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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가브리엘 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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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31 21:4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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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 TEnOTT
가브리엘 산티아고 (이하 가브리엘) 는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대단히 환상적인 상태입니다. 왜냐면 상대하기에 괜찮은 편인 NEH와 블루썬이 요즘 대단히 잘 나가고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블루썬이 등장하면서 가브리엘 역시 변화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처럼 "가브리엘 경" (= 나이트 3장 넣고 굴리는 가브리엘) 덱이 더이상 먹히지 않고, 블루썬을 상대로 나이트가 데드 드로우가 되기 때문입니다. (주 : 근본적으로 나이트 붙으면 들어버리면 끝인 것도 있고, 하드리안 월과 커튼월이 나이트로 안 뚫리는 문제도 있습니다)
가브리엘이 코어셋에 나온 오래된 아이디고, 사람들이 뭘 넣고 굴리느냐에 따라 그 플레이 스타일도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러너에게는 워낙 힘든 시기고, 회사들과 대등한 게임을 할 수 있으려면 꽤나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물론 가브리엘이 NEH를 잘 잡는 건 사실입니다만, NEH만 잡으려고 덱을 짜면 나머지 덱들을 잡을 방법이 없어지는 게 사실이지요.
과거의 가브리엘
위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가브리엘 덱의 리스트는 수많은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2014년 Tulsa에서 있었던 OK Store Championship에서 사용된 가브리엘덱입니다. Fear and Loathing까지 사용된 이 덱 리스트를 보고, 왜 이 덱이 이제는 잘 먹히지 않는지를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Gabriel Santiago: Consummate Professional
Event (20)
3 Account Siphon
1 Blackmail
3 Dirty Laundry
3 Emergency Shutdown
1 Indexing•••
3 Inside Job
3 Special Order
3 Sure Gamble
Hardware (6)
3 Desperado
3 Plascrete Carapace
Resource (6)
3 Armitage Codebusting
3 Same Old Thing
Icebreaker (10)
2 Corroder••••
2 Faerie
1 Femme Fatale
3 Knight••••• •
1 Mimic•
1 Yog.0•
Program (3)
3 Sneakdoor Beta
가장 눈에 크게 들어오는 것은 나이트 세 장입니다. 요그미믹코로더 3종세트가 다 들어있으니 나이트는 아이스들을 맞춰잡으려고 넣은 거네, 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습니다만, 중요한 건 지금 이 덱에 요그미믹이 있는데 "데이터서커가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파워 3 넘어가는 센트리/코드게이트는 나이트, 팜므, 혹은 셧다운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특히 그 비열한 톨부스)
하지만 이 덱은, True Colors도 H&P도 없던 시절, 그러니까 카프리스 니세이도 코마이누도 츠루기도 없던 시절의 덱이며, RP라는 팩션이 아직 빛을 못 보던 시절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때는 무슨 아이스가 앞에 있던 간에 나이트를 갖다 꽂으면 사이펀이나 인덱싱을 여유롭게 넣을 수 있던 시절이었다는 것이지요. 그 당시만 하더라도 아이스들이 Bastion, Grim, 톨부스, 이런 식이었으니까 나이트가 잘 먹혔습니다. (단 페이퍼월은 빼고)
이 덱을 지금 다시 쓰게 된다면, 상황이 좀 많이 다릅니다. 이제 나이트는 블루썬 상대로 무력하며, 굳이 블루썬이 아니더라도 "서브루틴이 많은 아이스"들은 이제 온동네에 줄줄 흘러넘치고 있습니다 (NEXT Silver, 코마이누, 츠루기, 각종 그레일 아이스들) 이런 환경에서 나이트는 결코 최적해가 아니며, 하다못해 아키텍트 깨는데도 4크레딧을 갖다부어야 한다는 슬픔이 있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Enhanced Login Protocol이 있어서, 스페셜 오더 나이트 - 나이트 인스톨 - 나이트 붙이기 - 런이라는 4클릭 러시가 먹히지를 않습니다. 회사는 갈수록 부유해지고, 어그로 타이밍을 끝내고 중반으로 넘어가는 속도 역시 빨라지고 있지요.
