 집고치기를 하면서 화덕으로 업글을 하시거나 하시면 됩니다.

보통 이 ‘화덕’ 없이 게임 내내 음식을 효율적으로 장만하려면 꽤 높은 수준의 세밀하고 꼼꼼한 계산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그렇게 음식을 해결해보았자 결코 ‘화덕’보다 효율이 좋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아그리콜라의 첫 가장 간단하면서도 중요한 팁이라면, ‘우선 화덕은 짓고 보자!’ 입니다.

이미 링크가 걸려있는 다른 분의 공략에도 이런 말이 있었지요. 거기에 가이오트님의 주()까지. 아마 ‘초보는 닥치고 화덕지어라!’ 이었던가요.

저는 정말로 120% 공감합니다.

그렇다고 초보만 화덕 짓는 것도 아니니 안심하시길. 저도 초보는 아니지만 화덕 없이 게임하는 판은 거의 없습니다.


‘화덕’과 ‘화로’에 대해서 굉장히 길게 적은 것 같은데, 그만큼 간단하면서도 중요한 팁이기에 그렇습니다. 실제로 확장판에서 ‘화덕류’는 무려 연료 하나를 추가로 지불해야 사용할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페널티까지 붙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것은 가마류에 비해 효율이 좋은 화덕류에 대한 적절한 밸런스패치라고까지 생각하고 있답니다. 하지만 원판에서는 그냥 흙만 지불하면 되죠. 그럼 안 쓸 이유가 뭐 있나요. 일단 닥치고 하나 깔아두고 사용해줍시다.

‘초반에 흙을 먹고 주요설비칸을 통해 화로나 화덕을 까는 행동’은 설령 그 순간에는 자신이 그러는 사이에 다른 플레이어들은 자원들을 챙겨가서 손해 보는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분명히 이득입니다. 중반이든 후반이든 언젠가 그 화로나 화덕의 차이로 울고 웃으며 초반에 손해 본 그 이상의 이득을 챙겨갈 순간이 높은 확률로 찾아옵니다.

그러니 주저하지 말고 가능하다면 우선 깔고 봅시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게임을 하다보면 화로나 화덕을 안 지었다고 후회하는 순간은 많지만, 화로나 화덕을 지었다고 후회하는 순간은 절대로 없습니다. :)



2. 가마에 빵 구워먹기

그 다음으로는 가마류로 빵을 구워먹으며 음식을 해결하는 방법이 있겠습니다. 이게 참 효율 상으로는 좋은데, 실제 게임에서 해먹기란 정말로 정말로 어렵습니다. 특히 원판에서는요.

자. 그 이유를 살펴봅시다. 보통 빵을 구워먹으려면 곡식이 풍족해야합니다. 보통 곡식이 풍족하려면? 씨를 뿌려야지요. 씨를 뿌리려면? 곡식과 밭이 있어야합니다. ‘씨뿌리기 그리고 또는 빵굽기’칸을 어느 정도 손해 보지 않고 쓰려면 씨뿌리기와 빵굽기를 모두 다 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두개 이상의 밭 정도에는 씨를 뿌려주어야 합니다. 그러러면? 밭도 두 번 갈아야하고, 곡식도 두 번 이상 가져와야 하고, 씨뿌리기 행동 칸에까지 들어가야 합니다.

저것만으로도 이미 5액션이네요. 문제는 저렇게 씨를 뿌려가며 밥을 먹고살 생각이라면 저것이 적어도 2주기 안이라는 초반에 이루어져야한다는 것인데, 인구늘리기도 바쁜 2명뿐인 가족 상태에서 5액션이나 들여서 저걸 하고 있으면 과연 좋을까요? 택도 없습니다. 저럴 바에야 그냥 흙 한번 먹고 화로나 화덕 깔죠.

그나마 확장판에서는 ‘특수행동’이라는 것으로 가족 말을 쓰지 않고 화전으로 밭을 일굴 수가 있어서 원판보다는 하기가 쉬워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반부터 씨를 뿌리며 빵만을 구워먹으며 사는 플레이는 정말 치밀한 계획과 직업이나 설비의 도움 없이는 하기가 힘든 게 현실입니다.

