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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G 없이 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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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10 22: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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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 TEnOTT
많은 뉴비 러너들은 "런을 하는 것" 자체에 불안감을 느끼곤 합니다. "뉴럴 카타나의 서브루틴들을 깰 돈이 없는데요?" "헤임달에 꼴아박으면 어쩌려구요?" "전자기벽에 막히면 클릭 하나를 날리는 거 아닌가요?" 등등... 그 결과 러너는 충분히 공격적이지 않게 됩니다 - 그리고 회사가 경제 시스템을 두려움 없이 문어발 확장하도록 방치하는 결과를 낳지요.
이건 좋은 현상이 아닙니다. 신의 존재에 두려움을 갖지 않는 회사를 그대로 놔두면, 조만간 회사의 살생부 리스트에 당신이 올라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믿을거라고는 키보드 하나 밖에 없는 외로운 전사인 러너들이, 회사들에게 그러한 "신에 대한 두려움"을 알게 해 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RIG 없이 런을 하는 겁니다.
* RIG 없이 달리기
회사가 첫 턴에 헷지 헷지 같은 걸 해서 13크레딧 같은 걸 손에 쥐고 있다고 생각하고, 첫턴에 러너가 페이스체크를 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 봅시다. 운이 좋다면 하드리안 월 같은 걸 밟고 런이 끝날수도 있겠지만 별로 재미 없는 이야기입니다. 헤임달 2.0을 페이스체크했다면 좀 더 골치아프겠습니다만, 클릭을 충분히 들고 왔다면 좀 낫겠지요. 코마이누 같은 데 들이받았다면 좀 많이 아프겠습니다만, 최소한 살아있을 수는 있겠지요.
이런 일들이 일어났다면, 공통적으로 일어난 "중요한" 일들을 잠깐 리스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일단 살아남았습니다. 앗싸라비야
* 회사에게 돈을 쓰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러니까 러너의 삶을 좀 더 비참하게 만들지도 모르는 그런 돈을 말이죠.
* 정보를 얻었습니다.
마지막 대사 중요하니까 한 번 더 반복합니다. "런을 하면, 정보를 얻습니다". 사이버펑크 테마의 게임답게, 이 게임에서 러너가 정말로 필요한건 이러한 "정보" 들입니다. 러너는 회사를 상대로 경제로도 (캐티 존스만큼 효율적인 회사 크레딧 소스가 있나요?) 카드 드로우의 속도로도 (퀄러티 타임 드로우 다섯장 이기는 거 없지요) 앞섭니다. 하지만 회사는 "페이스다운 카드들이 무엇인지 안다"는 정보의 우위를 갖고 있지요.
(주 : 저는 그래서 Elza's Toybox에 대해 대단히 회의적입니다. 크레딧 이득을 위해 "여기 오지 마"라는 정보를 팔아넘기는 셈이니까요)
이러한 "정보"들은 기본적으로 "특정한 서버를 공격할 때 어떤 브레이커가 필요한가"를 아는데도 중요하지만, 가끔은 영향력 숫자를 파악할 기회를 주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서 NBN 덱에 Ichi 1.0이 들어있는 상황을 생각해 봅시다. Ichi에 영향력 2를 썼습니다. 이 덱에 초토화 3장이 들어 있을까요? 물론 초토화를 좀 덜 넣었다거나 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이 경우에도 SEA-초토화가 일찍 나올 가능성은 (신의 드로우가 없는 한) 극히 낮습니다. 웨이랜드에 톨부스 3장이 들어있었다면? 여기에 돈을 털렸다고 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미드시즌을 맞고" 태그를 주렁주렁 달게 될 가능성은 마찬가지로 낮습니다.
이 이야기를 좀 간단히 정리하자면, 초반 게임에서 "러너가 런을 할 때마다 - 회사에게 뭔가를 레즈하도록 강요해서 - 정보를 얻는다"는 것이 러너와 회사 사이의 밸런스를 맞춰 줍니다.
또한 회사의 경제 시스템이 성장하는 것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에, 러너가 유리한 "초반 페이즈"가 길어지는 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 그리고 돈을 줄인다는 사실 자체는 사실 과소평가되는 일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NBN이 첫턴에 코마이누를 레즈하는 바람에 크레딧이 13크레딧에서 8크레딧으로 줄었다고 합시다. 이 시점에서 회사의 할 수 있는 행동의 선택지는 급격하게 좁아집니다. 8크레딧으로는 미드시즌-초토화가 불가능합니다. Fast Advance를 두 번 이상 하기에는 돈이 엄청나게 빡빡합니다.
물론 회사가 첫턴에 13크레딧을 쥐고 있는 건 (vs 안드로메다 첫턴 칼스윕 정도가 아닌 이상) 흔치 않은 일이고, 보통은 아이스-아이스-크레딧, 잘 해야 아이스-아이스-헷지가 고작입니다. 이 시점에서 코마이누가 레즈되었다면 회사는 4크레딧이 됩니다. Biotic-인스톨-어드밴스-어드밴스는 물론이거니와 당장 헷지펀드조차 쓸 수 없는 크레딧이죠.