그 당시에는 나이트를 쓰는 게 아무런 리스크가 없었기 때문에, 요그미믹코로더를 노서커로 굴리면서 나이트에 의존할 수 있었으며, 장점이 많고 단점이 적었습니다. 이제 "서브루틴 많은 아이스들이 쓰이는 메타"가 된 이상 나이트에 단순히 의존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결국 데이터서커를 쓰거나 파워증가식 아이스브레이커를 써야 합니다. 아니 거기까지 가면 나이트 자리가 없는데... 이후 언젠가 메타가 한바퀴 돌아서 다시 나이트가 쓸만해지면, 가브리엘이 나이트를 넣는 것을 다시 볼 수 있게 될 것이며, 그러면 다시 "그 시대에 가장 효율적인 RIG + 나이트"로 구성된, 이 덱에서 조금 변형된 리스트를 볼 수 있게 될 지 모릅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닙니다.
또 하나 지적해야 할 카드는 Armitage Codebusting입니다. 그 당시는 대단히 안정적이며 가브리엘이라면 세장 넣는게 자연스러웠던 카드입니다. 이 당시는 Security Testing이 없었고, Bank Job이 지금만큼 안정적인 경제 체제가 아니던 시절이었습니다. (주 : 오퍼레이션 경제가 워낙 유명했던 탓에 이후 Donut Taganes까지 나와야 했습니다) 코드버스팅은 가브리엘이 여기저기 서버들을 찔러보다가, 갈 서버가 하나도 없어졌을때 구슬프게 "4크레딧 받고 턴끝이요" 라고 말하지 않으려고, 혹은 크레딧을 긁어모으려 할 때 클릭을 좀 더 아껴주는 카드였습니다. 이제 Security Testing이 안정적인 턴수입을 보장하고, 뱅크잡이 크레딧을 뻥뻥 튀겨주는 환경이라면 이야기가 많이 다르지요. 단순 계산으로 코드버스팅을 다 파먹으면 11크레딧을 7클릭에 먹을 수 있지만, 뱅크잡은 2클릭으로 7크레딧을 먹고, 4클릭을 생으로 크레딧을 먹어도 이미 코드버스팅보다 더 빠릅니다.
위의 나이트와 비슷하게, 언젠가 메타가 또 한바퀴 돌아서 회사가 오퍼레이션 경제로 되돌아오고, 시작하자마자 중앙서버부터 다다닥 틀어막혀서 시큐리티 테스팅을 쓸 곳도 없는 환경이 되돌아온다면 그때쯤에는 다시 코드버스팅의 시대가 올 가능성이 있습니다만, 지금 당장은 크리미널에게 뱅크잡이 "영향력 안드는 Lucky Find" 수준의 포스를 뿜어내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안드로메다라는 피할 수 없는 경쟁자
가브리엘은 언제나 안드로메다와 비교당하게 됩니다. 이 게임에서 안드로메다는 부정할 수 없는 가장 강력한 러너 아이디이며, 첫 턴에 9장을 들고 시작한다는 것은 (그리고 멀리건까지 가능하다는 것은) 콤보 파트를 찾아내야 하는 덱에서는 특별히 강력한 효과를 냅니다. 예를 들어 스텔스 소스와 스텔스 브레이커를 모두 찾아야 하는 덱이라거나, 아니면 일반적인 어그로 빌드, 그러니까 우리가 앤디서커라고 부르는 형태에서도 데이터서커와 데스페라도를 포함한 콤보 파트들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찾을 수 있게 해 줍니다.