만약 그러시려면 적어도 손에 농경 쪽으로 좋은 직업이나 설비가 ‘최소 2장 이상’ 있으셔야 합니다. 곡식과 밭을 한 액션에 해결해주는 ‘밭일감독’이나 액션 소모 없이 빵을 굽게 해주는 ‘제빵사’, 그리고 한 액션에 곡식을 여러 개 얻을 수 있게 해주는 ‘씨앗 장수’나 ‘곡식용 삽’, 이런 종류의 카드들 중 한 3장쯤 들고 계시다면 ‘해볼 만’ 합니다. 그저 ‘해볼 만’ 한 수준입니다. 이 정도라도 차마 ‘그러는 게 좋다’라고까지는 확답을 못 드리겠네요. 무엇보다 ‘밭일감독’이라는 직업님이 손에 안계시다면 그냥 포기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기본적으로 가마로 빵을 구워 음식을 장만하시는 행동은 ‘중간에 한두 번의 음식 땡겨쓰기’정도로만 생각을 해두시고, ‘오로지 그것만으로 모든 음식을 해결하겠다!’ 는 식의 생각은 우선 접어두시는 게 좋습니다. 씨도 못 뿌리면서 빵만 굽기 위해 들어가는 씨뿌리기 행동 칸은 들어가면서도 씁쓸한 기분만을 안겨다 줄지도 모릅니다.

만약 그래야 되는 상황이라면(씨를 못 뿌리지만 빵은 구워야 하는) 차라리 남아있는 흙가마나 돌가마를 하나 더 사 오십시오. 가마 두개 짓지 말란 법 있나요? 가마류에는 사올 때 ‘빵을 구울 수 있습니다’라는 특수능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예를 들어 이미 흙가마가 있고 곡식이 3개 있다면, 돌가마를 사오면서 흙가마로 하나, 돌가마로 두개를 빵으로 구워 음식 5+4+4=13개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물론 원한다면 적당히 곡식을 남겨놔도 되고요.) 주요설비들은 곧 점수이기도 합니다. 빵만 구우시려면 씨뿌리기 행동 칸에 들어가느니 자원을 모아 남는 가마하나 마저 사오도록 합시다.

하지만, 절대로 초중반부터 무리해서 농경을 가지는 마세요. 굳이 잘라 말해드리자면 보통 ‘초중반부터 농경을 가는 행동은 효율상 안좋’습니다. 그럼 뭐하냐고요? 많이 쌓여있는 자원이라도 들고 오시고 방 늘려 가족 말이라도 늘려두세요. 손에 ‘밭일감독’에 더해 농경관련 직업이나 설비가 두 장 이상 더 있다면, 최소한 그 정도쯤은 되어야 ‘적당히 할만’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냥 하지 마세요. 만약 무리해서 그렇게 했을 경우 당신이 밭 두개쯤에 씨 뿌릴 때쯤이면 다른 사람들은 이미 자원들을 그득그득 먹어서 인구 늘린 후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있을 겁니다.

이 부분이 보통 아그리콜라 초보자분들이 범하기 쉬운 실수이고, 그 이유는 보통 ‘어? 손에 농경과 관련된 직업이나 설비가 있네. 이거 한번 써보자’입니다. 하지만 농경관련해서 효율이 매우 안 좋은 직업이나 설비들이 그득합니다. 초중반부터 농경을 타는 것은 게임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후에 그림을 그려보고, 지금은 과감히 포기하도록 합시다. 물론 밭, 곡식, 채소 모두 게임 끝날 때 점수이므로 그 전에 적당히 해두기는 해두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하기에 최적의 타이밍은 그런 게임 초중반이 아닙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이어 자세히 설명을 해볼 테니, 지금은 우선 ‘초중반부터 무리해서 밭일구고 농경가지는 말자’ 정도로만 이해해주시면 되겠습니다.



3. 음식과 관련된 직업이나 설비들.

