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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번역 : 코퍼 덱과 업무 압축 현상
  • 2013-09-09 22:47:34

  • 0

  • 1,967

Lv.1 TEnOTT
역시 발번역입니다. 적당히 생략하고 압축되어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원문을 참고하세요.
2013년 6월에 작성된 글이므로, 현재의 환경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관점일수도 있습니다.

---

업무 (work) ---

업무는 간단하게 "다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의미합니다. 목표는, 가령 "R&D를 접근한다" "아도니스 캠패인을 트래시한다" "플랫라인이 뜨지 않을만큼 카드를 드로우한다" 등이 있겠지요.

예제 : 코퍼가 전형적인 HQ 아이스-R&D 아이스-1크레딧으로 턴을 넘겼습니다. 러너가 달려가서 확인해 보니 아이스 월과 전기장Wall of Static으로 둘 다 배리어입니다. 그런데 러너 손에는 현재 배리어 브레이커가 없습니다. 그러면 이 시점에서,

목표 - HQ나 R&D에 접근하고 싶다
기본 업무 - 1클릭으로 런을 한다
생긴 업무 - 배리어 브레이커를 찾는다

45장 덱에서 핸드 5장을 뺀 40장 중에 3장 들어있는 배리어 브레이커를 찾으려면, 드로우해야 하는 카드의 기대값은 대략 13장. 여기에 설치에 필요한 클릭을 포함하면 14클릭 분량의 일입니다. 못해도 네 턴동안은 신나게 드로우만 해야 할 판입니다. 이런 끔찍한 상황을 막기 위해서 러너는 특별 주문, 테스트 런 같은 덱 서치 카드를 넣거나, 내부 작업Inside Job이나 뒷문Sneakdoor beta, 팅커링Tinkering 같은 카드로 아이스를 회피하는 방법이 있겠지요. 그것마저 할 수 없다면 단순히 R&D와 HQ를 포기하고 원격 서버를 털러 다니는 방법이 있겠습니다.


업무의 종류 ---

코퍼가 러너에게 업무를 만들어 주는 가장 쉬운 방법은 "End the run"이 달린 아이스를 레즈하는 것입니다. 이 순간부터 이 서버에 런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런 시작에 필요한 1클릭만이 아니라 돈과 카드들이 필요해지기 시작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회피 수단을 찾아내던가, 아니면 아이스브레이커를 직접 찾아오던가 말이지요. 아이스를 설치한다는 업무가 끝난 뒤에도, 아이스를 깨기 위해서는 크레딧이 들어가기 때문에 러너에게 추가적으로 그만큼의 돈을 지속적으로 확보한다는 경제적 업무가 생기게 되죠. 새로운 원격 서버가 생겼다면, 그 서버를 공격하는 클릭을 사용하는 클릭 업무가 필요해지고, 거기에 설치된 어셋을 트래시하려면 크레딧이 필요하므로 경제적 업무가 생길 것입니다. 만약 준버그라도 밟았다면 플랫라인 당하지 않기 위해서 카드를 드로우하는 업무가 생깁니다.

이런 것들을 좀 무식하게 나눠보자면, 다음과 같은 업무가 존재합니다.


경제적 업무 - 런을 성공할 수 있을 정도의 크레딧을 지속적으로 만드는 업무. 특히 HB와 웨이랜드가 커다란 서버를 만들면 쉽게 생기는 업무입니다. 러너는 여기에 강력한 클릭 대 크레딧 비율을 갖고 있는 카드들(매그넘 오퍼스, 캐티 존스 등등)을 투입해서 저항합니다.

인스톨 업무 - 필요한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업무. 초반에는 아이스가 (특히 아이스브레이커 3종세트나 AI브레이커를 강요하는 키메라가), 중후반에는 "Trash a program"이 달린 카드들이 활약하게 되죠. 팅커링, 특별 주문, 테스트 런이나 회수 런Retrival Run이 여기에서 활약합니다.

태그 업무 - 태그를 떼는 데에는 클릭도 크레딧도 들어갑니다. 만약 태그가 붙는 것이 문제가 될 상황이라면, 데이터 까마귀Data Raven 같은 태그 소스에게 저항하는 것도 큰 일이 됩니다. 물론 태그를 무시해도 될 상황이라면 죽도 밥도 안 됩니다만.