그럼 왜 가브리엘덱 이야기를 하면서 안드로메다를 운운하고 있을까요? 저는 이쯤에서 우리가 왜 안드로메다 대신 가브리엘을 써야 하는지, 혹은 다른 러너에 비해서 가브리엘이 무슨 장점과 단점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NetrunnerDB 같은 데 올라와 있는 덱을 보면 "차라리 ID가 가브리엘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 안드로메다덱"이나, "ID가 안드로메다였으면 좋았을 것 같은 가브리엘덱"이 올라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능하다면 이런 덱을 만드는 것을 피해야겠지요.
안드로메다와 가브리엘을 비교하면,
* 가브리엘은 HQ런을 하면 2크레딧이 생깁니다. 데스페라도라면 +1크레딧, 시큐리티 테스팅 걸어놨으면 다시 +2크레딧
* 안드로메다는 초기 세팅이 대단히 안정적이며, 2턴부터 공격적으로 게임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이런걸 여기서 굳이 이야기해야 하는건지 싶긴 합니다만...
간단하게 생각해 보면, 만약 가브리엘이 첫 턴부터 매 턴 HQ에 런을 해서 2크레딧씩을 꼬박꼬박 받아먹을 수 있다면, 가브리엘은 안드로메다보다 좋은 아이디입니다. 그러니까 가브리엘은 안드로메다보다 "위험한" 런을 좀 더 많이 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HQ가 닫히기 전의 초반은 더 강력하지만, HQ가 닫혀버린 뒤의 후반은 더 약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가브리엘 덱은 초반 압박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이론을 지지하는 쪽입니다.
물론 가브리엘로 후반을 바라보면서, 미스터 리 같은 카드로 마구 드로우를 하고, 캐티 존스 같은 카드를 넣어서 크레딧을 받아먹으며 힘을 키우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선택입니다. (저는 이 접근을 대단히 싫어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카드를 넣었을 때, "사이펀 쓰고 Eli에 2클릭 써서 히트" 같은 식의 플레이가 틀어막힌다는 게 불만이며, 차라리 그 자리에 Same Old Thing 같은 리소스를 넣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SOT 3장이 반드시 4,5,6번 사이펀이어야 할 이유는 없구요.
반대로, 현재의 안드로메다는 적당히 공격적이면서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효율적인 RIG를 만든" 뒤, 그 엄청난 효율성을 이용해 후반부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면 아이디가 공백이라서 깔려있는 카드에 모든 걸 맡겨야 하거든요. 크레딧을 만들기 위해서 시큐리티 테스팅, 캐티 존스 같은 카드들을 잔뜩 넣어야 하며, 스닉도어 베타는 "생각하고 HQ를 가는 게 아니라 일단 HQ에 간 다음 생각하는" 가브리엘에게는 3장 필수일지 몰라도 안드로메다에게는 상대적으로 가치가 낮은 카드입니다.