마지막으로는 직업이나 설비의 능력으로 음식을 벌어먹는 경우가 있겠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주요설비중의 각종 제작소들이 있겠지요. 한 가지 분명히 짚고 넘어갈 사실은, 보통 직업이나 설비들이 웬만큼 좋지 않은 이상 게임이 끝날 때까지 이것만으로 음식을 해결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만약 그럴 생각으로 가마나 화덕류를 아무것도 짓지 않고 게임을 진행하였다면 초중반에는 충분히 풍족해보일지 몰라도 게임 막바지에 가서는 음식이 모잘라 허덕이게 될 겁니다. 남이 제작소를 이용해서 수확 때마다 자원을 음식대신 내는 걸 보면 부러워 보이시겠지만, 막상 자신이 써보면 그 자원 마련하는 것도 은근히 빡셉니다. 물론 그렇다고 그런 직업이나 설비들이 안 좋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직업이나 설비는 ‘매우 좋은’ 카드에 속하며, 그것들을 잘 쓰는 것이야말로 승리의 지름길입니다. 다만, 그런 류의 직업이나 설비가 풍족하더라도 적당히 화덕류나 가마류를 지어 많은 음식을 해결할 수단 또한 같이 장만해두셔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 게임에서 사기직업들을 제외한 ‘좋은 직업’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집을 짓거나 설비를 놓을 때 자원을 덜 내게 해주거나, 가족의 행동을 통해 자원을 가져올 때 추가자원의 이득을 주거나, 노액션으로 자원을 가져올 수 있는 이른바 자원관련의 직업들. 또 하나는 특정행동을 하거나 자원을 가져올 때에 한두 개의 음식을 주거나, 음식을 가져올 때에 추가자원을 주는 ‘음식 보너스’에 관련된 직업들입니다.

아그리콜라는 게임 초반에 ‘추가 음식을 벌 수단이 있느냐 없느냐’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처음에도 말했지만 아그리콜라는 음식의 압박만 받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자기가 하고 싶은 플레이를 노려볼 수 있습니다. 아그리콜라의 1, 2주기를 떠올려보죠. 쌓여있는 자원도 가져오고 싶고, 직업도 내려놓고 싶고, 설비도 깔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막상 닥쳐온 수확 때 먹일 밥을 마련하기 위해 낚시나 유랑극단 칸에 들어가야 합니다. 그나마 음식이 풍족한 판이 아니라면 그 칸들마저도 경쟁이 붙어 날품이나 팔며 살아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자신에게 버섯 따는 사람(나무 하나를 남겨놓고 음식 두개를 가져올 수 있다.), 열매 따는 사람(나무를 가져올 때 음식하나를 추가로 가져온다.), 그물낚시꾼(갈대를 가져왔을 때 그라운드가 끝난 후 낚시 칸에 남아있는 음식을 모조리 가져온다.), 농번기 일꾼(날품팔이-음식 두개-칸을 이용할 때 곡식이나 채소를 하나 추가로 가져온다.), 정원 일꾼(날품팔이 칸을 이용할 때 채소를 하나 추가로 가져온다.), 뜰채(갈대를 가져올 때 음식 1~2개를 추가로 가져온다.) 같은 직업이나 설비가 있다면.

초반에 중요한 자원인 나무나 갈대 등을 가져오면서 동시에 음식까지 마련할 수가 있어서 남들이 적어도 한두 번 음식 때문에 고민할 시기에 원하는 액션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고마운 카드들입니다.