클릭 업무 - 러너에게 클릭 자체로 압박을 주는 업무. 루어 계곡Ruhr Valley이나 진테키 RP 같은 것들이 유명합니다. 평소 클릭이 남는 러너는 크립시스를 충전한다거나, 아카이브를 달려서 데이터서커를 키운다거나 하는 식으로 남는 클릭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겠지만, 바쁠 때는 이도 저도 안 됩니다. 여기에 저항하고 싶다면 밤샘All-nighter이나 도플갱어 같은 카드를 써야 하는데, 덱에 넣으시는지?

드로우 업무 - 런 도중에 죽지 않을 정도로 카드를 드로우하는 것, 혹은 코퍼 턴에 죽지 않을 정도로 (뉴럴 EMP, 로닌, 초토화Scorched Earth, PSF 등을 상대로) 카드를 드로우하는 것이 업무가 됩니다. 플라스크리트, 디젤 같은 카드들이 도움을 주겠지요.

러너가 갖고 있는 것들 - 그립에 들려있는 카드, 크레딧, 클릭, 설치된 카드, 그리고 원치는 않았겠지만 태그 - 이 전부 대응하는 업무가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업무들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강한 코퍼 덱을 짤 수 있겠지요.


미리 업무를 처리하기 ---

러너는 당장 처리할 급한 업무가 없다면 미리 업무를 처리해 두는 것이 가능합니다. 크레딧을 퍼먹어 둔다거나, 카드를 드로우해서 적당한 아이스브레이커나 경제 카드를 미리 찾는다거나 하는 게 있겠지요. 물론 러너에게는 4클릭/핸드 5장의 제한이 존재하기 때문에, "클릭을 먹어뒀다가 나중에 쓴다", "드로우를 해서 핸드 리미트를 늘려둔다" 같은 준비는 할 수 없겠지만요.


업무 압축 현상 ---

어느 순간,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이러한 업무들을 짧은 시간 (보통의 경우 4클릭) 안에 한꺼번에 처리해야 할 필요성이 생기는데, 이걸 업무 압축 현상이라 부릅니다. 초반에는 코퍼의 특정 경제 카드를 트래시하기 위해 특정 아이스브레이커를 찾아내면서, 크레딧을 모으고, 런을 하는 등의 일을 한꺼번에 해야 하지요. 후반부라면 크레딧을 모으고, 원격 서버 안에 인스톨되는 모든 카드를 체크하면서, R&D을 매 턴마다 파서 코퍼가 손으로 아젠다를 가져가는 걸 경계해야 하지요.

특히 코퍼가 6점을 먹은 상황이라면 이러한 업무 압축 현상은 러너를 더욱 압박합니다. 업무가 충분히 누적되었다면 러너는 끊임없이 "더 준비해야 하는가, 아니면 지금 자살런을 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하지요. 만약 이런 압박이 없다면 러너는 한가롭게 돈과 프로그램을 모아가면서 다음 런을 준비할 것입니다.

업무 압축 현상의 가장 극적인 예는 런이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낳았을 때 발생합니다. 신나게 이거저거 얻어맞아가며 서버를 파들어갔더니 트랩이나 패드 캠페인이 나온 경우가 대표적이겠지요. 이러한 상황에서 러너는 코퍼가 그 손해로 이득을 보기 전, 보통 다음 턴이 오기 전까지 런 동안 생긴 업무들을 한꺼번에 처리해야 합니다. HB의 바이오로이드들이나 에니그마 같은 클릭 관련 아이스들은 이런 경우 특히 효과적입니다.


업무 압축 현상의 활용법 ---

대부분의 코퍼 플레이어들은 이러한 식의 분석 없이도 업무에 관한 것들을 무의식중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보통의 코퍼 플레이어들은 서버에 아이스를 쌓아올리고 카드를 인스톨해서 러너에게 경제적/인스톨 업무를 강요하고 있지요. 느닷없이 원격 서버를 옆으로 잔뜩 늘려서 클릭 업무를 강요하는 "Shell Game" 같은 메타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업무와 업무 압축을 잘 이해하면 더 좋은 덱빌딩과 전략을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Fast Adavance 덱들은 경제적 업무가 키 포인트가 됩니다. 아젠다가 필드에 남아있을 리가 없기 때문에, 결국 러너는 HQ나 R&D에서 아젠다를 파내야 하지요. 때문에 ICE가 두껍게 쌓인 중앙 서버에 지속적으로 런을 강요하는 것이 포인트가 됩니다. Never Advance 덱의 경우는 같은 경제적 업무 압축을 이용하지만, 반대로 엄청나게 거대한 원격 서버에 카드를 올려놓고, 이걸 다음턴에 스코어할지, 아니면 Mining Corp으로 돈을 퍼먹을지, 혹은 원래부터 트랩이었을지의 3자선다를 강요합니다.