짧게 이야기하자면, 가브리엘 덱은 빠르고, 공격적이며, 회사의 아이스가 가능한 한 얇게 유지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은 가브리엘의 공격성과 속도에 도움을 줄뿐만 아니라, 가브리엘이 여기저기서 좀 더 오랫동안 크레딧을 줏어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 줄 것입니다. FFG는 앞으로도 (현재의 이 슬프도록 좁은) 카드풀에 "공격적인 크리미널덱"을 만들 수 있는 카드를 넣어줄 때마다, 가브리엘과 "그냥 좀 더 공격적인 안드로메다"의 덱 차이는 갈수록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모던 가브리엘 덱을 만들려면
일단 코드 게이트를 어떻게 깰지부터 생각해 봅시다. 크리미널이던 아나크던 갖고 있는 공통된 문제입니다. 특히나 로터스 필드가 나온 이후, 요그가 공격적인 덱에서는 대단히 좋은 카드일수는 있지만 게임 끝까지 안정적으로 사용될만한 카드라고는 보기 힘든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럼 이제 어그로 덱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루카스를 공격한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해법은 패스포트입니다. 대단히 저렴하게 설치해서 사용할 수 있지만, 로터스 필드를 깰 때 3크레딧밖에 들지 않는, 고디안 블레이드급의 효율을 내주는 카드입니다. 물론 원격 서버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지요. 그렇다고 고디안 + 패스포트를 넣으면 영향력 3만 낭비하는 꼴이 됩니다.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건 파란색 멍뭉이 (emergency shutdown 말고) Cerberus "Rex" H2입니다. 하지만 사용횟수 제한이 있다는 점이 큰 문제점이 되기 때문에 저는 개인적으로 이 카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매 턴, HQ에 도달하지 못하면 아이디가 썩어들어가는 것이나 다름없는 가브리엘에게, 이런 브레이커를 쓰는 건 문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남는 건, Peacock과 Zu Keymaster입니다. 여러분이 쓸모없다고 늘 주장해오신 것과는 다르게, 의외로 Peacock은 영향력도 안 먹는데다 현재 메이저하게 문제가 되는 아이스들, 예를 들어 톨부스, 로터스 필드 등등을 상대로 꽤나 좋은 효율을 보여줍니다. 물론 멀린과 퀀더리를 상대로 비효율적이라는 문제가 있습니다만.. 그래서 해법으로 생각해 낸 것이 서커+패러사이트입니다.
따라서, 이번에 만들어 볼 덱은 "로터스 필드가 설치는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패러사이트+데이터서커를 운영할 것입니다. 패러사이트는 잠정적으로 또 하나의 아이스브레이커 역할을 하며, 회사의 아이스를 얇게 만들어줍니다. 만약 스닉도어가 아카이브 압박을 주지 않고, 패러사이트가 아이스들을 깨먹어주지 않으면 회사는 아이스들을 HQ와 R&D에 덕지덕지 쌓아올릴 것이고, 이러면 HQ에 런을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이득을 보기 힘듭니다. 또한 패러사이트+데이터서커는 코마이누, 츠루기, Next Sliver 등등에 대해서도 대단히 좋은 상성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블루썬을 상대로 패러사이트 붙은 아이스를 들어올리는 것은 그다지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니기는 합니다만, 붙은 턴에 바로 서커 토큰을 부어서 깨버리는 식으로 운영해 볼만하며, 특히 아처에 붙이면 아젠다 코스트 때문에 들어올리기도 애매해지죠.
데이터서커 쓰기로 했죠? 덤으로 이 게임에서 가장 효율적인 센트리 브레이커인 미믹도 넣도록 합시다.
가브리엘만에게 통용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같이 언급해 두자면, 크리미널 덱을 짜고 있다면 한 타입에 대해서 브레이커를 두 개씩은 들고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자기가 알아서 버려지는 페어리는 제외) 지금처럼 가뜩이나 프로그램 트래시가 많은 환경에서, 아이스브레이커 하나가 날아갔다고 게임이 그대로 터지는 것은 곤란합니다. 코로더 두 개를 넣는 대신에 그 자리에 클론칩을 넣고 몇 게임을 굴려보았습니다만, 패러사이트를 재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결코 영향력만큼의 효율을 내기는 힘들었습니다. 진짜 코로더가 그 자리에 있어서 설치하고 바로 달릴 수 있는 쪽이 도움이 되지, 클론칩을 깔고 코로더를 깔고 그 코로더가 터진 걸 다시 줏어올려서 달릴 시점이 왔다는 이야기는 이미 게임이 중후반이라는 이야기이고, 가브리엘은 어차피 중후반까지 질질 끌리면 안됩니다.