어떤 직업이나 설비가 좋은지 모르겠을 때, 이런 식으로 ‘나무나 갈대를 가져올 때에 추가 음식을 주는 카드’들이나 ‘음식을 가져올 때 공짜로 추가자원을 주는 카드’가 있으시면 주저마시고 초반에 내려놓으십시오. 그리고 많이 사용하세요. 나무는 아무리 많아도 절대로 모자라지 않은 중요자원이고, 갈대는 초반에 다른 무엇보다 중요해서 최고의 경쟁률을 자랑하는 중요자원입니다. 예를 들어 뜰채를 깔았는데 특별히 하고 싶은 행동이 없다, 싶으시면 그냥 갈대 하나 가져오세요. 음식 두개까지 보너스로 주는데 뭘 주저하시나요. 아까도 잠깐 말했지만 이 게임에서 쌓이는 자원을 내가 먹었을 때 그 의미는 단순히 ‘내가 그 자원을 먹었다’에서 그치지 않고 ‘다른 플레이어들이 그 자원을 먹지 못한다.’라는 의미가 포함됩니다. 3인플에서 뜰채 깔고 열심히 갈대 하나씩 집어와 보세요. 당신은 갈대와 음식이 늘어서 좋고, 다른 사람들은 갈대를 못 모아서 집을 어떻게 늘려야하나, 라는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될 겁니다.



즉, 마지막으로 정리해보자면 이상적인 상황은 ‘초반에 음식과 관련된 직업이나 설비 한두 장을 쓰면서 적절히 한두 개씩의 추가 음식을 벌면서 액션효율을 아끼며 버티고, 그와 동시에 화덕류나 가마류를 확보하여 후반부에 많은 음식이 필요한 상황을 버틸 기반만 마련하고 나면, 당신의 농장은 다른 플레이어들에 비해 꿀릴 이유가 전혀 없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1) 딱히 게임 후반부까지 어떻게 음식을 해결해나갈 건지 구체적인 계획이 서지 않는다면, 닥치고 우선 ‘화덕’은 지어놓고 보자.

2) 게임 초중반부터 무리해서 ‘농경’을 가는 플레이는 절대로 하지 말자.

3) 음식과 관련되어 보너스를 주는 직업이나 설비가 있다면 초반에 애용해주자.

추가적으로 한마디만 사족을 붙여보자면, ‘첫 양 올인 플레이’는 절대로 하지 맙시다. ‘첫 양은 무조건 내가 먹는다!’라고 거기서 음식 6개를 장만하는 데에 목숨 거시는 플레이를 하시면, 그것이 실패했을 때에 초반부터 우주로 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실패할 확률조차 꽤나 높은 편입니다. 보통은 ‘가장 먼저 화로를 지은’ 플레이어가 양 세 마리를 먹기 마련이지만, 그것에 훼방이 들어가기 좋은 설비들이 꽤나 많습니다. 양을 뺏기고 투덜거려봤자 본인만 바보가 될 뿐입니다. 그 플레이어 또한 정당하게, 올바른 방법으로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플레이를 한 셈이니까요. 심지어 그런 특정 설비들이 없더라도 선턴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신이 첫화로를 지었음에도 불구하고 양이 자신의 것이 아니게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화로를 짓고 첫 양을 먹을 수만 있다면 좋은 거지만, 상황상 그럴 수 있다면야 좋은 거고 아님 마는 겁니다. 반드시 첫 양이 내 것이라는 식의 생각으로 게임 초반을 운영하지는 맙시다. 보통 가장 빨리 아그리콜라가 말리는 길입니다. :)



우선적으로 가장 기본이 되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음식에 관해 적어보았습니다. 이제 이런 식으로 음식을 해결하면서 각 주기에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들이 중요하고, 어떤 마인드로 수싸움이 벌어지는 와중에 자신의 점수를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음에 이어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근데 막상 중요한 부분은 들어가지도 못했군요. 어케 다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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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11-01-11 22:14:35

    역시 음식이 가장 중요하죠 아그리콜라는.....
    농경은 목축에 비해 페널티도 심하구요
    • Lv.1 scion
    • 2011-01-11 22:44:26

    아...돌가마 갖고 올때 갖고 있던 흙가마로 빵을 구울 수 있다는 생각은 미쳐 못했네요... 한수가 아니라 여러수 배우고 갑니다 ^^
    • Lv.1 scion
    • 2011-01-11 23:01:31

    그리고 가마가동 시킬 때 연료를 꼬박 꼬박 냈었는데... 저런 농경-목축 밸런스 패치가 있었군요... (오히려 말도축장은 안냈었지요.... 역시 에러플은 생각한 대로 하는 것에서 발생하는 것 같아요 ^^;)
    • 2011-01-11 23:44:35

