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에 소리소문없이 한국에 들어왔다가 소리소문없이 망한 게임이

FFG에서 리메이크되어 흥하게 될 줄은 몰랐네요.

다이브다이스 한꼭지에서 이렇게 글들이 오가는걸 보니 묘한 느낌이 드네요.

그래서 지인과 게임하면서 단연 최강의 카드로 뽑았던

구판 네트런너 카드 하나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New Blood 라는 카드입니다.

카드의 능력 자체는 정체를 들킨 아이스들을 다시 숨기는 것입니다.

작동시키지 않았지만 런너에게 들킨 아이스들을 "런너가 다른 곳을 보는 동안에"

두 장씩 위치를 바꾸는 식으로 재배치하는 거죠.

이게 무려 희귀카드입니다.

프라버 텍스트도 그렇지만 어느 정도는 개그가 포함된 재미성 카드지요.

이게 왜 최강의 카드냐고요?

겹따옴표를 둘러쳐서 눈치채셨겠지만

이 카드는 같이 게임하는 유저를 무려 "다른 곳을 보도록"합니다.

카드 룰로는 설치된 아이스만 짝으로 재배치하라고 나와있지만

우리는 이미 법 그 위에 자금과 기술로 군림하고 있는 거대 기업,

그걸 감시할 런너가 다른 곳을 보고 있는데 알게 뭡니까?

런너 카드 덱도 좀 살펴보고 나올 카드가 좋아보이면 살짝 덱 밑에 깔아줍니다.

깔아 놓은 아이스 중 맘에 안드는걸 덱에서 괜찮은 아이스로 바꿔놓습니다.

런너가 뒤를 돌아보고 있으니 손에 든 카드도 괜찮은 카드로 좀 바꾸고

이왕이면 자금도 은근슬쩍 늘려놓죠.

네, 공식적으로는 그저 들켰던 아이스를 재배치한 것 뿐입니다.

공식적으로는...

그래서 이 카드는 최강의 카드가 되었고

우리만의 금지카드가 되었습니다.

물론 부스터를 뜯을 때에는 희귀카드에 감히 최강의 카드가 나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