특히 코로더 두장은 나쁘지 않습니다. 초반에 깔고 압박을 주면서도 백업이 한 장 있고, 무엇보다도 스페셜 오더로 코로더를 불러야만 하는 일이 크게 줄어들게 되지요.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두번째 코로더 대신에 Breach를 넣는 것인데, 커튼월과 하드리안 월을 잡으려고 브리치를 넣으면 블루썬 상대로 승률이 오를 수는 있어도 다른 덱들을 상대로 코로더를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 됩니다. 따라서, 가브리엘로 플레이한다면, 브레이커를 생으로 드로우할 확률을 높이고, 페어리 없이 달렸다가 트래시당해서 게임이 터지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적어도 코로더 두장은 추천합니다. 만약 영향력만 넉넉하다면 3장 넣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합니다.
메타가 한바퀴 돌면서, 가브리엘에게는 더욱 좋은 환경이 되었습니다. 인사이드 잡과 이머전시 셧다운은 이미 가브리엘에게는 충분히 좋은 카드였고,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가브리엘의 공격성을 높여주며 회사 아이스들을 얇아지게 만들어 줍니다. 이 카드들은 특히 블루썬에게 좋은 카드이며, 과거에는 자리가 없어서 빼는 것을 고민했던 카드들이 이제는 넣고보는 카드가 된 것이기도 합니다.
비슷한 일이 뱅크잡에게도 일어났습니다. NEH 같은 막서버 덱이 아니더라도, 요즘 덱들은 잭슨이나 Daily Business Show 같은 오픈 어셋들을 꽤나 많이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덱들을 상대로 2클릭 7크레딧 (+데스페라도) 은 꿀맛같은 경제 부스트지요. 심지어 뱅크잡을 하려고 아이스브레이킹을 하더라도 심각한 손해는 아닙니다. 뱅크잡을 쓰러갔는데 Eli를 만나서 2클릭을 추가로 썼다면, 이건 8크레딧 먹으려고 4클릭을 쓴건데 조만간 나오게 될 Day Job과 같은 효율이지요. 이런 식의 버스트 경제 카드는 공격적인 덱들에게 큰 도움이 되며, 가브리엘이 템포를 얻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심지어 요즘은 안드로메다도 쓰더군요. 아, 테닌같이 아예 리모트 안 만드는 덱이라면 데드 드로우입니다. 주의하세요.
NEH는 아이스 절대량 자체가 적기 때문에 스닉도어 베타도 잘 먹힙니다.
여러분에게는 다소 신기한 부분일 수 있겠지만, 저는 가브리엘로 시큐리티 테스팅 쓰는 건 반대입니다. 물론 캐티존스와 시큐리티 테스팅(+데스페라도)으로 1클릭당 3크레딧씩 꾸준히 받아먹는 것은 결코 무시할 만한 양이 아닙니다만, 이런 식의 dripping economy를 많이 쓸 수록 게임이 후반부로 가게 되며, "안드로메다 대신 가브리엘을 써서 좋은 점"을 점점 줄어들게 만든다고 봅니다.
카드 리스트로 덱을 만들어보면서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좋은 훈련 중 하나는, 지금 뭘 해야 할 지 모르겠을 때 드로우를 한 장 해 보는 것입니다. 만약 그때 드로우한 카드가 앞으로는 쓸만할지 몰라도 지금 당장 쓸모 없는 카드라면, 그 카드는 덱에서 빼야 하는 것이라는 겁니다. 물론 즉시효과를 못 보는 카드를 덱에 절대로 집어넣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그런 식으로 "지금 당장은 쓸모 없지만, 크리미널에게 좋은 카드니까" 주섬주섬 넣다보면 안드로메다덱이 됩니다. 특히 "사이펀 빨고 태그미로 가자"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그걸 방해하는 카드들이 대표적입니다. 회사와 러너 사이의 크레딧을 18크레딧 가까이 (= 5 + 10 + 2 + 1) 뒤집을 수 있는 사이펀을 사용하면서, 일일이 태그를 떼고 있다면 거기서 사이펀의 효율을 다 까먹습니다. 시큐리티 테스팅을 포함한, 각종 리소스 기반 카드들을 대거 제거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덱리스트
그러면 덱리스트는 어떤 모양이 되어있을까요? 아래 덱은 제가 근 몇 달간 굴려오고 있는 덱이며, 그 리스트가 조금씩 변하고는 있습니다만, 최근 3번의 Gamer Night Kit 토너먼트들에서 12승 1패를 한 덱이기도 합니다.