    잘 보았습니다. 초반 농경은 역시 힘든거군요 ㅎㅎ
    그런데 카오스쟁이님은 확장 10판밖에 안해보셨는데 전승인건가요?ㅋㅋ
    • 2011-01-12 03:32:01

    리그에선 그냥 운이 좋아 이긴거지 저희모임에선 꼴찌한 적도 있어요. ㅋㅋ.
    • 2011-01-12 10:37:16

    본문중에 '확장에서 화덕류는 가동시 연료를 내야한다' 라고 하셨는데요. 그냥 플레이하다 보니 예전하고 그대로 했는데..;;
    에러플이었나보네요. 확장 메뉴얼에 그런 내용이 있는 건가요? 새롭게 도입된 추가행동 부분만 확인하고 플레이 해서 이런부분을 빠뜨렸나보네요.
    • 2011-01-12 11:19:27

    뭐든 구울때 연료를 내는건가요?
    • 2011-01-12 12:28:21

    아콜은 농경과 목축간의 불균형이 지나치게 심하죠..
    노액션에 언제든 가능한 목축이 훨씬 좋고
    그로인해 화덕이 오븐에 비해 너무 좋죠.
    • 2011-01-12 13:04:15

    화로나 화덕, 조리실이나 도축장을 처음 사용할때 딱 한번만 연료 하나를 내시면 됩니다. 의미는 '처음에 연료를 사용해서 불을 지펴야 사용할 수 있다'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

    그렇게 한번만 연료 하나를 지불하고 나면 게임 내내 화덕류의 모든 설비를 원판처럼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종류별로 한번씩 내야하는게 아니라, 하나만 내면 화로나 화덕, 조리실, 도축장을 전부 사용할수 있는 것입니다. 이미 연료를 지불한 화로를 화덕이나 조리실로 업글시켰을 경우도 따로 내실 필요 없고요.)
    • Lv.1 scion
    • 2011-01-12 16:00:45

    '' )

    '종류별로 한번씩 내야하는게 아니라, 하나만 내면 화로나 화덕, 조리실, 도축장을 전부 사용할수 있는 것입니다' 는 틀린 말씀같은데요?

    설명서에 따르면 게임 중 언제라도 연료 1개를 공동창고에 내면 조리시설 카드에 놓인 "준비 중" 토큰을 제거하고 불을 피울 수 있다고 되어 있고, "준 비 중"토큰이 제거된 조리 시설 카드를 반납하고 새 조리 시설을 얻었을 때 새로 내려놓은 조리 시설도 "준비 중" 토큰이 제거된 상태로 놓인다고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도축장은 반납하고 새로 얻은 조리시설이 아니므로 따로 내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또한 화덕이 있는 가운데 화로를 샀을 경우, 아니면 역으로 화로가 있는데 이를 반납하지 않고 화덕을 샀을 경우 역시 반납한 것이 아니므로 "준비 중" 토큰이 제거되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뱀발-그나저나 말 도축장에 왜 연료는 필요한 거죠?;;
    • 2011-01-12 21:06:13

    '' )

    사실 저도 그런 줄 알고 있었는데 이번 리그 첫게임에서 운영자 한 분이 저런 식으로 설명을 해주시더라고요. 정확히 다른 플레이어분께서 조리실을 사용중에 추가로 말 도축장을 사가신 경우였습니다. 이때 그 설비에도 추가로 연료를 낼 필요는 없다고 말씀을해주시더군요. 그러니 아마도 맞지 않을까요~(사실, 화덕류를 두개나 사서 둘다 쓸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고 보지만요. ㅋ.)
    • 관리자 Divedice
    • 2011-01-13 14:53:25

    아니에요. 업그레이드인 경우에 유효합니다.
    • Lv.1 Kyrillos
    • 2011-01-14 21:15:01

    좋은 글 감사합니다. :)
    • Lv.8 Mariee
    • 2011-01-15 09:48:56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 Lv.1 회멸
    • 2014-10-17 15:15:34

    너무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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