Tag'n'Bag이라 불리는 한방킬 덱들은 다른 업무를 요구합니다. NBN제의 수많은 태그 소스들을 상대하거나 혹은 태그를 떼는 업무가 필요하며, Sea Source-초토화-초토화를 맞고 날아가지 않기 위해서는 늘 트레이스에 대비한 크레딧을 쟁여두고 있어야 합니다. 현상수배Posted Bounty나 속보Breaking News에 어드밴스가 올라가면 엄청난 업무 압축을 불러 일으키지요. PsychoBeale이라 불리는 태그스톰 계열의 덱들도 태그 업무, Midseason Replacement에 지지 않기 위한 경제적 업무, 한 장쯤 슬쩍 섞여있을지도 모르는 초토화를 대비한 드로우 업무 등이 필요합니다.


진테키의 경우 ---

(주 : 진테키의 업무에 대한 번역도 따로 준비중입니다)

진테키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HB/웨이랜드의 거대 서버와 싸우기 위한 크레딧 운영을 상정하고 만들었을 수많은 러너 덱들과 "서로 사이좋게 돈 먹고 현찰박치기" 게임을 하면, 안 그래도 비효율적인 진테키 서버는 아작이 납니다. 그렇다고 태그 업무를 강요하려고 하면 태그를 붙일 소스도, 태그를 활용할 방법도 부족합니다. 때문에 진테키는 클릭 업무와 드로우 업무에 집중하여 덱을 짜게 됩니다.


다른 코퍼 덱들이 경제적 업무를 지속적으로 주는 것과는 다르게, 코어 진테키 덱들은 돌발적으로 업무를 쏟아부어서 그만큼의 업무 압축을 일으키는 쪽으로 운영됩니다. 어드밴스된 카드는 방치하면 안되는 로닌일수도, 밟으면 안되는 준버그일수도, 먹으러 가야 하는 아젠다일수도 있습니다. 어드밴스되지 않은 카드는 덫이나 세상의 끝Edge of World일수도 있지만, 다음턴에 스코어링할 3크레딧짜리 Braintrust일수도 있습니다. HQ나 R&D는 덫이나 꽃잎형 AI - 뉴럴 EMP 연타로 이어지는 한방콤보의 온상입니다. 능숙한 진테키 플레이어는 엄청나게 저렴한 아이스와 지속적인 데미지 누적을 통해 이런 식의 업무를 끊임없이 쌓아나가곤 합니다.

반면 진테키 RP의 경우는 클릭 업무의 황제라고 할만 합니다. 이 경우 중앙 서버에 End the run 배리어 같은 걸 올려두는 건 뻘짓이 됩니다. 언제나 러너가 데미지를 입거나 아이스브레이킹에 2-3 크레딧을 쓰도록 유도하고, 태그를 떼거나 드로우를 하지 않으면 플랫라인될지도 모른다는 압박을 지속적으로 주어야 합니다. False Lead나 니세이 Mk2, 루어 밸리 같은 카드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면 러너의 클릭 운영을 완전히 망쳐놓을 수 있습니다.


정리 ---

업무 = 러너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투자해야 하는 것들 (클릭, 크레딧, 드로우 등등)
업무 압축 =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제한된 시간 내에 제한된 자원을 쏟아부어야 하는 현상

어떤 업무를 일으키는가, 어떻게 덱을 짜는가, 어떻게 업무 압축을 유도하는가가 좋은 코퍼 덱의 핵심.


----


코퍼 덱을 만들고 운영하는데 참고가 되셨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 돈 먹는 하마 취급을 했던 키메라에 대한 평가를 살짝 상향 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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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13-09-10 00:01:53

    좋은 글 감사합니다.
    흥미로운 분석글이네요.
    • Lv.1 바닥군
    • 2013-09-10 10:12:25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 Lv.1 안함
    • 2013-09-10 12:45:07

    코퍼에 대한 흥미로운 관점이네요, 꽃잎ai는 태아형 ai 맞겠죠?ㅎㅎ
    • Lv.1 TEnOTT
    • 2013-09-10 20:48:19

    ㄴ 으악..... petal과 fetal을 헷갈리다니... 태아형 AI 맞습니다.
    • 2016-09-09 05:59:11

    좋은글 감사합니다! ㄷㅅㅂㄱ ㅋ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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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 그동안 너무 초월번역이라고 띄워주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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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 해명문 잘 봤습니다. 정말 화가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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