Modern Parasucker Gabe (45 cards)
Gabriel Santiago: Consummate Professional
Event (15)
3 Account Siphon
3 Emergency Shutdown
3 Inside Job
3 Special Order
3 Sure Gamble
Hardware (5)
3 Desperado
2 Plascrete Carapace
Resource (7)
3 Bank Job
1 Hades Shard
3 Same Old Thing
Icebreaker (9)
2 Corroder
3 Faerie
1 Femme Fatale
1 Mimic
1 Passport
1 Peacock
Program (9)
3 Datasucker
3 Parasite
3 Sneakdoor Beta
카드별 분석
* 아이스브레이커
코로더는 크리미널이 영향력으로 사올 수 있는 카드 중 가장 좋은 카드이며, 배리어를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깰 수 있는 카드이기 때문에 두 장 넣습니다. 왜 2장인지, 그리고 왜 Breach를 넣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했습니다.
미믹 역시 왜 쓰는지를 설명했습니다. 데이터서커가 없으면 대부분, 있다면 모든 센트리들을 환상적인 효율로 깰 수 있게 됩니다. 닌자는 계산에서 제외하도록 합시다. 아무리 데이터서커가 받쳐준다고 하더라도, 맨몸으로 츠루기 잡는데 7크레딧, 아키텍트 잡는데 5크레딧 드는 거 보고 있으면 속터집니다. 페어리는 풀리그 만들어지기 전에 방어용으로 쓰기도 좋고, 셧다운 방어용으로도 좋습니다. 팜므는 미믹과 같이 사용하며, 특히 HQ에 박혀 있는 톨부스 같은 걸 잡아줘야 합니다.
코드 게이트 브레이킹은 패스포트가 기본이 될 것이며, 피콕은 원격 서버에서 정말 필요할때 한두번씩 써줍니다.
데이터서커는 아이스브레이커와 패러사이트를 서포트해줄 것입니다. 어떻게든 빨리 꺼내두면 아이스브레이킹 코스트가 반 이상 절약됩니다. 패러사이트는 가브리엘에게 엄청나게 좋은 카드이며, 스닉도어 베타까지 운영해서 아이스들을 얇아지게 만듭니다. 추가로, RP 상대로 게임이 질질 끌리면 약하다는 점을 커버하기 위해서, RP가 많이 쓰는 각종 아이스들을 잡아주는 역할도 해야 합니다.
* 리소스
저는 가브리엘 덱에 하데스 샤드 넣는거 좋아합니다. 가브리엘이 HQ에 들락거리게 되면 회사가 아젠다를 아카이브에 버리게 되는데, 이걸 바로 줏어올리거나 혹은 빨리 잭슨을 쓰라는 협박을 하는데 하데스 샤드가 한 몫을 하지요. 만약 필요하다면 이걸 빼고 Quality Time이나 Feedback Filter를 넣는 것도 좋습니다. 아니면 그냥 7크레딧짜리 오퍼레이션이라고 생각하고 쓰는 것도 좋습니다.
뱅크잡은 매우 좋은 카드이며, 이걸 안 쓰는 가브리엘이 있을까 싶을 정도의 위치에 와 있는 카드입니다. 사실상 2클릭 8크레딧 오퍼레이션이며, Lucky Find보다 좋으면서 영향력 2도 아낄 수 있습니다. 그냥 더블 오퍼레이션인 것처럼 들고 있다가 쓰세요. 사람들은 NEH 잡는 카드라고 많이들 인식하고 쓰고 있지만 사실 넣고 굴려보면 쓰기 힘든 경우가 흔치 않습니다.