* 현명하게 달리기.
물론 멍청하게 달리면 안됩니다! 코마이누 이야기를 여러 번 했는데, 첫페이스체크에 코마이누가 뜨는 건 초반에 충분히 있을법한 흔한 일입니다. 코마이누-쇼크는 어떨까요? 충분히 현실성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뉴럴 카타나-스네어는? 고스트 브랜치는? ...요즘은 고스트 브랜치 쓰는 사람이 없으니 마지막은 좀 제외하도록 하지요. 좋은 카드인데.
이야기하고 싶은 건 그겁니다 - 런을 하는 행위 자체가 현명할 때 런을 하라는 겁니다. 그러면 뭐가 그 "현명한 런"일까요?
포인트는 회사의 크레딧을 보고 판단하라는 점입니다. 만약 진테키가 4+ 크레딧을 갖고 있다면, HQ가 되었건, 카드 한 장 달랑 있는 원격 서버가 있던 거기에는 스네어가 자고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런 상황이라면 런하기 전에 손을 채우고, 뉴럴 EMP를 경계해서 마지막 클릭에는 런을 하지 않는 게 "현명" 합니다. 만약 회사가 NBN이나 웨이랜드이고, 미드시즌-초토화나 SEA-초토화가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언제나 그 콤보를 경계해야 합니다. 내 손에 4+장의 카드가 있다면 회사가 나를 플랫라인시키기 위해서는 최소한 SEA-초토화-초토화의 8크레딧이 필요하며, 추가로 트레이스를 이기기 위한 크레딧이 들어가지요.
아나크에는 Vamp라는 여러분이 흘깃 보고 박스에서 한 번도 꺼내보지 않았을법한 카드가 존재합니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여러분은 Vamp가 생각보다 꽤나 좋은 카드라는 사실을 깨달았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아무 생각 없이 꾸겨넣고 보는 수준의 카드는 아니지만, 최소한 "러너가 회사보다 크레딧을 긁어모으기 쉬운" 초반 단계에서 대단히 좋은 카드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 회사가 여기에 저항하려면
만약에 내가 회사이고 상대가 여기저기를 들쑤시고 다닌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모든 아이스를 레즈할 크레딧은 없고, 어딘가를 레즈하면 다른 쪽이 영혼 끝까지 털리거나, 레즈된 아이스를 말도 안 되는 효율로 뚫어내는 카드들이 툭툭 튀어나오는 게 보통입니다.
회사에게 있어서의 키 포인트는 "아이스를 효율적으로 레즈하라"는 점입니다. 회사는 러너와는 반대로 "정보의 우위"에 악착같이 매달려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러너가 아무 것도 없이 런을 할 때는, 공짜 억세스를 허용하는 게 기분이 나쁘지만 방치하는 쪽이 나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런을 하면서 뭔가 이득을 보는 카드를 사용한다면 - 데이터서커나, 미디엄이나, 레그웍이나, 사이펀이나 - 그 때 아이스를 레즈하는 겁니다.
단 R&D는 예외입니다. 너무 오랫동안 R&D를 방치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R&D는 러너의 주요한 득점원 중 하나이면서, 동시에 방치해 두었을 경우 러너가 "나의 드로우를 엉망으로 만든다"는 점이 문제가 됩니다. 러너가 지속적으로 저렴하게 R&D에 접속해서 나의 드로우에 간섭할 수 있을 때 이를 흔히 "R&D Lock"이라 부릅니다. 이런 상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며, 이런 상황은 가능한 한 빠르게 타개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능한 한 R&D에 띄워둔 첫번째 아이스를 빠르게 레즈하고, 두 번째 아이스를 추가적인 변수로 투입해서 R&D에 오려고 하는 러너에게 위협을 줄 필요가 있습니다.
사이펀 때문에라도 HQ에는 언제나 신경을 써야 합니다. 손에 아젠다가 있던 없던 HQ에는 아이스 하나 정도는 실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4+개의 아이스를 HQ에 빽빽하게 쌓아두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굳이 더 필요하다면 사이펀이 날아올 때 돈을 "낭비할 수 있는" 다른 루트를 미리 마련해 두는 것도 좋습니다. (아도니스 캠페인이 되었건, 산산시티가 되었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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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에 뉴비들이 읽어보면 좋을만한 글을 올리고 있는 PostalElf씨의 글을 몇 개 번역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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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넷러너는 정보력의 싸움이라는 말에 크게 공감합니다.저도 게임하면서 많이 느꼈지만, 정보 공개를 댓가로 싸게 레즈를 시켜주는 여러 카드들(oversight AI, Amazon Industrial Zone 등등)이 막상 썼을 때 기대만큼의 효과가 나지 않았던 적이 꽤 많은걸 보면 넷러너에서 정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것 같아요.그리고 늘 비슷한 레벨대의 지인들과만 게임을 하다보니 영향력 카운팅 같은건 아직 고민해본 적이 없는데, 대회들이 자주 열려서 모르는 사람과 자주 만나는 환경이라면 저 정도 레벨까지 생각하는군요.좋은 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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