SOT는 사이펀 4,5,6번으로 써도 좋지만, 이머전시 셧다운이나 인사이드잡을 재활용해도 좋습니다. 프로그램을 신나게 털려서 괴롭다면 스페셜 오더를 불러오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이머전시 셧다운으로도 여러 가지를 할 수 있지만, 가브리엘이라면 HQ에 꽂혀있는 비싼 아이스를 디레즈해버리는 용도로 쓰는 게 베스트입니다. 그냥 생각 없이 블루썬이 레즈해놓은 아이스를 닫아버리는 용도로도 좋습니다. 스닉도어와의 상성 역시 익히 유명하며, 인사이드잡 HQ - 셧다운을 쓰는 건 최종병기급. 가브리엘에게 가장 기본적인 전략은 HQ를 싸게 가는 것이며, 꺼버리고 사이펀으로 빨아서 당분간 회복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게 좋습니다.
인사이드잡은 가브리엘이 어지간하면 가서는 안 되는 후반을 위한 보험입니다. RP 같은 글래셜 덱들이 Enhanced Login Protocol을 깔아놨다면 냅다 지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 그 외
사이펀은 아무 생각 없이 3장 넣는 카드입니다. 유명하고 강력한 카드며, 말할 게 별로 없는 카드이기도 합니다.
데스페라도는 공격적인 러너라면 역시 아무 생각 없이 3장 넣ㄴ느 카드입니다.
슈어갬블 역시 설명이 필요없습니다.
스페셜 오더도 넣는다고 이상할 게 없는 카드입니다.
초토화에 홀랑 타죽지 않으려면 플라스크리트가 필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가브리엘은 언제든 사이펀을 빤 다음 배를 째고 태그미로 가야 할 필요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3장 넣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2장으로 충분할 수도 있습니다.
플레이 스타일
"데스페라도 없으면 멀리건"에 대해서는 반대합니다. 데스페라도가 있어도 멀리건을 하는 핸드가 있고, 없어도 킵하는 핸드가 있습니다. 오히려 상대 아이디를 보고 이걸 킵할지 말지에 대해 결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가끔 OCTGN을 하다보면 상대가 로딩도 덜 되었는데 벌써 킵을 외치는 사람들이 있는데, 하지 말아야 할 습관 중의 하나입니다.
상대가 HB ETF라면, 사이펀 있을때 킵하고 첫클릭 사이펀 대단히 해볼만 합니다. 상대가 블루썬이라면 셧다운+인사이드잡 혹은 셧다운+스닉도어를 찾아서 첫턴 날빌을 막는게 중요합니다. 진테키가 상대라면 미믹이나 페어리가 필요합니다. 뱅크잡은 테닌 상대로는 데드 카드이지만 NEH 상대로는 베스트 카드지요. 스닉도어는 의외로 첫핸드에 있으면 대단히 좋은 카드 중의 하나입니다. 그 외에 특정 카드가 특정 상대에 대해 좋은지 아닌지에 대한 자세한 상성에 대해서는, 많이 플레이해보고 직접 체득하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이 덱은 빠른 덱입니다. 이미 몇 번 말했지만 다시 한 번 더 이야기합니다. 첫 클릭, 혹은 두 번째 클릭으로는 생필품 카드를 사용한 다음 (데스페라도, 데이터서커, 슈어갬블 등) 바로 달리기 시작합니다. 눈앞의 아이스가 뭔지를 빨리 파악해서, 스페셜 오더로 뭘 건저올려야 할지를 빨리 파악해야 합니다. 사이펀은 들어간다 싶으면 바로 질러줍니다. 레즈 안 된 아이스가 앞에 있을 때 지르는 "블라인드 사이펀'은 일종의 도박입니다만, 가끔은 안고 가야 할 리스크일 수도 있습니다. 사이펀 쓸때 어셋에 크레딧 쓰고 몸으로 막는 걸 조심하세요. 필요하다면 어셋부터 트래시하고 사이펀을 쓰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충분히 효율적이라면 HQ는 자주 들러줍니다. 만약 아이스가 쌓여서 효율성이 별로라면 그 다음에는 R&D를 갑니다. 가브리엘에 스닉도어이면 HQ나 아카이브에 아이스가 올라왔지 R&D에 뭔가 쌓일 가능성은 적고, 의외로 프리 억세스를 많이 따낼 가능성이 있습니다. 원격 서버가 아예 안 생기는 덱 (+ 블루썬 날빌덱)을 제외하면 인사이드 잡은 아낍니다. 팜므로는 톨부스 같은 아이스를 카운터치고, 패러사이트는 기본적으로 아끼는 게 좋지만 엘리, 톨부스, 츠루기, NEXT Silver 같은 아이스들이 HQ에 올라온다면 빨리 붙여줍니다.
사실 공격적인 크리미널 덱은 그 이상의 뭔가 엄청난 진보된 것이 있기는 힘듭니다. 언제, 어디에 뭘 쓰고 어떻게 런을 해야 하느냐는 전적으로 여러분의 게임 센스에 의존해야 하는 부분이고, 딱히 익혀야 할 필살기 콤보 같은 것도 없다보니, 연습량이 이 덱을 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좀 더 느린 버전
만약에 좀 더 느린 버전을 쓰고 싶다면 아래 덱을 권장드립니다. 여전히 공격성은 유지하고 있습니다만, 여기까지 왔다면 차라리 안드로메다를 쓰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이 덱은 메인으로 논의한 덱에 비해 튜닝이 좀 덜 된 덱이며, 개인적으로는 윗 덱만큼 강력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Slower] Modern Parasucker Gabe (45 cards)
Gabriel Santiago: Consummate Professional
Event (13)
3 Account Siphon
2 Emergency Shutdown
2 Inside Job
3 Special Order
3 Sure Gamble
Hardware (4)
3 Desperado
1 Plascrete Carapace
Resource (9)
3 Bank Job
1 Hades Shard
2 Kati Jones
3 Security Testing
Icebreaker (10)
1 Cerberus “Rex” H2
2 Corroder
3 Faerie
1 Femme Fatale
1 Mimic
2 Passport
Program (9)
3 Datasucker
3 Parasite
3 Sneakdoor Beta
정리
이 덱이 가브리엘 덱의 진리도 아니며, 패러서커 외에 다른 좋은 해법도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방법이 가브리엘로 뽑아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덱이라고 생각하며, 무엇보다도 굴리는 게 정말로, 정말로 재미있습니다. 또한 이 덱은 현재까지의 카드 풀에서 가장 공격적인 덱이라고 생각하며, 일단 가브리엘을 잡았다면 이렇게 공격적인 덱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NEH가 싫으신 분, 공격적인 덱을 굴리기를 원하시는 분에게 추천드립니다. 모두들 가브리엘 잡고 즐거운 게임 하시길 바랍니다.
– Andrew “Xenasis” Hy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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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피콕이라니......기적의 고고학자 가브리엘을 영접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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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개인적으로 캐티쓰는 크리미널은 영 손에 안맞고 재미도 없네요. 남자가 사이펀을 쓰는데 태그를 왜 떼죠? ㅇㅅa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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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정한 적이 톨부스 로터스라서 그런거겠지요. 어디까지나 이 덱의 메인 디코더는 패스포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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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con 후 부터 저런 2코로더 3페어리 미믹 팜므 피콕 브레이커 세트가 많이 보이더라구요 진테키와 센트리가 인기 있고 코퍼들이 요그를 많이 의식한 코드 게이트를 써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출전자들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 만들어진 덱일테니 뭔가 다르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저는 alias가 좋을것 같았는데 결국 힘 3과 1의 벽 때문인지 많이 보이지 않더라구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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